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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 경제와 관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 있을까 더욱이 과학이라는 것이 과거의 돈 있는 이들의 취미 생활과 같은 것에서 직업적 활동이 된 이후 ‘돈’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는데, 과학이 경제학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다. 그런데도 이른바 ‘과학경제학’이라는 것이 이 책의 저자 폴라 스테판(Paula Stephan)에 의해서 1996년에야 비롯되었다는 것이 상당히 의아스럽다. 당연히 그런 것인데 굳이 분석할 필요가 없었던지, 과학이라는 활동 자체가 그렇게 단일한 활동이 아니라 분석이 힘들었던지, 아니면 그것을 하기에는 경제학자들이 별로 과학에 관심이 없었던지 그랬던 모양이다. 어쨌든 폴라 스테판은 이 책에서 과학이 어떻게 경제학에, 더 일반적으로 말해서는 돈에 얽매어 있는지를 많은 자료를 이용해서 ‘보고’하고 있다. 과학 활동이 이뤄지는 모든 것을 담을 수는 없지만, 가장 핵심적인 부분, 즉 공공 부분의 연구에 대해서 많은 분석을 할애하고 있고, 그 부분들에 자원이 배분되는 양상에 대해서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사실상 ‘제2장 수수께끼와 우선권’ 정도를 제외하고는 다른 장들은 모두 ‘돈’과 관련되어 있다. 즉, 과학자들의 연봉, 공동연구가 이뤄지는 메카니즘, 설비와 기자재 문제, 연구 지원금, 구직 시장, 외국출신 과학자들이 늘어나는 현상(역시 경제적인 문제가 크다), 경제성장과의 관련성. 이 모두가 ‘돈’을 매개로 벌어지는 현상들인 것이다. 과학을 하는 입장에서 ‘돈’에 얽매어 있다는 지적이 조금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긴 하다. 왜냐하면 폴라 스테판도 지적하고 있듯이 더 많은 돈을 벌자고 했으면 굳이 이 훈련 기간도 길고, 나중에 보상의 기회도 적은 이 길에 뛰어들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의 말대로 수수께끼를 푸는 데 대한 지적인 보상이 더 크다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어떤 분야가 뜨고, 또 어떤 과제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하는데 연구지원금이랄지, 자리를 잡는 데 있어서의 가능성이랄지 등등이 거기에 투입되는 돈이 관련되어 있지 않다고 얘기할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은 ‘경제’에 의존적이라는 의미를 충분히 받아들이고 공감할 수가 있다. 책에는 많은 자료가 나온다. 솔직하게 내가 알고 있는 것과는 좀 동떨어진 데이터가 없는 것은 아니고, 대부분 미국의 통계이니 우리나라 상황과는 조금 다른 부분도 없지 않다(물론 한국을 언급하는 부분이 서너 군데 나온다). 그러나 한국의 과학 활동이 상당 부분 미국을 쫓아가는 형편이고, 과학 활동이 보편성이란 측면에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또한 정책적 쟁점에 대해선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도 많고, 또 앞으로 맞닥뜨려야할 부분도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책은 어떤 기자가 지적했듯이 ‘두꺼운 보고서’에 해당할지도 모른다(물론 보고서로 쓴 책은 아니다). 아마도 폴라 스테판이라는 경제학자가 많은 자문 활동과 위원회 활동을 통해서 자료를 모으고, 제안을 하기 때문이 그런 것 같다. 그런데, 그런 보고서가 정말로 재미있고,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올리버 색스의 책들 중 적지 않은 것이 사실 임상보고서와 별반 다르지 않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듯이 말이다. 비록 그만큼 재미있지는 않지만, 충분히 생각할 거리를 준다는 의미에서 우리와 같은 사람에게는 유익할 보고서일 수 있다. 경제학은 어렵지만, 그것에서 벗어날 수는 없으므로 어떻게든 이용해야 한다. 과학자도 말이다. (2013.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