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서편제의 원작인 남도소리 연작 첫번째인 서편제가 표제작인 중단편집인데, 판소리의 미학을 힘들이지않고도 절절하게 접할 수 있으며 '황홀한 실종'이나 '새가 운들' 같은 빼어난 작품이 함께 있고 언어학서설 연작도 포함되어 있어서 이청준 문학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연작들은 나중에 전집 읽기를 마치고 쭉 이어서 읽어봐야 더 다가갈 수 있을 듯싶다. 한국문학의 정점, 훌륭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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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를 둘러싼 가족의 이야기가 단순한 예술가의 비극으로만 읽히지 않는다. 소리를 얻기 위해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예술을 위해 타인에게 가한 희생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묻는다. 특히 아름다운 소리를 향한 집착과 가족 사이의 폭력이 겹쳐지는 지점이 오래 남았다. 고전적인 문체에서도 묵직한 힘이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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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편제'에 압도된 탓인지 별다른 기대감 없이 읽었지만 영화적 상상과는 또다른 감동으로 충만했던 소설이 <서편제>가 아니었나싶다. 전형적인 액자소설 형식을 취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실체에 접근해가는 과정이 긴장감마저 준다. 소설 마지막에 주막집 소리하는 여자가 사내의 정체를 알게 되는 장면에서는 북장단을 듣고 오라비 동호를 눈치 챈 송화가 오버랩되기도 한다. 한가지 짚고넘어가야 할 것은 한의 실체가 응어러진 마음에서 용서와 화해까지를 포괄한다면 그 전제는 진심어린 사과여야 한다는 점이다. 사내가 복수의 결정적 순간에 머뭇거린 것도 의붓아버지의 애절한 소리에서 또다른 한, 죽은 아내와 남겨진 자식들에 대한 미안함이 '이글거리는 태양볕'에 녹아들었기 때문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