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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이젤 크로스 지음 박성은 옮김 이 책의 저자인 나이젤 크로스는 디자인 방법론, 프로세스 이론을 연구하는 디자인학 연구자이다. 디자인은 전문가만의 영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생활 속에서도 누구나 하고 있는 활동이다. 필리프 스타르크는 레몬스퀴저를 눈깜짝할새에 디자인했지만, 아무리 빨리 일어난 과정이라도 예전에 본 것의 기억과 그가 먹고 있었던 음식의 형태, 그리고 그의 다양한 관심사가 총체적으로 작용하여 결과물을 뽑아낸 것이다. 새로운 것은 한번에 뿅 나오는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의 경험과 기억에 의존하여 상상력을 덧붙혀 나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생각으로만 존재하는 디자인은 있을 수 없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실현성이 있어야 한다. 경주용 자동차 디자이너 고든 머리는 '경험을 있는 그대로만 기억하지 말고 디자인 할 때는 기본 원리를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 일하라'고 말한다. 디자이너 케네스 그랜지는 단순히 스타일을 바꾸는 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목적, 기능, 용도를 고려하며 근거 있는 디자인을 한다. 그는 개인적인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고 실제로 제품을 써 보면서 장단점을 파악한다. 이 두 디자이너는 직접 부딪히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의욕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닮았다. 다른 뛰어난 디자이너들도 주어진 문제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문제를 독특하게 해석하고 새로운 해결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에서 차별성을 얻어낸다. 그들은 다양한 각도에서 프로젝트를 조명해 보면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상호작용을 한다. 빅터 셰인먼의 디자인 사고를 두 시간 남짓하여 보여주는 프로젝트도 이 책에 소개되었는데, 하이어드벤쳐사의 산악자전거 배낭 고정장치를 디자인하는 프로세스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 또한 주어진 문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입장에서 광범위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활용하여 디자인했다. 그렇게 함으로서 의뢰인과 사용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의 컨셉을 도출할 수 있었다. 이후 소개된 실험에는 세 명의 디자이너가 나온다. 앞서 나온 빅터 셰인먼이 혼자 문제를 해결했다면 여기서는 세 명의 디자이너가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방법을 공동으로 도출해나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물론 의견차이도 있고 갈등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답답하기도 하고 지루했던 파트였는데, 빅터 셰인먼은 혼자 팀을 이루어 작업했으니 비교적 과정이 명쾌한데 비해 팀의 활동은 이것보다는 덜 매끄러웠기 떄문이다. 당연한 거긴 한데 어떤 사람이 어떤 조합으로 일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팀에서 효율적이지 못했던 사람이 다른 조직에서는 장점을 살려서 활약할 수도 있는 것이지 않는가. 그래서 개인과 팀의 활동을 비교하는 것이 여기서 얼마나 의의가 있는지 잘 파악이 되지 않았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단락은 뒤에 있었다. '하지만 디자이너들이 하는 일은 잃어버린 것을 찾아내는 게 아니다. 잊힌 도시나 묻혀 있는 보물을 찾는 게 아니라 환상 속의 도시나 마법의 보물을 스스로 만들어 낸다. 어떤 의미에서 디자이너는 진정한 탐험가다. 확실한 것을 찾아내기보다는 미지의 영역으로 가는 지도를 만들고 멋진 것들을 발견한다.' 177p~178p. 작업을 하면서 맞닥트리는 문제의 해결책이 항상 명확하게 보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문제 자체가 두루뭉실하고 안개속에 묻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디자이너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덤비느냐에 따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의 설정도 보다 수월해질 것이라는 말을 저자는 하고싶어하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디자인 뿐만 아니라 어떤 일에서든지, 자신의 전문성에 자신을 가지고 동료들과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며 가보지 않은 길을 두려움 없이 밟아가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실수 없는 과정이 어딨겠으며 과정 없는 결과가 있겠는가. 읽기에 조금 딱딱한 책이었지만 앞으로 디자이너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해답과 희망을 주는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끊임 없이 생활 전반에 관심을 가지고 자료를 모으고 조금이라도 발전하기 위해 공부하며 생각한다면 한층 더 전문적인 디자이너로 발돋움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에 따르면 디자인 재능은 타고나기도 하지만 얻어나가고 쌓아가는 거기도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위로하기에는 세상엔 천재가 너무 많은 것 같다.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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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디자이너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는 물음이 주어진다면 쉽사리 “남들과는 다르게 생각하겠지!” 라고 대답하지 않을까? 그 뒤로 “디자이너니까. 우리와는 재능이 다르잖아. 재능은 타고 나야 돼” 라는 말이 덧붙여 나올 것 같기도 하다. 그러고보면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지만 이 책의 저자 나이젤 크로스(이하 크로스)는 디자인에 있어서 재능은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한다.
디자인 사고를 다른 형태의 지능으로 본다는 것이 어떤 사람은 가지고 있고 어떤 사람은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디자인 능력은 우리 뇌에 이미 있는 선천적 인지 기능이기 때문에 누구나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다른 형태의 지능이나 능력처럼 디자인 지능도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이런 능력이 더 크게 발휘되는 사람도 있다. 또한 다른 형태의 지능이나 능력처럼 디자인 지능도 단순히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훈련해서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렇지 않다면 디자인 학교가 왜 존재하겠는가?(P184)
크로스는 이러한 결론을 이끌어 내기 위해 필립 스탁의 주시살리프를 초반에 거론한다. 레스토랑에서 순식간에 떠오른 발상이 세기의 디자인이라는 점이 필립 스탁의 천재성을 입증하는 증거로 보여질 수 있지만, 크로스는 주시살리프 발상보다는 디자이너로 성장에 있어서 지녀온 공상과 공부에 포커스를 맞춘다. 번개치듯 한순간 스친 발상의 산물로 비춰지는 주시살리프는 필립 스탁이 성장하면서 머리 속에 담아왔던 상상들이 일순간 함축되어서 나온 산물이라는 것이 크로스의 생각이다.
크로스는 주시살리프 뿐만 아니라 고든 머리의 포뮬러원 레이싱 카 디자인, 케네스 그란지의 재봉틀과 고속 열차, 빅터 셰인먼의 산악자전거용 배낭의 세가지 경우를 통해 필립 스탁으로 시작한 ‘디자이너가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어떻게 하면 더 빨리 달릴 것인가?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움직일 것인가? 어떻게 하면 사용자와 디자이너의 폭을 좁힐 것인가?
인터뷰를 통해 밝히는 세명의 디자이너들의 방법은 다르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명확하다. 디자인을 한다는 것은 기본을 이해하고 최선을 다해 열정적으로 임해야 한다. 그와 함께 할수 있다는 신념과 함께 생각을 고정시키지 말아야 하며, 모든 과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집중력이다.
활동 사이를 빠르게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디자이너를 창조적으로 만든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보다는 오히려 이런 실험 환경과 같은 집중적인 디자인 작업 환경에서는 일을 얼마나 열심히 집중하느냐가 창의성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P175)
결국 세명의 디자이너와 크로스가 남긴 교훈은 어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본편적인 원리라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디자인의 재능은 시각적으로 표출되지는 못하더라도 각자 자신의 인생을 디자인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부모를 친구를 연인을 희망을 인생을 그밖에 어떠한 것을.
언제나 잘 짜이고 명확하게 정의된 문제만 다루려고 하면 절대 디자이너로서 진정한 보람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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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재밌다고 하기엔 논리적이고 디자이너가 아닌 나에게 조금 머리아픈 책. 처음 목차의 <디자인능력>부분에서 디자이너가 어떻게 아이디어를 발상하고 디자인을 하는지와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는 재미있었다. 오징어처럼 문어스퀴저가 탄생하는 과정을 볼 때는 무엇을 발상하는 과정에 있어 너무 동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나에게도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는 희망에 더욱이 기쁘고 재미있었다. 그러나 역시 취향때문인가 <승리를 위한 디자인> 본격적으로 포뮬러원 디자인과정에 관해 구체적으로 파고 들 때는 무슨 소리인지 집중도 안되고 잘 읽히지 않았다. 나는 디자이너에 적합한 사람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의 뒤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래서 디자이너에게 전문지식을 개발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앞의 과정에서만 보더라도 단순한 정보수집만으로 디자인을 한다는 것은 분명 겉보기엔 좋아보일지라도 한계가 따라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나에게 적용시켰을 때? 내가 디자이너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그 정도의 문제에 대한 집중력을 가질 수 있겠는가? 그리고 재미있게 임할 수 있겠는가? 주어진 일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에게 이 책은 좀 이른 감이 있지 않나 싶었다. 내가 디자인활동의 경험이 있고 그리고나서 좀 더 뒤에 이 책을 다시보면 아마 이렇게 상세한 지적들에 놀라 눈을 뜨게 될 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어떤 문제가 있는지 그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과 그것을 팀이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이끌어나가는지 그 긴장감까지 대화로 보여주고 있다. 어떤 사람들에겐 속을 긁어주는 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