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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소설이 있는 작품을 다른 장르로 만나게 됐을 때 경험하게 되는 상반되는 감정은 이렇게 두 가지다. 설렘, 혹은 기대로 인한 실망. 대부분의 경우에는 원작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아쉬움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설렘과 기대감이 실망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할 수 있겠다.
영화 시간여행자의 아내 또한 그러한 작품 중의 하나였다. 두 권으로 이루어진 이야기에 충실했으나 그 속에 담긴 알맹이를 채우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시각적인 이미지를 통해 형상화시킨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극찬을 받을만 하지만, 스토리 구성의 연결에 있어서는 아쉽지 않다고 이야기하기가 어렵다.
시간을 여행하는 남편과 함께 살아가는 아내의 고충이 영화 속에서 절실히 드러난다. 판타지가 가미된 작품이라 흥미로우면서도 마냥 웃으며 바라볼 수 없게 만드는 슬픔이 잠재되어 있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스스로 원해서가 아닌, 알 수 없는 이유로 계속되는 시간여행을 멈출 수 없는 남자와 살아가는 일은 얼마나 힘들까? 필요할 때 곁에 있어주겠다는 맹세가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바랄 수 없기에 체념한 채 살아가야만 하는 일을 감내해야 하는 것.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의 제목이 시간여행자가 아니라 시간여행자의 아내가 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떠나는 자가 아닌 남겨진 자의 입장을 생각함으로써 되돌아보게 만드는 우리의 인생이었다. 사랑은 분명 아름다운 것이지만 그 이면에 감춰진 진짜 모습은 두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알 수 없어 혼란스러울 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도 원작을 충실하게 녹여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눈으로 볼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원작을 뛰어넘는 원소스 멀티유즈를 만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원작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도와주는 영화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