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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검색을 하다 재밌을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된 작품이다. 시인이자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고 하는데... 헐~~일단 이 작품은 대단한 작품이다. 은유와 비유로 점철된 언어적 유희가 시종일관 이어지는데...대봑~~
보통 언어적 유희가 있다~~라고 하는 작품들은 영화나 드라마 초반 관심도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스케일 크게 빵빵 터트리는 것처럼 평범한 동작이나 일상적인 행동에 대해 재미난 표현이나 미사적 어구를 사용해 초반 몰입도를 높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초반을 지나 중반을 넘어가면 그런 표현들은 시들시들해지게 마련이다. 왜?? 너무 힘드니까...
종합적 평가(완성도)는 낮지만 초반 읽어나가는 언어적 유희가 좋았던 작품들
그런데 이 작품은 전작들과 다르게 언어적 유희가 시종일관~~끝까지 이어진다. 그렇다면 정말 대박으로다 재밌는 작품이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WHY?? 왜 그랬을까?? 정!도!것! 이 작품은 미간에 갈매기를 새겨가며 집중해 읽지 않으면 끝에 가서 무슨 말인지 모를 정도로 언어적 유희가 장난 아니게 길다. 잠시 한 눈 팔면 무슨 말인지...어디서부터 흘러온 이야긴지...감이 안잡힐 정도.
이런 경우는 예를 들어야 이해가 빨라요. 조폭 오신화가 친구 홍어조(중국집 주방장)과 함께 조직내 라이벌인 조두식을 린치하고 옮기는 과정을 표현한 문장이다.
그때까지도 조두식의 머리통에서는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가 울려 나왔다. 생선장수의 메가폰 소리와 동사무소에서 조두식과 사무원이 호적관계로 싸우는 소리, 술 취한 싸구려 창녀의 간드러지는 신음 소리와 선생의 훈계 소리, 감방에서 기합받는 소리 등등. 그런 조두식을 옮기면서 오신화와 홍어조는 자신의 머리퉁을 벌려보면 과연 어떤 소리들이 나올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넌 어떤 소리가 나올 것 같냐?" "짜장 두 개에 짬뽕 하나! 그러는 니 대가리에선 무슨 소리가 나오겠냐?" "이런 개자식들, 화장실 뿌연 게 운치 있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일어서, 어쭈, 엎드려뻗쳐, 빳다 한 때씩에 복창한다. 나는 인간 쓰레기다. 복창해." "그 좆같은 학생주임 목소리구나." "그때 확 담가버렸어야 하는 건데." 이 말과 동시에 오신화는 벽에 박히는 못대가리처럼 자신의 의식이 한곳으로 집요하게 모아지면서 검은 점이 되어 알 수 없는 곳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 오신화가 마지막으로 들었던 조두식의 머리통 속에서 나온 소리는 이러하였다. "슬리퍼로 천하를 평정하겠다고, 아서라, 이 미련한 새끼야." 이 목소리는 작은 돌개바람처럼 회오리를 치면서 계단을 올라갔고, 밖으로 나와서는 지나가는 여자들의 치마를 살짝 뒤집었고 꽃무늬 팬티만 입은 여자들의 가랑이 사이를 훑고 지나가며 비린 그 냄새를 사방 10여 미터 안에 퍼뜨렸다. 그리고 목소리는 뛰다가 힘겹게 버스를 올라탔고, 버스가 가로수 그늘 아래를 지나갈 때는 버스 창가에 이마를 기대며 알 수 없는 슬픔에 잠겼다가 버스에 노인이 올라탈 때는 조는 척 눈을 감았고 느닷없이 벨을 누르고 버스에서 뛰어내려 깜박거리는 신호들을 무시하고 뛰었다. 그리고 샐비어 꽃 같은 여학생들이 줄지어 가는 사이에 잠시 끼어 소녀들의 거웃과 습하고 은밀한 그곳을 살짝 건드렸고 우스갯소리를 듣다가 수업에 늦은 아이처럼 야간전수공고 교문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지금 막 슬리퍼로 학생들의 머리통을 사정없이 후려치는 학생주임 조다쉬의 귓구멍 속으로 쏙하니 들어갔던 것이다.
이렇게 보면 재밌는 문장이다. 하지만 이런 문장이 잠시 쉴 틈도 없이 줄기차게 이어진다면??? 아이구 頭야~ 그나마 집중하고 쉬어가고 다시 집중하고 쉬어가는 문장과 문단이면 그나마 나을텐데... 이건 뭐 읽는 도 중 한 눈 팔지 말라는 출판사(작가)의 배려인지... 여백의 미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한 페이지들이 장난이 아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읽기 전부터 숨이 막혀 오는 이 기분.
정독으로 또박또박 읽는 내가 중간에 포기하고 날림으로 끝을 본 작품~~ 재밌게 읽을 사람들은 표현 하나하나 음미하며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지만 나랑은 맞지 않는 작품이다. 언어적 유희를 조금만 줄이고 스토리에 심혈을 기울인다면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다. 그러나 저러나 쓰다보니 내용에 대해서 쓰지 못했네... 짧게 윗 선에 개무시를 당한 검은 바바리라는 형사의 악에 바친 몸부림이라 해두지 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