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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17》 이보다 더한 상상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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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좀 더 어릴 때는 SF 문학, SF 영화에 한참 빠져있었던 시기가 있었다. 원체 과학이란 장르에 관심이 많았기도 하고, 현실을 벗어난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기도 하다. 허구적 세계이기는 하나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이야기이므로, 더욱 매혹적이기도 했고 말이다. 그중엔 실현 불가능한, 황당부계한 과학적 공상으로 만들어지는 작품도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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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좀 더 어릴 때는 SF 문학, SF 영화에 한참 빠져있었던 시기가 있었다. 원체 과학이란 장르에 관심이 많았기도 하고, 현실을 벗어난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기도 하다. 허구적 세계이기는 하나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이야기이므로, 더욱 매혹적이기도 했고 말이다. 그중엔 실현 불가능한, 황당부계한 과학적 공상으로 만들어지는 작품도 있었지만, 꽤 오랜 시간동안 내 어린 시절을 함께한 장르이긴 하다. SF 장르에서 점차 마음이 멀어진건, 나이를 먹고 머리가 굵어지기 시작하면서부터인데, 쉽게 말하자면 아는 게 많아지고, 미래보다는 현재가 더 중요해지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위대하고 작품성있는 SF 작품도 많이 있지만, 거짓말이 진짜처럼 보이는, 그렇게 나를 설득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니면 아예 쳐다도 보지 않게 되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꽤나 오랜만에 SF 장르의 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새뮤얼 딜레이니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이지만, SF 판타지의 거장인 로저 젤라즈니의 최대 라이벌이라고 하니 아마 그 위상을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이름만 들어본 작가이고, 이번에 그의 작품은 처음 접하게 되었다. 딜레이니는 기호론과 문학 이론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유능한 수학자이기도  한 걸로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 인지 이 작품 '바벨-17' 기존에 내가 읽어왔던 SF 장르에 비해 꽤나 독특한 즐거움을 주었다. <언어학과 SF의 만남이라는 메인 카피처럼 배경은 SF인데, 담고 있는 내용은 언어와 인간의 세계관에 대해 이야기하는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다. 그렇다고 SF에 언어학이라니, 딱딱하고 어려운 거 아니냐.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나도 마찬가지로 언어학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지만, 이 작품은 재미있게 읽었으니 말이다.

 

 

배경은 외계에서 온침략자와 전쟁으로 인해 황폐해진 미래이다. 대략적인 분위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 '5원소', '스타게이트', '스타트랙 시리즈' 정도를 생각해 보면 될 것이다. 동맨군의 군사적 요지가 공격을 받는 가운데, 그럴 때마다 정체 불명의 암호 '바벨-17'이 수신되고, 그들은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 천재 시인이자 뛰어난 암호 해독가인 리드라 윙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녀는 '바벨-17'을 분석하면서 이것이 암호가 아니라 하나의 언어라는 걸 알게 된다. '바벨-17'의 정확한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선원을 모아 우주선을 타고 침략자의 다음 공격 목표로 향한다.

 

이 작품의 배경인 미래에는 '미용성형수술'을 한 사람들이 꽤 많은 걸로 그려져 있는데, '미용성형은' 인간을 소위 상상 속의 동물을 닮은 외형으로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양서류나 파충류로밖에는 보이지 않는 생물들이 그리핀이나 금속적 피부를 가진 스핑크스와 입씨름을 하거나 담소하고 있다.

..접수대의 젊은 여자. 나체인 그녀의 피부는 사탕과자 같은 초록색이었고, 높다랗게 틀어 올린 머리는 분홍색 솜사탕을 방불케 한다. 적가슴과 배꼽과 입술이 반짝거린다.

..송곳처럼 뽀죡하게 간 새하얀 이. 칠흑같은 피부. 빨간색과 초록색 보석들을 가슴과 얼굴과 팔과 허벅지에 박아 넣은. 양팔 아래에서, 역시 보석을 박아 넣은 축축한 막이 가느다란 갈퀴들과 함께 펄럭였다.

 

 

그리고 '유체인'이라고 해서, 한 번 죽은 사람의 육체를 다시 소환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 인간의 사고패턴을 저장해서 인간이 죽은 후에도 되살려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식안치소채널을 통해서 육체를 이탈하는 자살자들은 누구라도 다시 불러낼 수 있어요. 하지만 사고로 죽는다든지, 150살쯤 됐을 때 흔히 일

어나는 자연사의 경우는 그냥 죽은 육체를 수거할 뿐이에요. 그럼 끝나는 거죠. 물론 그 경우도 정식 채널을 통한다면 죽은 사람의 두뇌 패턴을 기록해놓기 때문에, 원한다면 누구든 그 사고 능력을 활용할 수 있어요. 당사자의 의식은 어딘가로 떠나버려서 영영 돌아오지 않지만.

 

     

 

‘바벨-17’이라는 침략자의 언어를 공부하면서 리드라 윙이 경험하게 되는 일을 목격하는 일은, 이 책이 쓰여진 시기가 1966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놀랍다. 무엇보다 단순히 우주전쟁을 무대로 한 공격과 테러를 막고자 하는 행동, 미래의 시대에 대한 묘사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언어에서 부터 비롯되어 우주의 외계인, 인류 전체에까지 개념을 정리하고 확장시킨다는 데에 작가의 상상력과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파란 방은 둥글고 따뜻하고 매끄러웠다. 프랑스어에서는 '따뜻하다'라는 말이 없다. 단지 '뜨겁다'거나 '미지근하다'라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아예 그것을 표현하는 낱말이 없다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적당한 어형이 없으면 설령 낱말이 있다고 해도 그것을 쓸 방도가 없다. 생각해보라. 스페인어에서는 개, 탁자, 나무, 깡통따개를 포함하나 모든 물체에 성을 부여한다. 헝가리어에서는 무엇에든 성을 부여하는 법이 없어서 그, 그녀, 그것은 모두 동일한 단어이다.

 

언어와 문화와의 개념에 대한 이야기는 '어렵지않게' 독자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극중 인물의 대사를 통해 전달된다. 특히나 우주로 떠났던 리드라 윙이 돌아오고 난 뒤, '바벨-17'이라는 언어의 실체에 대해서 밝혀지는 작품의 후반무는 굉장히 놀랍다. 그래서 이 책은 두번째 읽을 때가, 처음 읽을 때보다 훨씬 재미있다. 새뮤얼 딜레이니의 다른 작품들도 곧 국내에 소개되기를 기다려본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r*******n 2013.06.07.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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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도 자주 만나면 익숙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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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읽은 SF는 손에 꼽을 정도다. 판타지 소설도 그렇게 많이 못 봤지만 그것보다 더 손이 가지 않은 것은 SF다. 앞에 과학이 들어가서가 아닌가 싶다. 영화도 별로 못 봤다(이것은 어느 것이나 마찬가지다). 소설보다는 더 봤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예전에 꽤 긴 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더글러스 애덤스)를 읽은 적이 있다. SF 배경으로 생각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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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읽은 SF는 손에 꼽을 정도다. 판타지 소설도 그렇게 많이 못 봤지만 그것보다 더 손이 가지 않은 것은 SF다. 앞에 과학이 들어가서가 아닌가 싶다. 영화도 별로 못 봤다(이것은 어느 것이나 마찬가지다). 소설보다는 더 봤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예전에 꽤 긴 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더글러스 애덤스)를 읽은 적이 있다. SF 배경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이 쉽게 우주로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과는 반대도 생각할 수 있다. 이상기후나 전쟁 때문에 사람이 살아가기 어렵게 된 지구다. 다시 생각하니 지구에서 살아가기 어려워서 우주로 나가서 살게 된 것이기도 하겠구나. 그런 시대가 정말 올까. 그것보다는 지구가 그때까지 버텨줄까 하는 생각이 더 든다. 사람이 지구환경을 나쁘게만 만들어가고 있어서. 비가 아주 많이 내리는 것은 지구환경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자신이 사는 곳에는 비가 많이 안 와서 다행이다 생각할 수 없기도 하다. 어느 곳에든 지진과 해일 그리고 큰비가 내릴 수 있다. 그렇다고 두려움에 빠져서 살면 안 되겠지(사실 나는 조금 두려움을 느끼며 지내고 있다). SF 얘기하다가 다른 곳으로 흐르다니.

이 책 《바벨-17》은 언어학 SF라고 한다. 말의 구조 하는 말에 따라 사람이 생각하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의 ‘센’ 버전이라고. 이렇게 썼지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나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나라마다 하는 말이 다르고, 말에는 어떤 특성이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말뜻이 아주 다른 게 있기도 하다는 것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여기에도 그런 비슷한 일이 나왔다. 바벨-17은 암호가 아닌 하나의 독립된 말이다. 다른 말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 수 있기도 했다. 그런 것을 느껴본 적은 없지만. 여러 나라 말을 알고 있다면 조금 쉽게 받아들일 수 있으려나. 말에는 그 나라의 문화와 정신도 들어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이런 말을 본 적이 있다. 영어로 생각을 하니 지금까지는 하지 않았던 생각을 했다고. 다른 나라 말로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서, 그저 낱말만 떠올려봤다. 날마다 많은 말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한다. 하는 말이 하나여서 여러 나라 사람과 말할 수 있는 것도 좋겠지만, 여러 말이 있어서 이런저런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게 더 재미있지 않을까. 우리가 일본말이나 중국말로 생각하지 않아도 되어서 다행이다.

여기에 침략자가 나오는데, 침략자는 어디를 침략한 것일까. 지구인가, 사람인가. 어쨌든 침략자와 하는 전쟁이 길어져서 사회는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러던 가운데 동맹군이 있는 곳에서 사고가 일어나면 바벨-17의 전파 교신이 많이 잡혔다. 군에서는 말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시인 리드라 웡한테 바벨-17이 무엇인지 알아봐달라고 했다. 리드라는 바벨-17이 암호가 아닌 말이라고 했다. 그리고 리드라는 바벨-17 문제를 자신이 해결하겠다면서 선원을 모아서 랭보호를 타고 다음 사고가 일어날 곳으로 간다. 바벨-17을 알면 다음에 어디에서 사고가 일어날지 알 수 있었다. 바벨-17은 사람 뇌를 조종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 말을 알면 그 말대로 생각하는 거겠지. 자기 자신을 속이는 기능도 있었다. ‘나’와 ‘너’의 개념도 없고. 이것은 침략자가 만든 무기일 수도 있겠다. 리드라 웡한테는 다른 능력도 있었다. 텔레파시다. 이것 때문에 말을 더 잘 알 수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다른 때도 책을 읽고 나면 쓸 말이 거의 없는데, 이번에는 더 없기도 했다. 경험이 별로 없어서기도 하겠지. 그나마 이 소설은 새뮤엘 딜레이니가 쓴 것 가운데 쉬운 편에 들어간다고 한다. 로저 젤라즈니도 이름밖에는 모른다. 가끔은 SF도 만나보면 좋을 텐데.


*며칠전 꿈속에서 ‘바벨-17’이라는 말을 했다.



희선




☆―

“바벨-17은 그걸 배우는 사람 마음 안에 자기 충족의 분열성 인격을 ‘프로그래밍’하고 그걸 자기 최면으로 보강해요─ 그 말에 포함된 것 모두는 ‘올바르기’ 때문에 지극히 당연한 일로 느껴지는 거죠. 그와 동시에 다른 말은 서투르고 불편하다고 느끼게 돼요. 이 ‘인격’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동맹>을 분쇄해야 한다는 보편적인 욕구를 갖추고 있고, 그와 동시에 당사자의 마음을 완전히 지배할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세지기 전까지는 의식의 다른 부분에 숨겨두게 되어 있어요. 우리 두 사람한테 일어난 건 바로 그거예요. 붓처가 포로로 잡히기 전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한테는 완전히 우리 마음을 통제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은 없었어요. 파괴 행위에 나서려는 걸 막을 수 있을 정도는 됐지만.” (324쪽)


이달의 사락 n***8 2013.09.09. 신고 공감 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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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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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4월 1일 미국 뉴욕시 할렘에서 태어난 저자는  19세의 나이에 "앱터의 보석"을 출간, 프로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10년간 다채로운 은유와 동시대적 슬랭을 구사한  다중적이고도 지적인 환상소설과 SF를 발표, 뉴웨이브 운동이 일어나던  미국 SF계에서 로저 젤라즈니와 함께 최고의 신인으로 부상했습니다.  60대 중반부터 SF 창작에 주력, 언어학 SF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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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4월 1일 미국 뉴욕시 할렘에서 태어난 저자는 

19세의 나이에 "앱터의 보석"을 출간, 프로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10년간 다채로운 은유와 동시대적 슬랭을 구사한 

다중적이고도 지적인 환상소설과 SF를 발표, 뉴웨이브 운동이 일어나던 

미국 SF계에서 로저 젤라즈니와 함께 최고의 신인으로 부상했습니다. 

60대 중반부터 SF 창작에 주력, 언어학 SF인 <바벨-17>과 

신화 SF인 "아인슈타인 교점"으로 잇달아 네뷸러 상을 수상했으며, 

1968년에는 아메리칸 뉴웨이브의 금자탑으로 회자되는 

메타 스페이스오페라 "노바"를 출간합니다. 

중단편 부문에서는 데뷔 단편으로 네뷸러 상을, 

"시간은 준보석의 나선처럼"으로 휴고 상과 네뷸러 상 최우수 단편상을 수상하며 

SF 사에 족적을 남겼습니다. 그가 쓴 <바벨-17>를 보겠습니다.

 


 

처음에는 사고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의도적인 파괴 공작이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68년 12월 이래 동맹 전체에서 발생한, 그 대상은 군함일 때도 있었고, 

우주 해군의 조선소였을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중요한 장비의 고장을 수반하고 있습니다. 

폭발로 중요 인물이 사망한 적도 두 번 있었고, 

필수적인 군수물자를 생산하는 공장에서도 몇 번이나 문제의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각각의 사고가 일어나기 직전, 그리고 일어나던 중에, 그리고 그 직후에, 

해당 구역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대량의 전파 교신이 감지됐습니다. 

수신 범위는 몇백 야드밖에는 안 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따금 초정지 공간 채널이 몇 광년에 걸쳐 먹통이 될 정도로 

폭발적인 것들도 있습니다. 

군에서는 가장 최근 일어났던 세 번의 사고 때 발생했던 전파 교신을 기록했고, 

그것에 임시로 '바벨-17'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암호부에서 한 달 넘게 해독하려고 했으나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고, 

동료들은 6년 전 일을 그만둔 리드라 웡에게 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책임자 포레스터 장군은 한 행씩 띄어서 타이프 친 열 쪽짜리 보고서를 그녀에게 보냈고, 

오늘 만나게 되었습니다. 

리드라는 그에게 바벨-17은 독립적인 언어라고 말합니다. 

이 짧은 보고서로는 다 알아볼 수 없기에 무선 교신 기록의 원본과 

예의 사고들하고 교신 기록을 초 단위까지 대비시킨 보고서를 달라고 요구합니다. 

장군은 승낙을 했고, 내일 방문하라고 합니다.

 

리드라 웡의 아버지는 천왕성 너머에 있는 X-11-B 우주센터의 통신 기사고 

어머니는 외세계 법정의 통역사였습니다. 

42년에 가족이 소행성인 천왕성-XXVⅡ로 이사를 갔고, 

12살 즈음에 지구의 일곱 언어를 말할 수 있었고, 

다섯 개의 외계 언어로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2차 엠바고 때 양친을 모두 잃었고, 영양실조와 좌골 신경병이 병발해 

지구에 사는 숙부님 집으로 와서 신경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치료가 완전히 끝났을 때 완전한 언어 기억력을 손에 넣었고, 절대음감까지 생겨, 

그 능력으로 정부에 취직해 번역을 했고, 암호부에 가게 되었습니다. 

19살 무렵에 자신의 재능을 의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고, 

그땐 어떤 암호든 깰 수 있는 여자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결혼을 한 뒤 시를 쓰기 시작해 3년 뒤 첫 번째 시집을 냈습니다. 

그리고 26살 지금 그녀는 다섯 은하에 결친 수많은 세계에서 

이 시대를 대표하는 목소리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바벨-17을 보고 재능으로 다음 사고가 어디서 일어날 것인지를 알게 됩니다. 

그래서 침략자들이 계획하고 있는 다음 번 파괴 공작 장소에 우주선을 몰고 

승무원들과 함께 갈 생각입니다. 

자신은 누가 이 언어를 말하는지 알아내고 싶고,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지를 알고 싶기 때문입니다. 

우주선의 선장 면허를 가지고 있는 리드라는 조종사, 1, 2, 3항법사를 모으고, 

플래툰과 슬러그를 요청해 우주로 날아갑니다.

 

이제 이들은 우주에서 어떤 일들을 맞이하게 될지, 

바벨-17엔 어떤 비밀이 있을지, <바벨-17>에서 확인하세요.

 

 

 

문학사적인 의의를 갖추고 읽는 재미를 겸비한 해외 과학소설의 고전과 

최신작을 충실한 해설을 곁들여 소개하는 폴라북스의 SF 총서 

'미래의 문학' 시리즈에서 SF계의 천재 작가인 새뮤얼 딜라이니 작품을 

처음으로 한국에 선보인다는 점은 더욱 뜻깊습니다. 

저자의 작품과 수상 경력을 보면 더욱 일찍 번역되어 

우리나라에 소개했어야 마땅했는데, 이제까지 그런 시도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니 

놀랍고, 이제껏 그를 몰랐던 것이 부끄럽습니다. 

새뮤얼 딜라이니는 백인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그것도 SF 문단에서 흑인 작가이자, 

신화 SF 작가의 거장으로 불리는 로저 젤라즈니 생전의 

최대 라이벌이자 좋은 친구였습니다. 

80대인 지금도 기호론과 문학 이론을 가르치는 교수이고, 

유능한 수학자이자 뛰어난 뮤지션이며, 뉴웨이브 운동의 전설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작가의 세계관에 몰입하기 위해선 뛰어난 상상력이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많이 부족하지만 외계인들은 누구이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그들에게 닿기 위한 모험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또한 이 작품은 언어학 SF의 매력을 충분히 뽐내고 있습니다. 

태어나기 전부터 들었던 언어가 

모든 생각과 세계를 배우는 기초가 된다는 것을 우리는 종종 잊고 삽니다. 

다른 문화권에는 존재하지 않는 단어를 보면 

문화권에 따라 의미를 주는 생각이 달랐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은 다른 언어를 배우면서, 

다른 사람들이 세계를, 우주를 보는 방식을 배웁니다. 

언어는 사고를 표현하고, 사고 그 자체입니다. 

<바벨 - 17>을 읽으며 외계 종족을 만나게 되었을 때 

어떤 언어로, 또는 몸짓으로 그들에게 첫인상을 남기게 할지를 상상하게 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e***4 2022.07.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