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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놓는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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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넘치되 지혜의 원천이 메마른 시대상을 반영하듯 삶의 근본 원리를 결곡한 몇 마디로 함축한 잠언서 출간이 붐을 이루고 있다. 이 책도 그런 부류, 수신서 내지는 처세술 관련 서적이다. 그런데 이 책은 최근에 처음 나온 게 아니고 일본 지성계에서 몇 백년 동안 읽어오던 것이어서 약간 특이하다 하겠다. 유학자 사토 잇사이가 쓴 글인데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생명력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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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넘치되 지혜의 원천이 메마른 시대상을 반영하듯 삶의 근본 원리를 결곡한 몇 마디로 함축한 잠언서 출간이 붐을 이루고 있다. 이 책도 그런 부류, 수신서 내지는 처세술 관련 서적이다. 그런데 이 책은 최근에 처음 나온 게 아니고 일본 지성계에서 몇 백년 동안 읽어오던 것이어서 약간 특이하다 하겠다. 유학자 사토 잇사이가 쓴 글인데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잇사이는 잠언을 마음에 놓는 침이라고 보았다.

 

훌륭한 말은 마음의 침이다.

잠언이라는 것은 마음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 찌르는 침과 같다. 마음에 사념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곧바로 잠언의 침을 찌르는 것이 좋다. 사념이 점차로 심해지면 침으로 찔러도 효과는 적을 것이다. 나는 침을 좋아해 몸 상태가 조금이라도 좋지 않을 때에는 조속히 가슴 아래에 수십 개의 침을 놓는다. 병이 들기 전에 낫고 만다. 이것으로 잠언이라는 침의 효능을 알 수 있다. (16쪽)

 

잡스런 생각으로 마음이 출렁거리고 그것에 휘둘릴 때면 지혜로운 잠언으로 침을 맞고 지침을 얻어 사념에서 벗어난다는 얘기다. 그는 사념이 깊어지기 전에 예방주사를 맞으라고 권한다. 물론 주사 약물은 고전이다.

 

이 책에는 짧고 함축적으로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를 담은 주사약이 233개나 들어 있다. 그것들은 주로 동양 고전을 텍스트로 삼아 잇사이의 견해를 곁들인 것인데 단순히 인용만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견해로 완전 녹여내고 있다. 그래서 때론 단호하고 격렬하게 발언하고 있다. 이를테면 뚜렷한 뜻을 세울 때는 스승에게도 양보하지 말라고 권한다. 과거지향적이고 권위에 얽메어 있기 십상인 스승에게서 벗어나 과감하게 자신의 뜻을 세우고 세상을 향해 펼쳐나가라고 말이다. 짧지만 울림이 깊달까. 하여 세상 탓에 소신이 흔들리고 있는 이는 이 잠언에서 지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뜻대로 나가라고 말이다.

 

마음의 침이 필요한 이들에게 이 책은 여전히 의미 있는 지침을 제공해 줄 것이다.

a*****7 2014.09.17.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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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울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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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소설과 함께 인기있는 것이 역사소설이다. 역사란 것이 야사를 읽을 때만 재미있지 실제로 그 순서와 인물들이 뒤섞이면 국사라는 학문이 되고 마는데 역시 소설이란 무섭다. 무섭게 빨려 들어 가면서도 내 머리속에 그 배경들을 정리 정돈 해 주는 것을 보면. 팩션이라고 하나 실제인 역사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쓰여진 소설인 난은 이탕개의 난을 배경으로 당파의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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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소설과 함께 인기있는 것이 역사소설이다. 역사란 것이 야사를 읽을 때만 재미있지 실제로 그 순서와 인물들이 뒤섞이면 국사라는 학문이 되고 마는데 역시 소설이란 무섭다. 무섭게 빨려 들어 가면서도 내 머리속에 그 배경들을 정리 정돈 해 주는 것을 보면.

팩션이라고 하나 실제인 역사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쓰여진 소설인 난은 이탕개의 난을 배경으로 당파의 싸움과 북방의 야인들 그리고 전쟁터 속의 백손과 바우까지 빠른 전개와 시원한 문체 그리고 역사와 허구가 함께 어우려서 긴장감있는 구성을 하고 있다. 역사의 이면에 감추어진 진실이 보여지고 작가가 이이의 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헤아려 볼 수 있다.

시작도 흥미롭다. 마치 서양의 어느 고전소설의 한 대목을 연상시키는 선조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에 대한 질문 그리고 그에 답하는 광해군의 현답인 소금. 우리의 기억속에 폭군으로 남아있지만 실상은 당쟁의 가장 큰 피해자이며 시대를 앞서간 군주였던 광해군의 영특함이 인상적이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9년 전 북방의 야인들이 일으킨 난 속에서 조정은 시시비비를 가리기에 여념이 없고 동·서간 당파싸움의 틈바구니 속에서 북방의 난뿐 만 아니라 시대를 앞서보는 혜안으로 바다건너 일본의 동태까지 파악 10만 양병설을 주장하는 율곡 이이, 난을 대비하기 위해 인재를 양성하고 등용시키고자 한 씨름대회는 너무나 실감나게 그려지고 특별한 인재인 추풍검 바우와 야차장군 백손을 등장시킨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던가. 신립장군이나 권덕례같은 충신들과 천민의 신분이지만 나라를 위해 혁혁한 공을 세우는 힘이 장사인 백손과 칼을 쓰는 솜씨가 비범한 바우와 같은 백성들이 간신히 이탕개의 난을 진압하지만 난 속에서도 정신차리지 못한 부패한 정치판의 세력다툼은 곧 다가오는 임진왜란의 어두운 그림자를 파악조차 하지 못한다.

영웅들의 활약과 전쟁터의 묘사가 실감나게 그려져 중국무협활극을 보는 듯하고 군더더기 없이 빠른 전개는 책장을 넘기는데 무리가 없다. 알고있는 역사적 인물들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여 흥미를 배가 시키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행동이 그리고 판단이 나라를 뒤흔들 수 있다는 느낌은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대한 생각을 해 보게 한다. 역사는 현재를 바라보는 거울이라고 하지 않는가?

마지막으로 선조가 파천을 감행하며 눈물을 흘리며 한 말이 귀에 남는다.

"아! 경은 죽어서까지 충성으로서 나를 부끄럽게 하는구려. 내가 그때 그대의 이야기를 들었더라며 오늘날 이런 처지를 당할 리 없으련마, 용서하시오. 다만 그대에게 부끄럽고 미안할 따름이오."

 

k******2 2013.11.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