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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찐빵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안흥에 살고 있다. 안흥 시가지에는 안흥로와 안흥시장길이 있는데, 두 길이 만나는 곳이 안흥치안센터(파출소) 앞이다.
![]() 안흥삼거리 왼쪽이 안흥시장길, 오른쪽이 안흥로이다. 안흥시장길은 안흥삼거리에서 안흥로와 합류한다.
![]() 안흥치안센터(안흥파출소) 안흥로 북쪽 방향에 있으며, 안흥삼거리에서 안흥로와 안흥시장길을 아우르고 있는 안흥 시장의 중심가이다. 이곳에는 커다란 고목이 있어서 주민들의 쉼터 구실도 한다.
![]() 고목 옆의 손편지 지난 3월 27일의 풍경이다. 고목 아래 한 수의 시가 담겨 있었다.
"그대 생각하다 산수유 꽃 피었네"
작년까지 없던 시다. 처음에는 뜬금없이 이게 뭔가 싶었다. 안흥이나 고목을 설명하는 것도 아니고, 그대는 누구고, 산수유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리고는 지나쳤다. 그 뒤에도 이 앞을 몇 번 지나쳤겠지만, 시는 보지 않았다. 한 번 본 시를 다시 볼 이유가 없지 않은가?
![]() 안흥파출소의 김경래 시인 손편지 오늘 도서관에 갔다가 본 강원도민일보 김진형 기자의 기사이다. 아, 같은 시만 일 년 열두 달 걸려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시인은 매주 금요일마다 이런 시를 통해 이웃사촌들을 위로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너나없이 어려운 현실에서 이 시들은 포근한 손길로 이웃을 보듬어주었을 것이다.
"이렇게 푸르러지러 그렇게 아팠나 보다."
새삼스럽게 이 시를 떠올리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한때 코로나19확진자 수에서 세계 2위가 되면서 전 세계로부터 왕따를 당하다시피 출입 금지를 당하는 등 지구촌의 동네북이 되었던 대한민국이다. 그런 조국이 지금은 코로나 방역으로 세계의 모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이렇게 푸르러지러 그렇게 아팠나 보다.
우리나라는 세계의 어느 나라보다도 젊은이들의 감염이 많았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고통을 많이 겼었을 대한민국의 청춘들 지금은 더욱 푸르러지는 과정, 그들이 겪는 고통은 더 단단한 쇠를 만들기 위한 풀무의 불길이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지난 3월에 안흥파출소 앞에서 본 시도 이해가 간다. 그대는 우리의 미래, 청춘의 내일이다. 미래를 생각하면서 청춘들은 용맹정진하고 있고, 그 결실은 산수유로 피어날 것이라는 시인의 격려일 것이다.
![]() 김경래 시인의 손 편지들 이런 시를 엮어서 만든 책이 『사랑하는 것들은 흔들림의 건너편에 있었다』 인 것이다.
사는 것이 쓴맛에 익숙해지는 날임을 누군들 모르랴. 시인의 말을 통해 확인하니 위안이 되는 것이다. 대낮부터 술에 흠뻑 취하고 싶은 날이 부끄러운 것이 아님을 시인이 말하고 있고, 나는 꽃씨를 심고, 그대는 바람이 되어서 만나는 것도 삶의 아름다운 인연이라는 것을 시인의 시를 통해서 새삼스럽게 깨닫기도 했다.
도종환 시인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에서 본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가 생각난다. 우리를 변화시키는 흔들림에는 악마의 속삭임도 있고, 천사의 숨결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천사의 나래를 펼치며 매주 금요일마다 손편지를 보내고 있나 보다.
저 글은 시인이 직접 손으로 쓴 것이라 한다. 시를 쓸 수 있는 시심이 부럽고, 아름다운 글을 쓸 수 있는 솜씨가 부럽고, 이웃을 생각하는 배려가 더욱 부러웠다.
![]() 봄비 내리는 날 비가 내리는 오늘(5월 15일)은 이런 편지를 전하고 있다. 빗소리에 취해 든 낮잠은 미래를 향한 청춘의 열망일 것이고, 꿈속에서 피는 꽃은 미래의 결실이 아닐까?
이 시를 쓴 안흥의 김경래 시인은 횡성문학회의 동인이고, 이 기사를 쓴 김진형 기자는 춘천 풀무문학회의 동인이다. 문우들이 이런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 동안 목연은 무엇을 했는가? 이런 포스팅을 했다. 사람은 저마다 쓰임이 있는 것이니 하고 있는 일의 높고 낮음이 어디 있을까? 이렇게 좋은 글을 만나서 리뷰를 쓰는 것도 시인이나 기자가 느끼는 보람에 못지않은 행복인 것을…….
안흥찐빵이 안흥의 맛을 전국적으로 알린 안흥의 자랑이 되었듯이 시인이 안흥파출소 앞에서 나누는 이 손편지들이 안흥의 멋을 널리 알리는 또 하나의 자랑이 되기를 비는 마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