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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냐 명분이냐 혹은 사대와 자주라는 질문을 역사책에서 많이 하고 그와 비슷한 문제들이 현재에도 끊임없이 반복된다. 결코 쉽게 내리고 어려운 결정이다. 실리가 최고인것 같지만 자존심이나 명분이라는 게 막 던져 버릴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먹고 사는게 급한 개인이라면 언제든지 던져 버리겠지만 국가의 문제라면 그러기 쉽지 않다. 실리와 명분중에 무엇이 옳은가는 결국 결과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결과가 좋으면 다 좋게 보인다. 실리와 명분이라는 어려운 문제에서 결과적으로 가장 옳은 행보를 보여준 민족이 여진족이 아닐까 한다. 14세기 중엽부터 중국의 동북지역과 러시아의 연해주 그리고 한반도의 동북쪽에 위치했던 여진족은 누르하치가 부족들을 통일 하면서 국가를 형성해 나갔다. 명나라와 조선사이에 있던 여진족은 명나라와 조선사이에서 줄타기도 잘하고 자신들의 이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그 쪽으로 붙고 생존을 위해 위협과 복종을 반복하면서 힘을 키웠다. 16세기 말부터는 무역으로 부를 쌓은 다음 명나라와 조선을 차례대로 굴복시킨다. 생존을 위해서는 실리를 찾고 힘을 키운 다음에는 복수라는 명분을 쫓은 민족이다. 책은 제목대로 여진부락이 만주국가로 변화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흔히 볼 수 있는 정치권력의 변화나 전쟁의 과정 보다는 여진족의 생활 모습과 그들이 만들어 가는 제도를 자세히 살펴 준다. 무식하게 싸움만 잘하는 오랑캐라는 내 무식한 편견을 없애준다. 일국의 역사로 보지 말고 동아시아 전체의 역사로 시대를 읽자는 말이 역사책에서 많이 유행한다. 멋진 말이고 좋은 말같은데 아직 역사를 들여다 볼 때 21세기 국가를 기준으로 그 때를 돌아보게 된다. 책에서 나오는 지역이 지금의 어느 나라이고 그 사람들이 지금의 어느 국가의 사람들인가가 역사를 돌이켜 보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런 기준에서도 여진의 역사는 자유롭다.
* 이 책에서 나오는 많은 인용이 조선왕조실록 등 조선의 기록이다. 명나라보다는 조선이 여진족에 대해서 더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에 정확하고 폭 넓은 보고서와 기록들을 만들어냈 것 같다. 우리 기록 가지고 중국의 학자가 여진족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진정한 동아시아사다. * 이 당시 여진의 실상을 보면 어찌 조선의 조정은 여진과 싸워보자고 대들었는지 모르겠다. 많은 보고서와 기록들을 보면 여진족을 몰랐던 것도 아니다. 다만 자신들에게 굴복해 쌀과 생활 필수품을 얻어 가던 과거의 여진족 모습만 기억하고 있어 모든 정보를 애써 무시했을런지도 모르겠다. * 푸른 역사는 언제나 옳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