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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 범위에서 굴지의 사업가로 입신 양명을 이룬, 소프트방크(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어록이 그 주된 내용입니다. 그가 자신의 저서, 인터넷에 남긴 흔적, 강연 등에서 표현한 말이 대부분이지만, 저자 이상민님의 개인적 견해, 혹은 (손 회장의 일생에 대한) 해석도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제목을 책 표지에서 직접 보지 않고 붙여 쓴 텍스트로만 읽으면 오해를 부를 수 있겠는데요. "손정의 님, 나는 손정의 님 당신과 생각이 다릅니다."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손정의"가 메인 표제고, "나는 당신과 생각이 다릅니다."는 손정의 회장 자신의 1인칭 발화로 봐야 타당하겠습니다. 즉, 세상의 상식과 통념에 대해 (때로는 정면으로) 반대되고 상충하는 발상을 지니고, 이를 실천으로 옮길 줄 알았던 그의 세계관이랄까 스타일, 태도(attitude)가 압축된 한 줄 짜리 문장이죠. "당신"은 여기서 독자를 가리키는 게 물론 아니고, 구태의연한 상식과 고루한 인습에 찌든 기성의 체제를 지칭합니다.
잘 알려진 일화지만 손 회장은 죽은 잡스와 친분이 있었습니다. "음악도 들을 수 있고 인터넷 서핑과 통화가 한 기기 안에서 가능한 걸 만들자"는 제안을 개인적으로 했을 때, "애플 밖 인사가 그런 말을 한 건 당신이 처음"이라고 잡스가 바로 화답했다고 합니다. 고수들끼리는 말이 없어도 마음이 서로 통하며, 시대의 도도한 대세를 읽는 눈이 바로 일치했던 거죠. 우리는 여기서, 세상의 변화가 그저 행운이라든가 무작위 선택에 의해 대세가 결정되는 것만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영향력 큰 잡스 같은 인물이 자신의 상품을 능숙히 마케팅해서 일찍이 없던 수요가 생긴 게 결코 아니고, 두 거물(그 전에는 서로 거의 교류하지 않았던)이 멀리 떨어진 곳으로부터 직시한 지점이 위도와 경도까지 완벽히 맞아떨어진 사실로부터, 메가트렌드가 결국 그리 향하고야 말았을 일종의 필연이었음이 드러난 거죠.
"기억력이나 지식엔 자신이 없어도, 생각하는 힘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묘하게도 이 말은 생전의 정주영 현대 창업주와 거의 워딩까지 일치합니다. 정 회장은 자신을 가리켜 머리가 특출하다거나 천재라거나 현명하다거나 지혜롭다는 말로 칭찬한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가 특별히 겸손한 미덕을 지닌 분도 아니었고, 다만 그는 스스로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했으며, "남보다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은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말도 한 적이 있습니다. 결국 자신이 성공한 비결은 "남보다 생각을 많이 한 덕분"이라고 요약해 준 셈입니다.
생각만 많이 한다고 돈이 들어올까요? 절대 아니죠. 손 회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능력이나 재능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입니다. 하지만 노력으로 보충이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반면 능력이 있건 없건 사람한테 찾아오는 기회는 거의 빈도가 같습니다. 그 기회를 망설이지 말고 잡아야 하며,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평소에 노력을 해야 마음가짐이 다져집니다." 목표를 분명히 정하고, 마음가짐을 다부지게 먹으면, 결국 노력도 뒤따르고, 찾아온 기회를 분명히 포착하고 민첩하게 덤벼들 저력도 생기기 마련이란 뜻으로 해석됩니다.
한편 이렇게 몸으로 수행된 노력은, 다시 내면의 동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피드백을 이룹니다. 고 정 회장이 말한 것도, 이런 선순환의 고리 속에서 점점 밀도를 높여 가는 "생각"의 가치를 일컬은 바 아닐까요. 하나의 강렬한 목적의식을 간직한 사람에게 그 행동력도 제고됨은 당연한데, 이렇게 일 많이 하는 분들에게 반대 세력이 늘어나는 것도 어찌보면 불가피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손 회장을 폄하하거나 그 업적의 실체를 부인하려 드는 주장이 그렇게 많은 줄은 몰랐습니다. 한국계라서 질시와 모함이 기본으로 따르는 것 외에도, 순전히 비즈니스맨으로서의 역량에 대해서도 어찌되었건 "다른 의견"이 있다는 그 자체가 놀라웠습니다. 초창기도 아니고 완전히 입지를 굳힌 지금에조차 말이죠. 세상이 본래 이런 겁니다. 남의 장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게 거의 성인군자 경지에까지 이르러야 가능하다는 게 참.
이 책은 좀 특이한 게, 매 챕터가 온전한 문장으로 되어 있지 않고 반쯤 끊어진 어구로 제목을 이루었습니다. 물론 과도한 생략을 남발하는 현대 일본 문체의 개성이기도 합니다만, 그런 사정을 떠나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분이 우리들 평범한 미생에게 하나의 화두를 던진다고 이해하면 어떨까 생각도 해 봤습니다. "내 인생을 어떤 일에...." "그래서 퇴로를 끊는..." 말줄임표 뒤의 빈 칸은 우리가 직접 채워 보면 어떨까요. 책의 내용을 다 읽고 손 회장의 뜻을 생각하며, 혹은 나만의 계획을 세워 보며 그에 맞는 내용으로, 아니면 가열찬 실천의 시간을 보낸 후 그에 대한 반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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