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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청춘으로 다가왔기에 모성본능을 자극했던 몽고메리 클리프트, 여심을 흔들었던 미남의 대명사 알랑 드롱, 우아하고 지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었던 로버트 레드포드, 섹스어필한 이미지와 함께 바람둥이 역할이 잘 어울렸던 리처드 기어는 젊음의 시절 여성들의 마음을 홀렸던 남자배우들이다. 몽고메리 클리프트나 알랑 드롱은 윗세대였기에 그가 출연한 작품보다는 신문이나 주간지에서 읽었던 기사로 더 많이 기억되는 배우였다. 특히 알랑 드롱도 영화관보다 TV의 명화극장을 통해 대부분 그의 영화를 보았기에 배우로서의 진가는 잘 알지 못했다. 지금의 50대들 대부분이 피상적으로 그를 알았을 것 같은데 영화 ‘그대 품에 다시 한 번’은 가죽 재킷 사이로 들어난 마리안느 페이스풀의 가슴골 때문에 지금도 아찔한 포스터로 기억되고 있다. 관음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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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가득히’는 인간의 욕망을 통한 신분상승을 그린 영화의 원조라고 불릴 정도이기에 리메이크 되거나 비슷한 주제의 영화나 드라마를 양산시키는데 일조했다. 특히 25살의 알랑 드롱은 이 영화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그의 강렬한 눈빛은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때부터 그는 미남 배우의 대명사로 불렸지만 잘생긴 얼굴에 가려 그의 연기력이 인정받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비행기의 엔진소리가 시끄럽게 들리지만 아직 화면은 온통 검은색이기에 어떤 장면이 펼쳐질 것인가? 라는 기대감속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지중해의 푸른 바다를 이륙하는 수상비행기를 타고 자신의 요트로 여행할 수 있는 필립(모리스 로네)은 자신의 부를 가지고 방탕한 생활을 즐긴다. 그의 고등학교 동창인 톰 리플리( 알랑 드롱)는 머리는 명석하지만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기에 친구보다는 하인과 같은 개념으로 관계를 이어간다. 그림 공부를 위해 로마로 유학 간 필립은 제사보다 잿밥이라는 말처럼 육체적 욕망과 쾌락을 따라 오늘만 즐긴다. 필립의 아버지는 방탕한 아들을 집으로 데려오면 5천 달러를 주겠다고 리플리에게 제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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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노천 카페에서 리플리는 필립의 자필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완벽히 만들어진 사인을 자랑스럽게 보여준다. 그의 잠재된 욕망이 들어나는 장면이다. 필립의 옷을 몰래 입고 신발을 신으며 리플리는 서서히 필립과 자신을 동일화 시킨다. 그가 누리고 있는 모든 쾌락은 자신의 것이 되어야 하기에 리플리는 야비한 미소와 함께 거울을 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자신의 욕망을 들어낸다. ‘마르쥬(마리 라포레)도 내가 자기를 사랑하는 줄 알거야. 내가 필립을 끝까지 뒤따라 다닐 것도 알고 말이야. 넌 마르쥬에게 눈이 멀었어.’ 어느덧 필립의 연인인 마르쥬를 사랑하게 된 리플리는 필립으로부터 돈과 연인을 빼앗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필립을 파멸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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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과 그의 연인 마르쥬 그리고 리플리가 항해를 즐기던 날 리플리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필립은 마치 제왕처럼 리플리를 학대하며 동물과 같은 취급을 한다. 더군다나 자신이 보는 앞에서 연인과 섹스를 즐기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다. 리플리를 귀찮은 존재로 여긴 필립은 사소한 시비 끝에 그를 구명보트에 매달리고 달린다. 장난으로 시작된 이 놀이는 지중해의 뜨거운 햇살로 인해 리플리에게 심한 화상을 입혔고 생명마저 위태로울 수 있는 위기를 맞게 한다. 이후 리플리는 필립을 살해할 결심을 하는데 기회는 일찍 찾아온다. 필립의 바람기에 진저리가 난 마르쥬의 심리를 이용해 리플리는 두 사람 사이를 이간질 시키고 분노한 마르쥬는 항해 중간에 내린다. 요트 안에 두 사람만 남아 카드놀이를 하며 리플리는 필립을 향해 “네 사인을 위조하고 네 타자기를 사용하면 난 네가 될 것이고 너의 모든 것을 빼앗을 수 있다” 는 말과 함께 그를 살해한다. 요트에서 내린 리플리는 위조된 사인으로 필립이 가지고 있던 모든 돈을 인출하고 마르쥬 마저 자신의 연인으로 만든다. 모든 것을 손에 넣은 리플리는 지중해의 뜨거운 햇살을 즐기는데 시중드는 아줌마가 다가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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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마디를 하며 서서히 잠으로 빠져드는 리플리. 그의 범죄는 완벽했고 모든 것을 얻은 것처럼 보인다. 어디서나 “제일 좋은 것으로” 라며 자신을 들어낼 정도로 신분상승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것도 한순간 요트에 달려있던 한구의 시체는 그의 삶을 파멸로 이끌고 만다. 마르쥬의 날카로운 비명소리와 함께 니노 로타의 애절하면서도 허무한 느낌을 갖게 하는 배경음악이 흐르며 영화는 끝이 나는데 ‘암흑가의 두 사람’의 마지막 장면이 기억나는 것은 리플리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앞에 놓인 단두대의 칼날을 보며 겁에 질린 눈동자로 장가방을 돌아보던 알랑 드롱의 우수에 찬 눈동자. 그의 눈빛 연기는 잘생긴 얼굴보다 오랜 시간동안 관객들의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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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얼굴 때문일까? 이 영화 속에서 누가 리플리의 마음속에 감춰진 악한 욕망을 볼 수 있을까? 잔잔한 미소, 그리고 진정성이 담겨있는 그의 푸른 눈동자는 누구보다 선한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그의 내면은 두 번의 살인을 저지르고도 조금도 동요하지 않는 냉철함을 가지고 있다. 망설임이나 두려움 없이 자신의 욕망을 향해 중단 없는 전진을 하는 그는 분명 지탄받을 수밖에 없는 살인자이지만 그를 이해하고 싶고 그의 욕망에 동조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리플리란 인물이 가지고 있는 매력 때문이다. 어쩌면 자신의 속마음도 리플리와 같은 그릇된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기에 그의 눈빛에 빨려 들어가는지 모른다.
‘어느 순간에는, 이런 종말이 오히려 우리에게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마침내 해야 할 어떤 역할도 이제 더 이상 없다니! 마침내 흙으로, 물로 공기로 되돌아가다니, 인간의 삶이 깨뜨려 놓은 이 영원한 휴식 속에 들어가다니! 그렇다. 이것은 위대한 일이다.’ - 장 그루니에의 ‘지중해의 영감’ - 중에서 이 구절이 생각나는 이유도 그렇다. 지중해의 매력인 코발트색 바다와 내리 쬐는 뜨거운 태양은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자연환경이다. 어쩜 리플리는 지중해에서 영원한 휴식을 꿈꿨을지도 모를 일이다. 마치 장자의 호접몽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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