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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합니다.” 누군가 “취미가 무엇입니까?” 하고 물으면 난 별 망설임 없이 이렇게 말하곤 한다. 그리고 갸웃거려본다. 잠깐, 내가 여행 가본 적이 언제였더라…. 퍼뜩 여행의 추억이 떠오르지 않는 것을 보니,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것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러고 보니 난 전형적인 방돌이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행을 떠나, 산길을 오르고, 물을 건너며 발에 물집이 잡히도록 걸어간다.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혹은 진리 탐구의 시간을 갖기 위해 길을 떠나면 알게 되는 불변의 진리 하나.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 떠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 집이 최고라는 것을…. 저자 김대욱은 자신의 방으로부터 여행을 시작하였다. 방은 우주의 시작이라는 조금은 거창한 넋두리성 멘트와 함께. 그런데 알고 보니 나 또한 일 년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의 방과 대화하고, 사랑한 것은 아니었을까? 내 한 몸, 뉠 공간일 뿐인 방 한 칸이 어느 날, 형처럼, 부모처럼 나를 편안히 감싸주는 안락함으로 다가올 때, 난 비로소 방이라는 우주의 작은 소립자가 된다. 난 그 우주에서 내게 꼭 맞춤한 숨 쉴 틈을 찾는다. 비로소. 신기하게도 거기에는 꼭 숨 쉴 틈이 보였다. 나는 그 틈을 통해 숨을 쉬면서 먹먹함을 흘려보내고는 했다. 그건 이 도시에서 벌어지는 나만의 짧은 여행이다.(p.96_시간이라는 크레파스) 눈부신 여명의 창가부터 늦은 밤 가로등 불빛 교교히 흐르는 뒷골목까지, 저자가 풀어놓는 도시의 여행기는 막힘이 없고, 경계가 없다. 내 방안을 가만 가만 뒤지다 보면 잊고 지냈던 추억과 마주하게 될 때도 있다. 교복, 책받침, 주번 명찰 등등. 나의 방은 내가 잊고 산 그 세월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다. 내 기억이 다 하면, 꺼내어주려고 꼭꼭 숨겨두었나 보다. 정오에서 두 걸음쯤 모자란 아침나절은 차분하고 평온하다. 도시를 가득 메웠던 오전의 설렘이나 치열함은 대체로 그맘때쯤 사그라진다. (p._A.M. 10:47 아이의 시간을 사는 어른의 몸) 요즘의 젊음이 아니어도 이런 경험 있으리라. 세상이 나를 버린 것 같고, 세상에 나 혼자 뿐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난, 짧았던 백수 시절이 그랬다. 우주의 모든 시계가 멈추어 서고, 내 방을 나서면 세상 모든 시선이 내게로 와서 꽂힐 것만 같은 피해 의식까지…. 하루 종일 딱히 하는 일도 없고, 만나야 할 사람도 없고, 돈도 없는데, 시간만이 유일하게 차고 넘칠 때, 하루의 끝자락에서 그날을 되짚어 보면 깊은 죄책감으로 하루를 마감하게 되었다. 세상을 탓하기도 하고, 부모를 탓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귀결은 못난 자신이었다. 딱히 한 게 없는 것 같다는 아쉬움, 이렇게 하루를 때워도 되나 하는 아쉬움, 과연 최선을 다했나 하는 아쉬움. (P.M 11:13 내일이 있으니까) 내 방은 나의 추억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아침에 출근하고 나면, 내 방의 소유권은 어머니께로 귀속된다. 아니 처음부터 이 방의 주권은 어머니의 것이다. 밤새 말린 빨래는 새 옷처럼 개켜져 내 방 책상위로 고이 올라온다. 방문을 나서면 온전한 어머니의 영역. 부엌에선 내가 좋아하는 어머니표 된장찌개와 생선구이가 나의 허릿살을 공격한다. 어머니는 내 방과는 또 다른 나의 또 다른 우주. 태초의 우주이다. 따라서 한 엄마가 세상을 떠나는 것은 고유의 맛 하나가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걸 의미한다.(p.213_돈가스 여행) 내 방이라는 숨 쉴 틈, 내 방이라는 우주는 어머니라는 대우주가 있었기에 존재할 수 있음을 고백할 수 밖에 없다. 나의 편안한 쉼이 되어 준 정사각형 방 한 칸을 잠시 떠나려 한다. 나는 여행자. 이 우주에서 저 우주로 떠돌아다니는 여행자. 이제 또 다른 우주로 여행을 가야 할 시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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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씁쓸~ 하구만!
대학 때부터 함께 임용고사를 준비했던 친구가 작년에 드디어 합격소식을 알려왔다. 가을학기에 발령이 날 때까지 시간을 틈타 예비교사들이 가장 꿈꾼다는 ‘대기 발령 중 유럽 배낭여행’을 가기로 했단다. 내게는 합격이야기만큼이나 여행 이야기도 꺼내기 미안해 하는 친구에게 쿨하게 이야기 했다.
“야~ 괜찮아. 괜찮아. 난 매일매일 여행 중이거든? ㅋㅋㅋㅋㅋ”
지금 이 순간, 방 안에서도 ‘남 몰래’ 여행을 떠나고 있다는 저자는 여행의 의미, 특히 다른 문화권으로의 여행이 갖는 의미까지 부정하는 것 같진 않다. 다만, 이거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아마도 이건, 여행?’이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나는 원효대사의 해골물 이야기가 떠올랐다. 때때로 지금, 여기를 여행하듯 만끽하라는 말이 위로처럼 들리고 마음먹기 나름이다 싶기도 하지만 한때 개그 프로그램에서 유행했던 말이 떠오르기도 했다.
“거.....씁쓸~하구만”
2. 첫인상 : “아…… 베끼고 싶다.”
그의 담백한 기억과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나는데 세상에 어떤 이야기보다 위트있고 신선했다. 그는 스스로 훌륭한 여행가라 여기고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첫 장에 봐도 분명한 건 그가 자기만의 색을 가진 훌륭한 ‘글쟁이’라는 것이었다.
에세이를 볼 때면 시나 소설을 볼 때와 다르게 나도 내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고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히곤 한다. 그러나 내가 쓰는 글에는 내 경험과 일상이 어떤 교훈이나 깨달음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특히 그것을 글로 남길 때는 더더욱. 그는 가만 가만 자신이 관찰하고 느낀 것을 담백하게 이야기하면서도 무게가 어느 한 곳으로 처지지 않게 가볍고도 안정감 있는 글을 쓰는 사람 같았다. 곁에 두고 한 번쯤 필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에세이를 즐겨 읽는 편은 아님에도 내가 최근에 본 글 중에 가장 매력적인 문장들이었다. 다르게 이야기 하면, 조금만 더 노력하면 흉내 정도는 내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편안한 문체이기도 했다.
3. 아마도 이건, 여행
A.M 03:25 - 새벽의 침묵이 주는 황홀함 A.M. 10:47 - 아이의 시간을 사는 어른의 몸 P.M. 07:10 -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를 P.M. 09:32 - 당신을 기다리는 불빛 P.M. 11:13 - 내일이 있으니까
그가 크레파스로 그린 다양한 조도의 타임라인을 따라가 본다. 문득 나는 저 시간에 무엇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혹은 무슨 꿈을 꾸고 있는가. 스케줄 표에 시간대별로 해야 할 일이 적혀 있지만 정작 그 안에 ‘나’라는 사람과 사고, 감정은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
이미 리뷰를 완성하기로 한 시간은 모두 지나버렸다. 일을 시작하느라 핑계로 책을 놓기 시작했고, 그렇다고 표지나 제목으로만 리뷰를 작성하고 싶지는 않았다. ‘숨 쉴 틈’을 찾지 못하고 늘 걱정스럽고 쫓기는 듯한 마음으로 책 표지만 쓰다듬다 잠들기가 여러 날이었다. 결국은 기한을 한참 넘겨서야 틈을 찾았다. 어떻게든 숨 쉴 틈에 <숨 쉴 틈>을 읽게 된 건 너무 다행스러운 일이다.
처음 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읽고, 서문과 목차를 볼 때까지만 해도 자꾸만 ‘오타쿠’나 ‘히키코모리’가 떠오르는 것을 어찌 할 수 없었다. 그 스스로도 그것은 아니라고 한 번 정리해 주기는 하지만. 그는 ‘방’에서 혼자 숨 쉴 틈을 만끽하는 ‘외로운’ 방랑객 같았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책을 읽을수록 씁쓸할지언정 쓸쓸한 맛은 적었다. 이유가 뭘까? 그것은 ‘사람’ 때문이다. 부모님과 여동생, 할머니, 여자친구, 동네 아이들과 주민들. 추억 속의 친구들까지. 특히 좁은 방을 함께 쓰던 여동생이 저자보다 먼저 결혼을 해 독립하고, 아이의 엄마가 돼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꽤 벅찬 서사였던 것 같다. 그가 홀로 고립되지 않고 사람의 온기를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 왜 그렇게 다행스럽게 여겨졌는지 나도 모르겠다.
4. 응답하라, 1980년대!
최근에는 포토에세이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전문가용’ 카메라 한 대씩은 구비하는 요즘, 여행 관련 책은 더더욱 사진의 퀄리티가 매우 좋다. 이병률의 산문집이 대표적이겠다. 그런데 이 책, 사진이 한국을 벗어나지 않고 매우 일상적인 것까지는 좋은데 당장 내 휴대폰을 뒤져봐도 이보다 나은 사진 몇 장쯤은 얼른 찾을 수 있겠다 싶다. 좋은 글에 비해 사진이 좀 아쉽다 하는데 한편으론 이 사진들이 자꾸만 이 책의 성격을 재확인하게 한다. ‘떠나지 않은 여행’, ‘잠들지 않은 방으로 히치하이킹’ . 그런 면에서 사실 그의 글과 가장 잘 맞는 사진이라 해야 맞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저자의 나이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는 나와 적어도 2년~3년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는 사람 같다. 책받침, 피구왕 통키, 보물섬 프라모델, 게임팩, 대학 캠퍼스의 풍경까지. 처음 검색 엔진을 사용하게 되던 때, ‘돈까스’와 마이클잭슨의 ‘힐 더 월드’에 얽힌 추억까지 나와 너무도 닮아 잠시 흔들렸다. 이 세대에 이토록 공통점이 많은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이 저자와 내가 유독 통하는 면이 있는 것일까. 그가 소개한 ‘최고로 치는 돈가스 집’이 어딘지 너무 궁금해 졌다. ^^
꼭 1997년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내 10대와 20대를 따라 응답받는 느낌이었다. 누구보다 1980년대 출생자들에게는 꼭 한 번 권하고 싶은 책이다. 숨 막히는 긴장 상태가 아니라 ‘숨 쉴 틈’에 읽으면 더 좋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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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지 않았음에도, 읽기전부터 마음을 끄는 책이 있습니다. 제게는 때론 책의 제목이기도 했고, 아끼는 저자의 신간이거나 주변지인들이 추천하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제목이 저의 마음을 끌었어요. 매일같이 똑같은 일상. 조금 나아질만 하면 다시 제자리인듯한 갈증스러운 마음을 잡았던 제목이었어요.
이력서를 쓰고 취업 사이트를 뒤지며 살던 나는 하루의 대부분을 방에서 보냈다. 놀고 자고, 심지어 밥까지 먹었다. 나는 서서히 방과 한 몸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발바닥은 말랑해져갔다. 탈출을 꿈꾸던 나는 그렇게 방에 갇혔다. 완전히. /p020
읽다가 내려놓고 다른 책을 읽기도 했고, 외출길에 들고나가 창밖을 보며 쉬어가며 읽기도 했습니다. 책의 앞부분부터 책의 제목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와 살짝 버겁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던 책이었거든요. 어쩌면 몇 장 넘기지도 않아 읽게 되었던 몇 줄의 문장이 계속 맴돌아서였던것 같습니다. 이때부터 난 널 비뚤게 볼테다! 라고 맘 먹었던것 같아요. 아마도 작가가 여자였다면 마구 공감하며 읽었을테지요? 선입견때문에 좋은책을 제대로 보지 못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정말 지극히 주관적인 시선에선 중간중간 아주 조금만 공감하며 맘에 들었어요. (작가분에겐 미안..)
다시 시간의 변화에 주목한 것은 그때부터였다. 숨이 턱 막히고 가슴이 뻐근해질 때마다 가만히 시간이 그리는 그림을 들여다봤다. 신기하게도 거기에는 꼭 숨 쉴틈이 보였다. 나는 그 틈을 통해 숨을 쉬면서 먹먹함을 흘려보내고는 했다. 그건 이 도시에서 벌어지는 나만의 짧은 여행이었다. /p096
작가는 일상에서의 하루 하루가 여행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작가임에도 매우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기에 새벽2시를 취침시간의 마지노선으로 정해놓고 있는 그는 2시가 가까워오면 조급증이 온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가끔은 잠이 오지않아 날을 새는 제겐 조금은 먼듯한 이야기였지만 어떤 마음인지는 살짝 이해가 가기도 했습니다.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백하게 담아낸 이 책은 한 편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듯 했습니다. 나는 과연 이런 이야기들을 누가 읽게 될지도 모르는 책에다 적어내려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구요. 전 극소심 O형이기 때문에 절대로 하지 못할 거라는걸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며 자꾸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 이야기를,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그런 약한 모습을 과연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저자가 이야기하는 여행이야기, 그대는 어떻게 읽을지 궁금해집니다.
내게 하루는 여행이다. 매 순간이 새롭고, 눈을 돌리면 볼거리 천지다. 사람드른 흔히 반복되는 일상이라며 매일의 지루함을 호소한다. 나라고 안 그럴까. 여느 직장인에 비해 새로운 일을 자주 접하는 편이지만 똑같고 지루한 일이 되풀이 된다는 것은 비슷하다. 이럴 때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그 지루함을 깨려한다. 나만의 방법은 매일 시간여행을 떠난다는 것. 어제와 똑같은 시간, 장소라도 그 속에서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없는지, 어제와 다르게 말을 걸어오는 것은 없는지 주의를 기울인다.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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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쉴 틈.
나는 지금 숨 쉴 틈은 있을까?
예전에 아는 어떤 사람은 자기가 콧구멍이 2개니까 숨 쉬고 살지, 아니면 벌써 죽었을 거라고, 자심의 바쁨을 그렇게 표현했었다.
그 때는 설마 그렇게까지 바쁘겠어?라고 생각했었는데, 내 입장이 또 바쁘다보니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4월 말까지만, 5월 중순까지만, 6월 중순까지만... 이라며 자꾸 나를 희망고문 하는 울 회사.
결국 참다못한 신랑은 아들을 데리고 일주일 동안 시골 시댁에 내려가 있었다.
단절.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단절.
대체 내가 왜 회사를 다니는지에 대한 주객이 전도된 상황. ㅠㅡㅠ
속상하고 슬펐지만, 그래도 한 편으로는 나를 그렇게 생각해주는 울 신랑에게 고마워하며, 야근으로 밤을 불태웠다. ㅡ,.ㅡ
이렇게 바쁘고 정신없는 속에서 "시간이 있어야 여유를 즐기고, 시간이 있어야 여행을 가지!"라고 푸념하는 나를 꿀 먹은 벙어리로 만든 한 권의 책.
그는... 정말... 대단했다.
자신의 작은 방.
솔직히 우리 나이에는 둘만 낳아 잘 살자는 구호 아래,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어려서부터 "내" 방이 있었다.
방 3칸짜리 집에 - 아니, 2칸이라도 나는 첫째였으므로, 부모님방을 제외한 나머지 한 칸은 내 차지였다.- 부모님방을 빼면 동생과 나는 각각 하나씩 차지할 수 있었고, 특히 그 중에서도 큰 방은 내 차지였었다. 음하하하!
진정한 남녀차별이었다. (울 부모님은 아들인 내 동생보다 나에게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셨었다. 이유는... 잘은 모르겠지만, 내가 장군감으로 태어나 아들(?) 노릇을 한 덕이 아닐까 싶다 ^^;;; 믿거나 말거나.)
그러나, 저자는 얘기한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단칸방에서 모든 식구가 함께 잘 때도 있었다고.
나와 비슷한 또래이기에 어찌 그럴 수 있나 싶다가도, 난 지방 사람이고 그는 서울사람임을 생각하면 당연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무튼 그는 멀리 이동하는 것으로 여행을 정의하지 않는다.
먼저 자신의 작은 방에서 시작한다.
제일 처음에 나오는 이야기는 "발"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느 순간, 발이 더 이상 자라지 않아 비싼 신발을 사더라도 오랫동안 신을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는 그렇게 어른이 되었다... 라는 내용이 나온다.
생각했다.
그리고 느끼고, 공감했다.
나는 과연 언제부터 발이 자라지 않는 어른이 되었을까?
기억이 나지 않는다.
고등학교 때였을까? 아님 더 어렸던 중학교?
나는 남들보다 유난히 동그랗다.
남들은 좀 날카롭고 뾰족하게 생긴 부분도 나는 뭉툭하고 동그랗다.
특히, 내 발은 동글다 못해 볼이 넓고 발등도 오똑 솟아 있다.
그래서 어렸을 때는 내 나이에 맞는 신말이 없어, 볼이 넓게 나오기로 유명했던 랜드로바만 신을 수 있었다.
그 흔한 흰 실내화도 사이즈를 10 이상 크게 신어 헐거워 힘들어했었다.
그랬던 내 발.
언제부터 자라지 않게 되었을까?
언제부터... 내 발은 240~250이면 됐었을까?
무엇보다 저자와 나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저자와 비슷하여 저자를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속도에 비해 구매하는 속도가 더 빠른 책 읽기 습관.
언젠가는 읽을 거라며 한 구석에 쌓아놨지만, 결국 다른 새 책에 치여 존재감을 잃은 책.
또, 방 구석에서 주변의 소리를 추적하고 혼자 상상하기.
또한 좋아하는 냄새는 책 냄새.
그리고 음악.
이제는 잊었지만 데스메탈과 락을 사랑했던 나.
책과 CD를 모으는 취미.
그리고, 돈까스와 교복에 관한 생각.
나도 교복을 버리고는 후회되었다.
울엄마가 정말 더 이상 커지지 않는 나를 생각하지 않고, 더 커질거라고 생각해서 어느 양복점에서 제대로 크게 맞춘 후, 소매도 이만큼 치마도 이만큼이 남아있는 처음과 똑같은 상태로 졸업했고, 졸업과 동시에...는 아니고 살짝 미련은 두고 보관했다가 어느 순간 "에잇~ 이딴게 무슨 소용이야!"라며 버렸다.
그런데... 우리 학교... 남녀공학으로 바뀌면서 교복도 바뀌어 다시는 그 똥색(!) 교복을 볼 수 없는 슬픈 전설이 전해져어 아직도 무지막지한 미련이 남는다 ㅠㅡㅠ
아... 근데 진짜로 나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나 말고 또 있다니, 정말 이런 사람이라면 대화가 잘되겠다...
단 한가지 다르다면, 어려서부터 덩치가 많이 컸지만,(여기까지는 나랑 동일) 갑자기 고 3 때 살이 홀랑 빠져버렸다는 이야기.
대체 뭘 한걸까?
나는.... 그 후로도 계속 커다란데 ㅠㅡㅠ
무튼... 저자의 글은 테오의 글과는 조금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토닥토닥하면서도 대놓고 토닥토닥하지는 않는...
테오는 먼 곳으로 오지로 찾아다니지만 저자는 멀리 떠나지는 않지만 주변에서 틈을 찾으며 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숨 쉴 수 있게 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강추.
그나저나 그의 직업도 부럽다.
자신의 방에서 책 쓰는 일.
나도 언젠가는 가능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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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것은 어딘가로 떠나야 하고 꼭 내가 있는 지금 현재의 공간을 떠나야만 여행이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숨,쉴 틈>은 그런 고정관념을 깨버리게 만들어 주었다. 내가 눈을 뜨고 맞이한 오늘 하루 그리고 내가 숨쉬고 늘 함께 하는 방이나 집 또한 가만히 들여다보면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을,멀리 가지 않고 내가 속해 있는 현실과 현재의 공간에서 '여행'을 떠난 것처럼 잃어버리거나 잊고 있던 깨알같은 '시간과 추억들을 떠올리게 만들어 준 사진과 글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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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현재 자신이 있는 곳에서 떠나고픈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가 요즘은 아웃도어가 상승곡선이 꺾이질 않는다고 한다. 주말이면 고속도로는 어딘가로 떠나고 다시 집을 찾는 사람들로 늘 붐빈다. 대한민국은 365일 전국이 축제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축제의 장소 어딜가나 왜 그리 사람이 많은지.모처럼 나들이 나갔다가 사람에 치이고 차에 치여 더 고생하고 오는 경우가 많다. 남들 안가는 시간에 떠나고 싶지만 그것이 또한 맘처럼 되지 않으니 여유로운 여행보다는 여행뒤에는 늘 여독이 남아 더 힘들기도 하다.
그런데 저자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 혹은 떠나 온 집이나 내가 그동안 함께 했던 물건들이나 시간 속에서 '여행'을 하듯 하나 하나 소중했던 것들을 찾아 나서기도 하고 우리가 잊고 있던 '추억검색'을 하게 만든다. 내가 늘 살고 있는 방과 집이 무슨 여행이야? 하겠지만 그의 글을 읽고 있다보면 내게 주어진 오늘 하루라는 일상이 인생에서는 정말 여행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며 더 소중하고 값지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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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 온 지난 날들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정말 여행과도 같은 시간들이다. 한 곳에서 계속 살아왔다고 해도 분명 모든 것들은 변했고 그동안 나와 함께 했던 많은 것들은 없어지거나 혹은 잊고 사는 것들이 정말 많다. 어린시절부터 생각해보면 많은 것들이 나와 함께 했고 그 시간 속으로 시간여행을 하듯 되짚어보면 정말 오랜시간 머물 수 있는 '이야기거리'가 나온다. 나와 함께 했던 물건,사람,놀이,먹거리.그 속에서 잠시 삶의 여유를 가지고 '숨 쉴 틈'을 만들어 보면 행복감에 젖을 수도 있다. 내가 어린시절에는 마당에 공기돌만 있어도 구슬치기 구멍만 있어도 하루종일 친구들과 재밌게 놀았다. 굴러다니는 돌과 사금파리는 모두가 놀이도구가 되었는데 지금의 아이들은 그런것을 모른다. 컴퓨터나 게임기등이 있어야 어울려 놀 수 있고 그속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하기도 한다.하지만 저자는 자신이 살고 있는 작은 방에서도 많은 것들을 찾아내고 그것들을 '생' 으로 전환을 시키며 '시간여행'을 한다. 추억이라는 단 한가지만으로도 멋진 여행을 할 수 있는,일상이 여행이 되는 공간을 만날 수 있다.
난 여행을 가거나 산행을 하면서 새소리 물소리 파도소리가 좋으면 녹음을 잠깐씩 해 온다. 그리곤 가끔 그때 들었던 소리들을 통해 다시금 그 추억에 빠져 들기도 한다. 산행을 하며 녹음한 바람소리 계곡의 물소리는 그 장소와 그 때의 기분을 떠 올리게 해주기도 하고 몽돌해변에서 녹음한 세찬파도소리는 다시금 그 바닷가로 날 데려다 주기도 한다.보이는 것만이 여행이 아니라 '소리'도 여행이 되고 그 소리로 인해 추억을 떠 올리거나 상상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음을 느낀다.그런가 하면 여행하면 '맛'으로도 기억될 수 있다. 모든 것들이 여행의 소재가 될 수 있다. 방 안에서 가만히 세상을 향해 귀를 열어 놓고 있으면 하루의 모든 소리들이 다 들린다. 그 소리들은 세상과 나를 연결해 주는 끈처럼 집 안에 있는 나를 밖으로 인도하기도 한다.
신기하게도 거기에는 꼭 숨 쉴 틈이 보였다.
나는 그 틈을 통해 숨을 쉬면서 먹먹함을 흘려보내고는 했다. 그건 이 도시에서 벌어지는 나만의 짧은 여행이었다.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시간이라는 크레파스가 이 도시를 얼마나 멋진 여행지로 그려내는지. 그리고 거기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또 얼마나 다양한 거울이 자기를 비춰주고 있는지.그걸 모르는 사람을 위한 글이다.하루를 쪼개는 이 여행기는.
내가 살고 있고 숨 쉬고 있는 공간은 누군가에는 '여행지'가 된다. 나 또한 타인들이 숨 쉬고 있는 곳을 그리워하고 그곳으로 떠나고 싶어 하지만 내 공간은 타인에게는 '숨 쉴 틈'이 된다. '끝은 또 다른 시작'처럼 뒤돌아서 보면 내가 떠나왔던 곳은 나에게 다시 여행지가 될 수 있다. 도시 곳곳에 아니 내가 숨 쉬고 있는 모든 곳이 여행지이다. 멀리 찾기 보다는 내 주위를 둘러보며 '숨 쉴 틈'을 찾아 보면 '도시 여행자'가 될 수도 있고 '시간 여행자'가 될 수도 있다. 내 작은 방에서도 멋진 시간 여행을 할 수 있고 추억 여행을 할 수 있다. 나 또한 내 소소한 일상이 여행이고 행복이라 생각하고 늘 기록하고 사진으로 남기고 그 재미에 살아가고 있다.
내게 하루는 여행이다. 매 순간이 새롭고, 눈을 돌리면 볼거리 천지다. 사람들은 흔히 반복되는 일상이라며 매일의 지루함을 호소한다.나라고 안 그럴까. 여느 직장인에 비해 새로운 일을 자주 접하는 편이지만 똑같고 지루한 일이 되풀이된다는 것은 비슷하다.이럴 때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지루함을 깨려한다. 나만의 방법은 매일 시간여행을 떠난다는 것.어제와 똑같은 시간,장소라도 그 속에서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없는지,어제와 다르게 말을 걸어오는 것은 없는지 주의를 기울인다.
문득 바로 손에서 놓은 <64>라는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 생각난다. 가족도 아내도 없는 노인이 어느 날 누군가가 잘못 걸었는지 자신의 집 전화 응답기에 아무 소리도 없지만 빨간불이 들어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노인은 너무 기뻐한다. 그것이 노인에게는 새로운 희망처럼 즐거운 삶으로 그를 이끈다. 늘 같은 시간 공간의 반복처럼 느껴지지만 똑같은 하루는 없다. 무언가 달라도 다 다른 날들이지만 정지해 있는 듯한 일상에 우린 질려 버린다고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라는 말처럼 주말이 되면 집이 아닌 다른 곳으로 떠나려고 한다.내가 속해 있는 도시와 공간 속에서도 멋진 여행을 할 수 있음을,생각하기 나름이고 무엇이든 보고 듣고 담기 나름인듯 하다.소중한 하루 멋진 여행이 되고프다면 한번 읽어보면 나의 하루가 더욱 소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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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학기에 yes블로그에서 서평단 모집을 하기에 지원했는데 떨어졌다. 그래서 제목을 기억한다. 도서관에 갔더니 신간코너에 있기에 빌려두었다.
짧은 방학이라 초조한데 근무 후 갑자기 심한 감기 몸살이 와서 2, 3일 간 꼼짝 못하고 누워 있으면서 머리 아프고 몽롱한 상태로 책을 읽는지 꿈을 꾸는지 분간 못하면서 읽었다. 이미 내가 살고 있는 모습이고 별로 어려운 내용이 아니므로 읽다 자다 깨다 해도 이해하는데 힘들지는 않았다. 제일 좋았던 부분이라면 저자와 내가 비슷한 또래인 듯해서 어렸을 때 문화, 지금 처한 상황에 대한 기분 등 공감 되는 내용이 많았다는 점이다. 30대는 그저 열심히 일하는 나이라는데 바쁘게 살고는 있지만 재미나 의미가 있는 삶인지 궁금해질 때가 많아 답답해지곤 하는데,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숨 쉴 틈을 준다.
요즘 어딘가 특정한 곳을 여행하고 돌아와 글은 적게 사진은 많이 실은 책이 많이 나오는데, 이 책은 저자가 첫부분에 밝히고 있듯 떠나서 보고 들고 느낀점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일상에서 느낀점들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그런 책들과 좀 다르다. 서평단 지원할 때 예상했던 바로 그 내용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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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 제목만으로 볼 때는 현대인의 힐링 또는 휴식을 위한 어떤 장소를 가던지, 아니면 서울 속에서 쉴만한 공간을 소개하는 책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책이 아니다. 저자는 “꼭 쉬기 위해 다른 곳으로 여행을 가야 하냐?” 라고 우리에게 묻고 있다. 저자는 자기에게 익숙한 공간이 바로 자기 자신에 쉴 틈을 주는 여행지라는 것이다. 참 독특한 감성이다. 저가가 여행을 시작하는 곳은 어디인가? 그 시작은 자신의 방으로부터 시작된다. 자기 자신에게 가장 익숙하고 친밀한 공간인 방에서 자신만의 상상의 여행을 하는 것이다. 사실 저자의 이런 여행에 공감이 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없을 수도 있다. 현대인들에게 방이라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거의 잠만 자는 공간으로 전락해 버린 곳이다. 저자처럼 방에 추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것은 그냥 방이야. 나에게 별 의미가 없어.” 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그러나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방에서의 여행을 아니지만, 방에 대한 추억에 잠기게 하여 잠시 추억 속에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방에서 무엇을 했었고 어떤 일이 있었는데 라고 생각하면서 과거의 여행을 떠났다. 그렇지만 아직 나에게 여행은 어떤 곳에 가서 현재의 일을 잠시 잊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은 사람이다. 저자의 두 번째 여행의 기록은 바로 시간에 대한 것이다. 어떤 특정 시간에 자기 자신이 느낀 감정을 여행을 가는 느낌으로 글을 써내려 간 것이다. 물론 하루라는 개념으로 24간에 일어난 일들을 적은 것은 아니고, 과거의 특정 시간에서 자신에게 추억으로 다가온 감정들을 글로 표현하고 있다. 이것 또한 멋진 모티브 인 것 같다. 나에게도 어떤 특정 시간에 저자처럼 추억의 감동이 떠오른다. 저자와의 차이점이라면 그 때에 대한 것을 글로 적지 못해, 모호하다라는 것이다. 이것도 과거의 추억의 여행인 것이다. 저자는 나머지에서는 추억거리에 대한 여행을 써 내렸다. 어떤 특정 먹을 것, 특정적인 일을 통하여 여행에 대한 느낌을 글로 적어내려 간 것이다. 이것은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거나 글로 적어 내려간 추억을 여행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이 특별히 좋다라고 생각하는 점은 사진을 잘 찍었다는 것 빼고는 없었던 것처럼 느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생각해보니 저자의 독특한 감성으로 적어 내려간 이 책을 읽으면서 적어도 나에게는 추억의 감성을 자극하는 자신만의 과거의 추억 여행을 보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글의 내용과는 다르게 나만의 과거의 추억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저자처럼 방을 모티브로 하여 여행을 갈 수는 없지만, 자신 만의 모티브를 가지고 여행을 갈 수는 있을 것이다. 바쁘게 현대를 살아 온 우리들에게 잠시 잊고 있었던 과거의 추억 속으로 자신 만의 여행을 하는 그런 감성을 자극하는 그런 글이다. 내가 살아가는 이 공간, 이 시간들이 나에게도 여행지이며, 나와 함께 한 그 누군가 에게도 여행지라고 생각이 된다면 이 공간,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저자처럼 나의 추억의 기록을 적는 다면 책이 될 수 있을까? 물론 저자처럼 맛깔스런 글과 사진이 함께 버무려져야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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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을 동경하지만 웬만해서는 서울 밖으로 나가는 것을 즐기지 않는 서울형 인간이라고 소개하는 저자. 도시 속 따뜻한 장소들을 발견하고 틈틈이 걸으며 시간을 관찰하고 공간을 매만진 기록 <숨, 쉴 틈> 소박한 일상의 여유와 담담한 추억이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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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생활자의 여행기는 방에서 시작되어 소리 여행, 시간의 변화에 따른 추억으로의 여행으로 이어지다가 다시 현재의 이곳으로 돌아온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자리를 관찰하고 매만지다 보면 무언가가 발견되기도 하고 때로는 지내온 시간 혹은 살아갈 시간을 더듬기도 한다. 그러면 어제와 다른 오늘이 만들어지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썩 괜찮은 오늘로 변신한다.
![]() 여행의 시작, 방... 애잔함과 향수를 머금고 있는 방은 방구석이 되기도, 감옥이 되기도, 우주가 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창밖에서 들리는 소리를 모으는 소리 여행으로 이어진다. 방은 하나의 거대하고 입체적인 일기장과도 같다고 한다. 방 하나에도 추억이 정말 많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하염없이 쏟아지는 추억들로 가득 메워진 방 이야기에 미소 짓기도 하며 눈물 찔끔거리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자리잡고 있는 이 방의 이야기를 곰곰이 생각해본다.
![]() 시간이 그리는 그림. 시간이라는 크레파스가 이 도시를 얼마나 멋진 여행지로 그려내는지, 그리고 거기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신기하게도 거기에는 꼭 숨 쉴 틈이 있었다고 하는 저자. 이런 일상 에세이를 읽다 보면 '이런 건 나도 적을 수 있겠다. 근데 왜 나는 지금까지 이런 생각을 못했지?' 라는 의문이 줄창 생길 만큼 아주 사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일상의 코드를 잡아내 그려내고 있다. 시시콜콜하게 별것 없어 보이는 듯 하면서도 '그래, 나도 그랬지' 하며 공감도 하고.
이제는 익숙해져 눈에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던 내주변속에 숨어있을 나만의 숨 쉴 틈을 찾아내고 싶어졌다. 봄볕 좋은 날, 그야말로 숨 좀 쉴 틈을 주는.. 치열한 머릿속이건 꼬일 대로 꼬인 마음속이건 그것에 약간의 숨 쉴 틈을 줄 만한 편하게 읽어 볼 수 있는 에세이다. 언젠가부터 이런 에세이가 편하게 다가오는 걸 보니 팍팍한 일상 속에서 나도 모르게 마음의 여유를 느낄 시공간을 자꾸 찾고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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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귀 하나하나에 공감하면서 읽어내려간 책이다. 나와 비슷한 시대를 살아와서 더욱 마음에 와닿았던 것이다. 그 당시 추억도 끄집어낼 수 있었고, 사회 초년생으로서 겪었던 어리숙함과 아픔도 또렷하게 되살릴 수 있었다. 매일 버스나 지하철에서 마주치는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도시생활자들이다. 때론 나를 옥죄는 도시에서의 삶이 되기도 하고 쉽사리 농촌으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문명의 풍요로움이 집합된 곳이기도 하다. 제목은 숨, 쉴 틈이다. 제목 그대로 참 감성을 자극하는 글들이다. 감성은 일상 속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들에서 묻어나온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만 특별하지도 않은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지만 오히려 우리와 비슷한 평범함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어릴 적에는 내 동네가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컸고 그 곳을 벗어나면 모든 것이 새로웠었다. 이제는 해외여행도 아무렇지 않게 다니곤 한다. 다른 사람과 다른 것을 먼저 알거나 소유하고 있으면 굉장히 뿌듯하고 자랑스러웠지만 지금은 그때의 순수함이 잠시 바른 향수처럼 날아가버린 것 같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기뻐했지만 참 무덤덤해져 가는 것은 슬픈 일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시절 내가 자라온 동네와 친구들, 학창시절, 직장생활하며 만난 사람들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많은 추억들, 책을 통해서 내가 숨쉴 수 있었고 읽는내내 시간여행에 빠져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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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숨, 쉴틈'과 '숨쉴틈'의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쉼표(,)하나 차이다. 쉼표는 생(生)과 사(死)로 구분되기도 한다. 한 호흡 들이마시면 이승이고, 한 호흡 내쉬며 멈추면 저승이다. 유명한 성악가 한 사람이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회를 마치고 쓰러졌다. 숨을 쉬어야 할 곳에서 숨을 못 쉬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2. 이 책의 저자 김대욱은 자연을 동경하지만 웬만해서는 서울 밖으로 나가는 것을 즐기지 않는 서울형 인간이라고 한다. 서울형 인간. 저자가 다락방 같은 도시 속 따뜻한 장소들을 발견하고 틈틈이 걸으며 시간을 관찰하고 공간을 매만진 기록이 바로 이 책 [숨, 쉴틈]이다. 3. 이런 면에선 나하곤 코드가 맞다. 여행을 떠나 본 것이 언제였던가? 마지막으로 다녀 온 때는? 하도 오래되어서 기억을 더듬다 그만 둔다. 딸 아이가 중학교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여름 휴가나 가끔 여행을 다녀오긴 했다. 이젠 그 딸이 결혼을 해서 곧 아기엄마가 된다. 한참을 여행다운 여행을 못 떠났다. 그저 가끔 학회 세미나 참석차 지방에 다녀오는 정도다. 외국에도 나가긴 했으나 여행은 아니었다. 4. 그래도 어딘가에 취미를 체크하는 일(인터넷 사이트에 가입 신청시)이 종종 있다. 어김없이 '여행'에 표시를 한다. 왜 여행을 못 떠나는가? 우선은 시간이 없다. 정말 시간이 없다. 그럼 나중에 시간이 나면 여행을? 모르겠다. 지금 다시 차분하게 생각해보니 꼭 가고 싶은 곳. 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니다. 5. 나의 문학소년 시절에 쓴 詩 한 귀절이 생각난다. 친구와 동해안에 다녀와서 집에 왔을 때로 기억된다. "집에 왔다. 나의 방문을 연다. 나는 세상이라는 공간에서 나의 방으로 들어가는 것일까. 세상이라 이름 붙여진 방에서 또 다른 나의 공간인 나의 세상으로 나가는 것일까" 6. 서론이 길었다. 그러나 여기까지 나의 이야기는 이 책의 향을 2/3 이상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여행을 통한 이국적인 느낌을 받으려는 기대는 아예 접는 것이 좋다. 시간과 공간의 이동은 저자의 방에서 시작해 방에서 끝난다. 저자에겐 방이 우주다. 시인(김경주)의 詩에 담긴 한 귀절을 그의 방에 꽉 채운다. "방을 밀며 나는 우주로 간다." 이 시인은 나보다 한 수 위다. 나는 기껏 세상까지 간 것이 전부인데, 김시인은 우주까지 뻗어나간다. 7. 숨, 쉴 틈 : "숨이 턱 막히고 가슴이 뻐근해질 때마다 가만히 시간이 그리는 그림을 들여다봤다. 신기하게도 거기에는 꼭 숨 쉴 틈이 보였다. 나는 그 틈을 통해 숨을 쉬면서 먹먹함을 흘려보내고는 했다. 그건 이 도시에서 벌어지는 나만의 짧은 여행이었다." 8. 저자에겐 깨어나는 새벽 시간부터 잠들기 전까지 여행이다. 아니 꿈 속에선들 그 여행이 그칠까. 나와 우리의 일상이기도 하다. 몸은 예있으나 마음은 세계로, 우주로 뻗어나가지 않던가. 저자에게 하루는 여행이다. 매 순간이 새롭고, 눈을 돌리면 볼거리 천지다. 사람들은 흔히 반복되는 일상이라며 매일의 지루함을 호소하지만, 그는 매일 시간여행을 떠난다. 어제와 똑 같은 시간, 장소라도 그 속에서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없는지, 어제와 다르게 말을 걸어오는 것은 없는지 주의를 기울인다고 한다. 9. "오늘도 다 갔네." "하지만 내일이 있으니까, 뭐 괜찮아." 저자는 조심스럽게 이런 말을 내놓는다. " 당신에게만 살짝 고백한다. 사실 나는 여행 중이다. 떠나지 않아도 괜찮은 여행을 꽤 오래전부터 해왔다. 아무도 모르겠지만.." 이젠 아는 사람이 많아졌을 것이다. 저자가 매일 매시간 여행을 떠난다는 것을. 10. 나 역시 거의 매일 저녁 여행을 떠난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여행이다. 현재 나의 여행은 '독서'다. 어제 이 시간엔 니체를 만났다. 그의 눈빛이 강렬했다. 어찌하다가 정신이 그리 춤을 추게 되었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가 답하길 "몸이 안 따라주니 정신이 너무 앞서간 모양"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