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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아주 뜻깊은 책을 읽었어. 임종국 선생의 『친일문학론』인데, 독서동아리의 선정 책이야. 다른 분들은 잘 아는 듯이 말하던데 솔직히 난 잘 몰랐어.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등은 뉴스 등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이런 의미 있는 책을 발간했다는 걸 이제사 알았다니... 좀 부끄럽기도 해(민족문제연구소에 후원하는 분도 있더라).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책의 내용이나 서문 등은 고3 국어책 가장 첫 장을 장식했으면 해.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역사라고 해서 덮어두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거지. 잘못에 대해 용서는 하더라도 밝혀서 잊지 않는 것이 진정한 역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그런데 우리는 뭔가 해야 할 일을 안 한 거 같애. 일제 강점에서 벗어난 지가 얼만데 아직도 친일세력이 큰소리를 내는 걸 보니 가야 할 길이 아직 먼 거 같아. 이 책에서 말하는 친일문학이란 주체적 조건을 상실한 맹목적 사대주의적인 일본 예찬과 추종을 내용으로 하는 문학이라는 뜻이래. ‘친일파들의 문학’이라는 의미만이 아니고, 설령 민족주의자의 작품이라 하더라도 일본 예찬이나 추종의 내용을 담고 있는 문학을 모두 포함했다고 하네. 그런데 놀라운 건 학창 시절에 교과서에서 알게 된 문학가 대부분이 친일문학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질 못한다는 거야. 이거 이래도 되는 거야? 김동인, 노천명, 모윤숙, 서정주, 이광수, 이효석, 유진오, 정비석, 주요한, 채만식, 최남선... 아마 이들은 시대가 만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이야기하고 싶을 거야. 그들이 신념에 의해서든, 탄압을 못 견뎌 호신책이든, 명예나 출세욕이든 일제 말기 지식인의 처지가 곤궁했던 건 이해가 되긴 해. 그러고 보면 1940년 전후 조선 총독이었던 미나미 지로 이넘이 정말 머리 좋은 넘이야. 우리에겐 악마 같은 넘이고... 이넘이 반도의 노동력과 자원을 최대한 빼먹으려면 총칼보다 동화정책이 더 통하리라 판단해. 그래서 내선일체와 창씨개명을 주도하고 조선인의 민족의식과 주체성을 마비시켜버린 거지. 이 과정에서 조선 문학가들을 아주 잘 써먹어. 즉 조선인들이 일왕에게 충성하도록 하고, 가족보다는 국가(일본)를 우선하도록 세뇌하는데 적극 이용해 먹은 거지. 친일파들이 활동하던 단체나 일본의 어용단체 16개의 실체를 보니 많이 허탈하더라고. 특히 1939년에 결성한 '조선문인협회'는 가관이야. '반도의 문단의 새로운 건설의 길은 내선일체로부터 출발되어야 할 것이다'라는 것이 회장이된 이광수 취임사이더라고. 조선문인협회가 '1941년 6월 26일경 소위 성전 4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문화인의 각오와 실천사항 토의 및 성명서랍시고 발표한 내용을 보면 놀랍기 짝이 없어. “우리들 국민은 국가에 대하여 참으로 감사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들은 훌륭한 일본국에 출생한 자랑과 함께 건전한 총후생활의 (역군이) 된 일을 충심으로 감사하지 않으면 안된다. ...... 반도에서는 교육령의 개정, 지원병 제도의 실시, 창씨제도 등이 실시되었다. 이것은 내선일체의 고마운 표현인 것이다. (중략) 이로써 반도인은 당당한 일본인인 것이다. 용맹한 일본인, 정의에 불타는 일본인인 것이다. 낡은 조선인의 껍질을 벗어 버리고 대화혼大和魂에 사는 일본인인 것이다.” 여기에 부역한 친일작가들이 아직 건재한 게 지금의 대한민국이고…. 당시의 친일 문인들은 엘리트 중의 엘리트일 거야. 아마 자존심도 굉장했을 걸. 그런데 그만큼 비굴함도 장난 아니었던 거 같아. 이광수가 나중에 그랬다지, "우리가 해방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라고…. 이런 모든 것이 나라가 없어졌다는 시대의 상황이라고 말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러지 않은 지조 있고 애국적인 작가도 있었다는 거야. 절필로 일제에 저항하는 문인도 많았다 하고 김소월, 윤동주, 이상화, 이육사, 조지훈, 한용운 같은 분은 내면의 저항 의식을 승화시켜 우리에게 감동을 줬잖아. 만약 이광수나 최남선이 그때 붓을 꺾었더라면? 아마도 근대문학의 아버지로 영원히 칭송받고 있을 거야. 명분에 목숨을 걸었던 이 땅의 선비정신 대신에 민족 문학을 말살하는데 앞장선 그들이 불쌍하고도 미워. 그런데 문제는 친일의 글을 썼던 그들이 아닌 척, 모르는 척 침묵한다는 거야. 자기반성만 있다면 이젠 넘어갈 수도 있잖아. 그런데 그걸 안 해. 사실 그동안 과거를 제대로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우린 그걸 놓쳤어. 친일파들이 이데올로기 시대에 반공의 탈을 쓰고 이 땅에 그대로 반성 없이 살아남은 거야. 독립군 잡던 친일파가 해방 후 경찰 간부가 되고 장군이 되고... 그렇게 힘을 모아 정치 세력화하더니 나라의 정통성을 교묘히 어지럽히고 있다고 생각해. 그들은 일제 강점기는 나라가 없었던 시기라고 주장하기도 해. 그러면 그들의 죄를 물을 수 없다는 내심이 있는 거겠지. 어쨌거나 이 '친일' 프레임에 매몰되어 지지고 볶고 그러면 우리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가 없잖아. 그런 의미에서 깨어 있는 유권자의 결단이 필요한 거 같아. 그런 걸 느낀, 모골이 송연한 책 읽기였어. 나는 그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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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중일전쟁(1937) 이후 전시통제경제체제아래 육군특별지원병제, 조선교육령, 창씨개명 등의 황민화정책과 조선인의 식량을 모조리 수탈해간 생산책임제 등이 시행되었다. 항일민족진영, 반일사회주의진영, 그리고 중립적인 기구는 무너지면서 동시에 친일부역자, 친일부역단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문학계에서는 1938년 6월 29일 전영택, 현제명, 홍영후(홍난파) 등 18명이 조선, 만주, 중국, 미국 등지에 있는 전 동지들에게 전향성명서를 발송하던 무렵에 대대적인 전향이 일어났다. 황민화를 위한 조선인의 노력은 동양지광, 매일신보 등의 친일국어잡지 및 조선문예회, 국민정신총동원연맹을 비롯한 16개에 달하는 각종 단체활동을 통해서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친일문학> 이 책에서 친일문학이란 맹목적 사대주의적인 일본예찬과 추종을 내용으로 하는 문학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그무렵 친일문인들은 일본을 중심으로한 아시아의 위력으로 서양에 대항해야 하며, 대동아전쟁으로 그것을 실행할수 있다는 신념을 가졌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이상(李箱)은 이렇게 비판했다.
물론, 그것이 내포한 사상을 제쳐둔다면 예술성에서 우수한 문예작품도 많으며, 문학에 국가관념을 도입한것, 동양 고유한 이념의 추구과 문학의 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도 있다. 그러나 조선민중을 총력전에 동원함으로써 생명과 재산을 위협했고, 조선어 박해와 황도신민화에 앞장선것은 명백한 과오이다. 탄압에 못견뎌서, 명예와 출세를 위해, 독립운동이 어차피 성공못할것이므로..등 친일의 동기는 여러가지이다. 반면 끝까지 지조를 지키며 단 한편의 친일문장도 남기지 않은 사람은 다음과 같다. -윤동주, 변영로, 오상군, 황석우, 이병기, 이희승, 조지훈, 박목월, 박두진, 박남수, 이한직, 홍노작, 김영랑, 이육사, 한흑구 <국민문학> (*국민에서 국이란 "일본"을 지칭한다.) 국민문학운동은 반도황민화 및 반도민중을 총력전에 동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선에서 일어난 것으로, 곧 친일문학의 한 형태로 볼수있다. 1.일본정신(일본의 역사, 국체,고유한 전통적인 이데올로기)을 근간으로 한다. 2.일본정신에 입각한다. 자각적(자신이 일본인이라는) 이고 의식적(그것을 깊이 감사하는)일것. 3.일본의 국민생활을 취급하는 것. 4.일본의 국민생활을 선양하는 문학, 그러므로 모국어로 쓰여야 한다. 국민문학은 만주사변과 지나사변(중일전쟁) 등으로 시작되어 조선문인협회의 결성으로 그 주류가 되었으며, 대동아전쟁 당시에 가장 활발했고, 해방과 함께 소멸하였다. 국민문학은 제1기와 1941년 전후로 등장한 제2기로 구분할수있다. 제1기(이광수, 박영희, 최재서, 정인섭..)의 작가들은 조선문학의 멸망인가 비약인가와 같은 민족의식에 관하여 논의가 분분했던 반면 제2기에서는 3.1운동을 전후로 출생하여 일본의 교육을 받아오면서 이미 황민화 되고 있었던것 때문인지 이문제가 거의 논의되지 않았다. <저자의 말> 해방전 반도에 거주한 사람 쳐놓고 일제의 콩깻묵 배급을타먹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따라서 친일문학은 감정적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하물며 그것이 인신공격의 수단화 된다면 오직 공격하는 자가 비열한 자일 뿐이다 우리는 서구적 개인주의 문학을 비판안 그들의 이론을 취사선택해야 할것이다 따라서 친일문학은 막연한 은폐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밝힐것은 밝히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버릴것은 버리고 취할거은 취함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문학을 살찌게 해야할것이다. <사례> -「동양지광」 반도2천만 동포의 심흉에 일본정신을 철하고, 황도정신을 양양하고, 폐하의 적자로서, 황국일본의 공민으로서 예외없이 국체의 존엄을 체득하고, ... 그러기 위해서는 조선인 스스로가 자진해서 마음속으로부터 일본국민이 되어버리는것이 가장 필요하며... -김동인 역사적으로 종족을 캐자면 다를지 모르나 일본인과 조선인은 지금은 합체된 단일민족이다. 대동아전이야말로 인류역사 재건의 성전인 동시에 나의 심경을 가장 엄숙하게 긴장되게 하였다. -김동환 이렇게 국민정신을 통일하고 그런 뒤 노력과 물자와돈을 바치고 그러고 난 뒤 할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피를 바치는 일이외다. 황군 장사 모양으로 총과 칼을 메고 우리도 전장에 나아가 우리나라 일본제국을 방위하여야 할것입니다. -김문집 우리가 일본인 된다는것은 조선민족의 멸절이 아님은 물론 사실에 있어서 조선민족의 변증법적 확대 강화라는것이 나의 정견이다 -김소운 오늘날 내 몸속에 있는 일본은 지식이나 교양은 아니고 이미 생리요 생활임에 틀림은 없다. 동시에 나는 고려의 화명에, 혜원의 풍속화에 머리를 숙이고 혈액을 직감하는 진정진명한 조선청년이라는것도 한점 의심없는 진실이다. -김용제 성스럽구나 일장의 깃발아래 피가 불붙어 오르는 남북에서 가벼운 목숨 높으신 그 영예를 벗이여 알라 뜨건 눈물과함께 -김종한 일본정신의 체득도 동일할 것이어서 더구나 작가의 경우에 있어서는 대학교수의 강의나 교화단체의 팸플릿 등에서 배울것이 아니라 몸소 고전을 숙독하여 자기자신의 설로 고전의 저류를 이루고 있는 정신의 원파를 파악해야 할것이다. -김팔봉 대동아전쟁은 침략의 전쟁이 아니다 ... 가라! 아들아, 군기 아래로 활발히 나가라! -노천명 한 땀 두 땀 무운을 빌며 바늘을 옮기는 양 든든도 하다 일본의 명예를 걸고 나간 이여 훌륭히 싸워주 공을 세워주 -모윤숙 네가 날아가는 곳엔 꽃은 웃으리 잎은 춤추리라 -박영희 조선사람이 소설 한권을 읽고 황국신민의 진의를 깨달을때, 또는 병사가 한권의 소설이나 시를 읽고 용약할때 문학은 훌륭한 무기의 임무를 수행한 것이 된다. -이광수 한편으로 아시아의 대륙을 거느리고 한편으로 태평양의 섬들을 키우며 우리 일본은 군림한다. 신의 나라, 천황의 나라, 후지이 나라, 미와 사랑의 나라 이 토지, 이 백성으로써 만드리라 새로운 세계-황도의 대동아 그 편안한, 즐거운,아름다운 그 커다란 광휘- 그것은 정녕 굉장한것임에 틀림없다 -이석훈 네 자식놈들은 완전히 일본사람이 되고 말겠지. 네 애녀석들과 나는 5촌간이니 한집안이나 다름없어. 나도 어쩐지 가고시마가 고향 같은 생각이 드네. 민족협화란, 참 미묘하거든요. 정의와 공정이, 자칫하면 혈연에 의해서유린되기 쉬우니까요. -채만식 8월 1일로 뜻깊고 감격 큰 조선의 징병제도는 마침내 실시가 되었다. ... 나도 오늘부터는 황국신미으로 할 노릇을 다 하는 백성이다 -최남선 대동아전에는 팔굉위우의 대정신과 아울러 그를 실현하기에 족한 일본제국의 실력이 있어서 신뢰와 향응이 나날이 심후를 더하여 감은 새로 췌변을 요할것도 없는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