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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역사학자 박태균은 최근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연구자 중 한 명일 것이다. 그를 활발하다고 평할 때 두 가지 측면에서 그러한데 하나는 활동 분야이고, 다른 하나는 연구 분야이다. 책의 머리말에서 저자가 언급하고 있듯이 그는 전문성을 갖추면서도 다양한 부류의 독자들에게 쉽게 읽힐 수 있는 원고를 쓰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점은 비단 이 책뿐만 아니라 그가 쓰는 글들을 유심히 살펴본 독자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동의할 것이다. 또 그는 한국현대사의 특정 시기나 주제에 얽매이지 않고 해방 후 미군정 시기부터 1960~70년대 경제개발까지 정치경제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글을 쓰는 흔치 않은 연구자 중 한 명이다. 이 책은 그가 지난 1년간 『중앙일보』에 연재했던 '그때 오늘'이란 칼럼을 바탕으로 수정·보완한 책이다. 해방 직후의 미소공위부터 1979년 부마항쟁까지, 또 주택복권 발행과 권투선수 홍수환의 세계챔피언 등극, 대연각호텔 화재 사건 등 현대사의 다양한 '그때 그날'과 그 의미를 조명했다. 한미관계를 주전공으로 하는 저자의 연구이력답게 요도호 납치 사건이라든지, 팔레스타인해방기구 조직, 문화대혁명 등 한국사와 관련 있는 국외 소식도 같이 담고 있는 것도 시야를 넓히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저자의 말마따나 all round player로서의 저자의 색깔이 뚜렷이 드러난 책이라고 봐도 좋겠다. 얼마 전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종편의 추측성 보도가 논란이 되었었다. 바로 오늘자 기사에는 대통령이 중고생의 다수가 6.25를 북침으로 안다는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역사왜곡을 묵과 못한다는 뉴스가 있었다. 교과서가 6.25 남침임을 명시하고 있으므로 6.25개전 주체에 대한 중고생의 인식 문제는 왜곡의 문제라기보다, 굳이 구분하자면 교육의 문제일 텐데 그와 별개로 대통령이 역사교육 왜곡 시정을 강조할 때 그가 왜곡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일지 다소 우려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누군가는 역사전쟁이라고 표현하듯이 그만큼 역사가, 특히 한국현대사가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는 시대인 것 같다. 그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자신의 역사관을 견지하려면 역시 출발점은 다양한 사실들을 여러 관점에서 알아가는 게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 또는 중요하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여러 사건들을 복원하고 그것을 통해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역사적 사고를 제시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일독의 가치가 있다. 다만 책을 훑어보면서 아쉬운 점 하나를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5.16군사쿠데타, 헌정을 부인한 박정희정부의 10월유신, 5.18광주민주화운동 등이 누락되었다. 한국현대사에서 이 사건들보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가 더 중요한가? 사건을 취사선택한 기준은 저자의 판단이겠으나 그런 것은 제시되지 않았다.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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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이슈 한국사>의 저자 박태균 박사의 책으로 해방 이후 한국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일어난 날짜에 따라 1월부터 12월까지로 구분해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다.
<반민특위 활동개시><주한미군에 배치된 핵무기> <푸에 블로호 납치사건> <경부고속도로> <닉슨과 마오쩌둥의 만남> <부정으로 얼룩진 3.15 선거> <정인숙 사건> <와르르 무너진 와우 아파트> 등 수십개의 사건이 실려 있다.
학창시절 역사는 단순히 외우는 것으로 생각해 흥미를 잃는 경우가 있는데 역사 공부는 단순 암기가 아닌 전체적으로 맞물려 있는 사건들을 이해함으로서 과거의 사건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전망할 수 있고 불필요한 비용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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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으로 읽는 대한민국/박태균/역사비평사/2015 박태균씨의 저서로 제가 읽은 두번째 책입니다. 지난번에 읽었던 이슈 한국사는 제목 그대로 현대 한국사에서 해결되지 않아 논쟁이 끊이지 않은 10가지 이슈에 대해서 통사적으로 특히 국제적 관점에서 우리 현대사를 바라본 것이라면 이 책은 일년 12달을 나누어 매월 일어났던 우리 현대사의 ( 혹은 국제적인 사안이라도 우리 역사에 관련이 있는 것도 포함하여) 중요 사건을 몇가지로 추려서 정리하고 있습니다. 앞의 책에서 나오는 내용과 약간 중첩되는 부분도 없지 않으나 새로운 부분도 많이 있고 월별로 몇가지 사안을 짧게 짧게 정리하였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지난번 책 보다 이게 더 재미있었어요. 책을 읽는 호흡이 짧아진 탓인가^^;;
책이라는 것이 같은 책이라도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고 또한 같은 사람이 읽어도 처음 읽었을 때랑 두번째 읽을 때가 또 다르며 또 읽을 당시의 상황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가령 이 구절. '우리는 국민들에게 강요하지 않았다. 그들이 우리에게 위임했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괴벨스. 어쩌면, 이 시기 우리 나라의 상황과 딱 떨어지는지. ㅡㅡ;; 예전에 이 문장을 접했을 때는 그런가 하고 넘어갔는데, 정말 지금은 확 닿았습니다. 그리고 이 문장. '사람들은 너무 구조에 매달린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보다 사람의 생각이 갖고 있는 힘은 크다.'-케인즈. 맙소사, 케인즈는 역시 천재였습니다. 인간의 생각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낳을지 알고 있는 거죠. 아마도 케인즈는 공황의 한가운데에서 이 공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생각에 미래에 대해 너무나 암울한 생각을 같게 된 것 자체가 공황을 더욱 지속시켰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입니다만, 저자는 여기에서 바로 이 무서운 생각, 즉 남북이 통일되려면 전쟁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바로 전쟁을 일으켰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사실 전쟁은 김일성도 생각했고, 이승만도 생각했습니다. 다만 유리한 김일성이 일으켰고, 불리했던 이승만은 떠들기만 했을 것이니까요. 지금은 저자의 말대로 적대적 공생 관계, 즉, 아무도 이길 수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게 합리적인 추론이겠지요.
길지 않게 짧게 쓴 글들이지만, 고민거리도 생각거리도 던져주는 책입니다. 현대사에 대한 약간의 이해와 지식을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요즘은 검색이 생활화된 시대이니 주요 이슈에 대해서 찾아보면서 읽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자의 일관된 시각 즉 국제관계 속의 한국사에 대한 시각이 잘 녹아 있으므로 보다 넓게 우리 현대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자의 책을 좀더 읽어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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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중의 역사의식에 대한 위기감은 상당히 예민한 수준이다. 특히나 5.18에 대한 고인모독과 조롱은 일본의 우경화를 비판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백분토론까지 진행되었지만 아직도 마땅한 해답은 찾지 못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듯한 역사학자들은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처럼 보인다. 조롱에 일일히 반응할 필요 없을 정도로 말도 안되는 내용이라는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며 역사를 음모론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북한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있냐, 라는 식으로) 말해봐야 소용없다는 회의감도 이유일 것이다.그 외에 여러가지 개인적 사정들도 있겠지만. 그 와중에 역사학자의 한사람으로서, 그리고 한국현대사학계에 한 기둥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근현대사의 민감할 수 있는 사안들을 지극히 객관적으로, 그리고 읽기쉽게 쓴 책이 출간된다는 것은 참 반가운 일이다. 일단은 그 구성이 참 독특하다. 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수정, 보완했기 때문인건지 12개월이라는 시간흐름에 맞추어 해방이후부터 박정희정권기까지의 굵직한 사건들을 묶어서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각 사건 당 1~3장 내외의 분량은 독자들로 하여금 땅콩까먹듯이 하나씩 뚝딱, 부담없이 읽을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답답증이 조금이나마 해소되는 것은 그 때 그시절의 사건들이 주는 현재적 교훈, 우리가 왜 역사를 알아야 하는지에 대한 역사학자 나름의 해답을 매 월을 정리하는 페이지에서 적어주고 있다는 점이다. 읽는 독자로서 그것은 현재의 정부를 떠올리게도, 막 지난 정부를 떠올리게도 한다. 저자는 절대 주어를 얘기하지 않지만, 그는 은연 중에 날카로운 지적을 톡 쏘아댄다. 단순히 정부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대중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요구하고 있다. 두고두고 짬짬이 반복해서 곱씹어봐도 좋을 책이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저자의 연구지평때문인지도 모르겠으나 주로 대외관계와 관련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조금 더 다양한 계층의 사건이 다루어졌다면 좋지 않았을까. 시리즈로 출간되어도 좋을 듯하다. 가장 마음에 남는 한 구절을 남기며 리뷰를 마친다. "냉혹한 현실 속에서는 현실주의적 판단도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역사는 성공한 사건만을 다루지 않는다. 동학농민운동이나 3.1운동이 성공했기 때문에 기념하는 것인가? 물론 실패했기 때문에 역사에서 다루는 것도 아니다. 이들 사건은 인간을 인간답게, 민족을 민족답게 살아가도록 하는 역사의 발전과 흐름에 순응했다. 독립운동이나 남북협상과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리고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다면 우리 민족이 식민 통치를 원하지 않았고 분단도 바라지 않았다는 사실을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그 실패를 안타까워하고 왜 실패했는가를 찾고자 하는 것이다. 역사는 좀 더 긴 호흡을 갖고 볼 필요가 있다."(pp.9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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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무수히 많고, 특정 사실은 여러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지만, '기억'은 많은 사실 중 특정한 사실만, 그리고 특정한 사실의 특정한 측면만 바라본다. 그래서 특정 사건에 대한 사회적 기억은 '역사'가 되곤 한다. 특정 정치세력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이를 통해 '기억'을 조작한다. '객관적 사실'자체는 무엇으로도 왜곡될 수 없지만, 그 기억은 쉽게 왜곡 될 수 있다. -[사건으로 읽는 대한민국]박태균지음/역사비평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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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은 중앙일보에 ‘그때 오늘’이란 코너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사건으로 읽는 대한민국’을 펴냈다. 신문에 연재했던 글들을 한권으로 묶는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어 보인다. 우선은 1년 동안의 시간을 두루 살펴 ‘역사적 사건’을 발굴해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일정한 균형성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아쉽기도 한 점은 본래 그 연재글이 가졌던 ‘시의성’이 신문연재글에서 책의 한 일부가 되면서 탈각되어 버렸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저자는 ‘월별’로 본다는 컨셉을 완결짓기 위해서 각 달마다 도입과 결론의 글을 쓰고 있다. 이 글들은 개별 ‘사건’들로는 이야기될 수 없는 ‘역사인식’의 문제를 건드린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또 경청해볼만한 이야기들이 많이 스며들어 있다. 특히 최근 국제적으로뿐만 아니라, 국내적으로도 ‘역사전쟁’이 ‘진보’ 대 ‘보수’ 사이에서 확대되어 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저자의 글은 Fact를 기반으로 이 구도 속에서 어디에 자신을 위치시켜야 할지 판단을 돕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럼에도 또 이 책의 기획에 아쉬운 점이 있다. 그것은 본서에서 다루고 있는 ‘역사적 사건’들이 그다지 여러 이슈들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 점이다. 주로 외교안보, 남북관계와 관련된 것들이 다수다. 대한민국을 읽는다고 표방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서술은 본서에서 찾기가 너무 힘들다. 저자의 전공탓일까? 중앙일보라는 매체의 보수성 탓일까? 혹은 이미 익숙한 이야기니까 서술의 중심에서 배제된 것일까? 그리고 저자가 평화를 이야기하는 방식에서 ‘안보’를 축으로 서술하는 것은 이른바 ‘보수쪽’ 논리에 갇혀 있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리고 일본 적군파의 테러에 대해 언급하면서, ‘테러’라는 행위를 타자화하고 국제적으로 대처하고 결코 동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의 입장은 세계적 자본주의 속에서 너무 ‘선진국’, 있는 국가의 입장에 서서 역사를 이야기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 또한 들었다. 이러한 아쉬운 점이 남는다 하더라도, 저자가 역사의 대중화와 객관성․전문성을 결합시키려고 한 노력은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다만 ‘역사는 재미없다’라고 서문에서 선언적으로 밝힌 말에 대해서 본서가 극복을 충분히 해냈는지에 대한 답은 별개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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