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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 [프랑스식 세탁소] - 사람과 어떤 문제, 그 사이의 괴리감
"정미경 [프랑스식 세탁소] - 사람과 어떤 문제, 그 사이의 괴리감" 내용보기
최근 이웃님 블로그에서 본 단편인데 괜찮다고 하셔서 기억해 놓았었다. 마침 도서관에서 이 책을 보게 되어 바로 읽어보았다.책 속에는 7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파견 근무한때는 법전처럼 명징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 페이지마다 세상을 정화하는 시의 세계가 펼쳐졌는데. 인간이라는 기이한 생물을 가두기엔 법이라는 망의 구멍은 너무 성글고 단순했다. 가령 형법 제246조의
"정미경 [프랑스식 세탁소] - 사람과 어떤 문제, 그 사이의 괴리감" 내용보기




최근 이웃님 블로그에서 본 단편인데 괜찮다고 하셔서 기억해 놓았었다. 마침 도서관에서 이 책을 보게 
되어 바로 읽어보았다.
책 속에는 7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 파견 근무

한때는 법전처럼 명징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 페이지마다 세상을 정화하는 시의 세계가 펼쳐졌는데. 
인간이라는 기이한 생물을 가두기엔 법이라는 망의 구멍은 너무 성글고 단순했다. 가령 형법 제246조의 
그물을 어떠한가. 상습으로 도박을 한 자는 삼년 이하의 징역, 또는 이천만원 이하의 벌금. 누군가는 그 그물을 
들추고 스스로 들어간다. 어떤 판결을 내리든 완전한 판결은 없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좀 나아질까.   p.76


판사인 강은 파견으로 지방에 내려왔다. 그곳에서 사건을 조사하며 그 지역 유지나 다름없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다가 누군가가 이끄는 대로 따라간 도박장에 재미를 느끼고 나중에는 혼자서도 가끔 찾아간다. 게다가 
함께 일하는 누군가에게서 어떤 주식에 관해 곧 오를거란 정보를 듣고 그것을 찾아보기도 한다.

판사라는 직함에 어울리지 않게 도박과 주식이라니. 물론 누군가에게서 들은 그 주식은 직접 투자하지는 않지만 
관심있게 시세를 지켜보고 올랐더라는 물음에 짐짓 모른체 하기도 한다.

직업과 도박이라는 것이 부조화를 이루었다. 도박에 재미가 들린 강은 돈을 칩으로 바꾸고, 그 바꾼 것까지만 
게임을 하겠다고 하지만 역시나 칩이 떨어지면 다시 교환하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주식이 몇 배로 뛸거란 얘기에 그 몇 배가 도박을 했을때 얼마의 확률로 딸 수 있는지를 계산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맡은 사건에 관해 확률은 반반이라며 결정을 내리고 아니면 항소하겠지, 라고 무책임한 생각을 한다.
도박에 빠진 사람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 위험성을 알고 법적으로 처벌을 받는다는 것 역시도 알고 있는 
판사라는 사람의 직업적인 모습까지 의심이 들었다. 



# 타인의 삶

"무감각하게 뒷정리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병동에서 내려와 주차장에서 차를 찾는데, 찾을 수가 없었어. 
수술대 위에 누운 환자는 적어도 마취상태에 빠지기 전까진 나를 신으로 생각했겠지. 그 잘난 신은 제 차가 
주차장 어디쯤 박혀 있는지도 몰라 헤매고 다니는데.
......
그저 좀 다른 시간을 보내고 싶었어. 네가 전화를 하는 동안 그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데 그 화면 속의 삶이 
오늘 하루 내가 살아온 시간, 내일 똑같이 살아내야 할 시간의 이면처럼 보였어. 미친 듯 무서운 속도로 달려야만 
하는 이 삶의 이면 말이야. 등을 대고 있지만 건너갈 수는 없는. 저 풍경 속으로 한번만 걸어가보고 싶다, 
참 단순하게 그런 마음이 들었지."   p.140


"인생의 어떤 순간에, 사람은 설명할 수 없는 결정을 할 때가 있어. 그건 말하지 않는 게 아니라, 말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그래."   p.142


남자친구인 현규가 꽃놀이를 가자고 하지만 나는 그날이 좀 피곤하기도 하고 사람 많은 곳이 싫기도 해서 
집에서 그와 함께 TV를 보고 하루를 보낸다.
그 사이 현규는 TV 다큐 프로그램에서 본 절에서의 생활에 매료가 되었는지 절에서 며칠간의 체험을 하고 
오기도 한다.
그후 일년 뒤, 현규는 갑작스레 절에 들어가겠다며 머리를 깎고 나타난다.
나는 놀라서 그를 말리지만 그의 마음은 변하지 않고, 그의 어머니에게까지 불려간다.
그리고 만난 그의 친구이자 같은 병원 의사인 천에게서 약물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역시도 직업과 발생한 문제에 대한 부조화를 보여주었다.
현규는 나에게 심장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사람이 갑자기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꺼내지만 친구인 천에게서 
들은 이야기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의사인 현규와 천이 호기심에 해본 약물에 현규가 중독이 되어버렸고, 
그 약물에 대한 감사로 현규가 책임을 지고 일을 쉬게 되었다는 것.

결혼할 여자친구에게까지 말할 수 없었던 그의 진실. 알고 있던 모습과는 전혀 관계 없는 것 같은 단어인 약물.
현규가 스스로 말한 이유 때문인지, 아니면 친구에게서 들은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는지..
아마도 두가지 모두가 그에게 현실을 떠나고 싶은 이유였을수도..
한꺼번에 터진 사건들이 그의 내부에서 현재의 삶에 대한 회의 때문에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른 이야기들 역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질감이라고 할만한 것들을 말하고 있었다.
"프랑스식 세탁소"에서의 행정실장과 미란의 불륜 이후, 그들의 상사인 자선재단 이사장과 미란의 불륜이라던지, 
"울게 놔두세요"의 탈북자인 K가 서울에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 등.

이런 모습이 실제로도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살아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먹고 살기 위해, 혹은 본능이 
시켜서 그렇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만 같았다.

단편이지만 매 편마다 무거운 것들을 남겨준 책이었다.


s********5 2016.02.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