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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영혼으로 되돌아가는 치유의 메시지 - 기적의 튜즈데이 _ 스토리매니악
전쟁은 많은 상처를 남긴다. 나라에 대해서도, 지역에 대해서도, 그리고 사람에 대해서도... 수 많은 민간인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전쟁에 참여한 군인에게도 이는 예외가 아니다. 군인의 전쟁을 통한 여러 장애들은 특히 요즘 들어 이슈가 되고 있는 듯 하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수행된 전쟁에 참여했던 군인들이 앓고 있는 다양한 정신적 장애가 특히 그렇다.
이 책의 저자인 '루이스 카를로스 몬탈반'도 그런 상이군인 중의 하나다. 그는 17년간 군대에 복무하면서 '터미네이터'란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강인한 군인이었다. 이라크 전에 두 차례나 참전했으며, 나라와 정의에 봉사한다는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무장된 사내였다. 그런 그는 이라크의 한 주둔지에서 끔찍한 암살 기도를 맞닥뜨리고, 심각한 척추 손상과 뇌 부상을 입게 된다.
그 후유증은 커서 전역한 후에도 환각과 악몽에 시달렸으며, 갑작스레 찾아오는 공황발작과 지속되는 편두통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사랑하는 부모님은 물론이고 사랑했던 여인과 친구들까지 모두 그에게 등을 돌리고, 그는 점점 고립되어 갔다. 일상에서의 과잉 각성으로 누구도 믿지 못하고, 가까운 거리를 나가는 것 조차 버거웠던 그는 삶에 대해 의욕을 잃은 상태였다.
그런 그에게 기적이 찾아 온다. 바로 '튜즈데이'라는 도우미 견이다. 장애인 등을 돕는 도우미로서 훈련을 받은 튜즈데이는 루이스의 삶을 바꿔버린다. 한 사람의 영혼을 구하고, 그의 인생 자체를 바꿔 놓은 것이다. 단순히 동물과의 교감을 나누는 이야기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이 책은 그것을 뛰어넘는 사람과 개 사이의 우정과 사랑이 담겨 있다.
그 진한 감동은 둘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상처에 기인한다. 루이스는 목숨을 바쳐 정의를 지킨 결과가 군대의 배신과 사람들의 배신으로 이어졌음에 깊은 절망을 느끼고, 신체적인 상처와 더불어 정신적인 상처까지 안고 있는 사람이다. 도우미견인 튜즈데이도 훈련 과정에서 교감을 나눴던 사람과 갑작스런 이별을 하게 되면서 큰 상처를 입고 마음의 문을 닫아 버렸다. 이렇듯 깊은 상처를 가슴에 안고 있던 둘은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서로를 만나고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가며 교감을 나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가장 찡했던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깊은 상처를 안고 모든 것을 포기해버린 튜즈데이가 못지 않은 상처를 안고 있던 루이스를 만나면서 조금씩 서로를 보완해 가는 그 과정 말이다. 사람 사이에도 나누기 힘든 싶은 우정과 사랑을 사람과 개 사이에 이루어내고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너무나 큰 감동이다.
이 책에서는 루이스의 전쟁에 대한 참상과 이를 묵인한 무능한 정부 권력에 대한 신랄한 비판도 아울러 볼 수 있는데, 이는 루이스의 상처를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둘 사이의 교감이 아무리 감동적으로 그려지더라도, 그들이 안고 있는 상처가 부각되지 않았다면 그저 흔한 동물과의 교감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루이스가 풀어 놓는 전쟁과 관련된 자신의 상처를 이해하게 되면서, 그 상처를 훌륭히 어루만져 준 튜즈데이의 존재가 크게 다가오는 것이다.
루이스에겐 분명 튜즈데이가 기적 같은 존재다. 자신이 일상으로 돌아오도록 하는데 있어 절대적인 역할을 해주었으니까 말이다. 튜즈데이에게 루이스도 마찬가지의 존재가 아닐까 싶다. 자신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랑을 주고 그를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니까 말이다. 그야말로 기적 같은 이야기, 너무나 벅찬 치유의 이야기다.
도우미견에 대한 인식이 형편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한 사람의 인생을 제자리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면 그 존재가치는 엄청날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그 장애인을 돕는 도우미견에 대한 인식이 너무도 부족한 우리의 사회에서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 볼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의 루이스와 튜즈데이의 이야기를 읽게 된다면, 그 인식과 이해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변화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이 담고 있는 사랑과 이해에 대한 가치가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 반쪽 영혼을 지닌 사람과 개가 만나, 온전한 하나의 영혼으로 치유 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나 큰 울림으로 다가 온다. 치유의 메시지로서, 사랑의 메시지로서, 이 책에 담긴 가치를 꼭 만나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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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결혼하기 집에서 키웠던 강아지가 있었다. 주택이라 묶어 놓고 키우고 있었는데, 어찌나 시끄러웠는지 모른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그 당시에도 동물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그저 시끄러운 존재로만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어찌나 예민한지 우리집은 골목길 끄트머리에 있었는데, 골목길 접어드는 곳에 발만 올려놔도 벌써부터 '왈왈왈' 짖어대는 개였다. 언젠가는 지금의 신랑과 연애할 때 어두운 골목길에 접어들어 뽀뽀라도 할라치면, 동네방네 시끄럽게 우리집 개가 짖어 다른 집들의 개 까지도 시끄럽게 만들어 제대로 하지 못했었다. 그런 이유로 신랑은 우리집 개를 싫어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져버려, 그 빈자리를 나중에야 느끼게 됐다.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만 들려도 반갑다고 짖었고, 낯모르는 인기척이 있어도 짖었기 때문에 덜 무섭지 않았나 싶다. 지금에서야 생각하면, 그때 한두 번이라도 더 쓰다듬어 줄걸 하는 생각이 든다. 바로 『기적의 튜즈데이』를 읽으면서부터다.
튜즈데이는 골든 리트리버로 상이 군인인 루이스에게 둘도 없는 벗이다. 어릴 적부터 군인이 되고 싶어 했던 루이스는 이라크전에 두 번이나 참전했을 정도로 오로지 미국병사인 남자였다. 이라크에 참전하고 집에 돌아온 뒤 그는 전쟁터에서 현실의 삶으로 돌아왔지만 적응하기가 힘들어했다. 전쟁에 참여했던 많은 군인들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린다고 한다. 루이스 또한 예외가 되지 않았다. 자신을 죽이려 했던 자살폭탄 테러범의 얼굴이 떠오르고 늘어져 있는 사람들의 시체가 나타나는 환각, 악몽, 편두통과 공황 발작 때문에 제대로된 사회생활을 못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운명적으로 다가와 그의 삶을 구한 튜즈데이였다.
루이스에게 튜즈데이는 기적의 선물이었다.
튜즈데이는 훈련을 받은 개로 루이스가 계단을 내려가도록 바로 옆이나 두 걸음쯤 앞에서 걸어가고, 루이스의 호흡이 가빠지거나 맥박이 빨라지면 머리로 때려 과거의 악몽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오도록 도와준다. 도우미견들이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경우는 영화나 드라마, 책에서 많이 접했다. 그런데 이처럼 장애인들을 도와주는 훈련받은 도우미견들이 있다는 건 이 책으로 인해 처음 접한 것 같다. 사람이 아니어도, 사람의 기분을 알아차리고 힘들때 도움을 주는 도우미견들이 있다는 건 무척 좋은 일이라 생각된다.
저자는 자신의 힘들었던 전쟁후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어린 튜즈데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태어난지 3일부터 훈련을 받으며, 교도소 수감자들을 위해 일을 했고, 수감자들의 마음을 변하게 만들었다. 한 교도소 수감자는 튜즈데이와 생활하면서 '다시 인간세상으로 데려 왔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수감자가 다른 곳으로 이송해버리고 누구에게도 정을 주지 않고 침울해 했던 튜즈데이가 역시 상처많은 루이스에게로 오기까지의 여정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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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몬탈반에 책속에서 튜즈데이가 자기 곁에서 도움을 주는 이야기를 하면서 이라크 전쟁에 참여했던 전쟁에 대해서도 말한다. 보이는 것과는 달랐던 전쟁상황 속에서의 정의롭지 못했던 것과 참전 군인들에게 어떤 상처를 주었는지를 이야기한다.
폐소공포증이 있어 공간이 좁은 곳에 가기 힘들고, 카페나 식당에 갈때 도움견이라고 해도 입장을 거부해 힘들기도 했지만, 어렵게 이해시키고 자신의 곁에서 든든하게 지켜 주어 지금의 루이스가 있게 되었다. 루이스는 튜즈데이가 '삶을 사랑하는 개'라고, 행복한 개라고 했다. 그런 튜즈데이와 함께 했기 때문의 지금의 루이스는 자신도 삶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튜즈데이가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일상의 순간을 사랑하고 즐기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또한 튜즈데이와 나눈 소통으로 다른 사람들과도 소통을 하게 되었다.
그는 하나 뿐인 나의 영웅, 나의 심장입니다.
사람은 혼자서만 살수 없다.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곳에서 자신과 함께 미래를 기약할 수 있었던 것은 그에게 튜즈데이가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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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하는 짐승만도 못하다'라는 말이 있다.생각과 이성을 갖은 인간이 때로는 인간이기를 거부하고 상식를 벗어난 행동을 했을 경우에는 이러한 말을 들어도 싸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그런데 단순히 먹고 자고 배변에 충실하는 본능적 상징인 동물들은 사람이 해코지 하지 않으면 온순하고 충실한 존재로 거듭나게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동물이지만 사람과의 유대관계를 끈끈하게 이어가고 반려로서 삶을 함께 이어간다면 이것은 바로 기적이고 행복을 일구어 가는 여정이라고 생각이 든다.
우리에게는 개와 관련한 일화가 참으로 많다.네이버상 충견을 클릭하니 몇 개의 기사가 사진과 함께 나온다.1933년 시묘(侍墓)하는 충견,1935년 10년 동안 죽은 주인 기다리던 충견 하찌의 죽음,1936년 강보(襁褓)에 생명을 수직(守直)한 충견(이하 모두 동아일보 기사임)의 얘기를 읽으면서 가슴이 찡하게 울려온다.주인은 개를 가족처럼 여기고 개는 주인으로부터 자애로운 사랑을 받았으니 이를 어찌 잊을 수가 있겠는가.비록 말로 표현은 못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켜켜이 쌓여진 고운 정이 새록새록 돋아나 주인의 마지막 길을 지키려 했던 충견의 기상이 아니었을까 한다.
골든 리트리버(Golden Retriever)로 잘 알려진 사진의 주인공은 털색깔이 금빛에 눈과 코가 부리부리하다.그리 순한 인상은 아니지만 잘 길들여 놓으면 주인을 위해 충성을 다하고 반려로서 삶을 함께 이끌어 가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이 글의 주인공 루이스가 골든 리트리버 혈통인 튜즈데이와 어떻게 만나 불행했던 시절을 딛고 새롭게 운명을 어떻게 꽃 피워 나갔을지가 무척이나 궁금했다.루이스가 전쟁에서 입은 상처와 후유증이 튜즈데이를 만나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멋지게 구가하면서 어떠한 에피소드를 들려 주고 있는지는 읽는 내내 가슴이 뭉클하고 눈가가 붉어져 오는 것을 느끼게 하고도 남는다.
아버지는 경제학 교수,어머니는 기업 CEO집안이었던 루이스는 낙관주의와 애국심을 기치로 내걸었던 레이건 시대에 사악한 제국인 러시아를 붕괴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결의가 생기게 된다.그러는 와중에 1990년대 미.이라크 전쟁이 터지면서 루이스는 열망과 확신으로 이라크로 파병을 나가게 된다.이라크 전쟁을 통해 그는 이라크의 심한 부패상을 목격하고 교전과 살상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도 허리,팔 등에 부상을 입게 된다.게다가 이라크 라마디와의 교전은 그를 복수의 칼날을 더욱 드리우게 하면서 그의 몸은 육체적,정신적으로 망가지게 된다.나아가 그는 이라크 파병을 두 차례나 떠나면서 외상후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그 악몽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뇌손상으로 인한 현기증과 대인기피증은 그의 삶을 망가뜨려 버리고 마는데,교도소의 강아지를 입양받으면서 그의 삶은 반전을 거듭하게 한다.
테러 습격을 받은 지 6년,열일곱에 군에 입대하고 17년 만에 명예전역을 하게 된 루이스는 재난관리국에 일자리를 얻으면서도 외상후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해 알코올로 나날을 보내게 되고,미국 정부측에서마저 이라크 전쟁으로 부상을 입은 상이용사들에 대한 처우가 빈약하기만 하다.그렇지만 그는 향학열을 살리기 위해 컬럼비아 대학원에 입학을 하고 또 도우미견 튜즈데이를 만나게 되는 행운을 얻게 된다.그가 받은 외상후 스트레스를 덜어 주기에 족한 존재이었던 것이다.훈련 프로그램에 따라 도우미견 튜즈데이는 어느덧 루이스에겐 없어서는 안 될 반려가 되면서 그의 외상후 스트레스는 조금씩 아물어 들게 되는 희열을 맛보게 된다.전쟁은 승자,패자의 구별은 어렵다.모두가 가해자이고 피해자 일뿐이며 전장에서 희생이 되었든 살아 돌아왔든 당사자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이고 악몽인 것이다.반카스트로 활동차 쿠바에 잠입해 활동하던 그에게 신경쇠약으로 인해 투즈데이와의 이별이 죽음으로 몰아갈 뻔했다고 한다. 루이스가 도우미견 튜즈데이를 만나지 못했던들 그의 삶은 살았어도 죽어 가는 시한부 인생이나 다름 없었을 것이다.
등과 무릎 상처로 인해 지팡이를 짚어야 하는 루이스는 집안에서는 튜즈데이를 애완견으로 여기고 목욕과 털손질,귀청소,이닦이까지 서비스를 해준다.밖에서 충실히 루이스를 위해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 냈으니 그 정도 보답은 수수작용에 다름 아닐 것이다.함께 목욕하고 난 뒤 둘만의 평온한 시간은 고요하고 평화롭기 그지 없다는 생각이 든다.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학위증을 수여할 때 학장이 튜즈데이에게도 학위증을 수여하고 특유의 미소로 관중들에게 보여주었다는 흐믓한 에피소드이다.그리고 루이스와 튜즈데이는 영혼을 함께 할 각오가 되어 있기라도 하듯 두 개의 심장이 하나가 되는 궁극의 만족감과 같은 사랑을 느낄 차례를 맞이하고 있다.
루이스는 "지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내"라고 말했듯 어찌보면 인연은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사람과 사람,사람과 동물,사람과 사물은 신이 잘 알아서 교유하고 보완해 가는 상생관계를 이어가라고 주문하지 않았나 싶다.특수한 상황에 놓인 루이스가 정신분열증과 같은 외상후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삶의 동반자인 튜즈데이를 만나 사랑과 행복을 쌓아 가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사랑과 용기,인내,헌신이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 주는 가슴 훈훈하고 감동이 교차하는 이야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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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후 나는 난생 처음 아버지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평생을 술에 의지하여 살았던, 어머니와 어린 자식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자신의 설 자리를 스스로 지워버렸던, 겁 많고 소심했던 나의 아버지를 조금쯤 이해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당신의 속마음이 어땠는지 확인할 길 없으니 순전히 나의 추측과 어림짐작만으로 당신의 삶을 평가하는 것이지만, 한 인간으로서 당신의 삶은 너무도 황량하고 부조리한 것이었다.
아버지가 살아 계실 제 당신의 삶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던 까닭은 아버지에 대한 나의 원망과 이해득실이 객관성과는 사뭇 멀어지게 했기 때문이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가까운 사람일수록 자신의 주관에 의해 평가되기 일쑤이고,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한없이 너그러워지는 법이다. 예컨데 내가 아버지에 대해 가졌던 감정은 얼마 되지 않는 가산을 탕진하고 경제적으로 한없이 무능했던 것에 대한 원망, 술과 폭력으로 가족 구성원 모두를 불안에 떨게 했던 것에 대한 원망, 자식들의 바람을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것에 대한 원망 등 나의 기대치에 견주어 내려진 평가일 뿐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가 하는 문제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 어느 날 대낮부터 술에 만취한 아버지가 동네 파출소에서 난동을 부렸을 때,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가 아파트 3층에서 뛰어내렸을 때 우리 가족 중 어느 누구도 아버지의 돌발행동의 원인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었다. 다만 알콜성 치매로 인한 환청과 환시 현상이라는 의사의 진단을 굳게 믿었을 뿐이었다. 북한군이 쫓아온다며 파출소로, 그리고 아파트 난간으로 달아나다 급기야 뒷베란다 밑 잔디밭으로 뛰어내리기까지 했던 그 일련의 행위가 어쩌면 어린 나이에 참전했던 한국전쟁의 영향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왜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것일까.
그 사건 이후로 근 20년 동안 이어진 아버지의 병원 생활은 가족들의 원망을 가중시켰으면 시켰지 가족들과의 관계를 좋게 하지는 않았다. 나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비로소 당신이 겪었을 전쟁의 참상과 그 잔혹했던 현장을 목도함으로써 당신이 겪게된 트라우마에 대해, 평생을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 살아야 했던 당신의 삶에 대해 조금쯤 이해하게 되었다.
"전쟁은 그런 것이다. 추악하고 폭력적이며 끝내는 깊은 상처를 남긴다. 죽음은 삶을 더욱 부각하므로 일상보다 더 현실적일 수도 있다. 죽음의 존재에 다가갈수록 우리는 삶의 맥박을 더 강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이라크에서는 군의 결정에 따라 매일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나와 내 부하들의 결정 때문에 죽은 사람도 있다. 그리고 나는 매일매일 그 위력과 책임이 혈관 속에서 꿈틀대는 걸 느꼈다." (p.325)
<기적의 튜즈데이>는 라틴계 미국인인 루이스가 이라크전에서 부상을 입고 복귀한 후 겪게되는 처절한 트라우마와 도우미견 '튜즈데이'로 인해 치유되는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겉보기에는 그렇다. 그러나 이 책의 핵심은 다른 데 있다. 전쟁터에서 실제로 전쟁을 수행하는 병사와 이를 지시하고 감독하는 고위층간의 상반된 인식과 전쟁에서 부상을 입고 복귀한 상이용사들의 처절한 삶과 일반인들의 차가운 시선이 그것이다.
저자인 루이스도 그랬다. 환각과 악몽, 편두통과 공황발작이 일상을 지배했고, 눈을 감으면 널브러진 시체들이 보이고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자신을 암살하려 했던 남자의 증오 가득한 눈동자와 자살폭탄 테러범의 마지막 얼굴이 그의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음료수 캔만 봐도 사제폭탄인 것만 같아 경기를 일으켰고, 직장생활은커녕 이웃과의 대화나 가벼운 나들이조차 불가능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가벼운 부상처럼 보였기에 가족들조차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 사랑하던 아내가 떠나고 부모마저 등을 돌리자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했다. 국가에서도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희망 없는 나날을 술에 의지한 채 버텨가던 중 튜즈데이라는 기적을 만났다. 그리고 기적과 같은 치유가 시작되었다.
내가 태어나기도 한참 전, 아버지는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로 전쟁터에 나갔다. 낙동강 전투에 참전했었다는 이야기를 형을 통하여 어렴풋이 들었다. 형도 아마 국가 유공자 등록을 위해 서류가 필요했던 까닭에 알게 되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그때의 기억을 가족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우리들 중 누구도 묻지 않았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버지가 의지할 수 있었던 유일한 위로는 술이 아니었을까 싶다. 가장 가까워야 할 가족들조차 아버지의 삶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 무관심과 냉대는 당신이 겪었을 트라우마와 함께 평생을 지고 갈 짐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한 달. 나는 여전히 문득문득 병원비를 생각하고, 가끔 의무감으로 들렀던 병원 복도를 떠올리고, 병원 침대에 뉘어진 당신의 앙상한 몸을 생각한다. 왜 나는 아버지가 살아계셨던 그 긴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당신을 이해하려 들지 않았던 것일까. 자책보다는 진한 아쉬움이 가슴을 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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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팔랑귀를 가지고 있다. 고집이 센 편도 아니다. 그래서 가끔 가족의 근심을 사기도 한다. 어디서 무슨 이야기를 듣고 가족들에게 하면 ‘어떻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가 있냐’ 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믿고 안 믿고는 중요하지 않다. 진실은 언제나 누구나 다 안다. 단지 아는 것과 믿는 것의 차이 아니겠는가. 따지고 보면 우리가 소위 말하는 ‘기적’이라는 것도 그런 이치가 아닐까한다. 누군가에게는 쓸데없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본인에게는 기적이 되는 것. 믿음의 척도에 따라 기적도 일어나는 것이 아닐런지.
개를 키워본 사람은 개가 주는 기쁨을 이해한다. 그리고 얼마나 사랑스러운지도 안다. 개를 키워보기 전에는 절대로 그 감정을 모른다. 가끔 애완견을 키우는 것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때가 있다. 누구나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은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 가족 중의 한 분도 개를 키우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셨던 분이 계신다. 우리 집이 시골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거처를 옮기면서 키우던 강아지를 고모님댁에 잠시 맡기게 되었는데 고모는 마치 '기적'처럼 변했다. 우리 집 콩이를 키우면서 예전 강아지를 혐오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자식보다 더 이뻐할 뿐만 아니라,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사랑스럽다는 표현을 하곤 하는데 우리가 보아 왔던 고모는 그런 말을 할줄 모를 정도로 차가운 사람이었다. 가끔 고모 집에 놀러가면 콩이의 재롱에 웃음이 그칠 날이 없는 모습으로 인해 예전에는 잘 웃지도 않고 차가운 분위기의 집도 그에 못지 않게 발랄한 분위기를 풍기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이웃들도 강아지를 입양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거의 이웃들이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 명절에 가족이 모이면 가족들과 애완견으로 북적북적 대곤 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애완견을 키우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가족들이었는데 변한 모습들이 자못 신기할 정도이다.
앞에서 걷지 마라, 따라가지 않을지니 뒤에서 걷지 마라, 앞서가지도 않으리로다. 그저 친구가 되어 나란히 걷고 싶을지니. -알베르 카뮈-
《기적의 튜즈데이》의 저자 역시도 아마 개를 통해서 기적을 느끼게 된 많은 사람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내가 직접 보고 깨달았듯이 개가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은 기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상상을 초월한다. 이 책의 저자 루이스 카를로스 몬타반은 히스패닉계이다. 뿐만아니라 이라크 참전용사이기도 하다. 전쟁에 참전하였던 그는 부러진 척추와 찢어진 무릎으로 신체장애를 겪고 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장애는 정신장애였다. 루이스는 오랜 전쟁생활로 환각과 악몽을 얻었고 거기에 따른 대인공포증과 광장공포증과 공황발작까지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 저자의 약력을 잠깐 소개하는 것은 그가 가진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과 고통의 짐이 무겁다는 것을 이해해주었으면 하는 이유이다. 미국에서 히스패닉계에 대한 차별은 심각한 수준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으로 히스패닉계의 정치적 위상은 나아지고 있지만, 히스패닉에 대한 인종차별은 여전하다. 뿐만아니라 장애인이다. 게다가 개를 데리고 다녀야 한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일상생활에 제약을 많이 받는 일인가. 어떤 식당에서는 튜즈데이를 데리고 왔다고 면전에서 모욕을 받아야 했고 데이트하는 날에는 여자친구 앞에서 버스기사에게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이런 차별들과 싸워가면서 자신의 환경을 극복해가는 과정들을 보며 홀로 울컥거리곤 했다. (나쁜사람 ~ ) 그러나, 그러한 고난과 역경을 이겨냈을 때 찾아 온 삶의 소중함이야말로 우리에게는 기적이라 부를 수 있는 참사랑의 모습이 아니었던가. 그의 삶에 나타난 튜즈데이가 삶의 일부가 아닌 동반자가 되어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가슴이 벅차오르는 사랑의 모습이 아닐수 없다.
튜즈데이와 나는 작은 집으로 돌아와 퀸사이즈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그리고 사랑을 느꼈다. 하지만 이번에는 따뜻한 담요로 감싸는 사랑이 아니라 두 개의 심장이 하나가 되는 궁극의 만족감 같은 사랑이다. 그렇다. 이곳이 바로 내 고향이다. 하루 일과가 끝날 때마다, 튜즈데이가 나를 끌어안는 바로 이 순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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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믿기에는 너무 나이들어버린 우리들에게 전하는 선물같은 이야기. 흔한 말이지만 "기적의 튜즈데이"를 설명하기에 이보다 나은 소개글을 찾지 못하겠다.
선한 눈빛의 잘생긴 골든 리트리버가 입에 군번줄을 물고 그윽하게 우리를 응시한다. 책의 주인공인 도우미견 튜즈데이다. 천성이 섬세하게 타고난 녀석은 교도소 프로그램 과정 중 인연을 맺고 이별하는 과정을 통해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는다. 그러나 자신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를 돕기 위해 다시 마음을 연다. 그러기를 몇 차례, 드디어 평생을 함께할 주인 루이스를 만나 그의 팔, 다리, 안정제, 그리고 친구가 된다.
전쟁터에서의 끔찍한 기억과 배신으로 신체적, 정신적 상처를 입고 돌아온 루이스.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해진 그에게 찾아온 도우미견과의 만남은 삶을 바꾸는 기회요, 운명이었다. 조금은 어설펐던 둘의 첫 만남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견고해져갔다. 튜즈데이의 건강한 에너지는 루이스의 악몽을 희망으로 바꿔나갔고, 루이스의 진심은 튜즈데이의 벽을 허물어갔다. 서로에게 유용한 도구였던 관계는 서로가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는 진짜배기 우정이 되었다.
힘을 불어넣고 위로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실질적 조언을 하는 것, 둘은 그저 보여주는 것이다. 남의 이야기를 보는 것만으로 가슴 속 생채기가 아물고, 무기력한 자신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답은 '예'다. 때론 전자보다 더 큰 힘을 주기도 한다. 튜즈데이와 루이스의 이야기는 과장 없이 우리의 마음을 다독인다. 그들이 치유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자극할 수 있다.
사랑스러운 애완견 이야기는 많았다. 피폐했던 인간이 궤도를 찾아 성공하는 이야기도 흔하다. 그러나 "기적의 튜즈데이"는 이전의 책들과 다르다.
채 몇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 이 매력적인 녀석에게 빠져들 것이다. 용감한 루이스의 힘을 전달받게 될 것이다. 내가 그러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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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미래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지게 될지 예언하거나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무리 젊고 원기왕성한 사람도 나이들어 노쇠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이 운명이듯, 지금 건강한 사람이 내일 어떤 일을 당할 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 곧 인생이다. 어떤 운명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지는 결국 겪고 나서야 알게 된다. 뜻하지 않은 불행을 겪기도 하고, 반대로 불행을 극복하는 행운을 만나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이 살아간 인생의 여정들을 직간접적으로 접하다보면 인생이란 결국 온갖 굴곡을 겪게 되는 과정이고 단지 희망과 인내심을 가지고 꿋꿋하게 견뎌내느냐의 여부가 관건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느닷없이 불행이 찾아오듯, 불행을 극복하게 되는 행운을 만나는 것도 운명처럼 다가옴을 알 수 있다. 그런 극적인 요소들이 없다면 어떻게 희망을 품고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뇌손상에 피범벅. 내 인생을 그보다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심상는 없을 것이다. ... 그리고 두 달 후, 누군가에게서 '개' 이야기를 들었다. _(P.134)
《기적의 튜즈데이》를 통해 또 한 사람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만났다. 이번엔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상이군인의 이야기다. 매일 긴장감이 감도는 전쟁터에서 끔찍한 부상을 입고도 군인으로서의 의무를 끝까지 지켜내려했던 루이스는 결국 현장에 있었던 군인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부상과 트라우마로 인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술로 고통을 잊는 생활을 지속하게 된다. 그랬던 그에게 기적처럼 재활의지를 갖게 한 존재를 만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인 '튜즈데이'란 이름의 도우미견이다. 이 책은 전장에서 과잉각성 상태의 긴장감 넘치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와 갑작스런 사고로 부상을 입고 사회로 나와서도 극도의 트라우마를 겪으며 부적응 상태를 경험하다가 튜즈데이를 만나 제2의 인생을 살게 되는 과정을 아주 상세히 담고 있다. 한마리의 개가 한 남자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사람의 운명이 개 한마리로 인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그는 내 지팡이다. 내 저울이다. 내 알람시계이자 약 먹는 시간이다. 삶의 감독이며 감정의 통제자다. 그는 내 동반자다. 내 친구, 내 지지자, 내 희망이다._(P.340)
누구나 이런 반려자가 있다면 흔들림없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희망을 잃지 않을 것 같다. 루이스가 튜즈데이를 통해 변화된 삶을 살게 된 걸 보며 그걸 느꼈다. 처음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때 표지를 왜 개로 했을까 의문을 가졌다. 개를 싫어하는 독자도 있을텐데 말이다(나 역시 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책표지의 튜즈데이를 다시 바라보았다. 그리고 두 눈동자를 들여다 보았다. 이 개가 한 사람의 운명을 바꾼 개라는 사실에 뭔가 다른 점을 발견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튜즈데이가 말을 할 줄 아는 동물이라면 저자인 루이스처럼 책 한 권은 거뜬히 써냈지 않을까 싶었다. 말을 하지 못해서 단지 행동으로 반응했을 뿐이었지만 튜즈데이 역시 인간이었다면 가슴이 허물어지는 아픔을 겪어냈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깊은 아픔은 뒤로 한 채 루이스의 상처를 치유하고 나선 것이었다. 루이스와 튜즈데이 둘 다 상처를 안고 있었기에 서로에게 의지하고 위안이 되었던 게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그가 내게 온 후, 내 삶은 기적이 되었다."
극도의 고통 속에 살다가도 이렇게 사람 인생이 바뀔 수 있음을 알게 됐다. 아무리 불행한 삶도 기적처럼 희망을 만날 수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 이 책은 저자가 치유되는 과정을 담고 있지만 수많은 독자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책이기도 하다. 절망하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견디기만 하면 분명 좋은 날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인생임을 말이다. 살면서 어떻게 운명이 바뀔지를 누구도 알 수 없기에 더욱 희망을 가질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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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내 추억 속에는 5 마리 정도의 개들이 있다. 중학생 시절의 어느 일요일, 아버지는 친구분이 강아지를 주겠다고 하셨다고 했는데, 그 분이 데리고 온 강아지는 강아지가 아닌 개였다. 우린 예쁘고 작은 앙증맞은 강아지를 생각했다가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진도개 혈통의 그 개는 영리하여 가끔은 쥐도 잡아 놓고, 동네 개들을 제압하기도 했다. 그외에도 몇 마리의 개들이 있었다. 그 개들의 죽음은 언제나 슬펐는데, 아직도 그 때의 추억은 내 사진첩 속에서 내 옆 자리에, 아니면 내 어깨 위에, 내 품 안에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12살 된 강아지가 우리 가족의 일원으로 조용히 살고 있다. 1살이 넘어서 우리집에 올 때는 천방지축 말썽꾸러기였는데, 이제는 조용히 소파 위에서 오수를 즐기고 있다. 이렇게 사람의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개들은 인간에게 잔잔한 기쁨을 가져다 준다. 그런데, 때로는 개들로 인하여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장애인들을 위한 도우미견들이 그런 경우인데, <기적의 튜즈데이>에 나오는 도우미견은 한 사람의 망가져 가는 인생을 희망으로 바꾸어 놓은 개이다. 책 속의 주인공 루이스는 튜즈데이를 "그는 하나뿐인 나의 영웅, 나의 심장입니다" ( 책 속의 글 중에서)라고 말한다.
그 어떤 소설 보다도, 그 어떤 영화보다도 더 감동적인 실화인 루이스와 튜즈데이의 이야기는 이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은 여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이 책은 part 1에서는 도우미견인 튜즈데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튜즈데이는 영리하고, 밝고 유쾌하면서도 열정적인 성격을 가진 '골든 리트리버'이다. 개의 이름처럼 화요일에 태어난 것은 아니다. 2006년 9월 10일에 태어났는데, 장애인을 위해 개를 훈련시키는 이스트코스트 도우미견 센터에서 태어났다. 생후 3일부터 훈련을 받았으며, 3개월이 되었을 때는 교도소 강아지가 된다. 특정 죄수에게 배당되어서 해당 감옥에서 함께 생활하게 되는 것인데, 단 한 명의 사육사인 죄수에게 길들여지기에 주인에 대한 애착심이 상당히 강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튜즈데이는 3개월 후에 다른 교도소로 이감이 된다. 어린 강아지가 가졌던 애착심은 그만큼 큰 상실감을 가져다 주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또다시 튜즈데이는 브렌든이라는 문제아에게 훈련을 받게 된다. 튜즈데이는 직관적이고 감정적인 개이기에 두 번으 인간과의 강한 유대를 이룬 후에 상대방에게 다시 빼앗기는 상실감을 느꼈지만, 브렌든과의 만남에서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훈련시킨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part 2는 루이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루이스는 이라크 전쟁에 2번이나 참전한 군인정신이 투철한 지휘관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유명한 경제학자이고 어머니는 기업 CEO인 쿠바계 미국인이다. 루이스는 삶의 목표를 '조국을 수호하고 이라크 민중들에게 자유를 찾아 준다'라고 할 정도로 군인의 길을 가기를 원했던 청년이다. '근육질 터미네이터'라는 별명이 붙어 다닐 정도로 용맹한 군인이었는데, 이라크 참전 중에 시리아인의 테러 습격으로 뇌부상을 비롯한 신체적 부상으로 고질적인 통증에 시달린다. 거기에 스트레스 장애, 광장 공포증, 대인 공포증, 불면증 등을 겪게 된다. '오죽하면 이런 표현을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 차라리 잠들고 싶던 나날들"을 보내게 된다.
군인 정신이 투철했던 그가 가졌던 이라크에 대한 생각은 그저 한낱 몽상이었을 뿐이다. 미국 정부가 일으킨 이라크 전쟁의 실상을 직접 보고 겪으면서 국가가 자신을 배신하였음을 자각하게 된다. 온통 거짓투성이인 전쟁의 실체를 알게 된 것이다. 그에게 이라크는 '처절할 정도로 치욕스러운 곳', '이상을 잃은 곳', ' 명예와 인격은 전선의 전우들 사이에서만 존재하는 곳' 임을 알게 된다. 그는 끔찍한 트라우마에 시달렸기에 제정신으로는 세상을 살아가기 힘들어 항상 술과 약에 의존하여 살아야만 했다. part 3은 튜즈데이와 루이스의 이야기이다. 튜즈데이는 도우미견으로 태어나서 몇 번의 인간에 대한 사랑을 느끼지만 그 보다 더 큰 상실감을 느낀 상처가 많은 개이다. 그리고 루이스는 자신이 원해서 갔던 이라크에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아고 퇴역한 군인이다. 그들의 상처는 튜즈데이와 루이스의 만남으로 치유가 된다. 루이스는 자식과 같은 장애를 가진 퇴역 군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이메일을 받게 되고 거기에서 튜즈데이라는 도우미견을 만나게 된다. 단절된 세상 속에서 살아가면서 그 누구와도 대화를 하지 않으려 했던 루이스에게 찾아온 튜즈데이는 그에게 찾아온 행운이자 기적이다. 그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가질 수도 있고, 컬럼비아 대학을 졸업할 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이라크에서 돌아 왔을 때에 아버지가 던진 한 마디 말인 '타락한 낙오병'이라는 말에 아버지에게 가졌던 증오심도 버리고 이제는 가족간에 화해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루이스가 튜즈데이를 데리고 다닐 수 있는 장소나 대중교통 이용이 그리 수월하지는 않다. 법적으로는 도우미견을 데리고 다닐 때에 편의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있지만, 버스를 탈 경우에 운전기사의 탑승거부나 음식점을 이용할 때에 도우미견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출입을 허락하지 않는 업주들이 상당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이라크 전쟁에서 부상당한 군인이 도우미견과의 만남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만이 담긴 감동실화라는 생각을 가졌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이상의 많은 생각들을 담은 책이다.
물론, 루이스와 튜즈데이의 만남을 통하여 정신적 트라우마를 이겨나가는 힐링의 책이기도 하고, 루이스의 삶이 새롭게 펼쳐지는 희망을 담은 책이다.
거기에 더욱 중요한 것은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일으킨 이라크 전쟁에 대한 실체를 담은 책이기도 하다.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군인이 그곳에서 보고 겪었던 전쟁에 대한 실화가 결코 이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되었던 전쟁이었음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자신이 미국 정부로부터 배신당했음을 알려주기도 한다. " 이라크에서 큰 상처를 입고 돌아 온 이유를 묻는다면, 나는 전투 때문만은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두려움도 부상도 죽음도 아니다. 바로 배신때문이다. 지휘관들이 병사를 배신하고 명분을 배신했다. 이라크와 조국에 대한 약속을 배신했다. 대체 어떻게 이토록 무능력이 판을 치고 도덕적 범죄가 횡행한단 말인가? 얼마나 거짓말을 더 해야 거짓말이 비로소 거짓말이 될 것인가? 이라크 전쟁은 분명 도가 지나쳤다. 난 너무도 화가 나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착한 사람들이 죽어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똑같은 이유로 사람들이 죽어가기 때문이다. " (p.p. 76~77)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버지와의 단절되었던 삶이 튜즈데이를 만남으로 하여 화해를 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또한 그동안 대인공포증으로 사람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피했던 루이스가 세상으로 나와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소통의 기회가 되었음을 말해주기도 한다. 인간으로 인하여 생겼던 상처들이 한 마리의 개로 인하여 새 살이 돋아 날 수 있었으니, 튜즈데이와의 교감이 그 어려운 일을 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는 이 책은 화해와 소통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미국에서도 도우미견을 대동한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이렇게 심한데, 우리나라는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배려해주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 루이스와 튜즈데이는 앞으로도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을 주면서 행복하게 살아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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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눈물이 나서 혼났다. 처음엔 안쓰러워서 울었다. 온 마음을 다해 주인을 사랑한 것뿐인데 영문도 모르고 버림을 받은 튜즈데이. 그저 신념대로 살아온 것뿐인데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남자 루이스.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그들의 삶은 갈가리 찢겼다. 그들에게 다시 올 것 같지 않았던 단 하나를 꼽으라면 아마도 희망이었을 것이다. 매일 한숨을 쉬고, 그저 누워 있는 것만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러나 서로를 만난 이후 그들의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 그들이 웃고,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행복해지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에게 둘도 없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다. 아니, 그들은 이제 하나다.
책의 중반 이후를 넘어가면서부터는 감동과 기쁨의 눈물이 흘렀다. 엄마집에 가 있는 우리 강아지 난이도 생각나고... 일상의 행복을 되찾은 루이스와 튜즈데이의 용기가 깊은 울림을 준다. 둘은 지금도 절대 떨어지는 일이 없다고 한다.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도 함께한다고 하니 말 다했다. 둘 사이의 교감이란 우리 같은 사람들은 상상할 수조차 없는 것이겠지.
요즘 여러 가지 일들 때문에 가슴이 답답하고 허전하고 그런 느낌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미친 사람처럼 울다가 웃다가 하다보니 응어리가 풀어진 느낌이다. 힐링이 별건가, 이런 게 바로 힐링이지. 다른 거 다 떠나서, 일단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 재미있다! 352페이지인데도 단숨에 읽어내렸음.
텅 빈 가슴을 어루만져줄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찾는다면 이 책만한 것이 없겠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무조건, 필히 읽어야 할 책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삶을 관통하는 지혜와 치유를 선사해줄 책이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감동실화'를 만나서 정말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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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치료방법이 어찌나 다양한지 어떤 것에 '테라피'라는 단어만 붙이면 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것이 애완동물을 이용해서 아이들의 정서장애나 자폐를 치료한다는 것인데, 물론 누구나 아무 강아지나 키우는 것이 아니라 동물의 특성과 아이의 심리상태를 고려해서 적당한 강아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강아지(개라고 해야 하나?)가 한 남자의 운명을 바꿨다는 표지의 글귀가 과장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다만 도대체 이 사람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그것이 궁금했을 뿐이다.
루이스는 이라크 참전 군인이라고 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이라크 참전 군인들의 정신적 스트레스, 즉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에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고 상황이 악화되면서 그곳에서 복무하고 돌아온 사람들의 후유증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왜 아니 그럴까. 이라크 전쟁의 명분이 있느니 없느니를 떠나 죽음의 공포를 직접 겪은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사람은 위험한 일을 겪으면 그와 비슷한 상황에서 극도의 공포를 느끼는데 루이스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튜즈데이를 만나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치료를 하면서도 어느 정도 극복이 되었으며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루이스의 삶을 통해서 이라크 전쟁이 얼마나 무의미하며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나를 생각하게 만든다. 위에서 지시하는 사람들이야 그냥 명령을 하면 그만이지만 그것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죽음까지도 무릅써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나 하려나. 사실 튜즈데이가 살아온 날들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좀 과장이 심하다 싶었다. 개가 자신의 심정을 이야기할 일이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지나치게 주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공감할 수가 없었다. 루이스는 분명 튜즈데이 덕분에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했고 삶의 의욕을 되찾은 것만은 확실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글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라크의 상황을 들여다보며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기에 적합한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