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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지 작가님의 전작인 '며느라기'를 정말 감명깊게 읽었다. '82년생 김지영'이 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여성 수난기를 처연하게 다루고 있다면, '며느라기'는 그야말로 생생한 현실을 담고 있어서 그만큼 여성 독자들의 반응도 열렬했다. 작가는 '현재'를 넘어서서 더 강하게 밀어부친다. 낙태를 온전히 여성들만의 죄악(범죄)로 결정하고 형법으로 다스리려 하는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조금 더 심각하게 여성 차별과 혐오에 대해 다룬다. 여성들에게조차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설정이 과격해 보이지만 사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 설정들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며느라기'가 보다 가벼운 터치로 다양한 세대의 공감을 샀다면, '곤'은 낙태라는 무거운 주제를 통해 사회와 권력을 가진 자들(반드시 남성만은 아니며, 상황에 따라 여성도 여성을 비난하는 더 강한 적이 되기도 한다)이 여성에게 가지고 있는 혐오와 무책임한 태도, 무지몽매함을 가상이라는 설정과는 반대로 아주 현실적인 모습으로 생생하게 드러낸다. 그래서 나는 이 권력자들 - 낙태와 자신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여자보다는 남자가, 을보다는 갑이, 못 가진 자보다는 더 가진 자가 꼭 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약자들이 더 힘을 내고 목소리를 높여 이 거지 같은 현실을 조금씩이라도 해결하고 개선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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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원에서 개발한 IAT(Induced Abortion Test)로 낙태경험 유무를 판단해 1953년 이후 낙태한 여성 모두에게 실행을 내린다는 설정. 이 설정이 말도 안된다고 할 수 없는 현실이 더 화가 난다. “생각해 보니 희한하네. 벌은 여자가 받고, 성은 남자가 받고?” 그러게. 왜 낙태죄의 처벌 대상에서 남성은 빠져 있을까? 남성의 성을 따르는 건 당연하고 여성의 성을 따르는 건 이상한 취급을 받아야 하나? 왜 이른 나이에 임신으로 인해 결혼한 부부에게 일어나는 변화는 주로 여성에게 생길까? 여러 에피소드들이 너무나도 현실적이어서 답답하고 슬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면하지 않고 읽어야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