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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주간우수작
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 - 늘 이불킥하는 나를 위한 책
"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 - 늘 이불킥하는 나를 위한 책" 내용보기
세상을 살 다 보면 매일은 아니지만, 언뜻 기억나는 예전의 사람들이나 일 들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 기억이 좋았다면 입가에 웃음이 생기겠지만 그것이 반대라면 어떨까? "왜 그랬을까?", "왜 그렇게 말해야 했을까?, "다시 돌리고 싶다.." 라면서 후회하며, 이불을 차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때의 나는 불행했을까?"라며 불안하고 나쁜 생각의 생각이 꼬리를 문다.하지
"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 - 늘 이불킥하는 나를 위한 책" 내용보기

세상을 살 다 보면 매일은 아니지만, 언뜻 기억나는 예전의 사람들이나 일 들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 기억이 좋았다면 입가에 웃음이 생기겠지만 그것이 반대라면 어떨까? "왜 그랬을까?", "왜 그렇게 말해야 했을까?, "다시 돌리고 싶다.." 라면서 후회하며, 이불을 차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때의 나는 불행했을까?"라며 불안하고 나쁜 생각의 생각이 꼬리를 문다.


하지만 과거의 나쁜 기억을 더는 나쁘게 기억하지 말라며 나에게 다가온 책 한 권이 있다. 그것은 160만부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의 책 이었다. 작가는 대학원에서 서양 고대철학을 전공했다. 특히 플라톤 철학을 공부하면서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했다. 일본 아들러 심리학회가 인정한 카울슬러이자 같은 심리학회 고문이기도 하다. 이처럼 작가는 과거의 나쁜 기억을 아들러 심리학적으로 접근한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열 아홉편의 한국 영화 주인공들이 나눈 대화를 엮어 실제로 우리주변에서 일어나는 인생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 이다. 이 부분이 이 책이, 한국 독자들에게 큰 공감으로 받을 수 있는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P9.
과거는 지나갔으며, 그런 뜻에서 과거는 이미 없습니다. 있었던 것이 없었던 것으로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과거가 객관적인 사실로서 존재하는 것으로 되지는 않습니다. 과거를 떠올리는 '지금', 과거에 경험했던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에 대한 의미 부여를 바꾼다면 과거는 바뀌는 것입니다. 


이 책의 에필로그에는 작가가 '나쁜기억을 지워준다'라는 의미가 단지, 지우고 싶은 과거를 기억속에서 지워버리고 왜곡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과거로 돌어가서 상황에 대한 '의미 부여를 바꾼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과거의 재해석으로도 가능하지만, '지금'의 나 자신이 바뀌는 것이 과거의 나쁜기억이 나쁜것이 아니게 된다는 것이 작가가 다양한 사례를 통해 하고 싶은 말 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과거에 대한 '의미 부여를 바꾸'고, 지금의 '나'를 바꿀 수 있을까?


이 책에는 '봄 날은 간다', '건축학개론' 그리고 '박하사탕'같은 한국인들이게 무척이나 익숙한 한국영화 열 아홉편이 소개가 된다. 이는 목차에 1관 "연인과 부부에 대하여", 2관 "가족과 부모에 대한여", 3관 "나와 인생에 대하여", 4관 "세상에 대하여" 그리고 마지막으로 5관 "사회 속 인간관계에 대하여"로 구성된다. 


내가 다시금 돌아가 보고 싶은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아마도 결혼 전 연인이었던, 나를 무척이나 힘들게 한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나를 늘 엄하게 혼내셨던 나의 부모님과의 관계였다.


첫 번째로 나는"봄 날은 간다"의  1관 "연긴과 부부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가 보려 한다. 

이 책은 영화의 간단한 소개와 더불어 배우들의 대사로 시작된다. 이후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 철학자와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를 나누며 과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나' 자신에 대해 되돌아 보는 구성으로 이루어 져 있다. 우선은 제일 공감했던 "봄 날은 간다"의 "은수".

은수와 상우의 대화는 길지 않다. 하지만 밖으로 드러내지 않은 많은 감정들과 의미가 뒤섞여 있다. 그 대화 안에 숨겨진 감정과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사실 나도 결혼하기 전 까지 사랑할 상대를 만나는 것도, 지속하는 것도 무척인 어려웠다. 심지어는 감정싸움과 어설픈 행동들로 인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다. 하지만 작가는 이런 좌절들이 지속된다면 그 사람이 사랑하는 방법 혹은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렇다면 만약 내가 지금의 '은수'였고 '상우'와 결혼까지 할 생각이 있었다면 어떻게 대화했어야 했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좀더 다정하게 그에게 다가가고 내 감정에 솔직했다면 과연 둘은 지금 어떨까? 

P43.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사랑받을 수 있을까? 자신이 어떨 때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지를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바로 자신이 사랑받고 싶다면 상대를 사랑하면 된다. 항상 자신이 사랑받는 것만 생각해 온 사람은 결국 사랑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런 배려를 할 수 있다면 두 사람 관계에서 본연의 모습은 달라지리라.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상대방을 먼저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 것. 그것이 내가 사랑받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연인이나 부부가 많다. 사랑받을 수 있는 정답은 늘 가까이에 있다. 

두 번째로, "똥파리"를 배경으로 한 2관 "가족과 부모에 대하여"의 이야기로 들어가 보려 한다.
나는 폭력성있는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어렸을때 아빠말을 듣지 않고 학교로 갔다는 핑계아닌 핑계로 아빠는 집에 돌아온 내 가방과 그 안에 있던 책을 모조리 태워버리셨던 기억이 난다. 그때가 겨우 9살이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그 때의 트라우마는 30여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아빠는 왜 그렇게 우리 형재 자매에게 늘 따뜻하게 대하지 못 하셨을까? 왜 그렇게 자신의 감정만 앞세워 우리를 대하셨을까? 늘 힘들어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정신과 선생님께 늘어놓으면 너무나 놀라신다. 나의 사회적인 성격은 늘 밝고 자신감 넘친다. 하지만 난 누군가가 소리치고 절규하거나, 무언가 부셔지고 깨는 영상이나 장면을 잘 볼수 없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불안하다. 아마도 어렸을 때의 나쁜 기억이 내 몸 여기저기에서 새어나오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

사실 나는 10대때 까지만 해도 내 언행은 불안하고, 잠꼬대를 욕으로하면서 내 안의 불만을 표출 했 던거 같다. 그러면서 지금 내가 겪는 고통이 모두 아빠탓이라며 증오하고 저주했다. "부모님이 나를 더 사랑해줬더라면.."이라면서 남과 비교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모를 탓해서 무엇하랴. 그러면서 20대 때부터 내 인생을 더 잘 살기 위한 돌파구를 여럿 구해보았던 것 같다. 아빠와 다른인생을 살고싶었고, 조금 결핍이 있었지만 그 결핍을 나를 더 발전하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P92.
어릴 적 부모의 사랑을 받았는지 여부는 그 후의 인생을 살아가기 힘들게 만드는 원인이 아니다. 설사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했거나 학대당한 것이, 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부모에게 이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것이 현재 자신의 고통스러운 삶에 영향을 미쳤을지라도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부모 탓을 해 봤자 삶의 고통에서는 헤어날 수 없다. 지금 겪는 문제의 원인을 과거에서 찾는 건 아무 소용없는 짓이다. 


지금 현재의 나의 아빠는 손주를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아끼는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며칠 전 아빠가 술한잔 드시고 옆에 오셔서는 넌지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왜 너희 클때는 이런 기쁨을 몰랐지? 매일 큰 소리만 내고 어디 놀러가고 싶은지도 물어보지도 못 했네. 정말 미안하다."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셨겟지? 나도 아빠를 사랑한다고 표현하지 못한 점은 정말 미안하다. 나도 내가 딸은 처음이었기에....


이 책을 보면서 마음의 치유를 많이 느꼈다. 이 뒤에 나오는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특히나 '사랑과 부모의 관계'에서 가장 많은 공감과 치유를 느꼈다. 작가가 제목에서 언급한 "나쁜기억을 지워준다'의 의미가 단지 과거의 일들을 기억에서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행동들을 되짚어 보고 새로운 '나'를 만들어 간다는 것에 무척이나 공감했다.

이 책을 통해서, 내 인생에는 더이상 '이불킥'은 없다라는 생각으로 더 성숙하고 발전된 나를 만들어 가야 겠다고 생각해 보았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b*****o 2020.03.03. 신고 공감 19 댓글 25
리뷰 총점 종이책
결국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마주하는 것..
"결국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마주하는 것.." 내용보기
기시미 이치로는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철학자라고 한다. 나는 그 책을 읽어보지 못한지라 이 책으로 그를 처음 만났다. 헌데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이 흥미롭다. 그의 저작이 한국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갖고 한국어를 배운다는 그는, 영화를 전공한 자신의 한국어 선생과 한국영화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가 이 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
"결국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마주하는 것.." 내용보기

기시미 이치로는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철학자라고 한다. 나는 그 책을 읽어보지 못한지라 이 책으로 그를 처음 만났다. 헌데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이 흥미롭다. 그의 저작이 한국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갖고 한국어를 배운다는 그는, 영화를 전공한 자신의 한국어 선생과 한국영화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가 이 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한국영화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등장인물들과 철학자가 대화를 나누면서 현실의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삶의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본다는 설정이다. 오직 한국인만을 독자로 설정하고 쓴 책이 된 셈이다.

 

그는 책에서 <봄날은 간다>, <건축학개론>, <수상한 그녀>, <8월의 크리스마스>, <그 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박하사탕>, <동주> 등 19편의 한국영화 속 23명의 등장인물들과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그 대화를 ‘연인과 부부’, ‘가족과 부모’, ‘나와 인생’, ‘세상’, ‘사회 속 인간관계’라는 5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등장인물이 처한 사정을 철학과 심리학을 통해 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인지라 내가 본 영화는 당연히 한 편도 없다. 그럼에도 등장인물들이 처한 간략한 설명이 있기에 책을 읽는 데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는 못했다. 물론 영화를 보았다면 등장인물들이 처한 각자의 사정을 더 잘 알았을 것이고, 철학자의 답이 더 마음에 와 닿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안하던 짓을 할 수는 없는지라 그냥 읽었다.

 

23명의 등장인물들은 모두가 철학자와 대화를 하면서 자신의 과거기억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철학자는 그런 그들에게 때로는 따끔하게 일침을 가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격려와 위로를 하면서 그들의 고통을 어루만져 준다. 그래서 책 제목을 [나쁜 기억은 지워드립니다]라고 했지 싶다. 책을 읽어가다가 문득 과거의 기억을 지울 수 있다면 나는 어떤 기억을 지우고 싶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많은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첫사랑의 기억은 말할 것도 없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내와 갈등을 빚었던 일, 돌아가신 아버지와 끝내 화해를 하지 못했던 일, 직장생활을 하면서 있었던 이런저런 일들이 떠올랐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그런 기억들 중에는 아직도 마음 속 한구석에 응어리처럼 남아있는 기억들도 있다. 하지만 ……

 

철학자의 이야기 중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몇 개 있다.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철학자는 두현에게 이야기한다. 결혼을 하고 두 사람이 함께 보내는 시간은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이라고. 결혼 전에는 보이지 않던 문제가 드러날 때 관건은 ‘어떻게 할 것인가’이며, 완전한 평등을 토대로 삼아 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대화의 목적은 누가 옳고 그름을 따지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서로 친해지기 위해서이며 따라서 상대의 생각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 경우 아내와 갈등이 생겼을 때 대화는 대부분이 시시비비를 밝히기 위해서였던 것 같아 뜨끔해진다. <터널>의 세현이 자신의 결정에 대해 괴로워하자 철학자는 어떤 결정이든지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 결정은 없으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다독여준다. <건축학개론>의 승민처럼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결정하지 않는 한 ‘가능성’ 속에서 살 수 있고, 결과에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그것이 고통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삶이 고달플지라도 내일이 오늘의 연속이 아닌 인생은 불행한 것이 아니라며, 오히려 내일도 오늘과 똑같은 날이 펼쳐지리라고 생각한다면 인생은 지루해진다고 <버닝>의 벤에게 충고한다.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자기가 우월하다는 것을 과시하지 않으며 타자를 질투하는 일도 없다는 것이다. 요즘 들어 문득문득 삶이 지루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마 내일도 오늘과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지 싶다. 내일은 무엇이 달라도 오늘과는 또 다른 하루임을 생각하며 살아야겠다.

 

이처럼 저자는 영화 속 등장인물들과 다방면에 걸친 인생의 문제들에 대해 얘기하지만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철학자와 영화 속 인물들의 이야기는 5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있지만 결국 모두가 묻고 있는 것은 내가 살아가는 의미이다. 그렇게 볼 때 ‘삶은 원래 고통’이며 고통은 그 자체로 선도 악도 아니라는 저자의 말이 눈길을 끈다. 이때 선악은 도덕적 의미가 아니라 득이 되고 안 되고의 뜻이라고 한다. 우리가 고통을 마주할 때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 선도 되고 악도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때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나 또한 과거의 기억 속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그 기억들은 즐겁고 유쾌한 것들도 있지만 분명 고통스러운 것들도 있다. 아직도 마음 속 응어리로 남아 있는 기억도 있다. 하지만 그 기억들 모두를 지워버리고 싶지는 않다. 지운다고 내 인생이 달라질 것도 아니고,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미래를 알지 못하는 한 아마 나는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기에, 저자의 말마냥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따라 바뀔 수도 있겠지만, 나쁜 기억도 내 삶의 한 단면임을 인정하고 싶은 것이다. 다만 그럴 일은 없겠지만 앞으로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좀 더 생각해보고 선택을 하고 싶다.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삶의 문제들은 한국영화를 소재로 했다고 해서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아니다.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보편적인 삶의 문제들에 대한 철학자의 격려이자 충고이다. 그럼에도 영화를 보고 영화 속 그들의 삶에 공감 했던 사람들이라면 철학자의 답을 들으면서 다시금 영화 속 그들을 생각해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자,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에 답을 찾는 한 방법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k*****1 2020.03.02. 신고 공감 17 댓글 12
리뷰 총점 종이책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으십니까?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으십니까?" 내용보기
‘기억’은 제가 붙들고 있는 화두이기도 합니다. 기억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어느 정도는 밝혀지고 있습니다만, 기억을 불러내는 과정이나 기억이 소멸되는 까닭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나쁜 기억을 지워준다는 제목에 당연히 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은 나쁜 기억일수록 지워지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쁜 기억을 지워드립니다>는 <미움 받을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으십니까?" 내용보기

‘기억’은 제가 붙들고 있는 화두이기도 합니다. 기억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어느 정도는 밝혀지고 있습니다만, 기억을 불러내는 과정이나 기억이 소멸되는 까닭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나쁜 기억을 지워준다는 제목에 당연히 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은 나쁜 기억일수록 지워지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쁜 기억을 지워드립니다>는 <미움 받을 용기>의 저자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기시미 이치로가 쓴 책입니다. <미움 받을 용기>는 아들러 심리학을 전공한 기시미 이치로와 전문 작가인 고가 후미타케가 함께 썼습니다만 <나쁜 기억을 지워드립니다>는 기시미 이치로 혼자서 집필한 책입니다. 어쩌면 이 책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었던 기획이라고 할만합니다. 외국의 작가가 한국의 독자를 위하여 쓴 책이니 말입니다.

저자 역시도 일본에서 심리상담의 경험을 엮은 책도 낸 바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움 받을 용기>가 우리나라에서 좋은 반응을 얻게 된 것을 계기로 한국어를 배우게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한국에서 강연할 기회가 생겼는데, 한국어로 청중과 소통해보겠다는 생각에서 배우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작가에게 한국어를 가르친 선생님은 이 책을 번역하신 이환미님입니다. 도쿄예술대학교 대학원에서 영화를 전공하신 분이라고 합니다. 공부를 하는 가운데 한국 영화가 자주 화제에 올랐고, 그러다보니 한국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형식으로 책을 꾸며보자는 기획이 탄생했다는 것입니다.

모두 열아홉편의 영화를 골라 감상을 하게 되었는데, 감상에 앞서 이환미님께서 영화에 대한 문화적, 사회적 배경을 설명해주었고, 작가의 아내분과 함께 영화를 감상한 다음에는 영화의 내용에 대하여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이 책의 얼개가 정해진 것 같습니다. 열아홉 편의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안고 있는 심리적 문제를 5개의 범주로 나누었습니다. ‘1관, 우리도 사랑일까’에서는 연인과 부부 사이에서 생기는 갈등을 다루었습니다. ‘2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는 가족과 부모의 관계에서 오는 갈등을, ‘3관, 행복을 찾아서’에서는 나와 인생에 관한 고민을 다루었습니다. ‘4관, 내일을 위한 시간’에서는 세상에 대한 고민이라고 합니다만, 쉽게 말하면 어떻게 살것인가에 관한 고민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5관, 타인은 지옥이다’에서는 사회 속 인간관계에서 주인공이 겪는 갈등을 다루었습니다.

꼽아보니 열아홉 편이나 되는 우리 영화 가운데 제가 본 영화는 다섯 편에 불과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우리 영화가 잘 나가고 있다고 하는데 저 같은 사람도 드물 것 같습니다. 작가는 먼저 영화의 내용을 반쪽 분량으로 간략하게 요약하고, 등장인물의 고민을 함축하는 영화 속 대사를 몇 마디 인용합니다. 그리고 그 대목에 관한 이야기를 등장인물과 작가의 아바타라 할 철학자와 나누는 식으로 전개합니다. 심리상담의 내용을 내담자와 상담자가 주고받는 대화의 형식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내담자의 고민에 대한 심리 상담에 더한 작가의 해설이 붙여집니다.

심리상담의 내용을 보면 작가는 물론 작가의 가족 사이에서 생겼던 문제를 끌어다 설명을 하기 때문인지 제가 상담을 받으러 갔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상담에 더한 작가의 해설을 보면 주로 아들러의 심리상담 요령에 기반하여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 아들러에 대한 작가의 연구의 깊이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제목으로 정한 <나쁜 기억을 지워드립니다>는 영화 <마더>에서 얻은 것 같습니다. 살인용의자로 체포된 아들이 무죄임을 확신하는 도준 엄마의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과거에 엄마와 도준 사이에서 있었던 끔찍한 기억이 되살아나는 반전 상황이 있었다는 대목에서 ‘필요 없어지면 과거의 기억은 지워집니다’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기억이 필요에 따라선 지우려들면 지워지는 것인지는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 것 같습니다.

y*****2 2020.03.04. 신고 공감 6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 : 기시미 이치로
"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 : 기시미 이치로" 내용보기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의 신간입니다.그런데 이 책, 무척 독특합니다.'한국 독자만을 위해 쓴 최초의 오리지널 타이틀!'이라고 합니다.일본인 저자가 타국의 독자만을 위해 쓴 글이라니 그 내용이 정말 궁금해 집니다. 이번 책의 주요 내용도 심리, 아들러의 심리학입니다.그런데 소개하고 있는 컨셉이 무척 독특하고 매력적입니다.한국 영화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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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의 신간입니다.

그런데 이 책, 무척 독특합니다.
'한국 독자만을 위해 쓴 최초의 오리지널 타이틀!'이라고 합니다.
일본인 저자가 타국의 독자만을 위해 쓴 글이라니 그 내용이 정말 궁금해 집니다.


이번 책의 주요 내용도 심리, 아들러의 심리학입니다.
그런데 소개하고 있는 컨셉이 무척 독특하고 매력적입니다.
한국 영화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심리를 아들러식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왜 이 책이 한국독자만을 위한 타이틀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도 본 영화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들을 이렇게 만나니 조금은 낮설고, 묘하네요.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 영화를 통해 그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심리학적으로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이 아니였다면 놓치고 지나칠 수 있는 심리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시간이였습니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이란 상대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사랑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연애를 몇 번 해도 잘 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또한 결혼과 이혼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사랑할 만한 상대가 없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연애나 결혼 문제에서 좌절한다면, 그 사람이 사랑하는 방법 혹은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지금 사랑하고 계신가요?
그렇지 않다면 사랑할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세요.
'사랑의 기술'의 에리히 프롬이기에 사랑을 '상대'가 아니라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누구에게나 이별의 순간이 온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사람과 만날 수 있었던 것, 이 사람과 함께 보낸 시간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최선의 이별을 맞이할 수 있도록 평상시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사랑하는 두 사람에게는 '미래'가 필요 없다.
그게 바로 사랑이다.

멋진 사랑입니다.
이성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모든 사랑-가족,친구,아끼는 물건까지도-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최선을 다하지 않은 사랑의 끝은 아름답지 않습니다.

셋째, 부모의 공헌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인간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낄 때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의 행위뿐 아니라 존재, 살아 계신다는 것 자체에 고맙다는 말을 건네 보라.
화나는 일이 있어도 어쨌거나 이렇게 함께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한 일이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사랑받기를 갈구해 온 사람이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자신이 먼저 부모를 사랑하기 바란다.

위의 글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지금, 바로 부모님에게 사랑을 말하세요.
지금이 아니면 고백할 시간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이 바뀌면 과거의 기억은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잊고 싶어하더라도 상대방이 잊지 않으면 없어지지 않는 과거.
그 과거에 대해 잊을 수 없더라도 기억을 떠올리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바로 필요하지 않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지금'을 바꿔야 합니다.
잊고 싶은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지 않도록 현재의 내 모습을 바꾸면 됩니다.

"행복은 각자의 것, 인격적이고 질적인 것이지만
성공은 일반적인 것, 양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성공과 행복, 실패와 불행을 동일시하게 된 이후로 인간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

미키 기요시의 '인생론 노트'에 나오는 글입니다.
'행복'과 '성공'에 대해 정말 멋지게 정의하였습니다.
성공은 행복이고, 실패는 불행이 아닌데 언제부터인가 이 둘은 쌍으로 여기게 된 것 같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불행한 성공도 있고, 행복한 실패도 있었음을 잊고 산 것 같습니다.

지소가 지금 '다른 사람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다른 사람한테 어떻게 보일까'만 신경쓰고 있다는 거예요.
누가 뭐래도 나 스스로가 행복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요.
행복해 '보이는' 게 아니라 정말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게 중요한 거예요.
아무리 다른 사람이 행복해 보인다고 해서 그 사람을 대신해 살아 봤자 행복해질 수 없어요.

아들러 심리학을 잘 보여주는 글입니다.
그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말고, 온전히 자기 스스로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누구나 실천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셔도 됩니다.


"성공을 위해 지금, 여기에 있는 행복을 희생하지 않아도 되며, 성공해야 비로소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행복은 미룬다고 연기되거나 저축할 수 없습니다.
지금, 여기서 온전히 누리세요.
그것이 더 많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방법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보면 먹고 싶듯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을 만나니 영화가 보고 싶어지네요.

영화와 심리학의 만남, 무척 재미있네요.
이달의 사락 l*****0 2020.03.25.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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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보는 과거
"다시 돌아보는 과거" 내용보기
내담자가 된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전하는 철학자의 조언그 구성을 보니 '치유 미술관'이 생각나기도 한다^^남녀간의 갈등, 가족간의 갈등, 나 자신과의 갈등,모든 인간 관계에서 오는 오해와 갈등그 속에서 생기는 고민들을 상담하며 방법을 제시해 준다지난 과거의 나쁜 기억들로 인해 지금의 삶도 앞으로의삶도 계속 불안하고 불행하게 살아가지 않도록그 상황들을 극복할 수 있도록
"다시 돌아보는 과거" 내용보기
내담자가 된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전하는 철학자의 조언
그 구성을 보니 '치유 미술관'이 생각나기도 한다^^
남녀간의 갈등, 가족간의 갈등, 나 자신과의 갈등,
모든 인간 관계에서 오는 오해와 갈등
그 속에서 생기는 고민들을 상담하며 방법을 제시해 준다

지난 과거의 나쁜 기억들로 인해 지금의 삶도 앞으로의
삶도 계속 불안하고 불행하게 살아가지 않도록
그 상황들을 극복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고
최대한 그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철학자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며
그들의 상황이나 생각에 많이 공감해주고 이해시키려
노력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총 19편의 한국영화 주인공들이 나오는데
꽤 유명한 작품들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보지를 않아서
영화를 한 번 보고 다시 읽어봐야 될 것 같다
알고 본다면 더 재미있을 듯!!ㅎㅎ

대화 형식이어서인지 꽤 두꺼운데도 술술 읽힌다
<미움받을 용기>를 사랑해 준 한국의 독자들을 생각하며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려 하고
온전히 한국 팬들을 위해 번역가와 함께 기획하고
한국 출판사에서 출간을 한 책이라 더욱 의미있다
q******7 2020.03.22.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
"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 내용보기
살아가면서 힘들다고 느낄 때,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우리는 누군가로부터 위로나, 조언을 듣고 싶어진다.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의『미움받을 용기』로 심리학자 아들러의 이야기로 우리에게 소개된 이후 한 동안 많는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것 같다. 그가 이번엔 『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부케 출판, 이환미 옮김)라는 제목의 방구석 1열 인생 상담을 펴냈습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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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가면서 힘들다고 느낄 때,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우리는 누군가로부터 위로나, 조언을 듣고 싶어진다.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의『미움받을 용기』로 심리학자 아들러의 이야기로 우리에게 소개된 이후 한 동안 많는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것 같다. 그가 이번엔 『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부케 출판, 이환미 옮김)라는 제목의 방구석 1열 인생 상담을 펴냈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말하는 '나쁜 기억을 지운다'라는 것이 사실 과거를 지운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철학자는 고통을 외면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건 당신 탓이 아니에요" 같은 말을 건네지 않으며, 또한 '왜 이렇게 되었는가'하고 과거에 초점을 맞추지도 않습니다. 가령 지금 직면한 문제의 원인을 과거에서 찾아봐야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과거의 경험에 얽매이지 않고 오히려 미래에 초점을 맞춰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과거에 했던 경험을 아예 없던 일로 치부할 수 는 없습니다.』- 본문 중에서 -

 

  과거의 아픈 기억으로 인해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 어떠한 위로도 사실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 것 같습니다. 오히려 과거의 나쁜 기억을 끄집어내고 토해내야만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 그래야 지워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5가지 주제에 대하여 23가지 상담 스토리는 평소 우리가 고민하는 부분을 대표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칫 딱딱해 질 수 있는 내용이 주제에 적합한 국내 영화를 소재로 화두를 던지고 그에 맞는 상당을 해 나가는 형태로 되어 있어 읽기도 편하고 이해도 쉽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내 아이를 괴롭히는 발톱만도 못한 놈들에게' 편에서 봉준호 감독의 '마더'라는 영화에서의 엄마와 도준의 관계에서 아들이 살인을 저지르고 무죄를 주장하는 엄마의 이야기 중 도준이 어린시절 엄마가 자신을 죽이려고 했었다는 기억하지 말아야 할 내용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때 던지는 말 기억을 지울 수 있을까요? 그럴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철학자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기억을 지울 수 잇다고 생각하는 건 무서운 것을 본 아이가 눈을 꼭 감으면 모두 사라지리라 생각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없었던 일을 있었다고 믿기도 하고요. 과거의 일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더 이상 떠올리지 않거나 잊어버릴 수는 있습니다. 그것은 더이상 생각해 낼 필요가 없어졌을 때죠. 필요 없어지면 과거의 기억은 지워집니다. 하지만 자기 기억 속에서 일어나는 일일 뿐, 잊었다고 해서 상대에게 저지른 일가지 없었던 것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자신은 잊고 싶어 하지만 상대가 잊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한 그 일은 없어지지 않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과거의 기억은 지울 수 없습니다.』 - 본문 중에서 -

 

  그는 말합니다. 아이 때문에 힘들어하는 부모에게 부모가 먼저 행복해져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는 『인생노트』에서 "성공과 행복, 실패와 불행을 동일시하게 된 이후로 인간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라고, 성공은 약적인 것인 반면에 행복은 질적이기 때문에 양을 따질 수 없으며, 성공이 일반적인 데 비해 행복은 개별적인 것이라 봅니다. 그는 이것을 '각자의 것'이라 표현합니다. 띠리서 행복은 각자에게 고유한 것이라서 어떤 것이 행복인지 일반화 할 수 없고 각 개인은 자신에게 고유한 행복을 만끽할 뿐이라고 합니다. 잔기의 삶을 진지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지금까지 많은 사람이 당연시해 오던 남과의 경쟁 속에서 공부하고, 직장을 얻고, 돈을 버는 성공이 아니라 행복을 느끼면서 살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리라. 소확행은 극도의 행복감과는 다르다. 어떤 삶을 살든 무엇을 목적으로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소학행을 느끼는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에게 그 목적은 행복이며, 나아가 삶에서 소확행을 찾으려면 공헌감이 필요하며, 공헌감은 자신이 어떤 식으로든 타자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느끼는 감정이라 말한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 현실을 마주할 용기가 생길 때 과거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현재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맞설 수 있는 자세만이 과거에 얼매이지 않고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그 모든 것들이 사실은 당신 탓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내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철하자 다운 시선으로 전해주는 한마디가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제 당신이 과거의 나쁜 기억으로부터 벗어날 순간이 되지 않았나요?

 

이 리뷰는 해당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l***4 2020.03.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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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억을 지워드립니다
"나쁜 기억을 지워드립니다" 내용보기
1. 아들러의 심리학을 영화로 보는 느낌의 책 여기 저기서 많이 들어본 아들러의 심리학, 이 책의 저자는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책을 인용하는 책'들과는 다르게 거의 아들러의 저자에서만 많은 글귀들을 인용하고 사용했다. 어쩌면 그만큼 저자의 철학이 명확하게 서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읽으며 믿음이 갔다.  내가 보았던 영화들은 더 깊게 다가왔고, 내가 보지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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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들러의 심리학을 영화로 보는 느낌의 책

 여기 저기서 많이 들어본 아들러의 심리학, 이 책의 저자는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책을 인용하는 책'들과는 다르게 거의 아들러의 저자에서만 많은 글귀들을 인용하고 사용했다. 어쩌면 그만큼 저자의 철학이 명확하게 서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읽으며 믿음이 갔다. 

 내가 보았던 영화들은 더 깊게 다가왔고, 내가 보지 못했던 영화들에 대해서는 호기심이 일었다. 그러면서도 영화 속 장면에 자신의 삶을 기꺼이 보여준 저자의 용기에 나 또한, 영화와 같이 펼쳐지는 내 지금의 삶에 다시금 희망과 용기를 갖게 되었다. 

 대화 속에서 저자의 철학이 뭍어 나오는 이 책은 오히려 쉽게 읽기보다는 한문장 한문장을 이해하며 읽으려고 노력해야 했다. 그래서 속독할 수 없었고, 다른 생각을 하면서 읽은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돌아가 파악해야 했다. 그래야 뒤에 나오는 대화를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서평을 하며 우연히 이 책의 표지를 자세히 보게 되었다. 홀로 남겨진 빈 의자와 그 옆을 지나가는 고양이. 나에게도 이미 내 마음 한 구석에 오래부터 앉아서 나를 지켜보는 한 철학자가 있을 것이다. 고양이 조차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듯이 보이는 저 의자에서 무언가를 알아차렸는데, 나 자신만이 내 안의 철학자를 의식하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이다. 영화같은 내 삶의 단편들에 대해 나의 철학자와 대화를 시도해보려 한다. 어떤 대답이 나올지 궁금하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내가 철학자에게 어떤 질문을 해도 나의 다가옴을 환영해줄 것이라는 믿음이다. 나 자신의 삶을 살아내고자 하는 의지와 내 삶을 아끼는 마음을 그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2. 밑줄을 통해 다시한번 들여다 보는 문장들

 <1관 연인과 부부에 대하여>

 # 아무리 상대를 사랑하더라도 서로 생각하는 미래가 다르다면 관계를 지속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20)

 # 두 사람이 굳이 과거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었을까요?(22)

 # 이런 식으로 끈질기게 대화를 되풀이하면서 서로에게 다가서기를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39)

 # 그런 의미에서 사랑은 '빠지는' 것이 아니라 '쌓아 올리는'것이라 할 수 있다.(42)

 # 인간관계에서는 타인의 과제에 함부로 침범하는 경우 갈등이 생긴다.(43)

 # 제 말뜻은 그게 아니라 상대방의 존재를 사랑스럽다고 생각하는 게 먼저라는 겁니다.(53)

 # 문제가 생기든 그렇지 않든 둘의 관계에서 본연의 자세가 평등해야 한다는 뜻이다.(56)

 # 권력 다툼을 그만두려면 대화의 목적이 어느 쪽이 옳은지 밝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 친해지기 위해서임을 깨달아야 한다.(58)

 # 두 사람이 아무리 친밀하다해도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전제 아래 상대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58)

 # 설사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저 사람이 왜 그럴까?' 생각해 보는 것이 상대방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다.(59)

 # 현실에서 첫눈이 오면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이 없어져도, 첫사랑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늙지 않을 것이다.(75)


 <2관 가족과 부모에 대하여>

 # 그러는 날 겁내지 않고 내 말에 반박하는 사람이 있더라고. 선생처럼. 그것도 새파란 여고생이 말이야. 그걸 보고 난 그동안 내가 살아온 방식이 틀렸던 게 아닐까 의심하게 됐어.(87)

 # 지금은 내 힘만 믿고 젊은 놈들을 때리곤 하는데, 언젠가 내가 약해져서 힘이 없다는 걸 알면 반대로 젊은 놈들에게 내가 두들겨 맞을지도 몰라.(87)

 # 나를 진정한 나, 있는 그대로의 나로 봐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입니다. 그런 사람 앞에서는 허세를 부리지 않아도 되고, 객기를 부리지 않아도 됩니다.(88)

 # 그리고 생의 기쁨과 행복은 인간관계 속에 있음을 헤아리게 된다.(94)

 # 내가 가족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 집안에 더 이상 자신이 있을 곳이 없다는 마음에 자기 의견을 강하게 피력할 수 없게 됩니다. 자기 자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인 욕구입니다.(99)

 # "그 애가 하는 일은 모두 옳아요. 그러니 우린 그냥 지켜보기로 해요"(103)

 # 존경이란 '그 사람이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성장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라고.(109)

 # 어느 쪽을 더 사랑하는지 비교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괴로워지는 겁니다.(115)

 # 애자씨가 부모로서 할 일은 아드님이 뮤지션으로 성공하지 못했을 경우 필요하면 아드님에게 힘이 되어 주는 것이지, 안전한 인생을 살라고 강권하는 것은 아닙니다.(119)

 # 과거의 일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더 이상 떠올리지 않거나 잊어버릴 수는 있습니다. 그것은 더이상 생각해 낼 필요가 없어졌을 때죠.(131)

 # 부모가 아이를 대신해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은 아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136)

 # 아이를 도와주고 싶다면 먼저 도움을 줘도 되는지 아이의 의사를 물어봐야 한다. 아이가 이에 찬성하고 도움이 필요하다고 한 것 중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 일에 한해서 도와주면 된다.(137)

 # 부모가 자식이 저지른 일에 사과하는 것은 언뜻 보기엔 아이를 위해서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자기 보호 때문이다.(137)

  

 <3관 나와 인생에 대하여>

 # 지금의 이 삶이 진정한 삶을 위한 리허설이 아니라 실전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언젠가 진짜 인생이 다가오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인생만 살아갈 수 있는 겁니다.(148)

 # 각 개인은 자신에게 고유한 행복을 만끽할 뿐이다.(152)

 # 또 다른 문제는 정원 씨가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인 채 지내고 있다면 '지금, 여기'를 온 힘을 다해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겁니다.(161)

 # 먼저 인간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반드시 후회한다는 겁니다.(171)

 # 그러나 우리는 '지금'할 수 있는 최선의 결단은 내릴 수 있고, 또 내려야만 한다.(180)

 # 행복해 '보이는'게 아니라 정말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게 중요한 거예요.(187)

 # 사는 집이나 돈을 잃으면 불운해지지만 그렇다고 불행해지는 건 아니에요. 행복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잃어버릴 일이 없으니까요.(188)

 # 그런 아이는 자신이 사랑받는다고 깨달으면 틀림없이 바뀔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역경에 처하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을 것이다.(195)

 # 답이 금방 안 나온다고 해서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닙니다.(200)

 # 인생이 버텨 내기 어려운 것이라면, 더 나아가 생을 긍정해야 합니다. 삶이 고통스럽더라도 그런 삶을 받아들이는 거죠.(205)

 #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내맡기지 않고, 또한 삶의 난관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거기서 도망치지 않으며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분별하여 할 수 있는 것부터 시도해야 한다.(209)

 # 이상주의는 사물 앞에 논리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현실주의는 사물 뒤에 논리라고 할 수 있다. 현실을 설명하는 것에 몰두하는 현실주의에는 현실을 바꿔 낼 힘이 없다.(209)

 # 자기중심적 세계관을 바꿔야 한다. 다음으로 언제든 죽어도 된다는 것. 이는 그런 각오로 살아간다는 것이다.(210)

 #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과거와 미래를 따로 떼어 놓고 사는 것을 이상으로 여기고 살다 보면 인생이 달라진다.(210)

 # 이를 책 읽기에 한할 필요는 없지만, 현실을 넘어 이상을 꿈꾸면서 살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210)


 <4관 세상에 대하여>

 # 행복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테지만,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것인가에 대해 착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220)

 # 인생에서 어떤 목표를 설정하든 상관없이, 지금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도 결코 임시 인생도 아니며 준비 기간도 아닙니다.(222)

 # 하지만 설령 좌절하더라도 성공이 '진정한' 행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면 그것을 외투처럼 벗어 던질 수 있다.(224)

 # 상사가 날 어떻게 볼까 전전긍긍해서는 안 됩니다. 관심이 자기가 아니라 사회를 향하도록 해야 합니다.(236)

 # 공헌감이야말로 우리가 일을 좋아하게 만드는 요인이다.(237)

 # 무엇을 하든, 그러니까 핸드볼 연습을 하든 경기를 하든 바깥일을 하든 집안일을 하든 아이를 돌보든, 그것이 바로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이며 그것과 다른 현실을 살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247)

 # 가치와 관련해서 말하자면, 간병도 연구도 모두 중요하므로 우열을 가리는 것을 그만하자고 생각한 겁니다.(248)

 # 먼저 남편의 언행에 좋은 의도가 있다는 것을 믿는 겁니다.(252)

 # 다른 하나는 남편이 스스로 자신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것입니다.(252)

 # 그렇게 남편을 믿고 미숙 씨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 됩니다. 설령 무슨 일이 생긴다 해도요.(252)

 # 사과를 정말 알고 싶어서 관심을 갖고, 이해하고 싶어서, 대화하고 싶어서 보는 게 진짜 보는 거라고요.(263)

 # 분별할 것이 아니라 자신도 같은 잘못을 저지를 수 있는 인간임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268)

 # 과거의 경험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인생과는 아무런 인과 관계가 없다는 것, 실은 지금까지의 삶에서 어떻게 살지는 자기 스스로 결정해 왔음을 깨닫는 것.(282)

 # 아들러는 범좌자의 교화에 필요한 것은 처벌이 아니라 '공동체 감각'의 육성에 있다고 봤다. 타자는 동료이며, 그런 동료에게 협력하고 공헌할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296)


 <5관 사회 속 인간관계에 대하여>

 # 개성적인 사람이란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다. 자신의 장점이나 가치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을 필요가 없다.(314)

 # 선수들은 자신의 재량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역량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습니다.(336)

 # 하지만 이제 알았습니다. '나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 않았구나'라는 것을요.(337)

 # 그러기 위해서는 리더가 믿고 지켜보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부하나 선수의 판단에 맡기면 때로는 실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의 판단으로 움직일 수 있는 부하와 선수를 육성하는 것이야말로 리더의 몫이다. 나아가 리더가 한 말이라도 그것이 잘못됐다면 지적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부하나 선수여야 한다.(338)

  

3. 점점 쌓여갈 내 서재의 책들  

 - 알프레드 아들러 : 삶의 과학, 왜 신경증에 걸릴까, 심리학이란 무엇인가, 인간이해, 개인심리학과 학교, 아들러 심리학 인문, 오늘을 살아갈 용기 아들러 심리학

 - 미시 기요시 : 이야기되지 않은 철학, 인생론 노트

 - 정호승의 시무라카미 하루키, 그날이 오기 전에(시게마쓰 기요시), 아버지의 유산(필립 로스), 순간의 꽃(고은), 아들러 강연(카렌 드레셔), 에피노미스(플라톤), 풍토(와쓰지 데쓰로)

m********5 2020.03.2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심리] 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 - 기시미 이치로의 방구석 1열 인생 상담​
"[심리] 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 - 기시미 이치로의 방구석 1열 인생 상담​" 내용보기
심리상담가라기보다 작가라는 게 어울릴 정도로 유명한 게 아닌가 싶다. 임상에서 나오는 세심한 관찰과 배려 깊은 경청 그리고 따뜻한 감성과 문체가 그의 책을 반갑게 한다. 워낙 유명한 작가이기도 하지만 그가 이렇게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나라의 영화를 통해 삶에 대한 통찰을 이야기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일 텐데 그의 애씀이 반갑고 고맙고 그랬다. 소개되는 19편의 영화는 거의 대
"[심리] 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 - 기시미 이치로의 방구석 1열 인생 상담​" 내용보기



심리상담가라기보다 작가라는 게 어울릴 정도로 유명한 게 아닌가 싶다. 임상에서 나오는 세심한 관찰과 배려 깊은 경청 그리고 따뜻한 감성과 문체가 그의 책을 반갑게 한다. 워낙 유명한 작가이기도 하지만 그가 이렇게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나라의 영화를 통해 삶에 대한 통찰을 이야기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일 텐데 그의 애씀이 반갑고 고맙고 그랬다. 소개되는 19편의 영화는 거의 대부분 보지 못했지만 보지 않아도 장면 속 인물들의 심리가 그려질 만큼 충분했다.


기억이라는 게 잊히는 건 자연스러워도 지운다는 건 왠지 부자연스럽고 부정적이다. 나쁜 그리고 부정적 기억을 지우고 좋은 그리고 긍정적인 기억만 남기는 게 삶에 어떤 의미일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이 더 궁금하다.


작가는 결국 과거의 기억을 과거의 시점이 아닌 현재, 지금의 시간에서 과거의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의미가 바뀐다는 다소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아무리 힘든 시간을 지났다 하더라도 다시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는 현실에서 '그때 그랬다면 어땠을까'라는 건 의미가 없다는 것. 그렇게 이미 벌어진 나쁜 일에 매몰되지 않고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재해석하는 것으로써 기억을 '지울 수' 있다는 것이라 한다.




좀 독특한 형식의 책이다. 철학자와 19편의 한국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상담 내지는 철학적 대화를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그런데 왜 상담가가 아니라 철학자일까? 치료를 위한 처방이 아니라서? 여하튼 어떤 결론을 내려주지 않으면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이끈다.


사랑을 라면으로 치환 시켜버린 익숙한 영화의 한 장면에서 촉발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순식간에 끝날 정도로 몰입된다. 하지만 미처 보지 못해서 영화의 장면이 궁금해져 읽는 걸 자주 멈춰야 했다.


"뭔가를 분명히 말하거나 정하는 일에는 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은수 씨가 정해 주기를 바란 거죠." p35


놀라운 사실 하나. '자신이 결정하지 않고 상대가 결정하게끔 하는 사람은 오히려 지배적인 성향의 사람일 수 있다'니. 평소 선택지 앞에서 "당신이 알아서 해"라고 아내가 결정하게 하는 나는 그런 성향인 사람이었을까? 나는 상대가 편한 것을 선택하게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배적이라니. 대략 난감이다.


그 유명한 대사,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말에 철학자는 에리히 프롬의 말을 빌려 '사랑은 빠지는 게 아니라 노력이 필요한 일'임을 명확히 한다. 그런데 이 문장에서 애타게 노래하는 박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랑이 노력한다는 게 말이 되니" 철학자는 말이 된다고 하고 노랫말은 말이 안 된단다. 그래서 사랑은 어렵디 어려운가 보다. 결국 사랑을 시작하고 변화된 관계에서 상대에게 더 이상 노력하지 않는 문제가 문제인가.


'알싸한 감정'이라니. 생각해 보니 내게도 그런 감정이 있다. 첫사랑이 아니어도 설렘이 있던 사이가 지나고 보면 아련한 감정이 드는 사람. 요즘 말로 썸이라던가. '건축학 개론'의 승민과 서연처럼. 한데 당최 기억이 나질 않아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저 납득이가 손을 하늘로 비비꼬아 올리던 장면만 선명하다니. 오래전에 썼던 영화 리뷰에는 '첫사랑의 기억을 뒤적이게 만드는 영화'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 기억의 끝에 떠오른 알싸함. 장애인이 된 후 연락이 끊겼던 친구가 십수 년 만에 연락이 닿았다. SNS가 없었다면 영영 기억에만 있었을. 스콜피온스의 윈드 오브 체인지 엘피를 건네며 받는 나보다 더 환하게 웃던 친구. 어딜 다녔고 누구와 다녔고 내 기억에선 뭉텅 잘려 나갔지만 기억은 물론이고 그때의 사진도 가지고 있는, 그 추억이 행복하다는 그 친구와 통화는 딱 그 때로 시간을 돌렸다. 한참 통화 끝에 그 알싸한 느낌이 들었다. 왠지 모를 아쉬움도 동반한. 장범준이 그랬다. "사랑 때문에 노랠 연습하는 건 자연의 이치"라고. 스콜피온스가 독일 애들인지 영국 애들인지 록발라든지 해비메탈인지 구분도 못하는 음악을 아는 채 했던 그때. 사랑까지는 아니었다지만 알싸하긴 했던 터라 이제 와 손 한 번 안 잡아 본 게 아쉬운 마음도 드나 보다.




매사를 복잡하게 생각한다는 '리틀 포레스트'의 혜원이 잘못된 것일까? 너무 쉽게 그래서 인생에서 진지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복잡함을 다르게 보면 신중하다는 것일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쉬워서 가벼운 것보다는 다소 복잡해서 진지한 게 낫겠다 싶다.


인생에는 리허설이 없으며, 행복은 성공과는 다르다는 것. 그래서 미래를 담보로 성공만을 행복이라 착각하며 자신을 옥죄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싱글 라이더'의 재훈을 통해 메시지를 준다. 영화를 아프게 본지라 재훈의 상실과 공허가 다시 한번 먹먹했다.


"삶이 고달플지라도 내일이 오늘의 연속이 아닌 인생은 불행한 게 아니다. 오히려 내일도 똑같은 날이 펼쳐지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인생은 지루하다." p312


인간은 선과 악의 구분에는 관심이 없고 다만 '자신에게 득이 되는' 것을 추구하는 것뿐이라고 소크라테스의 철학을 빗대 설명한다. 그게 악일지라도 자신에게 득이 되는 것은 선이 되는 일. 현대 자본주의 체제에서 늘 벌어지는 일이며 인간의 탐욕이 존재하는 영원불변한 일을 어쩌면 가장 인간적 본능이 가장 비인간적일 수 있는 일을 '버닝'의 벤을 통해 일깨우고 있다. 너무 어둡고 따끔거리듯 불편해 보다 말았던 영화였는데 잠시 볼까를 망설인다.




"리더란 이처럼 보이지 않는 지도자, 존재감이 없는 지도자여야 좋다. 구성원들은 자신의 재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때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더가 믿고 지켜보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p338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혜경을 통해 리더의 존재를 설명하는 내용에 눈이 번쩍 뜨였다. 가뜩이나 뒤숭숭한 조직 내에서 리더의 역할을 곱씹게 된다. 도대체 튀고 싶어하고 존재감만 부각하려는 리더들을 어쩌면 좋은지. 재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출근 길이 얼마나 즐거웠던지 이젠 다 잊었다.




c********u 2020.03.04.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 (기시미 이치로)
"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 (기시미 이치로)" 내용보기
1관 : 우리도 사랑일까 - 연인과 부부에 대하여봄날은 간다 (상우의 이야기), 봄날은 간다 (은수의 이야기), 내 아내의 모든 것, 건축학개론2관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가족과 부모에 대하여똥파리, 수상한 그녀 (첫번째 이야기), 수상한 그녀 (두번째 이야기), 마더3관 : 행복을 찾아서 - 나와 인생에 대하여리틀 포레스트, 8월의 크리스마스, 터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그후4
"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 (기시미 이치로)" 내용보기

 

1관 : 우리도 사랑일까 - 연인과 부부에 대하여

봄날은 간다 (상우의 이야기), 봄날은 간다 (은수의 이야기), 내 아내의 모든 것, 건축학개론

2관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가족과 부모에 대하여

똥파리, 수상한 그녀 (첫번째 이야기), 수상한 그녀 (두번째 이야기), 마더

3관 : 행복을 찾아서 - 나와 인생에 대하여

리틀 포레스트, 8월의 크리스마스, 터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그후

4관 : 내일을 위한 시간 - 세상에 대하여 

싱글 라이더,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첫번째 이야기), 시, 박하사탕, 복수는 나의 것 

5관 : 타인은 지옥이다 - 사회 속 인간관계에 대하여

버닝 (첫번째 이야기), 버닝 (두번째 이야기),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두번째 이야기), 동주

 

 

일본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의 방구석 1열 인생 상담

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 >

이 책은 심리학자 혹은 정신과 의사의 상담처럼 영화에서 만났던 익숙한 캐릭터들이 인생에서 겪은 고민거리를 철학자를 찾아 털어놓는 상담 방식을 접목하여 상담후 철학자가 곁들이는 도움말로 우리 주위에서 그리고 나 자신이 자주 겪는 문제들에 관해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하는 방법들을 제시함과 동시에 위로의 말과 더불어 자신이 생각의 변화를 통해 스스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에세이였다.

 

 특이한 방식의 에세이라고 생각했다. 특히나 인상적인 것은 한국 독자들을 위해서인지 영화들이 모두

한국 영화들이었다는 것이다. 한국 영화 속 주인공들이 영화 속에서 고민하던 사유들로 내용을 채웠다.

저자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철학자이자 작가다. <미움받을 용기> <늙어갈 용기> 등을 쓴 저자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그는 아들러 심리학에 관련한 책을 내기도 할 만큼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한 철학자로서

이번 책에서도 심릭학적 접근법으로 아들러의 해법 같은 말들을 인용해 풀어내고 있었다.


물론 자신의 견해로 상담을 하고 있지만 아들러 외에 에리히 프롬이라든가 미키 기요시라는 철학자의 글도

자주 언급을 했다. 아들러나 프롬은 잘 알지만 미키 기요시라는 철학자는 처음 들어서 검색을 해보게 했다.

저자의 책은 일본에서 출판해 번역 출판한 책은 몇권 있었지만 <나쁜 기억을 지워 드립니다> 같은 경우는

오리지널 책을 위해 새로 쓴 글을 한국에서 한국 출판사를 통해 출판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맨 끝에 한국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라든가 상담 내용을 자신의 실제 상담 내용으로

엮은 것이 아니라 더욱 감정 이입에 도움이 되도록 한국 영화의 주인공들을 대입하여 풀어낸 점이

앞서 말했듯이 특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각 작품의 주인공들과의 대화를 통해 이런 것은 나랑 생각이 다른데 라든지 이런 생각은 못 했었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내용들이 많았다.

 

b*****2 2020.04.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