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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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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 리커버책 '현란한 세상'은 쿠바 작가 레이날도 아레나스의 국내 초역 소설로 생의 비극을 환상적으로 그린 쿠바 대표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한 수사의 회고록 '주인공 세르반도 수사의 회고록'을 패러디한 작품으로, 현실 재현을 거부하고 여러 측면에서 현실을 파헤치며 언어적 층위보다는 과장, 풍자, 그로테스크, 아이러니 등의 바로크 미학을 통해 영원한 인간 비극을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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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 리커버책 '현란한 세상'은 쿠바 작가 레이날도 아레나스의 국내 초역 소설로 생의 비극을 환상적으로 그린 쿠바 대표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한 수사의 회고록 '주인공 세르반도 수사의 회고록'을 패러디한 작품으로, 현실 재현을 거부하고 여러 측면에서 현실을 파헤치며 언어적 층위보다는 과장, 풍자, 그로테스크, 아이러니 등의 바로크 미학을 통해 영원한 인간 비극을 동정적인 역설로 완화한다. 세르반도 신부에 대한 최소한 자료로 모험 소설을 쓰면서 실질적인 삶의 에피소드들을 환상으로 바꾸고 그것들을 새로운 현실의 묘사에서 다른 사건으로 전환한다. 또한 소설은 또 하나의 사건을 놓고 장(章)을 중복으로 사용하면서 여러 개의 시점으로 그린다. 결국 인생을 하나의 교리나 규정 또는 하나의 역사가 아닌 다양한 측면에서 다뤄야 할 신비로 생각하는 작가의 세계관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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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en in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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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털리 부인의 사랑』이라는 문제작으로 유명한 D. H. 로렌스의 소설이다. 『사랑에 빠진 여인들』이라는 제목처럼, 이 소설의 기본 골격은 어슐라와 구드룬이라는 두 자매의 사랑 이야기다. 하지만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실망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 소설에는 어슐라-버킨, 구드룬-제럴드의 사랑 이외에도 버킨-제럴드의 (동성애적) 사랑도 등장한다. 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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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털리 부인의 사랑』이라는 문제작으로 유명한 D. H. 로렌스의 소설이다. 『사랑에 빠진 여인들』이라는 제목처럼, 이 소설의 기본 골격은 어슐라와 구드룬이라는 두 자매의 사랑 이야기다. 하지만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실망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 소설에는 어슐라-버킨, 구드룬-제럴드의 사랑 이외에도 버킨-제럴드의 (동성애적) 사랑도 등장한다. 한마디로 매우 전형적이지 않은 '관계'로서의 사랑의 다양한 측면들이 등장하는데, 이 소설의 배경이 세계 1차 대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역사의 소용돌이와 인간들의 감정의 소용돌이가 맞물려 아주 '문제적인' 소설이 탄생했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등장인물 중 한 명인 버킨은 작가인 로렌스 자신이 가장 많이 투영된 인물이어서 이 인물에 집중하여 소설을 읽다 보면 상당히 흥미로운 면면을 접하게 된다.

서로 다른 계급의 인물들 (제럴드는 탄광 부호의 아들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경영을 맡게 된다)과 갈등과 대립, 사랑, 그리고 배경인 탄광촌을 둘러싸고 표출되는 광부들과 탄광 소유주 간의 대립 등등은 당시의 산업자본주의의 실상과 모순을 극명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어슐라와 구드룬 역시 1세대 페미니즘 운동의 결실로 등장한 '신여성'들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슐라는 중학교의 교사이고 동생인 구드룬은 런던에서 조각가로 활동하다 고향에 잠시 돌아온 것으로 그려진다.) 그들이 생각하는 사랑과 결혼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어슐라-버킨 커플은 결혼을 하지만 구드룬-제럴드 커플은 결국 결별하고 마는데, '신여성'들의 결혼관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두 자매의 사랑 방식도 극명하게 갈린다. (구드룬과 제럴드의 사랑은 육체적고 파괴적이며 자학과 가학을 오간다.)

 

그러나 이 네 인물이 기본적으로 당시의 유럽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인식들을 통해 로렌스가 당시의 서구 사회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매우 비판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차 세계 대전을 겪으며 당시의 젊은이들이 서구 문명의 종말의 징후를 느낀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렇게 큰 얼개의 사이 사이 세부적으로 매우 상징적이고 인상적이며 아름다운 장면들도 등장해서 거의 900쪽에 가까운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잘 읽힌다. (그러나 이것은 쉽게 이해가 된다는 의미와는 조금 다르다).

 

이 소설을 다 읽고 나니 큰 산을 하나 넘은 듯, 로렌스의 실체에 조금 더 다가간 듯하다.

  

s*****n 2021.01.23.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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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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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의 희곡선을 살까 말까 매번 생각만 하다가 결국 을유문화서 리커버 판으로 구입하게 되었어요. 시공사의 희곡 전집과 비교하느라 꽤 고민했지만 이 책을 통해 체호프 희곡의 정수는 다 맛볼 수 있을 테고, 보다 파고 들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면 그때 가서 구입해도 될 거라는 생각에(말은 이렇지만 실은 800페이지 같은 희곡 전집을 말짱한 정신으로 완독할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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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의 희곡선을 살까 말까 매번 생각만 하다가 결국 을유문화서 리커버 판으로 구입하게 되었어요. 시공사의 희곡 전집과 비교하느라 꽤 고민했지만 이 책을 통해 체호프 희곡의 정수는 다 맛볼 수 있을 테고, 보다 파고 들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면 그때 가서 구입해도 될 거라는 생각에(말은 이렇지만 실은 800페이지 같은 희곡 전집을 말짱한 정신으로 완독할 수 없을 것이라는 자가진단에 의해) 4대 명작 담긴 본 작품집으로 결정했답니다. 체호프는 단편 소설집으로 가장 먼저 접했고, 희곡도 몇 편 경험이 있습니다. <벚꽃 동산> 같은 작품은 이미 가지고 있구요. 아주 오래 전에 우연한 기회에 연극 관람한 적 있던 약국집 부인이 나온 작품이 있는데, 그 작품의 제목이 뭔지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이러고 보면 시공사의 전집을 샀어야 되나 싶고^^).  자, 이제부터 러시아 사람 이름 고문 좀 당해볼까 합니다.

m*******j 2022.01.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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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체험 리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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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본작가와 궁합은 잘 안맞는 편인데,노벨상 수상자로 워낙 유명하고, 평이 좋은데다가리커버판이 나와서 구매했습니다. 을유문화사의 이 리커버 버전들은 데미안 외에는 이제 다 가지고 있는데 같이 모아 놓으면 이쁘네요. 개인적인 체험은 작가의 작품 세계의 전환점이 되는 동시에, 오에 겐자부로의 작품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작품이기도 하다니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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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본작가와 궁합은 잘 안맞는 편인데,
노벨상 수상자로 워낙 유명하고, 평이 좋은데다가
리커버판이 나와서 구매했습니다.

을유문화사의 이 리커버 버전들은 데미안 외에는 이제 다 가지고 있는데 같이 모아 놓으면 이쁘네요.

개인적인 체험은 작가의 작품 세계의 전환점이 되는 동시에, 오에 겐자부로의 작품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작품이기도 하다니 기대가 큽니다.



s**********t 2021.11.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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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로 만나는 안톤 체호프의 희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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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하는 강의에서 안톤 체호프를 만나고 '벚꽃동산'을 다시 읽어야지 하고 책장을 봤는데 없다;;;;;;; 많은 현대인들이 고전을 읽었다고 착각을 많이 한다던데 혹시 나도... 이젠 연극 '벚꽃동산'을 내가 봤는지도 의심이 들기 시작함;;;; 마침 리커버 에디션으로 새롭게 출간된게 있어 주문! 체호프의 희곡은 크리스마스 전 날 북유럽 어느 나라에서 밤새워 읽고 싶은 책 한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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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하는 강의에서 안톤 체호프를 만나고 '벚꽃동산'을 다시 읽어야지 하고 책장을 봤는데 없다;;;;;;; 많은 현대인들이 고전을 읽었다고 착각을 많이 한다던데 혹시 나도... 이젠 연극 '벚꽃동산'을 내가 봤는지도 의심이 들기 시작함;;;; 마침 리커버 에디션으로 새롭게 출간된게 있어 주문! 체호프의 희곡은 크리스마스 전 날 북유럽 어느 나라에서 밤새워 읽고 싶은 책 한권을 읽으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던데 올해의 크리스마스 전 날에 따뜻한 뱅쇼와 슈톨렌과 함께 안톤 체호프의 희곡을 무대가 아닌 활자로 만나기로!



YES마니아 : 로얄 h******o 2021.10.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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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희곡선 리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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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룸 x 을유문화사 리커버 에디션 중 하나인체호프 희곡선입니다. 이번 리커버들은 기존의 고전적인 느낌이었던을유세계문학전집에 비하면 꽤 화사하네요. 체호프 희곡선에서는그의 대표적인 희곡인 갈매기, 바냐 삼촌, 세 자매, 벚나무 동산 4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와 요구를 직시하고, 인간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밝은 미래를 지향했던 체호프의 작품들이 기대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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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룸 x 을유문화사 리커버 에디션 중 하나인
체호프 희곡선입니다.

이번 리커버들은 기존의 고전적인 느낌이었던
을유세계문학전집에 비하면 꽤 화사하네요.

체호프 희곡선에서는
그의 대표적인 희곡인 갈매기, 바냐 삼촌, 세 자매, 벚나무 동산 4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와 요구를 직시하고, 인간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밝은 미래를 지향했던 체호프의 작품들이 기대됩니다.



s**********t 2021.07.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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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의 또 다른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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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을 검색창에 검색하게 되면 가장 먼저 보이는 판본은 민음사에서 출간한 데미안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 데미안을 인터넷에 검색을 하게 된다면 잘못 해석된 부분이 존재 한다는 것이다. 외국 소설을 가져오는 데에 있어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 한다고 생각된다. 나는 새로움을 늑끼고 싶어 을유문화사의 데미안을 선택했다. 선택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표지 또한 새롭게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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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을 검색창에 검색하게 되면 가장 먼저 보이는 판본은 민음사에서 출간한 데미안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 데미안을 인터넷에 검색을 하게 된다면 잘못 해석된 부분이 존재 한다는 것이다. 외국 소설을 가져오는 데에 있어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 한다고 생각된다. 나는 새로움을 늑끼고 싶어 을유문화사의 데미안을 선택했다. 선택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표지 또한 새롭게 디자인 되어 보기 좋다. 

r****4 2021.04.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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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한 세상] 당신의 흔적에서 나를 발견했다
"[현란한 세상] 당신의 흔적에서 나를 발견했다" 내용보기
시대도 나라도 다른 인물의 존재를 알게 된 것만으로 덮쳐 오는 환희를 겪어 본 적이 있는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의 맥락에서 온통 나만의 것인 줄 알았던 고통을 겪어본 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반가움, 안도감, 동질감 등등 정말 복잡한 감정들이 밀고 들어온다. 『현란한 세상』은 바로 그런 환희에 젖어 쓴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쿠바 출신 작가 레이날도 아레나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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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도 나라도 다른 인물의 존재를 알게 된 것만으로 덮쳐 오는 환희를 겪어 본 적이 있는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의 맥락에서 온통 나만의 것인 줄 알았던 고통을 겪어본 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반가움, 안도감, 동질감 등등 정말 복잡한 감정들이 밀고 들어온다. 『현란한 세상』은 바로 그런 환희에 젖어 쓴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쿠바 출신 작가 레이날도 아레나스가  멕시코(19세기 당시 누에바에스파냐)의 세르반도 테레사 데 미에르 수사를 향한 깊은 동질감을 동력으로 삼아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과 문체로 그의 일생을 서술한 작품이다. 아레나스는 단순한 사실의 나열일 뿐인 역사를 거부하고 세르반도 수사의 삶과 인간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틀을 스스로 만들어냈다. 하나의 장(章)을 여러 번 반복하거나 주인공의 심정에 따라 사건을 비현실적으로 과장하거나 왜곡해서 묘사하는 등, 한 가지 사건을 바라보는 여러 관점의 존재를 긍정하고 현실 속 겹겹이 쌓인 모순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가 작품 곳곳에서 두드러진다.


세르반도 수사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톨릭의 시작을 상징하는 과달루페 성모의 출현에 대해 일반적인 믿음에 반하는 설교를 했다가 스페인 정부로부터 일평생 쫓겨 다녔다. 삶의 한 단원을 집어삼키는 투옥 생활과 간신히 도망쳐서도 멈출 수 없는 도주 가운데서 세르반도 수사는 끊임없이 생존을 위해 이동하고 또 이동한다. 그를 따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 전역을 다니며 극단적인 빈곤과 사회 부조리를 목격하고, 미국에서는 인간을 연료로 삼아 숨쉬는 것에도 세금을 매기는 자본주의를 경험하게 된다. 그 어느 곳도 세르반도 수사가 스스로 원해서 가지 않았고 어디서도 안식은 찾을 수 없다. 그러나 그를 가두기 위해 쇠사슬로 몸을 칭칭 감았을지언정 세르반도 수사의 정신은 과거를 자유로이 여행한다. 생각의 자유로써 팽창하는 자아는 억압할수록 더더욱 거대해진다. 안온하게 보낼 수 있는 단 하루도 허락되지 않는 삶에서 인간이 자신의 존엄을 지키는 길은 오직 머릿속에 있는 동시에 그렇게 획득한 존엄은 무슨 수를 써도 앗아갈 수 없다는 걸 세르반도 수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끊임없이 도주하는 삶이란 어딘가를 향하는 삶의 반댓말일 것 같다. 지향점이 있다면 가장 빠른 길이 무엇인지, 잠시 둘러가더라도 어디를 향해야 할지가 미리 정해진다. 반면 도주하려면 지금 있는 곳에서 당장 벗어나 어디든 가야 한다. 지금 발 딛고 있는 곳에서 늘 미끄러져야만 하는 삶,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삶에는 무엇이 남을까? 세르반도 수사는 이탈리아에서 멕시코산 용설란을 마주하고는 거기서 자신을 발견한다. 자신의 뜻과는 아무 상관도 없이 고국에서 추방되어 머나먼 곳으로 밀려난 존재.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칠 줄 모르는 피해자"였다. 아레나스는 『현란한 세상』 속에서 비로소 (있지도 않던) 죄를 사면 받은 세르반도 수사에게 (역사는 만났다고 한 적 없는) 호세 마리아 에레디아와의 만남을 선사한다. 두 사람의 대화는 계속 미끄러지지만 분명 똑같은 고통을 겪었기에 서로를 너무나 잘 이해한다. 나와 똑같은 고통을 겪었을 뿐 아니라 나를 절절히 이해해주는 한 사람을 만났다고 기록한 건 작가로서 세르반도 수사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이었을 것이다. 


아레나스는 생애 대부분 쿠바 정권의 억압으로부터 도주하는 삶을 살았다. 그는 동성애자라서 체포되고 정당한 이유 없이 감옥에 갇혔으나 탈출해 타이어 튜브를 타고 쿠바를 떠나려 했던 사람이다. 다시 투옥되어서도 글쓰기로써 자신의 존엄을 끝끝내 지켜 냈고, 에이즈로 고통 받다가 더 이상 글을 쓰고 투쟁할 수 없는 순간이 오자 스스로 목숨을 내려 놓은 사람이다. 억압에 둘러싸인 삶에서 그는 자신의 안식처를 글쓰기를 통해 자기 손으로 창조했다. 그의 삶은 세르반도 수사의 일생과 많은 부분 겹쳐진다. 『현란한 세상』은 표면적으로 세르반도 수사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아레나스의 심정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아레나스는 『현란한 세상』을 시작하기에 앞서 시간을 뚫고 나오는 영원한 존재들의 현재성에 대해 말한다. 역사 속에서 잊혀진 세르반도 수사에게 현재성을 불어넣음으로써 오직 생존을 위해 내쫓기기만 하던 자신의 삶에도 치열하게 의미를 부여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치 세르반도 수사가 이탈리아에서 멕시코산 용설란을 마주한 순간과 아레나스가 세르반도 수사를 알게 된 순간처럼, 원치 않는 삶에 내몰리는 상황에서도 힘껏 저항해본 이라면 세르반도 수사의 삶 그리고 아레나스의 글을 읽으며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YES마니아 : 로얄 t********3 2020.12.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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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희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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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의 책은 언제나 만족스럽습니다.원래 문학 전집시리즈의 디자인도 고급스러워서 만족했는데리커버된 디자인도 마음에 들어서 구매햇습니다.이벤트로 딸려온 컵도 너무 이쁘네요ㅎㅎ체호프는 단편소설도 유명하지만극작가로써의 위상은 셰익스피어와 양대산맥이라고 하니이 책을 구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아주 기대됩니다.소설가로서의 체호프가 탄탄대로를 걷는 최고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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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의 책은 언제나 만족스럽습니다.

원래 문학 전집시리즈의 디자인도 고급스러워서 만족했는데

리커버된 디자인도 마음에 들어서 구매햇습니다.

이벤트로 딸려온 컵도 너무 이쁘네요ㅎㅎ


체호프는 단편소설도 유명하지만

극작가로써의 위상은 셰익스피어와 양대산맥이라고 하니

이 책을 구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주 기대됩니다.


소설가로서의 체호프가 탄탄대로를 걷는 최고의 소설가였을 때 극작가로서의 체호프 역시 그랬던 것은 아니다. 첫 장막극 「플라토노프」(1881, ‘아비 없는 자식’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를 들고 공연을 부탁하기 위해 말리극장을 찾아갔다가 보기 좋게 거절당했으며, 이후 공연된 「이바노프」(1889), 「숲의 정령」(1890) 이 참담하게 실패했다. 다행히 단막 소극들은 성공을 거두어 체호프의 연극적 재능을 증명해 보였지만, 본격적인 장막극 작가로서의 입신을 갈망했던 그는 거기에 만족할 수 없었다. 체호프는「숲의 정령」 이후 6년 동안 장막극에 손을 대지 않았다. 그리고 1896년에 「갈매기」가 쓰였다. 집필 과정에서 체호프가 지인들에게 말한 바에 따르면, 그것은 “이상한 결말”을 가진 “이상한 희곡”이었으며, “극장의 조건에 상반되는”, 그리고 “극예술의 모든 법칙에 반하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이 이상한 희곡은 스물한 살 때부터 시작된 실패 이후 15년에 걸친 암중모색의 세월에 종지부를 찍는 쾌거였으며, 그 후 잇달아 발표된 「바냐 삼촌」(1897), 「세 자매」(1901), 「벚나무 동산」(1904)과 더불어 체호프 극작술의 정수를 보여 주는 걸작이 되었다.

「바냐 삼촌」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공연을 보고 여편네처럼 울었습니다. 제가 신경이 그리 예민한 사람도 아닌데 말입니다. 저는 당신의 재능 앞에 황홀해져서 인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우리의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삶 때문에 울었습니다.
- 막심 고리키

체호프는 세계 최고의 이야기꾼이다.
- 톨스토이

정경, 인물 간의 대화를 체호프만큼 생생하게 전달한 작가는 없었다.
- 서머싯 몸

체호프는 복잡 미묘한 인간관계를 가장 잘 분석한 작가이다.
- 버지니아 울프

체호프가 없었다면 우리 작가들 가운데 누가 존재할 수 있었겠는가.
- 나딘 고디머


m*****6 2020.05.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