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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외유 내강형인 유현덕의 활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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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벽한 시골에서 자리와 짚신을 짜서 돈벌이를 하던 시골뜨기가 제후들과 어깨를 겨룰 만큼 성장하여 민심을 움직이며 인지도를 높여 온 인의의 지도자 유비는 공손찬을 잡아 몸을 세운 뒤 자신의 영역을 넓히며 정치적 입지를 굳건히 해 왔다. 황실의 후예로 유교적 덕목을 중시하는 현덕은 충의를 실천하여 상대를 모반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며 한 번 맺은 결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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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벽한 시골에서 자리와 짚신을 짜서 돈벌이를 하던 시골뜨기가 제후들과 어깨를 겨룰 만큼 성장하여 민심을 움직이며 인지도를 높여 온 인의의 지도자 유비는 공손찬을 잡아 몸을 세운 뒤 자신의 영역을 넓히며 정치적 입지를 굳건히 해 왔다. 황실의 후예로 유교적 덕목을 중시하는 현덕은 충의를 실천하여 상대를 모반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며 한 번 맺은 결의를 저버리지 않는 이로 차근차근히 자신의 토대를 구축하였다. 턱없이 부족한 군사력으로 합종 연행하여 위기를 넘기고 난세를 평정하며 정치적 지도자로 자리하여 그를 경계하는 이들이 하나 둘 늘어났다. 여포의 공격으로 서주를 빼앗기고 그와 대립하게 되었고 급기야는 조조의 도움으로 여포를 물리쳐 공을 세우고 민심을 얻어 갔다. 사냥꾼 유안이 자신의 아내를 보양식으로 바쳐 유비를 공대하는 대목에서는 인후지덕을 실현하며 신뢰를 쌓아 온 그의 두터운 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복숭아밭에서 천하를 꿈꾸었던 유비가 황제의 밀명을 받든 7인의 의사로 추대되어 한실의 부흥이라는 명분을 만들어 줘 조조를 멸할 인물로 부상하게 된 서사적 구성은 스스로의 길을 열어 간 개척정신으로 비춰진다.

 

 

 

    한나라의 상징적 존재인 황제는 자리나 보전하고 앉아 있는 허수아비에 지나지 않지만 황제를 끼고 권력을 정통성을 주장하는 무리들이 주도권을 쥐려는 다툼은 끊이지 않았다. 군웅할거 시대에는 깡패 기질이 많은 이가 권력을 쟁취할 수 있지만 집권 후에는 그 기질을 바꾸지 않으면 승하기는 힘들다. 집권 후에도 건달로 일관하였던 동탁과 이각・곽사 등이 패망을 자초한 점을 본다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조조는 건달로 권력을 취했으나 민심을 얻어 권력을 굳히기에 나서 행동을 변화해 갔다. 원술은 황제의 자리에 올라 백성들 위에 군림하려는 야망이 앞서 팔랑 귀인 여포를 이용하여 계책을 펴려고 했다. 원술은 아까운 양식을 주었지만 장난질로 유비 편을 들고 만 여포에게 그의 딸과 자신의 아들과의 혼인을 성사시켜 사돈을 맺는다는 미끼를 던져 종내는 유비를 제거하려 했으나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옥새를 손에 넣었다고 권력까지 쥐고 흔들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 속에 뒤안길로 무참히 사라져 간 원술을 보면서 분수 밖의 것을 탐하는 일이 허망함을 일깨운다.

 

 

 

    조상의 명성에 기대어 사는 관성이 지켜지던 시대에 출생 배경은 경쟁력의 하나로 핵심 능력으로 분류된다. 효심이 지극하고 청렴한 선비를 천거하여 벼슬길에 나가게 하는 효렴제도는 영악함과 재력, 연줄이 있어야 가능했던 점을 간파한 유현덕은 황건적의 봉기를 계기로 그의 안에 잠재되어 있던 결기를 끌어내는 촉매제가 되었다. 위로는 황실을 안정시키고 아래로는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원하려는 의기로 온화한 표정으로 냉정하게 일을 처리하는 유비는 자존심으로 뭉친 관우와 다혈질로 행동이 앞서는 장비는 형제의 의를 맺고 어려움을 해결해 나갔다. 보잘것없는 배경 탓에 전공을 세우고도 동탁으로부터 괄시와 수모를 당한 유현덕은 위험한 싸움에서 실력을 발휘하여 명성을 쌓아야 하는 용병의 숙명을 새기며 안으로 자신을 담금질하였다. 마초 기질이 많은 장비는 술을 마시지 못하는 조표가 술잔을 거절한다는 이유로 이성을 잃은 그를 직접 매질하며 유비가 없는 사이 일을 그르치고 말았다. 분심이 끓어오른 조표는 현덕이 자리를 비운 사이 서주를 치도록 사주하여 성과 가족을 잃는 불행 속에서도 의형제를 결의한 때를 떠올리며 죽음을 함께 맹세했던 형제임을 내세워 장비의 분탕질을 용서하며 계산을 끝냈다. 어떤 모진 상황에서도 온화함을 가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냉정하게 손익을 계산하는 강점을 지녔다.

 

 

 

    권모술수를 써서라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어 권좌에 오르려는 야욕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상대의 영역을 침공하여 수하에 넣으려는 계책을 세운다. 손책에게 옥새를 받은 뒤 황제 자리를 욕망한 원술은 금품으로 매수가 가능한 여포를 자신의 휘하에 놓음으로써 유비를 사로잡아 서주를 손에 넣으려는 전략을 세웠다. 기회주의자의 전형을 보이는 여포의 술수를 확인한 유비는 선린정책으로 은혜를 베풀던 방침을 철회하여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여포를 제거하려고 마음먹었다. 황건의 난이 평정되자 탐욕스러운 황제는 십상시에 둘러싸여 연회를 베풀어 즐기는 동안 사직을 바로 세우지 않자 도읍의 군권을 장악한 동탁은 황제를 끼고 도읍을 장안으로 옮긴 뒤 공포정치를 벌이다 초선의 수양아버지인 왕윤의 술수에 계략에 넘어가 양아들의 손에 살해당하였다.

 

 

 

   보잘것없는 신분이더라도 정치에 뛰어들어 성공하면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권세를 누리며 호의호식(好衣好食)하는 삶을 잇는 신분 세탁이 가능하다. 그래서인지 황제를 중심에 두고 환관과 관료 등은 무예와 지략으로 세력을 넓히려는 다툼이 끊이지 않아 조정은 혼란스러웠다. 나이 어린 황제를 내세우고는 패권을 장악한 뒤 절대 권력을 행사하며 폭정을 일삼은 동탁과 적대적 관계에 놓은 이들은 그의 파멸을 위해 머리를 모았다. 갖은 횡포를 일삼고 폭압적이던 동탁이 죽자 장안에서 낙양으로 도읍을 옮긴 뒤 조조는 황제를 호위하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옹립을 받았지만 그의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았다. 참을성 없는 성정에 교만함이 높은 원술의 욕심을 익히 알고 있던 조조는 파괴적인 성향을 보이는 그의 마음을 움직여 유비가 점령하고 있는 서주를 칠 계획을 도모하지만 섣불리 덤볐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라 때를 기다리며 현재에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처럼 난세를 지혜롭게 헤쳐 온 지도자들은 완급을 조절하여 나설 때와 물러 설 때를 알아 때를 기다려왔다. 멀리 뛰기 위해 개구리가 움츠렸다가 폴짝 뛰어 오르는 것처럼 세상을 호령하며 입지를 펴나갈 때를 기다렸다.  



n*****9 2013.06.14. 신고 공감 8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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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재미있는 여류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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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를 몇년만에 다시 읽었다. 이문열의 삼국지를 내다버린지 만 4년째 되는 날이다. 이문열의 삼국지를 내다버린 것은 순전히 내 탓이다. 멋 모르고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이문열의 <삼국지>는 좋은 책이었다.  시작은 이문열이었지만, 그때 너무나도 많은 등장인물들의 이름때문에 나는 삼국지가 지겨워졌었다.그리고 몇 년뒤 이문열의 정치 성향을 알게 된 뒤에는 삼국지에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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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몇년만에 다시 읽었다. 이문열의 삼국지를 내다버린지 만 4년째 되는 날이다. 이문열의 삼국지를 내다버린 것은 순전히 내 탓이다. 멋 모르고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이문열의 <삼국지>는 좋은 책이었다.  시작은 이문열이었지만, 그때 너무나도 많은 등장인물들의 이름때문에 나는 삼국지가 지겨워졌었다.그리고 몇 년뒤 이문열의 정치 성향을 알게 된 뒤에는 삼국지에 별로 미련을 두지 않았다. 다른 걸 떠나서 이문열의 <삼국지>는 다소 지루한 편이다. 어렸을 때 읽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등장인물의 대거 등장옆에 달린 주석은 사실 극의 흐름을 방해한다. 게다가 우리나라 지형도 아닌 낯선 외국지형의 이름은 눈에 들어올리 만무하다. 그렇게 읽었던 삼국지는 성장하면서도 그닥 많은 미련을 남기지 않았다. 삼국지를 몰라도 사는 데는 별 지장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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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책을 읽지 않으려 했다. 오랫동안 책을 읽으면서 현실과 책과의 괴리감이 몹시 크다는 점 때문이었다. 가령, 책을 아무리 많이 읽는다해도 현실에서 부딪히는  삶의 곤궁함과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에 책에서 배운 지식은 때론 아무짝에 쓸모없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책의 지식과 현실의 부딪힘에서의 간극은 때론 책을 읽는다는 것을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린다. 마치 <코미디에 빠지다>의 <두이방인>코너를 보는 기분이랄까. 두이방인에서는 고학력자들이 생활전선에 뛰어든 모습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지만, 나는 가끔 두이방인들의 모습에서 지식의 덧없음을 보고는 한다.  이들은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지만 벽돌하나 나르는 데도 물리학이론이나 수학적 이론을 들먹이기 일쑤인지라, 그 모습을 볼때마다 지식인의 삶의 현장을 보는 씁쓸함이 느껴진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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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직운영과 리더십을 위해서 21세기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인물은 당연히  조조와 유비이다. 조조는 전략에서 뛰어났지만, 유비는 사람을 다루는 데 뛰어난 인물이다. 비지니스 전장에서 항상 대두되는 두 인물의 리더십은 경제경영에서 CEO의 리더조건으로 대두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여류 삼국지》는 기존의 삼국지와는 다르게 여성의 입장에서 씌여졌다. 스토리라인이나 에피소드는 기존의 삼국지와 다른 차이점을 보이지 않지만,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여성이 조직생활을 한다는 가정하에 쓰여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차이점은 읽을 때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 부분이다. 저자는 자신이 삼국지를 여성의 공명을 다투는 조직 내 인간의 삶과 처세, 그것이 주제라고 표명하고 있으나, 사실 읽으면서 그다지 다른 삼국지와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역사를 읽을 때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의 작가중심이냐가 작품의 성격을 좌우한다. 사마천의 《사기》가 자신의 주관적인 역사기술의 매력을 풍기는 것처럼 이 책은 오랜 기자 생활을 해왔던 기자의 노하우의 매력이 깃든 《여류 삼국지》로서의 색다른 매력이 있다. 저자는 오랫동안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싸워야 했던 자신의 노하우를 삼국지를 통해 현대 여성의 조직내에서의 성공하는 삶으로서의 삼국지를 권고하고 있다. 소설의 1권은 황건적의 난을 시작으로 하여 황제를 둘러싼 암투를 비롯하여 분열의 시대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본격적인 군웅할거의 시대이다. 군웅할거의 시대의 첫 시작은 동탁으로 반동탁 연합군의 항거가 1권 이야기의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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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장옥정을 정치적인 면모가 아닌 한 남자를 사랑한 여인의 모습으로 재조명한 <장옥정, 사랑에 살다> 를 무척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다. 그 드라마를 보면서 예전에 내가 생각했던 장옥정의 모습과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 신선해서 보고 있긴 하지만 ,  역사에 대한 지나친 각색은 과거의 진실을 헷갈리게 한다는 맹점이 있다. 물론 역사의 기록자체를  진실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최근 방영되는 장옥정의 새로운 각색은  역사와 다름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장옥정의 이미지를 다르게 느끼게 하긴 충분하다. 한편으로 역사의 잣대라는 것이 이렇게 작가가 해석하는 각도에 따라 틀려질 수 있기 때문에 역사의 다양한 해석이 더욱 절실해지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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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창의성은 '기존의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 파탈'이라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들은 모두 창의적이다. 난세시대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전략'이 있어야 했다.  최근에는 조조에 대한 새로운 면모, 인재등용이라는 장점을 부각시켜 간웅의 이미지가 아닌 창의성의 대가나 최고의 전략가로 재해석되고 있는 추세라고 보여지는데 여류 삼국지에서의 조조는 잔인하고 빈틈없고 간교한 모습이다. 반대로 유비는 최근에 조조와 대비되는 인격으로서 전략이나 인재관리에서 조조에 한참 못미치는 인물로 인식되어 온 반면에 여류삼국지에는 매우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고 있다.  작가는 기존의 삼국지와는 달리 인물들의 면면을 이해하기 위해 여성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삼국지를 저술하였다고 밝히고 있는데  확실히 어려운 한자의 나열이나 복잡한 도식을 떠올리게 하는 거리감 있는 삼국지는 아니다. 다만, 삼국지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치열한 전장의 소용돌이와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들이 살아남기 위한 치열함이 매우 닮았다는 점을 매우 공감되게 읽었다. 또 이전에 접해왔던 삼국지와는 다르게 현대적인 감각이 엿보이는 삼국지로 느껴지데 아마도 저자가 여성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복잡한 수식이 전혀 없고 상황에 대한 이해와  등장인물들의 특성을 따로 서술해 놓았기 때문인 듯하다.  하루하루 마치 전장의 소용돌이처럼 치열하게 돌아가는 세상을 마주하기에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며칠 전까지 책이 주는 지식이 아무 쓸모가 없다고 좌절하고 있었는데 여류 삼국지를 읽으며 흐트러진 마음을 다스리게 해주고 미풍에도 흔들리던 내 인생의 항로를 삼국지가 다시 밝혀주는 기분에 사로잡혔다. 우리들의 인생을 때론 '가는 곳마다 적들이 매복해있는 휴전없는 전투' 라 표현할 때가 있다. 어쩌면 인생이라는 길을 흔들리지 않고 걸어가기 위해서는 삼국지는 인생의 항로로서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한다. 그것이 여성에게든 남성에게든 조조처럼 간사하고 유비처럼 인내할 줄 아는 팔색조의 지혜가 사회생활에서는 반드시 필요할 테니까.  

 

天下大勢 分久必合 合久必分

무릇 천하의 대세란 나누어진 것이 오래 되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쳐진 것이 오래 되면 반드시 나누어진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2 2013.06.14. 신고 공감 7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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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눈으로 바라본 삼국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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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영웅서사시에는 여성 등장인물의 비중이 극히 적거나, 아예 등장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웅서사시에서 여성이 등장하는 장면은 주인공의 업적에 대한 '보상'으로 주인공이 신분 높고 부유하거나 칭송 받는 여성과 결혼하는 장면밖에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전쟁이나 전투에서 무공을 세우는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자연히 여성이 설 자리는 없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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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영웅서사시에는 여성 등장인물의 비중이 극히 적거나, 아예 등장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웅서사시에서 여성이 등장하는 장면은 주인공의 업적에 대한 '보상'으로 주인공이 신분 높고 부유하거나 칭송 받는 여성과 결혼하는 장면밖에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전쟁이나 전투에서 무공을 세우는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자연히 여성이 설 자리는 없어지는 것이다.

 

동양고전 중 서양의 영웅서사시와 대칭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삼국지>에서도 이런 경향은 역시 드러난다. 군인들이 전쟁하고 관료들이 활약하는 이야기가 주로 나오다 보니, 그 시대에 군인도 아니고 관료도 될 수 없었던 여성은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삼국지>에는 꽤 많은 여성인물이 등장하지만 초선 말고는 그다지 독자적인 활약을 하지도 못했고, 초선을 제외하면 여성 등장인물 본인보다는 '누구의 딸', '누구의 부인', '누구의 여동생, '누구의 어머니'처럼 남성 등장인물의 가족이라는 이미지가 훨씬 더 강하게 각인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류 삼국지>의 출간 소식을 들었을 때, 그래서 흥미가 동했다. 여성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삼국지 이야기를 완전히 재구축한 책일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여성중심주의를 억지스럽게 내세운 책 아니냐면서, 책 소개에서부터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여럿 보았다. 책을 읽고 난 뒤, 이것만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여류 삼국지>는 여성인물과 여성의 관점을 부각한 삼국지이기는 하지만, 여성우월주의나 여성중심주의와는 거리가 먼 책이라고 말이다.

 

간혹 역사에서 여성 인물이 핍박받고 피해입은 사건만 강조하거나,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떤 여성인물이 많은 업적을 세웠지만 남성에게 영광을 빼앗겼다는 음모론에 가까운 주장을 하는 자칭 페미니스트를 볼 수 있다. 여성이 활약하고 인정받는 이야기보다, 남성이 여성의 몫을 빼앗고 무시했다는 테마에 훨씬 주력하는 부류이다. 이런 사람들은 조금 재능있는 여성이 있으면, 그 여성 주변의 남성들이 세운 업적은 모두 그 여성이 세운 것이며 남성들이 업적을 빼앗고 왜곡했다는 식의 주장을 내놓고는 한다. 이런 부류가 워낙 난동을 피운 나머지, 오히려 업적을 세운 여성 이야기가 나오면 실제로는 한 것도 없는데 저런 부류가 부풀린 것 아니냐는 식으로 편견을 가지는 사람마저 나올 지경이다.

 

<여류 삼국지>는 그런 식의 전복을 위한 전복과는 거리가 멀다. 전체적으로 삼국지의 기본적인 구도를 충실히 따라간다. 삼국지에서는 남성 등장인물이 전적으로 주도한 사건이 이 책에서는 부인의 충고를 듣고 행동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거나 하는 식의 대목은 전무하다.

 

여성 인물에 대해서 기존의 삼국지보다 훨씬 심도 있게 묘사하는 장면이 이채로웠다. 남자가 전쟁터에서 싸운다면, 남자를 보내는 것도 남자가 가고 난 뒤 빈 자리에 혼자 남아있게 되는 것도 여자다. 기존 삼국지에서는 남성인물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면, <여류 삼국지>에서는 여성 가족이나 여성 주변인물이 그 남성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대하는지를 부각한다. 이 덕에 등장인물과 사건을 보다 일상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는데, 영웅서사문학에서 꽤 이채로운 경험이었다. 특히 초선의 심리 묘사는 그야말로 영롱하게 빛난다. 초선을 단순히 예쁜 여자나 동탁과 여포를 갈라놓기 위한 소설장치쯤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통념을 멋지게 산산조각낸다.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단호하게 행동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60권짜리 삼국지를 봤을 때, 남성 엑스트라는 군인으로 나왔다가 죽는 장면만 기억이 나고, 여성 엑스트라는 흉폭한 권력자에게 끌려가는 장면만 기억났다. 삼국지에서 이런 여성 엑스트라는 '흉폭한 권력자의 횡포'를 묘사하는 장치로 쓰이고 끝이다. 반면 <여류 삼국지>에서는 그런 처지에 놓인 여성의 입장을 꽤 상세히 다루고 있다. 이 대목에서 전쟁 영웅들의 빛나는 무공이 아니라, 전쟁으로 힘 없고 재산 없는 백성들은 어떤 고통을 당하게 되는지를 절절히 절감했더랬다. 말하자면 병사의 입장에서 바라본 전쟁 이야기와 비슷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비단 삼국지의 세계에서만이 아니라, 전쟁은 언제나 그랬다. 힘 있는 사람들이 일으키고, 힘 없는 사람들이 감당한다. 특히 여성들은 더더욱 그랬다.

 

<여류 삼국지>는 여성의 입맛대로 재단한 삼국지가 아니라, 삼국지에서 생략되었던 여성의 이야기를 살려내고 여성의 시선을 십분 반영한 대목을 덧붙인 삼국지이다. 제목이나 책 소개만 보고 비뚤어진 여성우월주의의 소산이라고 지레짐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한두 챕터만 읽어보아도 금세 해소되는 그런 오해 때문에, 이런 책을 보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니 말이다.

p*******1 2013.06.1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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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서 살아남는 법, 여류 삼국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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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읽어보지는 않았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 제목을 들어보았을 만큼 유명한 작품이다. 나도 어릴 적 계몽사의 빨간 책으로 한 권짜리 삼국지를 읽었던 기억이 있다. 계몽사의 것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삼국지의 긴 내용을 한 권으로 축약시켜 놓았기 때문에 세세하지는 않았지만 굵직굵직한 사건와 인물 위주로 전개되었는데, 이 삼국지를 어린 나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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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읽어보지는 않았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 제목을 들어보았을 만큼 유명한 작품이다. 나도 어릴 적 계몽사의 빨간 책으로 한 권짜리 삼국지를 읽었던 기억이 있다. 계몽사의 것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삼국지의 긴 내용을 한 권으로 축약시켜 놓았기 때문에 세세하지는 않았지만 굵직굵직한 사건와 인물 위주로 전개되었는데, 이 삼국지를 어린 나이에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삼국지의 수많은 등장인물 중 당시 나에게 가장 감흥을 안겨주었던 인물은 단연 유비였는데, (소위 말하는 '주인공 버프'가 있기도 했지만) 당장 소득이 돌아오지 않는다 하여 일희일비하지 않고 때를 기다려 몸을 낮출 줄 알며, 성격이 괄괄한 장비와 관우를 잘 다독여가며 온화하고도 현명하게 처신하는 유비의 모습이 굉장히 멋있다고 느껴졌다.

 

이 여류 삼국지를 펴보기 전에는 '여성이 쓴 최초의 삼국지'라는 수식어 때문에 '아- 남성들만의 삼국지가 아닌, 여성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삼국지인가 보구나' 했는데 그 예측은 반만 맞았다. 여류의 여는 女가 아닌 余였다. 여성이 썼기에 기존 삼국지보다 여성들에게 친숙하게 읽힐 수 있는 삼국지도 맞지만, 저자가 조직생활을 통해 배우고 느낀 것들을 녹여낸 '내 스타일의 삼국지'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던 것이다. 1권을 찬찬히 읽어보니, 과연 그런 의미를 담고 있는 삼국지답게 남성성을 부각시키는 표면적 전투보다는 등장인물들의 심리와 계략, 처세술 등에 더욱 중점을 두었다. 솔직히 기존 삼국지들을 읽다 보면 쩌렁쩌렁 목소리를 울리며 기싸움을 하는 장수들의 전투가 여러 번 반복되어 (인물은 계속해서 바뀌지만, 계속 반복되다 보면 그 전투가 그 전투 같고 그 사람이 그 사람 같다;) 뒷장으로 가면 전투 부분은 휘리릭 책장을 넘기기 일쑤였는데 이 책은 전투 부분이 길지 않아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해서 읽어나갈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한편 소설의 서술체가 '~했다'가 아닌 '~한다, 하고 있다'식의 현재진행형이어서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지만 계속 읽다 보니 마치 눈 앞에서 등장인물들이 연극을 전개해나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서술체가 현재진행형이라 해도 문장이 어렵고 쓸데없이 길었다면 읽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 되도록이면 단순하고 쉬운 어휘를 사용하며 문장이 간결했던 것도 아마 이 생생함에 한 몫을 더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무엇보다 독특했던 점은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현대식 단어들. 엽기적인 하후돈에서 '엥?'하고 나니 마이너리티, 포커페이스, 카리스마, 벤처, 팔랑귀, 정치적 쇼맨십 등 현대에서나 쓰일 법한 단어들이 많이 나왔다. 아무래도 삼국지가 고전인 만큼 형식과 시대적 배경과 어울리지 않는 이런 단어들이 사용되는 것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겠지만 글쎄- 나는 꽤 재미있다고 느꼈다. 저자의 의도가 단순히 삼국지라는 작품을 문학적으로 집필하는 것이 아닌, 현대 조직생활에 시사하는 바가 있도록 집필하는 것이었기에 아마 이런 용어들을 사용하지 않았나 싶다. 만약 재미를 주고 현대식으로 이해를 돕는답시고 이런 단어들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했다면 인터넷 소설을 보는 기분이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내용을 파괴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한 타이밍에 이런 단어들이 튀어나왔기에 크게 위화감을 느끼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다시 삼국지의 내용으로 돌아와서- 과거 나는 덕이 있고 현명한 유비에게 마음이 끌렸었다. 그러나 20여년이 흐른 후 다시 이 책을 읽는 지금 나는 지략가인 조조와, 유비의 뒤에서 묵묵히 그를 보필하는 관우에게 끌리고 있다. (그러고 보면 삼국지의 매력 중 하나는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고, 그렇기에 그동안은 눈에 띄지 않았던 새로운 등장인물에게 매료된다는 점인 것 같다.) 조조는 비록 유비와 같은 덕을 지니거나 인의예지를 숭상하는 인물은 아니지만 위기상황에 발빠르게 대처할 줄 알고 때로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도 한다. 그리고 정이나 의리에 연연해하지 않는 냉철함을 지녔다. 이러한 조조의 과감함과 유연성이 어우러진 전략가적인 면모에 끌린다는 것은 내가 이제 세상의 때가 탄 탓인가 하는 자문도 해 보지만, 세상을 이끄는 리더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기에 내 마음도 자연스레 유비에게서 조조로 옮겨지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매력적인 등장인물 관우. 관우는 의를 중시하며 따라서 아무래도 조조보다는 유비에 가까운 인간상이다. 그러나 자신보다 나어린 유비에게 몸을 낮추고 이인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보필하는 모습은 조조와는 또 다른 느낌을 주었다. 조조가 섬기고 싶은 리더라면, 관우는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 인물이랄까. 실제로 삼국지의 내용이 전개되다 보면 관우에게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조조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아마 조조에게 있어서도 관우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얻고 싶은 오른팔이 아니었을까. 유비에 대한 관우의 충직함 때문에 결국 그를 얻을 수는 없었지만 아마 조조가 관우를 회유하여 완전히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면 삼국지의 주인공은 유비가 아닌 조조가 되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아무튼 여류 삼국지 1권을 읽고 나니, 그동안 순전히 재미로만 읽었던 삼국지가 단순히 역사와 난세 영웅들의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현대의 각 조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이야기로 다가왔다. 아주 아주 재미있는 자기개발서를 읽는 기분이었달까. 그동안 삼국지를 어려워하고 멀리하기만 했던 사람이라면 새롭게 재해석된 여류 삼국지를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 여류 삼국지에 소개된 삼국지 77훈 중 인상 깊었던 구절

 

11. 아이디어란 생각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실행되어 효력을 발휘해야만 비로소 가치가 있는 것이다.

16. 몸을 굽히고 분수를 지키며 하늘이 주신 때를 기다려야 한다. 감정에 휘말려 헛되이 목숨을 걸고 일을 도모하면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건 살아남는 것이다. 살아남아야만 하늘도 기회를 주실 수 있다.

25. 충의에도 기술은 있는 법인데 약하고 무능한 군주에게 우직하게 충성한 자들의 최후는 처참하다. 하지만 충의의 가면을 능란하게 썼다 벗었다 하는 자들은 당대를 호령하는 영웅이 된다.

58. 실패도 해 보고 스스로 더러운 일도 해본 자만이 세상의 두려움을 알고, 자신도 의심하여 한 번 더 주변을 챙기는 법이다. 나이 예순이 다 되도록 오직 위대한 길로만 걸어온 자는 결코 자신을 의심하지 못한다.

 

 

 

 

 

a*******k 2013.06.14.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오레류 삼국지, 그 색다른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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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상에서 남초(男超) 커뮤니티로 유명한 MLBPARK의 자유게시판, 이른바 '불펜' 게시판은 몇 가지 유행어를 만들어내곤 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관우 아세요?" 되겠다. 소개팅에서 만난 여자에게 '관우 아세요?'라고 물어보고 남자들의 기본 상식인 삼국지, 그 삼국지의 핵심 인물인 관우도 모르는 여인네와는 선을 미리 긋는다 이런 얘기가 되는데 뭐 사실 그 커뮤니티가 불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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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상에서 남초(男超) 커뮤니티로 유명한 MLBPARK의 자유게시판, 이른바 '불펜' 게시판은 몇 가지 유행어를 만들어내곤 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관우 아세요?" 되겠다. 소개팅에서 만난 여자에게 '관우 아세요?'라고 물어보고 남자들의 기본 상식인 삼국지, 그 삼국지의 핵심 인물인 관우도 모르는 여인네와는 선을 미리 긋는다 이런 얘기가 되는데 뭐 사실 그 커뮤니티가 불페너로 지칭되는 솔로들의 천국이다보니 여자에게 차이기 전에 관우에 대한 상식을 빌미로 미리 상대를 거절한다는 뉘앙스도 다소 깔린 재미있는 유행어라고 할 것이다.

 

이런 것에서 보듯 삼국지는 남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고 삼국지 속 중요 인물인 관우는 남자의 아이콘으로 존재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그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불굴의 의지와 뜨거운 열정으로 스스로 몸을 일으켜 거대하고도 단단한 세력을 일으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끝에는 허무할 정도로 쪼그라들어 버리는 삼국지 속 기본 내용은 남자의 다리 사이에 달린 생물학적 기관의 변화와 흡사한 면이 있다. 그러기에 남자는 보다 직관적으로 삼국지 속 이야기에 공감하는 것이고 삼국지 인물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더욱 더 환호하고 분노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삼국지가 남자만의 전유물이냐 하면 그것은 아니다. 소개팅에 나온 남자가 관우 아세요?라고 물어왔을 때 아, 관운장 말이에요? 번성에서 죽을 때 참 아쉽더라구요. 형주에 관우를 보낸 것은 어쩌구 저쩌구 도도하고 시크하게 답해주자. 관우를 아는 당신을 위해 그는 기꺼이 견마지로를 다 해줄 것이다.

 

삼국지는 남성 위주의 이야기라서 못 읽겠다고? 남자가 쓴 이야기라서 잘 안 읽혀진다고? 여기 여성이 쓴 삼국지가 있다. 여성 작가가 쓴, 그리고 내 스타일대로라는 두 가지 뜻을 내비치는 여류 삼국지가 있다. 나 여(余) 흐를 유(流) 이름하여 여류 삼국지인데, 일본 프로야구 꽤나 보신 분들은 오치아이 히로미츠 전 주니치 감독의 오레류(オレ流)를 생각하면 '여류'의 의미가 쉽게 이해될 것이다.

 

오치아이 히로미츠가 신인 시절에 배트를 들고 스윙을 하고 있는데 코치며 감독이며 오치아이의 스윙이 마음에 들지 않다고 그 타격폼을 뜯어 고치겠노라고 으르렁대었더랬다. 오차아이의 타격폼을 비판하던 인물 중의 하나가 가네다 마사이치라는 전설적인 대투수였고, 그렇게 오치아이의 독특하다 못해 엉성한 타격폼을 놓고 높으신 분들의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을 때 역시나 전설적인 선수였던 장훈(하리모토 이사오)이 등장했다. 장훈은 오치아이의 그 스윙으로 (공을) 잘 칠 수 있다고 한 마디를 던졌고 대타자의 한 마디 덕분에 오치아이의 독특한 스윙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었다고 한다. 오치아이는 자신의 독특한 스윙을 발판으로 이후 겁나게 무서운 타자로 성장했고 통산 500홈런을 넘긴 강타자로 이름을 날린 끝에 주니치 드래곤즈 팀의 감독까지 맡게 되는데 감독이 되어서도 자기 마음대로 팀을 운영하여 비난과 찬사를 동시에 받는, 문제적 인간으로서의 명성을 날렸더랬다. 신인 시절 자신의 타격폼을 폄하했던 가네다 마사이치에 대한 반감으로 가네다가 조직한 명구회에, 가입 조건을 넘겼음에도 가입하지 않고 있다나 뭐라나.

 

オレ(오레)는 '나'를 뜻하는 말이고 유형, 스타일을 뜻한다. 그러니 여류(余流)란 신조어가 익숙치 않은 분들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쓴 오레류 삼국지라고 생각해도 될 것이다. 오치아이의 스윙을 본 코치들의 기분이 이랬을까? 곳곳에 사용되고 있는 현대식 단어 예를 들어 벤처, 리더, 비전, 마이너리티, 언론플레이, 꽃미남, 짐승남 같은 단어들은 삼국지의 정통 문체를 선호하는 독자들에겐 거슬릴 수도 있는 부분이다. (나에게도 그런 단어의 사용은 심히 거슬린다.) 하지만 기실 기존에 나온 삼국지 관련 책들 중에 조조 읽는 CEO, 제갈량 읽는 CEO, 제갈량 경영학, 유비처럼 경영하고 제갈량처럼 마케팅하라 등등 현대적 기준, 그것도 경영학이나 마케팅의 관점에서 삼국지를 해석하고 삼국지 인물들을 분석하는 책이 다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저자의 이러한 표현법이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는 단정지을 수 없을 것이다.  

 

관우 아세요?를 유행시킨 커뮤니티 유저들처럼 야구 좋아하는 남자들이라면 백인천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을 기억할 것이다. 이른바 백골프로 불리는 백인천 감독은 1번부터 9번까지 모든 타자들의 스윙을 자신의 타격폼으로 바꿔 놓으려고 했다나 뭐라나. 자신의 타격폼을 따르지 않는 선수는 은퇴를 시키거나 2군에 내려보내거나 트레이드 시켰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이니 그야말로 프루크루스테스의 침대가 따로 없는 형국이었더랬다. 그리하여 롯데는 8888 암흑기 맞고 백인천은 롯데팬들 사이에서 악몽의 대명사가 되고 말았다. 클린업 트리오는 장타를 노리는 호쾌한 스윙을 하고 1번타자는 컨택에 치중하고 다 각자의 위치에 맞는 스윙이 있다. 그리고 각자 자신의 체형과 습관에 맞는 타격폼이 있는 것이다. 그걸 일방적으로 뜯어 고쳐서야 되겠는가.

 

삼국지(연의)의 경우 저자의 입장에 따라 독자의 기호에 따라, 번역에 충실할 것인지 평역에 충실할 것인지 창작에 치중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요즘 유행인 조조를 재해석하는 쪽을 택할 것인지 기존의 촉한정통론을 내세울 것인지 역시도 중요한 결정 사항이 될 것이다. 출루를 위해 컨택을 중요시할 것인지 일발장타를 노리며 크게 스윙을 할 것인지 밀어칠 것인지 당겨칠 것인지 어퍼스윙을 할 것인지 레벨스윙을 할 것인지 주자가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스윙이 달라지듯 삼국지 역시도 각자 다른 기술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삼국지연의 속 이야기는 정사와 맞지 않는 부분도 많고 우리가 생각하는 삼국지 인물이 정사에는 다른 캐릭터인 경우도 있다. 청룡언월도의 경우는 후대에 나타난 무기이며 오관돌파는 꾸며진 이야기이며 적벽대전의 묘사는 주원장을 천하 패자(覇者)로 결정지은 파양호 전투의 영향 아래 각색된 장면이며 요화란 인물은 어찌 그토록  오래 살 수 있단 말인가! 기실 민중의 취향에 따라 당대의 기호에 맞게 각색되고 취사편집되어 쌓여온 것이 바로 삼국지(연의)라는 텍스트렸다. 그리하여 삼국지는 단지 하나의 고정된 하나의 텍스트가 아니라 시대와 이데올로기, 민중의 감정, 문화의 변천에 따라 이리 겹쳐지고 저리 겹쳐진 컨텍스트로 존재하는 것이다.

 

단일화되고 정형화된 프루크루스테스의 침대는 사라졌고 각자의 스윙으로 각자의 타격을 하는 오레류의 시대가 열렸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우리네 삼국지 향유 문화가 마치 백인천의 타격지도처럼 굳어있고, 가네다 마사이치 쓴소리처럼 꽉 막혀 있다는 것이다. 조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창천항로나 사마의와 조자룡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수경팔기란 개념을 도입한 화봉요원, 과거로 날아간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용량전, 유비와 조조가 서로 칼을 마주대고 일대일 대결을 펼치면서 엔딩을 맞이하는 일본의 애니메이션에, 유비가 차(茶)를 구하려고 낙양에 갔다가 황건적을 만난다는 도입부로 유명한 요시가와 에이지의 삼국지, 조조 암살을 시도하는 황제의 음모를 다룬 영화 동작대(조조 황제의 반란), 그날그날의 시사를 겻들인 배한성 배칠수의 라디오 고전열전 삼국지까지 삼국지의 세계는 다양하다. 그리고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런 다양성을 인정해줄 문화적 포용성이 필요하다.

 

세상은 넓고 삼국지는 많다. 그 많은 삼국지가 다 같은 판본, 다 같은 문장일 필요는 없다. 여성들이여 삼국지를 읽자. 그리고 남성들의 전유물 같은 삼국지를 여성의 눈으로 새롭게 만들어 내보자. 초선과 여포의 사랑이 좀 더 농밀하고 세심하게 다뤄질지 대교와 소교의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살아날지 누가 알겠는가? 진의록의 처가 되어버린 여인 두씨와 관우 사이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 또한 여인의 펜 끝으로 그려보기 좋은 소재가 아니던가.

 

삼국지는 삼국지이며 동시에 삼국지가 아니다. 그것은 살아있는 생물이며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존재이다. 때론 모자라고 때론 엇나가면서도 삼국지는 그렇게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이야기와 이야기가 섞이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형성된다. 내 마음대로, 오레류 삼국지. 또 하나의 색다른 삼국지를 만나게 되어 반갑다. 그리고 또 다른 삼국지의 출현 역시도 꿈꿔본다. 왕정치의 외다리 타법, 오치아이의 신주타법, 양준혁의 만세타법, 박정태의 흔들타법, 송지만의 기마타법, 이치로의 시계추타법 등 자기만의 독특한 타격폼을 가진 타자의 등장은 야구를 보는 재미를 가중시킨다. 삼국지 역시도 그러하리라.



j*********n 2013.06.01.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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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류 삼국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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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류 삼국지 1 여성이 쓴 최초의 삼국지가. 중앙일보 논설위원인 양선희 작가가 조직 운영과 인간 심리의 관점에서 ‘삼국지’를 새로 편작했다. 종전의 삼국지가 대부분 전업 문학인들에 의해 쓰여 진 데 반해, ‘여류 삼국지’는 20년 이상 직장 생활을 경험한 사람이 쓴 삼국지라는 점이다. 그간의 삼국지는 문인들이 써서 조직의 논리와 처세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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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류 삼국지 1

여성이 쓴 최초의 삼국지가. 중앙일보 논설위원인 양선희 작가가 조직 운영과 인간 심리의 관점에서 ‘삼국지’를 새로 편작했다. 종전의 삼국지가 대부분 전업 문학인들에 의해 쓰여 진 데 반해, ‘여류 삼국지’는 20년 이상 직장 생활을 경험한 사람이 쓴 삼국지라는 점이다. 그간의 삼국지는 문인들이 써서 조직의 논리와 처세에 대한 통찰이 다소 아쉬웠다면,『여류 삼국지』는 조직 생활의 처세, 소통의 기술, 리더십, 조직 내 역학 관계 등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또한 현대사회에서 사용되는 단어나 개념을 적극 도입했다. ‘비전’, ‘마이너리티’, ‘언론플레이’, ‘홍보마인드’ 같은 단어를 과감하게 사용하면서 독자들이 친숙하게 읽을 수 있는 현대적 감각의 언어로 재구성한 것이 그것. 예를 들어, ‘도원결의’를 새로운 벤처기업의 출발로 묘사하면서 주류 사회에 편입되지 못하면서도 세상에 무릎 꿇지도 못하는 불우한 청년들이 자신들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또한, 어느 시대에나 부자에게 정치만큼 큰 벤처는 없다며, 작은 기업이나 장사치에게 투자해 성공하면 자신의 재산이 좀 더 불어날 뿐이지만, 정치에 투자해 성공하면 지방 부자가 일약 중앙 부자로 신분이 격상하고, 권력을 등에 업고 장사할 수 있으니 부자라도 신분과 격이 경천동지하게 달라진다고 말한다.

[YES 24 제공]

 

아르's Review

     

  삼국지에 대해서 안다고 쉬이 이야기하지는 못하겠지만 죽기 전에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는 것과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상대하려 하지 말라는 심심치 않은 조언들로 말미암아 삼국지, 라는 것이 하나의 소설을 넘어선 전쟁보다 더 전쟁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나지막한 조언자이면서도 든든한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듯 하다. 2000천여 년 전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이 이야기는 그 동안 수 많은 영화와 소설들로 계속해서 오늘날에도 현존하고 있음에도 삼국지, 이 세 글자를 뛰어 넘기에는 녹록지 않은 일이었다.

시도를 안 해본 것은 아니었지만, 뭐랄까. 수 많은 등장인물의 구조도를 그려가며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쫓아가려 하면 할수록 잡힐 듯 하면서 잡히지 않은 신기루마냥 그 간극이 좁아지지 않는 듯 했다. 커다란 땅 덩어리를 통일하고자 하는 그 시대의 호걸들을 이야기를 통해 단순한 전쟁 이야기가 아닌 처세술은 물론 인생까지도 배울 수 있다고는 하나 그 좋은 것들이 집약되어 있다는 삼국지는 왠지 모르게도 내게는 그들만의 리그로서 범접할 수 없는 그 확고한 틀을 긋고 있는 듯 하여 여전히 나는 삼국지 1권에서 2권을 넘어서는 그 경계를 헤매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삼국지는 어떻게는 나와는 연이 없나 보다며 잊고 있을 즈음 여류 삼국지가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세계 최초 여성이 쓴 삼국지라는 말에 한글 그대로 여류가 女流 인줄 만 알았는데 余流란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신있게 집필했기에 余流 삼국지라 결정된 이 책의 제목을 알게 되면서 왠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제인 것은 이미 알고 있지만 또 다른 스타일로 접근하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나름의 바람과 그들만의 리그라 여겨질 만큼 남자들에 의해서 일궈진 역사를 남자가 아닌 여자의 시각으로만 본다는 것만으로도 구미가 당겨졌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표지 뒤에 자리잡고 있던 들어가는 말을 읽는 순간, , 저자 역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던 적이 있구나, 라는 동지애에 더 이상의 고민 없이 바로 선택하여 읽기 시작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시중에 이미 널리 퍼져있던 삼국지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매번 시도만 한답시고 1권을 읽고 2권을 넘어가는 그 찰나에 포기하고 다시 책장에 고스란히 꽂아두기만 했기에 이 책과 기존의 삼국지에 대한 실랄한 평가는 불가할 수 있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21세기에라는 시점에 출간한 것도 있었겠지만 저자 역시 들어가는 말에 밝혀 놓았듯이 고전의 그대로를 빌리면서도 현대에 적절하면서도 애용하고 있는 단어들을 선택함으로써 좀 더 지금의 정서에 맞으면서도 친숙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1800여 년 전의 고증을 소설이라는 특성을 살려 그럴싸하게 재 구성하여 그려내었기에 대화체가 많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너의 벗, 협사들이 너의 세력이 될 만하냐?”

 “그저 각기 자기 생계에 매여 있는 이들이죠. 세력이라 부르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세상에 나가려 뜻을 세우고 사람을 찾는 다면 어찌 따르는 이가 없겠느냐.”

어머니는 밥상을 물리고 벽장에서 보검을 꺼내 현덕 앞에 내준다.

 “이건 아버님께서 물려주신 우리 가문의 보검이다. 이제 이 검을 들고 떠나거라. 봄이 왔으니 채전을 가꾸고, 길쌈을 하고, 자리를 짜서 내 한 입은 보전할 수 있다. 너는 원래 생각과 행동이 신중하니 네 몸을 천하게 굴릴 거라고 걱정하지 않는다. 이젠 어미의 품을 떠날 때가 되었다.”

 “하지만 이 어려운 시기에 어머니 혼자서 어떻게…..”

 “사내 혼자 떨어져 이 외딴 촌에 있는 건 더 위험하다. 경제 폐하의 현손인 내 아들아! 너는 이제 세상을 구하고, 네 이름을 떨치도록 해라.” –본문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이들의 대화가 그 당시 이렇게 실제 진행되었을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저자의 손을 통해 그 날의 순간이 이렇게 생생하게 되살아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몰락한 황족이기에 가난한 삶을 살아야 했던 그들의 시대상을 미뤄 짐작해 보았을 때, 경제 폐하의 후손으로서 혼란한 환국을 그저 관망할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어지러운 시대 속에서 평온한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유비의 훗날의 활약들에 있어 주춧돌이자 근간이 되는 이 장면은 픽션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것보다도 삼국지 안에서의 유비로의 탄생을 점철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장면 속의 이 모자의 대화는 그 어느 것보다도 뜨거운 활자로 살아나 이 책의 가독성을 더욱 독려하고 있다.  

예전보다 더 빠르게, 즐거운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읽는 동안에 이전과는 또 다른 내용들이 눈에 보이고 또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된다. 경국지색이라는 고사성어까지 탄생시킨 초선을 둘러싼 동탁과 여포의 일화를 보면서 신의라는 것이 무겁다면 무거운 것이겠지만, 그것들 역시 작은 것에 의해 쉬이 깨질 수 있는 것이 실바람 같은 인간의 본성인가 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은 불씨가 산불을 만들 듯, 여색을 탐하던 그들의 욕망은 결국 서로에게 칼날을 겨누게 하는 꼴을 보며 허탈한 웃음이 입가에 맴돈다.

 예전에는 이 부분을 읽으며 초선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희생양과 같은 제물이 되어 동탁과 여포를 이간질 시키는 하나의 도구로 사용 된 듯 하며 안쓰러운 마음이 크게 들었는데 이번에 읽는 동안에는 안쓰럽다기 보다는 그녀의 숨겨진 호기와 나라를 위한 충성심을 엿보게 되었다.  저자의 말대로 초선이 왕윤에 대한 흠모하는 마음으로 이 일에 가담을 하였든 그에 대한 은혜를 갚기 위해 이와 같은 선택을 하였건 간에 어찌되었건 초선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일에 가담을 할지 아니할지. 외압 때문에 행해졌다고 해도 그녀는 동탁이 몸 저 누웠을 때 최선을 다해 그의 곁에서 보필하며 그녀에 대한 동탁의 마음을 더욱 굳건히 하는 장면에서 나는 그녀에게서 논개와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논개가 왜구의 적장과 함께 남강으로 뛰어는 모습을 보며 누구든지 그 의기를 칭송하지 않은가. 가냘픔의 정석으로만 남아 있던 초선이 의기로운 한 여인으로 우뚝 서기까지는 이 책 곳곳에 숨어 있는 추임새와 같은 저자의 맞장구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도 오래전부터 동탁을 죽여 나라의 근심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뜻만 있을 뿐 함께할 동지를 구하지 못해 안타까웠소. 장군이 뜻을 세운다면야 이건 하늘이 내신 일이라. 내 어찌 가담하지 않을 수 있겠소.”

이숙은 맹세의 뜻으로 화살을 꺾는다. 왕윤이 말한다.

공의 수고로 이번 일이 성사된다면 현관 자리 정도야 대수겠습니까?”
왕윤이 정확하게 이숙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자 효과는 배로 나타난다. –본문

 박수도 두 손으로 함께 쳐야 소리가 나는 것처럼 저자는 독자들로 하여금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도록 추임새 하나씩 추가하여 더 집중하게 만든다. 이숙에게 동탁의 제거에 가담하게 하는 왕윤의 대화를 마지막으로 일을 도모하는 그들을 모습을 이어나가도 충분하다만 그 아래 추가된 한 줄의 문장, ‘왕윤이 정확하게 이숙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자 효과는 배로 나타난다.’ 라는 말 한 마디는 흡입력 마저 배가 시킨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쉽게 쓰여졌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어렵게 쓰여졌다면 그것을 읽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본연의 뜻이 전달되기 어렵거나 왜곡될 가능성이 다분하나 삼국지의 기본적인 내용도 잘 모르는 나와 같은 초수마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고 또 억울하고 감당하기 힘든 분노를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처세술에 대해서도 함께 풀어 설명하고 있다.

 조조의 계략으로 인해 유비와 여포간 서주를 중심으로 두고 암투를 벌이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이호경식지계와 구호탄랑지계의 계략을 이렇듯 활자로만 마주했다면 대체 무슨 말이지, 하며 난색을 표했을 것이다. 유비와 여포가 힘을 합쳐 자신에게 대적할 것을 두려워했던 조조는 그 둘의 힘을 분산시키기 위해 유비와 여포간의 서로 간의 의를 상하게 할 계책을 꾸민다. 이른바 이호경식지계인데 이 계략에 유비가 넘어오지 않자 순욱과 함께 조조는 두 번째 계략인 구호탄랑지계, 즉 범을 몰아 이리를 삼키게 한다는 뜻인 이 책략으로 결국 조조는 유비를 서주에서 몰아나게 된다.

 이 부분에서 유비의 덕목이자 처세술이 빛을 바라게 되는데 자신이 전장터로 나가 있는 동안 그토록 간곡히 장비에게 서주를 잘 부탁한다는 염려와 당부에도 불구하고 장비는 술로 인해 이 모든 화를 재촉하게 된다. 자신의 식솔의 안위마저도 제대로 알 수 없고 그토록 신신당부했던 일을 그르친 장비를 두고서 유비는 태연히 이렇게 말하고 있다.

 “형제는 수족과 같고, 처자는 의복과 같다. 의복이야 떨어지면 기워입거나 없어지면 바꿔 입으면 되지만, 수족을 잃고는 다시 기울 수도 없다. 내 비록 성과 가족을 잃었어도 형제가 모두 무사하며 내 몸이 온전하니 되었다. 또 성은 본래 내 것이 아니요, 가족도 여포가 돌보니 무사할 것이다. 앞으로 구해낼 방도는 찾을 수 있을 것이니 너는 몸을 소중히 하여라. 우리는 한날 한시에 죽기로 하였으니 네가 죽는 날이 내가 죽는 날이다.” -본문

 사람이기에 유비 역시 장비가 원망스럽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는 지금 당장의 분노와 실망을 드러내기 보다는 오히려 역으로 장비를 위로하며 다독이고 있다. 사람을 마음을 얻는 자가 천하를 평정할 수 있다는 말처럼 유비는 그렇게 실제 행동하고 있다.

 현실에서도 이런 일은 왕왕 발생하게 된다. 팀 프로젝트를 할 때나 혹은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에, 때론 친구들 사이에서도 뜻하지 않은 오해와 갈등이 유발되기 마련이다. 수 많은 주의와 당부에도 불구하고 하나씩 터지는 사건들을 앞에다 두고 그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을 탓하며 깎아 내리기에만 급급했던 나와는 달리 유비는 그것마저도 품고 다시금 도약할 수 있는 주춧돌로 기반을 닦고 있다. 동일한 일을 바라보고도 여러 견해가 나뉘는 것은 당연지사겠지만, 유비의 처사를 보면서 나는 내가 했던 행동들의 부족한 면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아마 이러한 점들 때문에 그토록 수 많은 사람들이 삼국지를 읽고 또 읽어 왔나 보다. 그 동안 어렵다, 그리고 많은 등장인물들 때문에 복잡하다 등등 수 많은 핑계로 삼국지를 멀리해왔던 것이 사실이었으나 여류 삼국지로는 끝까지 가 볼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두껍다, 어렵다, 재미없을 것 같다, 라며 삼국지를 멀리 하고 있는 주변 지인들에게도 이 책을 선물해봐야겠다. 초반 몇 페이지만 들춰보기 시작한다면 그들 역시 여류 삼국지 완주는 문제 없을 것이다.

 




p********1 2013.06.13. 신고 공감 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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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쓴 삼국지, 다시 읽은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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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쓴 삼국지삼국지는 누구나 아는 작품이고, 대부분은 읽었던 작품이지만 나이가 들면 언젠가 헤어져야 하는 '전자오락실' 같은 느낌이다. 나도 꽤 많은 삼국지를 읽었다고 자부하는데, 언제부턴가 사마천의 사기가 삼국지보다 더 재미 있었다. 유명한 작가의 삼국지가 출간될 때마다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게 펼쳐보긴 하지만 역시 마음속에는 '삼국지를 읽기에 난 너무 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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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쓴 삼국지


삼국지는 누구나 아는 작품이고, 대부분은 읽었던 작품이지만 나이가 들면 언젠가 헤어져야 하는 '전자오락실' 같은 느낌이다. 나도 꽤 많은 삼국지를 읽었다고 자부하는데, 언제부턴가 사마천의 사기가 삼국지보다 더 재미 있었다. 유명한 작가의 삼국지가 출간될 때마다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게 펼쳐보긴 하지만 역시 마음속에는 '삼국지를 읽기에 난 너무 커버렸어.' 하는 생각이 강해질 뿐이었다. 나는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 '다시 쓴 삼국지'를 읽었을 때 막연하게 생각했던 그 '불만'이 생생하게 펼쳐졌다. 기자 생활을 23년째 하고 있는 양선희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수 년에 걸쳐 '편작'한 <여류 삼국지>를 읽고 삼국지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여류(余流)란 편작자가 스스로가 붙인 이름으로 "스스로 삶의 방식을 탐구하고 방향을 세우고 그대로 살아간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여류 삼국지는 '내 스타일의 삼국지'라는 뜻이다. '여류 삼국지'라는 제목은 나에게 이렇게 묻는다. "너는 삼국지를 네 것으로 만들었나?" 나는 삼국지를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면서도 내 방식으로 읽기보다는 정사에 기대고 문학작품에 기대고, 유명 작가에게 기대고 있었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삼국지의 인물들은 나의 유비가 아니라 누군가의 유비였고, 조조 역시 다른 사람의 해석을 그냥 받아들였다. 이것은 놀라운 발견이었다. <여류 삼국지>를 읽지 않았다면 나는 평생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상에 갇혀서 삼국지를 그저 그런 작품으로 이해했을 것이다. 


삼국지가 나의 것이 된다는 말이 무엇인가? 삼국지 속의 등장인물과 편견 없이 만나고 그 인물이 되어보는 것이다. 내가 특히 삼국지를 멀리하게 된 까닭은 '유비' 때문인데, 촉한정통론으로 그려진 유비의 모습은 어릴 적에는 반공사상과 맞물리면서 영웅적인 지도자로 맹신했고 반공 이데올로기가 유치하게 느껴질 즈음 유비는 가식적인 인물이 되어 있었다. 양선희 작가가 편작한 <여류 삼국지>에서 유비는 처세를 위해서 자기 속마음을 숨기고 명분을 이용할 줄 아는 인물로 그려져 있었다. 다양한 영웅들이 들고 일어섰지만 유비는 브랜드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현덕은 명문호족도 아니고, 도적 떼로 출발하는 군벌도 아닌 그야말로 기성세대에서 찾을 수 없는 충의와 위민이라는 신개념 의군을 창설할 뜻을 내비친다. ㅡ <여류 삼국지> 1권 42쪽


유비는 끊어진 유씨 가문의 뒤를 잇는 의로운 왕족에 머무르지 않고 난세에 세상을 호령할 야심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출세의 야욕을 가지고 있는 당대의 평범한 장부'라는 묘사는 인물의 현실감을 준다. 그리고 '가문의 몰락을 방어하는 왕족'은 유비의 포지셔닝이지만 개인적 야욕과 명분이 분리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유비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가 생긴 까닭은 뜨거운 피가 흐르는 유기체로 보지 않고, 신화 내지는 화신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황건적에 대한 접근 역시 리얼리즘에 입각해서 썼다. 장정일은 아예 황건적을 중심으로 삼국지를 서술할 정도로 대중의 분노는 존중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황건적(黃巾賊)이 아니라 황건기의(黃巾起義)다. 양선희는 이 장면에서 균형감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장각은 군 전체가 알아주는 수재였으나 한나라 말기 타락한 등용제도 탓에 벼슬에 오르지 못한 울분에 찬 인재였다. ㅡ 위의 책 32쪽


<여류 삼국지>를 쓰기 위해 작가는 그 동안의 소개된 모든 삼국지를 검토하고 정사의 기록을 살펴 논리적 모순과 과도한 관념을 벗겨냈다. 이 덕분에 인물과 인물의 행동은 논리적 개연성을 확보할 수 있었고, 사건의 전개 역시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었다. 때문에 '벤처기업'이니 하는 현대식 용어를 편작자는 맘껏 썼지만 삼국지 작품과 인물들을 침해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고고학자가 현대의 공법을 이용해 당시의 유물을 재현하고 정확히 설명한 느낌이 들어서 드디어 나도 삼국지를 재평가할 기회를 얻었다. 



다시 읽은 삼국지


삼국지를 다시 읽으며 다시금 느끼게 된 것은 현재의 눈으로 삼국지를 살펴보며 지속적으로 영감을 얻을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다. 관념이나 문헌에 치우치지 않고 중심만 잡을 수 있다면 삼국지는 별 볼 일 없던 시절부터 힘을 얻고 세를 불리는 시절까지 한 인물이나 세력의 성장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성장 과정에서 겪는 일과 이를 통해 엿볼 수 있는 생각과 행동을 나와 대비시킬 수 있다. 예컨대 절세의 미인 '초선'을 이용해 여포와 동탁을 이간질해 겨우 기회를 잡은 사도 왕윤은 허무하게 기회를 놓쳐 나라를 위기에 빠뜨리고 백성들을 끔찍한 불구덩이에 빠뜨린다. 역적 동탁과 개인적인 인연으로 슬픔을 표시한 기재 채옹을 죽인 점과 이각과 곽사가 표문으로 사죄했을 때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몰아친 점은 뼈아픈 패착이다. 천금 같은 기회를 얻었을 때 사람들은 흥분하기 쉽고 벌써 일이 이뤄진 것처럼 안절부절하다가 기회를 잃곤 한다.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취해야 할 최선의 조치만 취한 사람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책을 읽으며 나는 지금 내 앞에 순식간에 기회가 나타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나는 사도 왕윤의 길을 걷지 않을 수 있을까? 유비가 서주를 단념한 일이 떠오른다. 유비는 서주 자사 도겸이 여러 번 간청해도 취하지 않고 도겸이 임종에 이르러서야 마지못해 임시로 받는둥 하더니 곧바로 여포에게 서주를 넘긴다. 불만이 가득한 형제들을 설득하는 유비의 말 속에는 기회에 대한 바른 자세가 엿보인다. 


"몸을 굽히고, 분수를 지키며, 하늘이 주신 때를 기다려야 한다. 감정에 휘말려 헛되이 목숨을 걸고 일을 도모하면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건 살아남는 것이다. 살아남아야만 하늘도 기회를 주실 수 있다. 때를 기다리자꾸나." ㅡ 위의 책, 375쪽


축구 경기를 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 기회가 넘어오는 경우가 있고, 기회가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나에게 공이 굴절되어 왔을 때 허둥대지 않고 우리 편에게 연결해 공격을 할 수 있도록 나의 역할을 다하는 사람은 기회를 잃지 않는다. 유비는 약할 때를 알았으니 강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의 희노애락은 반복되지만 여기에 임하는 자세는 한결같다. 고대의 영윤(令尹)이라는 인물은 세 번 재상의 벼슬에 올랐는데, 벼슬을 할 때도 기뻐하는 기색이 없고 벼슬에서 물러날 때도 슬퍼하는 기색이 없었다고 한다. 그저 자기 일을 꿋꿋하게 할 뿐이다. 이런 독해가 가능한 이유는 역시 편작자의 의도에 있다. 인물을 중심에 두기보다는 '일'을 중심에 두며 독자가 하고 있는 일과 삼국지에서 일어나는 일을 갈마들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사도 왕윤이 기회를 얻었을 때의 사례와 유비가 기회를 얻었을 때의 일을 비교할 수 있게 하고 인물들의 행동과 이에 따른 결과들을 비교할 수 있도록 안배하지 않았다면 나는 이 두 가지 일을 떠올리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것이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한다면 좀 더 직접적인 편작자의 목소리를 들어 보자. 이각과 곽사의 일을 이야기하며 편작자는 동탁과 여포의 일을 직접 거론한다. 


양표는 자신이, 왕윤이 성공한 계책을 실행한다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당시는 동탁 한 사람만이 강력했으므로 약자들이 힘을 모아 꼼수로 이길 수 있었다. 하나 이각과 곽사는 엇비슷한 권력과 무력을 가진 자들이다. 둘이 맞붙으면, 고래 싸움에 새우등은 엄청나게 터져 나가게 돼 있다. 지금은 바로 황제도 왕새우 정도였다. ㅡ 위의 책 327쪽


하나의 일을 겪은 시점과 상황, 그리고 사람 등만 다를 뿐 이치는 같기 때문에 여류 삼국지의 사건들은 같은 선상에서 비교될 수 있고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 이제까지 읽었던 삼국지에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없었던 까닭은 사건에 대한 다각적이고 치열한 분석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류 삼국지>를 읽는 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렇게 나는 '삼국지' 읽기에 다시 빠져든다. 

d*****7 2013.07.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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余流(여류)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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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류 삼국지가 출간 됐다는 소식에 궁금한 마음에 책을 읽게 됐습니다.  제가 어릴적부터 읽은 삼국지는 이문열 선생님의 삼국지였거든요. 조직사회에 몸바쳐온 여자분이 쓴 삼국지라는 소식에 귀가 쫑긋 거리는걸 주최 할 수가 없더라구요. 같은 여자 입장에서 삼국지를 어떻게 풀어 냈을지 정말 기대가 됐답니다. 삼국지는 남자들의 전유물로 치부되던 세상에서 성장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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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류 삼국지가 출간 됐다는 소식에 궁금한 마음에 책을 읽게 됐습니다. 

제가 어릴적부터 읽은 삼국지는 이문열 선생님의 삼국지였거든요.

조직사회에 몸바쳐온 여자분이 쓴 삼국지라는 소식에 귀가 쫑긋 거리는걸 주최 할 수가 없더라구요.

같은 여자 입장에서 삼국지를 어떻게 풀어 냈을지 정말 기대가 됐답니다.

삼국지는 남자들의 전유물로 치부되던 세상에서 성장을 했는데,

이젠 여자작가님의 삼국지가 나와서 왠지 자부심이 들더라구요.

 

 

 

 

전 1편 도원에서 천하를 꿈꾸다! 를 읽었어요.

 

삼국지는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 질 수 있다는 말에 그렇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글쓰시는 분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양선희 여류 작가님도 삼국지를 편작하면서 기존 출간된 삼국지를 모두 독파를 했다고 하네요.

삼국지 귀신이 붙지 않은 이상 저희 같은 사람들은 불가능한 일인것 같아요.

저도 어릴적부터 삼국지 매니아로 살았지만 그렇게 까지 삼국지를 다양하게 보지는 않았거든요.

집념의 작가님이라고 부르고 싶더라구요.

 

여류 작가님의 삼국지가 기존 삼국지랑 어떻게 다른지에 주안점을 두고 며칠에 걸쳐서 책을 읽었던것 같아요.

500장이 넘는 분량이지만 워낙 재밌는 이야기 구조라서 금방 읽어 내려가게 되더라구요.

어릴적엔 무조건 유비 삼형제에 촛점을 맞춰서 삼국지를 읽었다면, 이젠 나이가 드니 그외 주변 인물에게 시선이 가네요.

 

이번엔 동탁과 여포에 촛점을 두고 읽게 되더라구요.

동탁을 기업가로 생각했을때 공포정치를 했지만 그래도 기업이 부유해지는데는 큰 힘이 된것 같아요.

여포는 요새 런닝맨의 기린 광수처럼 배신의 아이콘이네요.

그래도 여포는 이런말을 남기더라구요.

뒷배를 정해 놓고 배신을 해도 해야 된다고요.

영리한 면이 있더라구요.

그래야 배신 후에 아무도 그를 건드리지 못한다고요.

 

하지만 동탁과 여포의 최후는 정말 참혹한듯 보여지네요.

 

 

 

 

공명을 다투는 조직내 인간의 삶과 처세, 그것이 작가가 말하는 이책의 주제라고 하네요.

그래서 권모 술수는 훨씬 적나라하고 교활하게 묘사했지만 그 상황의 정당성을 부여해 그렸고,

계책들의 이면에 숨은 인간들의 역학관계애 대한 해석을 보태 놓았다고 합니다.

 

조직생활을 하게 되는 여성들이나 사회 초년생들에게 이책을 권한다는 작가님의 말씀에 동감을 하네요.

어려운 사회 생활에서 멘토와도 같은 책이 될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려운 고사 성어를 배제하고 현재 조직에서 사용하는 말을 적절하게 배치를 해서 아마 읽는데도

별 어려움이 없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w**********1 2013.07.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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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류(余流) 아닌 범류(凡流), 여류(女流) 아닌 통류(通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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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여성 작가가 쓴 삼국지라고 해서 큰 기대를 가지고 구입해서 읽었어요.1권을 다 마친 소감은, 여성작가의 필치가 진하게 묻어나서, 과연 여성이 쓰면 이런 맛이 나는구나, 뭐 그런 생각이 든다기보다는, 좀 다른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다른 느낌이란,"어, 이 삼국지는 진짜 처세의 요령을 가르쳐 주는구나.""이 삼국지는, 옛날 식 구태의연한 이야기의 반복이 아닌,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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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여성 작가가 쓴 삼국지라고 해서 큰 기대를 가지고 구입해서 읽었어요.

1권을 다 마친 소감은, 여성작가의 필치가 진하게 묻어나서, 과연 여성이 쓰면 이런 맛이 나는구나, 뭐 그런 생각이 든다기보다는, 좀 다른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다른 느낌이란,

"어, 이 삼국지는 진짜 처세의 요령을 가르쳐 주는구나."

"이 삼국지는, 옛날 식 구태의연한 이야기의 반복이 아닌, 뭔가 모던한 말투로 펼쳐지는구나."

이런 거요.


일단 작가님의 서문에서, 황건적의 괴수 장각이 과거에 여러 번 실패한 불운의 수재라고는 하지만, 과거제도는 수나라 때 처음으로 도입되었으며, 한대에는 효렴 제도가 실시되었을 뿐이라는 설명을 읽고, 아 왜 나는 그 점을 생각 못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긴 장각이 아무리 소설 맨 앞부분에 나오는 캐릭터라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유비들의 등장을 돋보이게 하는 액세서리 이상으로 보지 않았던 탓이 크겠죠. 이런 점까지도 세심하게 짚는 대목에서, 역시 여성 작가인데다 기자 출신의 박식함이 곁들여지면 이렇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유비가 청운의 뜻을 품고 과거를 보...러 가는 게 아니라, 촌에서 썩느니 큰 물에서 한 번 놀아보자는 호기로 황건적 토벌을 핑계 삼아 고향을 떠나려 할 때, 장비가 처음 건네는 말을 보십시오. "형님, 가출하시는 거유?" 유비는 인격자 특유의 반응이 몸에 배어 별다른 대꾸 없이 아우의 안부를 묻습니다. 소년 같은 분위기가 아직 가시지 않았다는 설명과 함께(사실 장비는 아직 20대 초반이니까요), 이처럼 생동감 있는 인트로로 대하소설의 처음을 장식하는 작가의 센스가 돋보였어요. 관우는 좀 이따 만나는 걸로 처리하고, 일찍부터 이 둘은 미리 알던 사이로 설정하는 것도 재미있고, (나중에 알게 된 사이인) 관우와 장비가 때로 티격태격하는 좋은 이유도 제시하는 셈이죠.


조조를 보통은 날렵하고 마른 체형으로 소개하는 게 보통인데, 작가는 키가 작고 땅딸한 모습으로 구체적인 묘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마 역사적 고증에 기반한 시도인가 봅니다. 간웅으로서의 일반적 모습과는 잘 안 어울리는 듯도 하지만, 어찌 보면 그런 스타일의 인물이, 이미지와는 달리 기막힌 간계를 즐겨 구사한다면 더 소름끼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처음에 정리된 77훈 중, "배경 없는 마이너리티의 출세 비결"을 논한 명제가, 이 부분에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예스24 상품소개에는 양선희 씨의 '편저'라고 나와 있지만요, 제가 갖고 있는 표지에는 '편작(便作)'이라고 표시되어 있어요. 잘 알려진 이문열씨의 작품은 '평역(評譯)'의 형식입니다. 그런데 이 양선희 기자님의 작품은, 자신의 처세 경험을 삼국지와 절묘하게 배합하여 매우 현대적인 느낌으로 엮어 낸 점이 대단 특이했어요. 삼국지는 그동안 여러 번 읽었지만 이번에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 상쾌한 독서였습니다.

k*********6 2013.06.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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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하고 이채롭고 보다 현실적인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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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류 삼국지>는 삼국지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여 엮어나가면서, 삼국지에 등장하는 여성들을 다른 판본에 비해 보다 강조한다. 없는 활약을 만들어 집어넣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 판본에 비해 여성 인물의 비중이 높아지고, 스스로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장면도 많이 들어가 있다. <여류 삼국지>의 여성 등장인물은 남성의 발언에 따르고 순종하기만 하는 도구적 장치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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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류 삼국지>는 삼국지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여 엮어나가면서, 삼국지에 등장하는 여성들을 다른 판본에 비해 보다 강조한다. 없는 활약을 만들어 집어넣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 판본에 비해 여성 인물의 비중이 높아지고, 스스로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장면도 많이 들어가 있다. <여류 삼국지>의 여성 등장인물은 남성의 발언에 따르고 순종하기만 하는 도구적 장치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할 수 있고 결정할 수 있는 주체적인 존재이다. 따지자면 원작에는 없는 장면을 만들어 집어넣은 것이지만, 그런 상황에서 여성이라면 생각할 법한 것을 생각해내고 행동할 법한 행동을 하는 것이라, 작가의 과잉이라는 감상은 전혀 들지 않고, 오히려 훨씬 자연스럽고 풍부하고 현실적인 이야기가 되었다는 느낌을 준다.

 

초선이 보다 입체적으로 묘사되고 궁녀나 시녀도 꽤 심도있게 등장하는 등, 삼국지의 여성들이 삼국지의 사건과 인물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생각하는지를 자세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삼국지의 본래 이야기를 망가뜨리는 수준까지 새로운 해석을 집어넣지는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새로운 시도에 집착하다 보면 오히려 원래 이야기를 망가뜨릴 수가 있는데, <여류 삼국지>는 새로운 시도는 어디까지나 흥미로운 보조적 장치에 그치고, 전체 이야기의 균형을 망가뜨리지는 않는, 중도를 잘 지키는 모범사례를 보여 준다. 

h********4 2013.06.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