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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공황에서 한줄기 빛을 향해 서서히 전진하는 팀플레이, 그리고 사랑.
"심리적 공황에서 한줄기 빛을 향해 서서히 전진하는 팀플레이, 그리고 사랑." 내용보기
이 영화, 잔잔하다. 미식축구가 뭔지 모르거나 스포츠가 재미없다면 영화의 반 이상을 그냥 무의미한 말들로 지나칠 수 있다. 이 영화가 어떤 내용인지 알고 싶다면 '실버 라이닝'과 '플레이북'의 갈림길로 나누어 종착역인 사랑으로 이르는 방법을 지켜보는 재미를 찾으면 감독의 의도를 조금은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다 보고 감독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가 극적
"심리적 공황에서 한줄기 빛을 향해 서서히 전진하는 팀플레이, 그리고 사랑." 내용보기

      이 영화, 잔잔하다. 미식축구가 뭔지 모르거나 스포츠가 재미없다면 영화의 반 이상을 그냥 무의미한 말들로 지나칠 수 있다. 이 영화가 어떤 내용인지 알고 싶다면 '실버 라이닝'과 '플레이북'의 갈림길로 나누어 종착역인 사랑으로 이르는 방법을 지켜보는 재미를 찾으면 감독의 의도를 조금은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다 보고 감독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가 극적인 방법이 아니라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알게 된다. 주인공과 비슷한 증상을 지닌 아들을 이해하며 그가 말하고 싶었던 것. 그것이 고스란히 영화 속에 들어있다.


      #. 마음이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실버 라이닝


      처음 장면, 정신병원이 등장한다. 팻(브래들리 쿠퍼)이 작은 방에서 뭐라고 중얼거리며 이야기하는 부분은 내용을 모르고 보는 상태에서 망설이게 된다. '누구랑 이야기하는 걸까? 심각한 정신분열 상태인가?' 그를 찍는 카메라 각도가 그의 정신상태가 정말 이상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한다. 그런데, 그는 정상처럼 보인다. 그리고, 엄마(재키 위버)가 병원에서 그를 빼오는데 하는 한마디가 심장을 움직인다. 아직은 출원이 이르다는 병원측의 말에 아들의 신원을 자신이 보증한다면서 "8개월도 길었죠."라는 부분. 이미 모자관계를 설명하면서 영화는 다음 이야기가 스릴러로 될지 드라마로 될지 보는 사람에게 알려주지 않지만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팻이 집으로 온 후로 몇 번은 경찰관이 출동할 일이 생긴다. 웨딩 비디오를 찾겠다며 새벽에 온 집을 뒤지고 엄마, 아빠와 싸우다가 본의 아니게 폭력을 행사하게 된다. 병원에서는 원장이 틀어놓은 웨딩 음악에 과민반응을 보이다 화를 분출하고 자신의 아내였던 니키를 만나기 위해 접근금지처분을 어기고 돌아다닌다. 그러면서 그가 하는 일은 검은색 쓰레기봉투를 옷으로 삼아서 땀내며 동네를 뛴다.


      티파니(제니퍼 로렌스)는 팻의 친구 로니(존 오티즈)의 처제다. 남편 토미의 죽음 이후에 정신적 방황을 하며 이 남자 저 남자와 사귀다가 직장에서 쫓겨나고 쉬운 여자로 다른 남자들에게 낙인찍힌다. 그런 그녀가 팻의 조깅에 갑자기 끼어들기 시작한다. 적극적으로.


      팻의 병원 대니는 자칭 형무소 변호사로 통할 정도로 이야기를 잘한다. 출원하는 줄 알았는데 그냥 병원에서 나온 것일 뿐, 다시 들어가면 괜찮다는 생각으로 굉장히 정상적으로 등장한다.


      팻, 티파니, 대니는 객관적으로 각종 약을 복용해야 마음이 안정되고 심리적인 불안과 충동이 완벽하게 조절되지 않는다. 이들에게 '실버 라이닝'을 바라보며 한 줄기 빛을 향해 노력하는 모습이 이 영화의 한 축이다.


      #. 현대인은 저마다 정신병 혹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팻의 가족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 아빠(로버트 드 니로)는 은퇴 후 불법 온라인 사설 도박장을 운영하며 돈을 벌 생각을 하고, 이를 합법화하기 위해 변호사인 형 제이크가 식당운영을 서류로 꾸민다. 게다가 아빠는 자신이 거는 경기, 특히 이글스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강박증처럼 리모컨을 일렬로 두고 아들을 자신의 곁에 앉히려 한다.


      팻의 아내인 니키 역시 학교 역사 선생님과 집 욕실에서 샤워하다 팻에게 들켰다. 이 사실로 팻이 정신병원에 들어간 것인데 과연 팻의 감정통제불능이 어디에서 시작된 것인지 다시 보게 되는 부분이다.


      로니는 아내인 베로니카(줄리아 스타일스)의 마음에 드는 가정생활을 위해 무리해가며 일에 대한 강박증으로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생활을 하면서도 정작 가족에게는 말하지 못한다. 베로니카는 다른 것에는 아랑곳않고 자신의 집을 꾸미고 격식을 차리는 의복 같은 것을 중시한다. 그리고, 팻의 집에 캠코더를 들고 등장하는 소년 리키가 있는데, 다른 사람의 기분이나 상황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며 카메라를 들이대는 이 소년도 의심스럽다.


      티파니가 쉬운 여자인 줄 아고 접근하거나 연락을 달라고 하는 남자들이 회사동료와 경찰관으로 등장한다. 이들의 시선 자체가 '과연 약을 복용하는 기분장애를 지닌 사람들만 문제가 있는가?' 질문을 던진다.


      이글스 경기장 바깥에서 인도인들이 차를 타고 등장하면서 이들과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상대팀들과 몸싸움이 벌어진다. 경기를 보러 와서 흥분을 가라앉히지 않고 정당한 이유없이 싸움을 거는 사람들은 정상일까?


      대니가 갑자기 팻의 집으로 왔을 때 모두 물어본다. "합법적으로 나온거야?" 그런데 그의 답이 웃긴다. "정신담당의사가 구속됐거든." 그 이유 또한 의사라는 직업 역시도 현대인들이 처한 검은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걸 말한다.


      #. 팻과 티파니를 위해 노력하는 친구와 가족들-플레이북


      팻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글스의 구장 외관이 웅장하게 옆으로 지나간다. 이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은 미식축구팀들과 선수, 그들의 경기 내용이다. 터치다운을 위해 각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해 팀의 승리를 위해 뛰는 미식축구팀처럼 팻과 티파니의 가족과 친구들은 그들의 제자리찾기를 위해 묵묵히 또는 열정적으로 응원한다.


      팻이 드숀 잭슨의 10번 유니폼을 입고 저녁식사에 가는 장면, 그들이 드숀이 경기를 어떻게 뛰었는지 말하는 장면, 마지막에 바이킹스 티를 입은 리키를 집에서 쫓아내는 웃지 못할 장면은 그들이 미식축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가늠된다. 특히, 티파니가 팻 아빠에게 경기내용을 줄줄이 읊어대는 장면은 그저 바라보게 된다. 그걸 다 어떻게 외웠지?


      팻 아빠는 성장과정에서 큰 아들에게만 보였던 관심이 작은 아들에게 병이 된 것은 아닌지 후회되었다면 자꾸 말걸고 TV중계를 함께 보자고 일부러 하는 것이라 고백한다. 팻 엄마 역시 모든 것을 자신이 책임지겠다며 아들을 병원에서 빼내오고 집에서도 아들을 걱정과 희망의 눈으로 조용히 바라본다. 팻의 형 역시 구장 바깥에서 친구들이 팻을 보고 한마디씩 하자 팻이 무안하지 않게 경기로 화제를 돌린다.

      팻의 친구 로니 부부는 정신병원에서 이제 막 나온 친구를 저녁식사에 초대하며 아무렇지 않게 식사하고 얘기를 나눈다. 베로니카와 그녀의 부모님들이 티파니를 보는 시선도 팻의 가족과 비슷하다. 불안하지만 믿고 보는. 티파니가 팻을 만나러 가는 첫날에 창안에서 그 장면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는 부모님의 표정, 티파니를 찾아온 회사동료를 향해 팻이 이야기를 하자 보이는 부모님의 표정이 그렇다.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이 말은 이들의 태도와 말에 담겨 있다.

 
      #. 이미 사랑은 시작


      팻과 티파니가 로니의 저녁식사에서 처음 만나는 장면, 이미 팻은 티파니에게 관심을 보인다. 그녀를 만날 때마다 입과 머리로는 부인 니키를 말하지만 이미 그의 마음은 그 순간 사랑이 시작되었다. 나중에 편지에서 익숙한 문구를 보는 순간에 깨닫고도 일주일을 참은 이유도 같지 않을까?


      티파니가 팻에게 춤대회에 나가자고 제의하는 순간, 그녀는 그 이상을 기대했을 것이다. 이미 팻 엄마에게 그의 전화번호를 물었으니. 친구로 삼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그녀에게 내숭이나 예의는 없다. 팻에게 다가가는 이유는 니키를 대신하는 편지나 춤이었지만 결국 사랑을 찾는다.

      이들의 춤을 보고 다른 사람들은 5점밖에 얻지 못해서 어떻하느냐고 할 때, 그들의 반응은 5점이나 받아서 좋아한다. 이중내기에서 이겼기 때문에. 그리고, 약간의 오해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으므로.


      거리에서 갑자기 줌 아웃하는 장면은 그 속도가 다른 장면에 비해 LTE급이라 좀 놀라게 된다.


      한 여자만 보는 남자와 모든 남자를 만나는 여자, 불완전한 두 남녀의 사랑을 통해 불안정한 정신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조금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혼자서는 자꾸 무너지지만 가족과 친구, 혹은 주변의 관심과 배려, 주시가 아닌 응시가 사람의 마음에 한 줄기 빛을 내려줄 수 있다는 사실.



YES마니아 : 골드 n********y 2014.05.2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