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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진 작가의 장편을 좋아하는 1인이다. 이 작가의 장편을 읽은 지 좀 된 것 같은데 이번에 소설집이 나왔다. 단편소설보다 장편을 선호해서 읽을까 말까 고민했는데, 장은진 작가의 책이 좋아 기쁜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소외되거나 가난한(?)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는 경우가 많아 읽을 때마다 조금은 아픈 마음을 갖게 되는데 그래도 그게 과하지 않아 좋다.
‘외진 곳’이라는 단편은 나와 동생이 보증금 사기로 인해 하루 아침에 집을 옮기면서 시작한다. 공용화장실과 공용세탁실을 사용하면서 나는 이 네모집에서 언제쯤 떠날 수 있을까? 나는 임용고시에 계속 떨어지고 동생은 아르바이트가 구해지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은 일본으로 가 프리터로 살겠다고 하는데... ‘울어본다’는 냉장소 소음과 함께 우는 여자의 이야기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여자는 냉장고에 기대 시간을 보낸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냉장고를 사서 원 없이 얼음을 얼려 먹고 싶었던 그때, 엄마는 새 냉장고를 사놓고 얼마 사용하지 못하고 죽게 되는데.. ‘이불’은 엄마가 무릎 수술로 아들 집에 머물고 있지만 아들은 상황이 곤란하다. 회사를 그만뒀지만 아직 그 상태를 엄마가 모르기 때문. 엄마가 수술이 끝날 때까지 회사에 다니는 것처럼 행동해야 하는데 남자는 잘할 수 있을까? ‘수리수리 마수리’는 중고 가전을 수고하여 먹고 사는 여자의 이야기다. 혼자 사는 여자를 두고 사람들은 입방아 찧기를 즐긴다. 중고 가전을 하는 이 여자 주변엔 고장 난 가전제품을 고쳐 주는 남자가 있는데 이 남자에게도 여자와 같은 시선이 따라붙는다. 다른 사람들과 교류가 없는 이들에게 유일하게 오가는 사람은 어린 소녀 야광이. 그런 야광이가 어느 날 사라지는데.. ‘망상의 아파트’는 203호 남자가 사는 아파트에 여자가 이사 오면서 시작된다. 남자는 평범한 이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감시를 여자에게 알려주고 싶다. 이곳은 지옥이라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 ‘안나의 일기’에서 안나는 성당 종지기다. 안나는 마을 벽 이곳저곳에 일기를 적는다. 마을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숨김없이 적게 되면서 다양한 사건이 벌어지는데.. ‘이층집’은 이층집에 살지만 그 공간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층집에서 1층은 김 과장과 박 여사 그리고 삼 남매와 치매 어머니가 살고 2층은 새댁이 산다. 그러다 2층 새댁이 이사가 고 이곳에 자기만의 방을 갖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올라가게 되는데.. ‘점거’는 여자의 집에 커다란 트렁크가 자리 잡으면서 시작된다. 트렁크는 아버지를 연상케 하고 그 트렁크가 있는 한 여자는 편안할 수 없다. 트렁크가 자신의 집을 점거한 순간 여자는 어디로 가야 할까?
공용화장실을 사용해 본 적이 있다. 아주 어릴 적 화장실이 문밖에 있을 때.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야 했던 불편함. 어린 시절이지만 어렴풋이 기억난다. 엄마가 늘 밖에서 기다려주셨던 것이. 이제는 그런 공간이 없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다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누군가는 그렇게라도 살아야 할 곳을 마련해야 하는 걸 보면. 그래서 단편을 읽으며 마음이 아팠다. 가난이라는 것. 나랏님도 구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 가난이지만 가난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태어나보니 가난한 상황이라는 것도 슬픈 일이다. 내 의지와는 상관 없는 거니까. 세상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불공평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슬픈. 하지만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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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에서 나오는 이런 좁고 얇은 판본을 계속 사모으게 된다. 역시 휴대하며 읽기 편한게, 그리고 글이 짧고 얇아서 한 권을 빠르게 소화한다는 매력을 이제와서는 무시 못하겠다. 그리고 정말 외지고 외진 곳을 들여다보는 그녀와 그들. 퇴사를 당:했는데도 계속 출근 하는 척 하는 아들. 정말 방 같다고 하기 힘든 곳에서 사는 두 자매들과 도망치고 도망치는 사람들. 정말 어둑하고 낮고 그런 와중에도. 글엔 따스함이 묻어 있어서. 낮게 어둑하게 같이 마음을 아래로 두며 읽었다. 근데 어디서나 만나 볼 수 있는 군상들. 어디에든 있는 사람들. 장은진의 평범하고 그런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같이 읽어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