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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그릇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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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소득도 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기에 수사본부는 해체되었지만, 이마니시는 다른 사건을 수사해 나가면서도 그 사건에 매달리고 있었다. 잘 해결된 사건은 기억에 남지 않지만 미제 사건으로 남아버리면 이마니시의 기억 속에서 살아있는 사건들. 그는 그렇게 남겨두지 않기위해 조그만 의심이라도 생기면 끈질기게 파고 들었다. 형사지만 사람 좋은 인상에 여느  형사와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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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소득도 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기에 수사본부는 해체되었지만, 이마니시는 다른 사건을 수사해 나가면서도 그 사건에 매달리고 있었다. 잘 해결된 사건은 기억에 남지 않지만 미제 사건으로 남아버리면 이마니시의 기억 속에서 살아있는 사건들. 그는 그렇게 남겨두지 않기위해 조그만 의심이라도 생기면 끈질기게 파고 들었다. 형사지만 사람 좋은 인상에 여느  형사와는 다르다는 평을 듣는 그. 끈기와 타인에 대한 배려가 그의 매력으로 보였다. 결국, 이마니시는 후배 요시무라와 동료들의 협조로 사건을 해결했다. 1권의 리뷰를 쓸때 피해자 미키씨 (아버지의 실종 사실을 신고한 아들 덕에 그의 신원이 파악되었다)의 사소한 행동이 그를 죽음으로 몰아가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했었다. 과거의 어떤 나쁜 행동이 원한을 사게 되었고, 그의 발목을 잡았을 것이라고. 하지만, 이마니시가 어렵게 찾아낸 미키씨의 생애에는 선함만이 있었다. 그가 했던 유일한 잘못은 상대의 마음은 헤아리지 못한 채 반가운 마음에 범인을 찾아갔던것 뿐이었다.

 

 

 미키씨 살인 사건 외에 2권에서 일어난 한 여자의 죽음을 포함하여 총 4건의 죽음이 있었다. 그 사건만의 이야기가 존재하면서도 첫번째 살인사건과 모두 연결되어 있었는데, 이마니시는 그들의 관계를 모두 찾아냈다.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으려는 그의 의지와 형사라는 특수한 직업 특성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사건의 해결까지 지나치게 우연이 많이 등장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떻게 저 상황에서 저런 생각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부분들이 제법 눈에 띄어서 아쉬운 맘이 들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그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실타래를 풀어가는 것을 보면서 충분히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사건의 전말을 알고는 '휴'하고 한숨이 나왔다. 가해자는 하나의 살인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을 해쳤기 때문에 그의 죄는 절대로 가볍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일생을 들여다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시대적 배경은 1960년대. 전쟁 당시의 폭격으로 많은 공문서들이 소멸된 것을 이용해 신분을 조작하고 새로운 사람으로 살고 있는 한 남자. 그리고, 그것뿐만 아니라 더 숨기고 싶은 가족사가 있었다. 그런 그가 지금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는데, 감추고 싶은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힘들게 쌓아올린 모든 것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그를 살인자로 만들었다. 자신에게 선의를 다해서 마음을 쏟았던 사람이었는데 일어나지도 않은 일 때문에 그를 죽여야 했을까? 거기엔 자신의 과거가 그 사람에 의해서 모두 드러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그 두려움은 피해자에 대한 믿음의 부족이었다. 어쩌면 그것 보다도  불안감이 가장 큰 원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숨기고 싶었던 과거 위에 세워진 그의 인생이 바람이 불면 휙 날아가버릴 수도 있는, 누군가가 조금만 건드려도 무너져버릴 것같은 모래그릇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마쓰모토 세이초는 경제적인 이유로 중학교에도 진학하지 못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었고, 그랬기에 여행에 대한 동경이 컸다고 했다. 그런  마음이 책에 많이 반영이 되어 있다고 했는데, <점과 선>을 읽으면서 그러한 면을 경험했었다. <모래 그릇>에서도 수사를 위해 기차로 이동하는 장면들이 여러 번 등장을 했다. 저녁에 7시 44분에 출발하면 다음 날 아침 6시 30분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오랜 시간의 기차 속 장면, 도착한 장소의 풍경에서 하이쿠를 짓는 주인공을 통해 마쓰모토 세이초는 그가 동경하는 세계를 즐기고 있는듯했다. 어린 시절 지금은 1시간이면 가는 거리를 3시간에 걸쳐서 기차를 타고 할머니 댁에 갔었다.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고, 작가의 눈으로 그 장면들을 바라볼 수 있는 경험들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아마 그의 다른 소설을 읽게되면 여행자의 시선이 될 것같기도 하다.

 

 

 1권 리뷰에서 누보그룹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옮긴이의 글을 읽어보니, 이 책이 쓰여진 1960년대는 일본에서 젊은 예술가들 사이에서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었다고 한다. 일본 영화에 없던 혁신적인 표현을 내세우고, 기성의 권위와 질서를 부정하는 그런 분위기를 작가는 누보그룹에 담아냈다고 한다. 책에서 누보그룹은 기성세대의 모든 것을 부정하자는 모토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들 중 한 명은 권력에 붙어 있는 형상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사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지금도 안과 밖이 다르고,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해보면, 마쓰모토 세이초가 꼬집고 싶었던 그 시대와 지금은 별반 다르지 않은 것같다. 그 당시의 젊은 세대는 지금의 기성세대이니 세상은 돌고 돌며 제 자리만 맴돌고 있는건가? 

 

 

 사회파 추리소설의 시원으로 불려지는만큼 일본의 당시 사회적인 분위기와 문화를 느껴볼 수 있지만,  <점과 선>을 읽었을 때도 그랬던 것처럼, 전반적으로 흐르는 서정적인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다. 아내와의 정도 좋고, 하이쿠 짓는 것을 좋아하는 주인공 이마니시를 따라가다보면 추리소설의 묘미와 함께, 훌쩍 기차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 또한 들것이다. 마쓰모토 세이초가 그것까지 계산해 넣었는지는 모르겠지만 ······

  

 

 

j*****3 2018.10.13. 신고 공감 11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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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그릇 1, 2 - 집념의 이마니시
"모래그릇 1, 2 - 집념의 이마니시" 내용보기
# 작가의 다른 작품 점과 선짐승의 길어느 <고쿠라일기> 전범죄자의 탄생불과 해류 (..)# 읽고 나서. 제목이 굉장히 낯이 익음에도 불구하고, 세계문학 전집에 포함될 만한 추리소설이란 과연 하고 집어 들었다. 첫 장을 읽고 알았다. 읽었던 책이란걸. 찾아보니 심지어 집에 종이책도 가지고 있었다. ㅠㅠ 하지만 메모도 남겨두지 않은 데다, 결말이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아서 다시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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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다른 작품
점과 선
짐승의 길
어느 <고쿠라일기>
범죄자의 탄생
불과 해류
(..)

# 읽고 나서.
제목이 굉장히 낯이 익음에도 불구하고, 세계문학 전집에 포함될 만한 추리소설이란 과연 하고 집어 들었다. 첫 장을 읽고 알았다. 읽었던 책이란걸. 찾아보니 심지어 집에 종이책도 가지고 있었다. ㅠㅠ 하지만 메모도 남겨두지 않은 데다, 결말이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아서 다시 읽기로 했다. 두권이지만 금방 읽었다. 

'가메다는 지금도 여전하지요?' 

허름한 옷차림의 두 남자가 술집에서 대화를 나누던 게 목격된 후 한 남자가 돌에 맞아 얼굴이 짓이겨진 채 철로 위에서 발견된다. 신원도 알 수 없고, 사건 목격자도 없는 상황에서 수사관들이 붙잡을 수 있었던 증거는 술집에서 그들이 나누던 대화 중에 '가메다는 지금도 여전하지요?'라는 말, 그리고 그들이 쓰고 있던 사투리였다. 

"그런데 뭐랄까, 좀 묘한 느낌이 드네요. 이렇게 이곳에 온 것은 이마니시 선배가 형수님의 여성 잡지 부록을 보셨기 때문이지요? 그게 없었으면 저도 여기에 올 일이 없었을 텐데. 그렇게 생각해보면 인생이란 사소한 일을 계기로 운명이 바뀐다는 말을 알 것 같아요." 
"먼 곳까지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하지만 이마니시 선배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곧 분명히 뭔가가 나올 겁니다." 그는 그렇게 위로해주었다. 


기존 추리소설처럼 단서들이 여러 개 주어지지 않는다. 배경이 예전이라 과학수사가 덜 발달된 때라 그럴 수도 있지만, 아마도 현실은 이것과 더 가까우리라. 이런 상황에서 수사를 해결짓는 건 역시. 수사관의 집념. 이마니시의 집념이 사건을 해결로 이끌었다. 우연히 들여다보게 된 아내의 여성 잡지 부록, 우연히 만나게 된 누보 그룹, 우연히 보게 된 신문 사설 연재, 우연히 듣게 된 이사 온 여자의 소식과 자살, 우연히 듣고 만나게 된 동생네 집에 세 들어 사는 사람. 수많은 우연이 겹쳤지만, 이 우연을 우연에서 끝나지 않게 만든 건 그의 집념이었다. 사비를 털어가며, 개인 휴가를 내가며. 

소명의식을 가지는 것 까지는 좋지만, 직장에 이렇게 올인할 필요 없다고 늘 생각하곤 했는데, 이런 분들 (경찰, 소방관 등)은 그래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니 나도 참 나쁘다. 내 할 만큼 했다 하고 그만두는 나 같은 사람이었다면 이 사건을 영원히 풀리지 않았을지도.

범인의 사연은 아쉽기만 하다. 그렇게라도 재기하고 싶었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니까. 지금도 배경에 엷게라도 색안경 끼고 보게 되는 내 모습을 반성한다. 

형사들도 줄 잇는 다른 사건들에 쫓긴다. 그 와중에 틈틈이 조금씩 진행하는 임의수사는 고독하고 힘든 일이었다.

"이 정도로 최선을 다했는데 조사에 실수가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러니 분명 우리가 아직 알아채지 못한 어떤 구멍 같은 게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마니시는 그의 추측에 확실한 자신감이 생겼다.


너무나 우연이 많았지만,
모든 과정을 거쳐 추측에 확실한 자신감이 생겼을 때. 그 기분이 어땠을까. 퍼즐이 딱 맞춰졌을 때. 그 기분이 어땠을지, 답답했던 상황들이 착착 맞춰져 갈 때 그 기분. 독자들도 이 기분을 느껴보고자 미스터리를 읽는 것 아닐까. 

두 번 읽었는데 (물론 기억이 안 나서 이기도 했지만... ㅠ) 아깝지 않았다. 고전의 맛도 있고, 따라가는 맛. 많은 갈래들이 마지막에 하나로 해결되는 사건, 재미있었다. 

사투리나 지명, 

* 또 다른 밑줄 
"그런데 그 녀석, 요즘 와가와 엄청 사이가 좋던데. 오늘 밤도 혼자 들떠서 떠들었잖아."
"그건 이런 거지, 인간이란 말이야." 화가는 설명했다. "그런 경우 오히려 밝게 행동하는 법이야. 나중에야 외로워지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지."


f********r 2018.07.20. 신고 공감 1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