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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이어티 없는 카페 -성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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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저명한 시사잡지로 알고 있는 르몽드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책임자로 있는 저자가 그간 썼던 글을 엮어낸 책이다. 칼럼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정치비평은 물론 문화비평, 사회비평까지 서문에서 이야기한데로 갈지자(之) 글쓰기 셋트라고 볼 수 있을것 같다. 매월 주어지는 편집인의 글을 채울때면 술술 글이 풀릴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때도 있었다고 하는데 그중 술술풀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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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저명한 시사잡지로 알고 있는 르몽드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책임자로 있는 저자가 그간 썼던 글을 엮어낸 책이다. 칼럼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정치비평은 물론 문화비평, 사회비평까지 서문에서 이야기한데로 갈지자(之) 글쓰기 셋트라고 볼 수 있을것 같다. 


매월 주어지는 편집인의 글을 채울때면 술술 글이 풀릴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때도 있었다고 하는데 그중 술술풀린 글만 골라 실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지루한 글 하나 없이 재미나게 볼 수 있었다. 저자의 식견 및 간혹 보이는 위트있는 문장에 감탄하면서. 지금 읽기에는 다소 시의성이 떨어져보이는 글까지.


저자는 프랑스 파리8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으신 분이서인지 68혁명에 관한 글도 있는데 얼마전 접했던 테마여서 반갑기도 했다. 그밖에 영화 기생충 관련 이야기나 O리단길에 관한 글도 좋았는데 나도 들어가자마자 알아서 메뉴를 준비해주는 단골집이 있었으면, 아니 만들어볼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이 책을 포함하여 칼럼을 엮은 식으로 된 책을 볼때마다 느끼지만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글을 풀어내는 글솜씨가 참 부럽더라는. 오래전 잠깐 뵈었던 분이신데 뒤늦게 새로이 내신 책을 발견하여 일독한 책.

b******o 2020.07.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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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이어티가 없는 카페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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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문장력이 좋은 작가들을 사랑했다. 잘 조립된 장난감 집 같은 문장들, 다른 조사나 어미, 단어로 바꾸면 와르르 무너지고 마는, 정확하여 대체 불가능한 문장을 쓰는 사람들 말이다. 학회 활동을 하며 부지런히 시를 읽던 시기에는 단어 하나, 쉼표 하나에 민감했다. 한자어와 외국어, 비문이 난무하는 신문 기사나 번역서를 읽은 후에 눈을 정화한다며 한국 문학을 꺼내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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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문장력이 좋은 작가들을 사랑했다. 잘 조립된 장난감 집 같은 문장들, 다른 조사나 어미, 단어로 바꾸면 와르르 무너지고 마는, 정확하여 대체 불가능한 문장을 쓰는 사람들 말이다. 학회 활동을 하며 부지런히 시를 읽던 시기에는 단어 하나, 쉼표 하나에 민감했다. 한자어와 외국어, 비문이 난무하는 신문 기사나 번역서를 읽은 후에 눈을 정화한다며 한국 문학을 꺼내들던 때였다. 허투루 말하지 않으리라 입을 꾹 닫은 채 우리말로 자기를 빚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의 문장에 몰두했다. 나를 전율케 하는 미문(美文)이 스스로를 부인하는 자가당착에 빠지는 광경을 목격하기 전까지는.


가슴 깊은 곳을 찌르르하게 만드는 문장을 자유로이 구사하는, 나의 은사님은 한 날 칠판에 서정주의 시 구절을 적었다. 은사님은 서정주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했다. 나도 서정주의 시를 사랑했고 여전히 사랑하지만 이제 ‘서정주’가 내게 준 것이 결코 글이 줄 수 있는 전부가 아님을 안다. 문장을 연마하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비판적 사유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노트북으로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어느 곳에서는 전쟁, 재해, 폭력, 추방, 빈곤으로 고통 받고 죽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예민한 감수성과 비판적 성찰 능력은 어떻게 기를 수 있는가? 나의 경우에는 알지 못했던 세계와의 만남이었다.


등불을 들고 미지의 세계로 걸어가는 것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의 기사를 번역해 싣는 한국어판의 문장은 읽기에 까다롭다. 프랑스어의 언어 특성상 번역이 쉽지 않은 탓도 있지만 기사가 주로 우리에게 생소한 유럽, 아프리카, 중동사회의 정치?경제?문화 현상을 다루고 있어 더 그렇다. 무엇보다 정치체제부터 개인의 사고방식까지 미국적인 것에 익숙한 대다수의 한국 독자들에게는 글의 주제보다도 관점이 독특하고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지배적으로 군림해 온 체제, 사상, 구조, 관념이 무너지고 새로운 것이 태동하며 기존의 질서가 해체되는 사회의 흐름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라는 매체가 이념적으로만이 아니라 실로 앞서가는, 진보(進步) 언론임을 알게 한다. 대학교 3학년 때 처음 알게 된 이후로 지금까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기사를 읽는 일은 나에게 등불을 들고 미지의 세계로 걸어가는 것과도 같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영향력이나 유럽 국가의 복지제도의 허점, 기술발전으로 인류사회에 감지되는 변화의 징후 등을 읽으며 좁은 데 국한돼있던 시야를 넓혀갔다.


발행인 칼럼의 무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면에는 세르주 알리미 프랑스어판 발행인과 성일권 한국어판 발행인의 글이 나란히 실려 있다. 발행인 혹은 편집장 칼럼의 논지는 매체의 논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발행인 칼럼을 읽으며 독자들은 잡지의 지향점, 방향성 등을 파악한다. 때문에 이 칼럼이 지나치게 극단적인 입장에 서거나 특정 사안에 침묵으로 일관할 때 독자들은 잡지에 책임을 묻는다. 심각한 경우 대규모 절독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짧은 칼럼이지만 매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발행인이라는 이름으로 발행되는 이 칼럼의 무게를 감당하는 일은 녹록치 않을 듯하다.


프랑스어판과 한국어판 발행인 칼럼은 신자유주의에 날선 비판을 바탕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같지만 확연히 다르다. 우선 당연히 다루는 사회적 이슈가 다르다. 프랑스어판 기사로 80%가 채워지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서 국내의 정치?경제?사회 이슈를 직접 거론하는 글은 발행인 칼럼을 제외하면 찾아보기 힘들다. 해당호의 주제 혹은 핵심 기사의 문제의식과 한국사회의 화두를 매끄럽게 연결해 풀어내는 발행인 칼럼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라는 낯선 잡지와 독자의 거리를 조금쯤 좁혀준다. 그리고 위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을 꾸준히 읽어 온 독자라면 성일권 발행인 칼럼을 읽으며 한번쯤 웃음을 터뜨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몇몇 정치인들의 몰상식한 발언이나 정재계 및 부패언론의 결탁을 우스꽝스럽게 풍자한 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가치를 더 많은 독자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과하게 ‘솔직한’ 글들이다.


소사이어티가 사라져가는 카페


12년 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을 이끌어 온 성일권 발행인의 칼럼을 모아서 엮은 책 『소사이어티가 없는 카페』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지향하는 가치와 색채를 품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언어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내 고민은 언어의 연금술이 아니라, 내 글이 얼마나 시대정신의 본질과 가치를 담아내느냐다.”라고 썼다. 복잡한 번역 문장과 낯선 용어들에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꾸준히 읽는 독자들의 마음과 닿아 있는 대목이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존재와 유일성, 2부는 정상과 비정상, 3부는 혁명은 비바체로! 이다. 문화, 인문, 정치, 사회 등 주제별로 모아 읽으니 저자의 관점이 더 선명히 보인다. 순서대로 읽지 않고 관심 가는 주제의 글을 골라 읽어도 재밌다. 역주행의 아이콘 가수 양준일 씨 열풍의 원인을 분석한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이나 최근 코로나19의 기승과 다가오는 총선을 연결해 풀어낸 〈코로나 바이러스가 그들의 페르소나를 벗기다〉는 모두가 주목하는 이슈이지만 접근하는 방식이 참신하다. 〈‘한국판’ 파리8대학은 언제?〉, 〈프랑스 극우 vs 한국 극우〉 등 프랑스 사회와 한국 사회를 나란히 놓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글도 빛난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소사이어티가 없는 카페〉에는 인문학, 토론, 사유, 성찰 등 사라져가는 소중한 가치들에 대한 저자의 아쉬움이 녹아 있다. 영상이 텍스트를 압도하고, 왓챠?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이 사람들의 여가를 장악한 시대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자리는 어디쯤일지 고민하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단단하지만 굳어있지 않고, 유연하나 무르지 않은 저자의 사유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와 닮았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먼저 읽어보기를 권한다. 멀게만 느껴지는 이 낯선 잡지가 조금은 가깝게 느껴지고, 어쩌면 소중한 가치들을 지키기 위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도전과 행보를 응원하게 될지도 모른다.

YES마니아 : 로얄 k******9 2020.03.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