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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이야기/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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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김연수의 소설은 재미가 있다. 그 재미의 가장 큰 요소가 개연성일 듯하다. 현재 우리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잘 표현해 놓고 있다. 오히려 수상록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자전적인 성격이 강한 글을 많이 쓰고 있는 작가의 특성이 그렇게 보이게도 하는 모양이다. 이 글도 마찬가지다.   할아버지의 젊은 시절 기억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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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의 소설은 재미가 있다. 그 재미의 가장 큰 요소가 개연성일 듯하다. 현재 우리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잘 표현해 놓고 있다. 오히려 수상록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자전적인 성격이 강한 글을 많이 쓰고 있는 작가의 특성이 그렇게 보이게도 하는 모양이다. 이 글도 마찬가지다.

 

할아버지의 젊은 시절 기억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한다. 그것이 삼촌의 이야기로 이어지고, 또한 애인의 이야기까지 그 가족들의 이야기로 연결된다. 그러면서 우리 현대사의 굵직한 이야기들이 그 속에 녹아든다. 할아버지의 징병으로 인한 남양군도에서의 연합군과의 전쟁, 그 속에서 남겨진 것들까지 소환한다. 할아버지 유품 중에 외국여인의 빛바랜 사진 한 장은 늘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는 요소다. 삼촌의 6.25 동란의 이야기도 그리고 남북의 선택 문제도 이야깃거리로 등장한다. 나의 삶도 연인을 따라 자기도 모르게 민주화 운동의 최전선에 서게 되고, 대학생 일단의 방북을 돕는 자로 변모해 독일에 체류하기까지 한다. 그런 이야기들이 시대상과 함께 그려진다. 이들은 부분적으로 통합적으로 그려지면서 소설의 얼개를 형성한다. 연결하는 구성과 개인적인 치부까지 드러내는 과감한 표현은 독자들을 매료하기에 충분한 요소가 된다.

 

내용

 

할아버지는 깨어 있는 동안에는 늘 방 안에 틀어박혀 화선지에다 붓으로 한 행 한 행 그 시를 적어내려 갔다. 결국 그 시는 한국 현대사의 모든 격동기를 온몸으로 지나온 한 남자의 생애를 담은 203행의 대서사시로 드러났다. 시를 다 쓰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할아버지는 가족과 가까운 곳에 사는 친척들을 모두 불러 모은 뒤, 안경을 쓰고 풀로 이어붙인 화선지를 조금씩 밀어 올리며 느릿느릿 그 시를 읽었다. 법률가를 꿈꾸던 학창 시절의 소망을 피력할 때도, 남지나해 어느 물결에 모두 밀어 넣고 돌아온 전쟁의 참상을 다시 떠올릴 때도, 한국전쟁 이후 가족을 떠나 객지생활을 하던 떠돌이 시절을 묘사할 때도, 뜻하지 않았던 말년의 치욕스런 교도소 생활을 두 줄로 간략하게 서술하고 지나갈 때도 할아버지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건 그 시를 듣고 있던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김연수의 소설을 읽고 있다. 그의 소설은 마치 에세이처럼 읽힌다. 주로 가족의 일상사가, 자신의 삶이 소재가 되어 표현되는 이야기는 그만큼 현실적이다. 이 소설에서는 할아버지가 화젯거리도 등장하고 있다. 할아버지가 남양군도에서 포로생활을 하면서 지녀온 한 장의 흐릿한 여인의 나체 사진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것이 할아버지의 특별한 삶의 여정을 보여주는 출발점이 되었고, 나는 그 할아버지의 기억을 흐릿하게 간직하고 있다. 그 할아버지의 기억을 쫓아 고향으로 내려가기도 하고, 지인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위의 얘기들은 할아버지가 살아낸 격동기의 역사를 서술해 놓고 있다. 2차 세계대전, 한국동란, 그 이후 떠돌이의 삶(간척 사업), 간첩단 조작 사건 등 굵직한 현대사의 길들을 비벼대며 고통스럽게 지나왔다. 그 사건들이 주는 의미를 할아버지를 통해 새김질해 보고 있다. 그들이 모여 한 인생이 얼마나 파란만장하게 엮였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현대사가 어떻게 개인을 죽여가면서 이루어져 온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글을 읽으면서 겸연수가 들려주는 지난 이야기들이 마음속에 진한 아픔으로 전해져 옴을 만났다. 그들의 일부는 더불어 아눈 세월도 있기에 말이다. 이야기가 정말 잘 읽힌다. 대단한 화술이다.

 

그렇게 술을 마시는 사이, 학생들이 한두 명씩 합석하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같이 않은 사람이 열 명도 넘게 되었다. 혀가 꼬인 채 정민은 방 안에서 돌고래를 볼 수 있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 역시 방 안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다는 알래스카의 페어뱅크스 등을 죽기 전에 반드시 가봐야 할 여행지라고 꼽더니, 그렇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은 방 안이든 방 밖이든 고산증에 걸리면 그 동안 자길 좋아했던 남자들이 모두 한 자리에 나타나서 말을 거는 환각을 경험할 수 있다는 히말라야라고 했다. 투쟁국장이 그 이름도 걸맞게 애인들 다 모여서 집단난투극 벌이는 거 구경하게?” 라고 묻자, 정민은 “ ‘. 다 알겠는데, 국장 형은 여기 웬일이세요?’ 라고 말하려고라고 대답했다. 서로 그렇게 실없는 농담을 한참 주고받는데, 나중에 자리에 합석하게 된 누군가가 그날 저녁 명지대에서 시위를 하던 학생 하나가 백골단의 쇠파이프에 맞아 죽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떠들썩하던 분위기는 갑자기 가라앉았다. 다들 침통한 표정으로 앉자 있는데, 정면이 벌떡 일어나면서 나를 부르더니 , 속이 너무 안 좋아. 토할 것 같아. 나 좀 집에 데려다줘. 라디오 좀 들어야겠어.”라고 말했다. 우리에게 19915월은 그렇게 시작됐다.

 

지금 화면에서는 미얀마의 구테타에 따른 민중들의 항거와 군부의 유혈 진압이 얘기되고 있다. 참으로 암담하고 폭력적인 일들이 자행되고 있다. 그곳의 민중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떨리기도 한다. 그로 인해 지난 시절 우리나라의 민주화 투쟁의 장면들이 떠오른다. 많은 데모와 그것을 진압하는 경찰, 군인들. 광주의 5월은 너무나 무지막지했다. 그들은 시민을 적을 대하듯 했다. 생명이 수없이 왔다갔다하고 있을 수 없는 상처가 난무했다. 그해 광주의 오월이었다.

 

이런 전제할 수 있는 상황들은 수없이 많았다. 민주화 때문에 죽어간 젊은이들이 많았던 상황에서. 이 글도 그 투쟁과 죽음으로 출발하고 있다. 그들의 삶이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자전적인 성격이 강한 김연수의 소설쓰기다. 정민은 화자의 애인이다. 그리고 학생회 선전국장이다. 학생회에서 일을 하는 숱한 시간들, 그리고 그 한 주의 피로를 푸는 토요일의 화자가 기거하는 숙소, 그들의 사랑은 그렇게 이루어졌고 대학의 삶이 투쟁의 삶으로 자유를 추구하는 삶으로 이루어졌던 많은 시간들이 그려진다. 한국 대학생들은 그런 시간을 거치면서 성장해 왔다. 실질적인 투쟁과 아픔을 겪었던 많은 사람들은 사라지거나 환자가 되어 세상을 숨었고 그 주변에서 돕던 많은 사람들이 지금은 권력 중심부에 있다. 세상은 그렇게 이루어져 가는 것이다. 그들의 아픔이 많이 그려진다.

 

나는 레코드를 내려놓고 테크에 그 비디오테이프를 넣었다 처음에는 그저 이 집에 머물다 간 또 다른 불우한 한국인이 조국에서 가져온 영화겠거니 했다. 그래서 대충 내용만 파악한 뒤 나중에 정말 심심해지면 베르크 씨에게 부탁해서 그 영화를 볼 계획이었다. 비디오를 켜놓은 채, 한쪽에 쌓인 책더미를 조심스레 벽 쪽으로 옮겨 놓았다가 나는 고개를 돌려 TV 화면을 바라봤다. 그 눈썹이 보였다. 진공청소기의 플러그를 꽃으려 하는데, 그 눈썹의 주인공이 뭐라고 얘기를 했다.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나는 청소기의 플러그를 손에 든 채 그 화면을 바라봤다. 그 다음에는 TV 앞으로 다가가 앉았다. 그날 오후 내내 나는 그 비디오를 세 번 봤다. 그건 정말 놀라운 내용이 아닐 수 없었다.

 

주인공은 대학에서 민주화 투쟁에 애인 때문에 관계를 맺었다가 우연찮게 독일 행에 몸을 싣게 된다. 독일에서 대학생 대표를 북한으로 들여보내는데 일조할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당시 임수경 씨를 비롯한 일부 대학생들의 방북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모델로 하고 있는 이야기다. 당시 정부에서는 금기시했던 일이다. 그래서 이런 조짐이 있자, 못 가게 하기 위해서 각 방면으로 실력행사를 하던 때다. 하지만 열 명의 경찰이 한 사람 도둑 못 잡는다고 할까? 은밀하게 방북하겠다는 자들을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었다. 실제는 갔다 왔고 뒤에 그 중의 한 사람은 국회의원까지 한 줄로 안다.

 

그 일에 동참해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독일에 머물 때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화자가 머물고 있는 곳에 한국 글씨의 비디오테이프가 있고 그 속에 깊이 빠졌던 시간을 얘기하고 있다. 놀라운 내용으로 인식하고 있다. 할아버지의 기억을 되뇌고 있다. 남양군도에 일군으로 참여하고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징역살이를 한 할아버지, 그리고 6. 25 때 북으로 넘어간 삼촌의 이야기와 더불어 진행되고 있다. 학생들이 북한에 가보겠다고 하는 시대에, 북한과 교류를 했던 지난날의 사람들 이야기가 겹쳐져 진보적인 남한 사람들이 남북의 묘한 상황에 대해 인식하는 얘기들이 들어 있다. 이중적인 이야기로 잘 조화가 되어 읽기가 부담이 되지 않는다.

 

전태일의 친구들 사이에 내 자리가 없듯이 느티나무회에도 너를 위한 자리는 없는 거지. 그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야. 어쨌든 결혼하고 난 뒤 남편이 활동하는 광주에 내려와 열심히 일을 도왔어. 이런저런 책을 읽고 느티나무회의 세미나 모임에도 참석하고 봉사활동도 나갔지. 그 일들이 나를 구원했어. 나는 충분히 백화점에나 들락거리고 골프나 치고 다니는 부르주아가 될 수 있었거든. 그점에 대해서는 지금도 남편에게 고맙게 생각해. 남편은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이야. 남편도 그렇게 힘들게 살지 않을 수도 있었거든. 다른 변호사들처럼 거액의 수임료를 받으며 거들먹거릴 수 있었던 사람이지.

 

5.18 위령탑 건립기금 모금을 위한 일일찻집 행사에가 열린 다음날, 상희가 아침 학교로 나갔더니 연구실 앞에 그가 서 있었다. 그런 광주의 행보로 불리는 사람이었다. 상희는 결혼해 넉넉하게 살아가는 변호사의 부인이었다. 그런데 전태일을 전해 들으면서 세상에 대한 진실을 생각하며 부끄러워하는 자다. 둘은 동물적으로 서로 맞았다. 그는 붐붐을 하고 싶어 여섯시부터 그녀를 기다렸다고 한다. 그들은 연구실 문이 닫히기도 전에 서로 엉겨 붙었다.

 

광주와 민중운동, 그리고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 등이 어울려 아픈 일상들이 그려지고 있다.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인간들이 묘하게 함께하는 이상한 모습을 보인다. 그것이 인간의 원초적 욕망과 자존감 같은 것 때문인 듯하다. 이 글에서는 그 두 개가 미묘하게 어울려 서로 신분상, 상황상 어울리지 않을 듯한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폭력이라는 것이 이상하게 변질되어 조소가 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세상을 살아가는 다양한 군상들이 진실과 거짓의 게임을 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그건 환상과 현실, 혹은 죄와 구원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었다. 어쩌면 지옥과 같은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이 비쳐들었다는 식의 신앙고백이라고 해도, 그렇지 않으면 전혀 말도 되지 않는 허무맹랑한 거짓말이라 해도 좋았다. 그러니까 인도식당에서 음식을 먹으며 그나 내게 들려준 이야기 말이다. 전체적으로 봐서 그 이야기는 환각 속에서 단 하나의 실날 같지만 확실한 무엇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점에서 할아버지가 남긴 산문 형식의 글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내 이야기를 들려주기 전에 우선 그가 내게 해준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할아버지의 남긴 님양군도의 삶을 표현한 글로부터 오늘의 삶과 결부시키고 있다. 전쟁과 그 결과로 이루어진 배의 침몰, 그리고 그 속에 들어있는 무수한 보물들을 찾아가는 삶을 표현하고 있다. 그것은 환상에 불과한 일이지만 현실 속에서 꿈 꾸어볼 수 있는 일로 치부하고 있다. 히로뽕을 통해서만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무사히 넘을 수 있었던 할아버지의 2차 세계대전, 그리고 삼촌의 6.25, 오늘의 민주화 운동 등이 엮이면서 환상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에서 오늘의 삶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통찰하고 있다. 독일 체류의 내 삶도 마찬가지다. 그건 마리화나에 취해 장난친 거구, 사실 그로이츠베르크에 온 건 이 우주의 모든 것들이 연결돼 있다는 가정이 여기서 증명됐기 때문입니다.>

 

나오기

 

한국 현대사의 사건들을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서 전개해 나가고 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치밀한 구성으로 차여져 있다. 그런 가운데 현실적인 젊은이들의 생활을 가감 없이 표현해 나가면서 도덕적인 면도 생각해 보게 한다. 인간의 삶이 궁극적으로 어떠해야 하는가를 점검해볼 수 있는 소설로 여겨진다. 한 생애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추구하고 소망했던 것들이 긴밀한 선으로 닿아 있음을 느끼게 하면서 가족 간의 끈질긴 끈의 모습을 보게 하기도 한다. 인간들의 삶, 거대한 틀 안에서 느껴보게 만드는 글이다. 재미와 깨달음을 동시에 가질 수 있게 하는 글이다.

j****3 2021.04.06. 신고 공감 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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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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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둔지 오래 되고 묵은지로 남겨뒀던 소설 작품이었다.김영하 작가님과 더불어 모으던 김연수 작가님의 작품이었다.  팔십 년대 말, 구십 년대 초, 한참.. 혼란스럽던 그때의 그 시절을 돌이켜 글로 읽으면서 맘 한켠이 아려왔다.내가 누구든 내가 얼마나 외롭든제목처럼 너무나 외롭고 슬픔이 남아깃든 소설이었다. 지금이 저때와 같은 시대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나홀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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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둔지 오래 되고 묵은지로 남겨뒀던 소설 작품이었다.

김영하 작가님과 더불어 모으던 김연수 작가님의 작품이었다.

 

 

팔십 년대 말, 구십 년대 초, 한참.. 혼란스럽던 그때의 그 시절을 돌이켜

글로 읽으면서 맘 한켠이 아려왔다.

내가 누구든 내가 얼마나 외롭든

제목처럼 너무나 외롭고 슬픔이 남아깃든 소설이었다.

 

지금이 저때와 같은 시대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

나홀로 생각했다.

아... 나라면 ,.. 나였다면 나는 어찌 살아왔을까

어떻게 견뎌냈을까 ..

너무 어렵고 무서웠던 질문이었고

생각이었다..

 

 

지금의 시대에 무조건 감사하고 싶었던 .. 그런 마음이다.

 

k*******4 2018.06.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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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그 누구의 슬픔도 아닌 것....
"그것은 그 누구의 슬픔도 아닌 것...." 내용보기
우리는 지나간 뒤에야 삶에서 일어난 일들이 무슨 의미인지 분명하게 알게 되며, 그 의미를 알게 된 뒤에는 돌이키는 게 이미 늦었다는 사실을...p.378   첫장에 나오는 입체 누드의 사진처럼,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각자 다른 모습을 띄고 있다가 한 발 떨어져서 초점을 흐릴 때서야 하나로 합쳐져 입체의 모습을 띄게 된다.   학생운동을 하면서 이루어진 정민과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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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나간 뒤에야 삶에서 일어난 일들이

무슨 의미인지 분명하게 알게 되며,

그 의미를 알게 된 뒤에는 돌이키는 게

이미 늦었다는 사실을...p.378

 

첫장에 나오는 입체 누드의 사진처럼,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각자 다른 모습을 띄고 있다가

한 발 떨어져서 초점을 흐릴 때서야

하나로 합쳐져 입체의 모습을 띄게 된다.

 

학생운동을 하면서 이루어진 정민과의 사랑,

할아버지의 입체 누드 사진 이야기,

우연한 폭력으로 인해 끝내 자살까지 한 정민의 삼촌,

나룻배를 타고 성당에 나가시던 정민의 할머니,

헬무트 베르크의 그의 이야기,

그리고,

'그 누구의 슬픔도 아닌'이라는 비디오 테입에 얽힌

레이와 강시우 혹은 이길용의 이야기....

 

그 자체가 하나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고 있지만,

그 물줄기의 처음을 이루는 시대적 상황을 놓친다면

이 책은 보고 나서도 봤다고 할 수 없을것이다.

 

어둠속에서 머물다가 단 한번뿐이었다고 하더라도

빛에 노출되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평생 그 빛을 잊지 못하리라.

그런 순간에 그들은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됐으므로,

그 기억만으로 그들은

빛을 향한 평생에 걸친 여행을 시작한다...

 

91년 소비에트가 무너지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자신들이 신념이라고 믿고 있던 것들은

장벽의 돌덩이처럼 부셔져 버리는 때에 이르러..

그들은..

그것을..

언젠가 현실화 될 수 밖에 없는 세계라고 생각했을까,

돌아갈 수 없는 길을 한탄하며

그냥 나아가야 한다 생각했을까.

 

강시우가 안기부에서 탈출해서 죽으려 할 때

그가 한 말이 참 기억에 남는다.

 

"나는 죽으려 하는데 노을은 왜 이렇게 아름다운가?"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그것은 그 누구의 슬픔도 아닌 것이리라....



YES마니아 : 로얄 c****o 2010.12.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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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김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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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작가의 책을 좋아해서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책을 다운받았다. 방대한 분량에 헉하고 놀랐지만 여행가서 딱히 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차근차근 읽어나갔다. 초반은 조금 지루했지만 한번 속도가 붙으니 잘 읽혔다. 이 소설은 80년대를 배경으로 민족과 국가와 체제와 해방과 같은 거대한 이념 속에서 운동권 학생을 화자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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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작가의 책을 좋아해서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책을 다운받았다. 방대한 분량에 헉하고 놀랐지만 여행가서 딱히 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차근차근 읽어나갔다. 초반은 조금 지루했지만 한번 속도가 붙으니 잘 읽혔다. 이 소설은 80년대를 배경으로 민족과 국가와 체제와 해방과 같은 거대한 이념 속에서 운동권 학생을 화자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거대함 속에서의 개인들을 살펴보며 세계와 개인, 그리고 삶이란 무엇인가를 말하고자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결코 알 수 없고 말해질 수 없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c*******0 2018.03.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