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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문종길 선생님과 독자인 나 사이에는 현직 고등학교 윤리 교사라는 커다란 교집합을 갖는다. 하여 문종길 선생님께서 저술한 모든 책을 소유하고 독서한 나로서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이 책은 전공학습서인 다른 저서들과는 성격이 다른데, 교사가 아닌 아버지로서 고등학생 시절 아들인 문해준 군과 나누었던 대화의 일부 기록이다. 자아와 진로 문제로 고민하는 아들과 허심탄회하게 나눈 이야기를 읽으며 저자에게 또 한 번의 감사의 마음과 더불어 존경하는 감정이 샘솟았다.
나의 고등학생 시절을 돌이켜 보면 (문해준 군처럼 기숙사 생활을 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업에 바빴던 나와 생업에 전념하신 아버지 사이에 이렇다 할 진지한 대화의 기억이 없다. 당시 매우 예민했던 시기였으나 내 걱정과 고민은 부모님과 공유되지 못하고 전적으로 나만의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때로는 친구처럼 솔직하게 얘기하고, 편한 선생님처럼 아버지로부터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었던 문해준 군이 참 부럽다. 이렇게 좋은 아버지를 두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길 바란다. 한편 소소한 일상에서도 윤리 교사로서의 지성을 적용하고, 정치, 사회, 명예, 시대정신 등 심오한 주제에 대해서도 아들과 허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문종길 선생님은 정말 행복한 아버지였음이 틀림없다. 과거의 기록이긴 하지만 그들의 대화에 참여하고 싶을 정도였다. 나도 이런 선생님이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기로 다짐했다.
수많은 학생들을 상담하고 지도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고등학생 시절의 나와 마찬가지로) 부모와의 대화가 많지 않음을 실감했다. 입시 공부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더라도 정서적으로 민감하고 한창 고민이 많을 성장기에 부모와 깊은 대화는커녕 유대감을 갖지도 못하는 많은 학생들이 안타까웠다. 직장 생활에 바쁜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저자처럼 자녀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부모와 자녀 간에도 래포(rapport)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하지만, 교사의 질은 부모의 질을 결코 넘을 수 없다. 자녀의 올바른 성장과 인격의 성숙을 위해 많은 부모들이 이 책을 참고삼아 자녀들과의 지속적이고 깊은 대화를 시도하길 바란다. 10여 년 전 고등학생이었던 문해준 군은 분명 지금쯤 훌륭하고 멋진 청년이 되었으리라 확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