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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읽는 순간(푸른도서관 83)
10대에서 20대까지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는 `푸른 세대`를 위한 문학 시리즈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사춘기를 시작하는 큰 아이가 읽으면 좋을 내용들이 많다. 그중 청소년들의 현실을 반영한 성장소설이 특히나 좋았다. 너를 읽는 순간은 바쁜 현대인의 삶 속에서 보살핌 받지 못하지만 자신의 삶의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고자 하는 영서의 이야기이다. `영서`를 스쳐 간 다섯 인물들의 시선을 따라가며 영서의 안타까운 사연들을 조금씩 알게 된다. 교도소에 간 아버지, 영서를 버리고 간 엄마. 고모와 이모는 영서를 책임지고자 했지만 소극적이었다. 결국 영서는 엄마가 자신을 버리고 간 파라다이스 모텔로 돌아가게 된다. 모두 영서를 안타까워하고 도와주고 싶어 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한다. 그것이 삶의 무게나 짐이 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영서를 향한 다섯 인물들의 연민, 동정, 질투, 죄책감들이 영서를 힘들게 했을까? 영서의 상처를 감히 짐작하지는 못할 것 같다. 연락도 없던 고모 집에 얹혀살다 이모 집에 얹혀살다 다시 돌아간 모텔이 영서에게 파라다이스였을까? 영서가 머물던 모텔이 불이 나고 그 소식을 뉴스로 전해 듣던 사람들이 달려가면서 책은 끝을 맺는다. 너무 늦지 않게 달려갔을 그 사람들의 진심이 영서에게 닿기를 바라본다. 고모도 이모도 진교도 손정애 선생님도 소란이도 모두 영서에겐 힘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분명 그들에게도 영서는 힘이 되었을 것이다. 몰랐을 뿐... 자신만의 파라다이스를 꿈꾸며 소박한 일상의 행복을 꿈꾸는 영서를 세상은 외면하지 않았겠지? 영서가 무사하기를 바라며 책을 덮었다. 작가님의 끝맺음이 감동적이었다. 지금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영서를 포함한 많은 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건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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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나타난 사촌 주영서, 외삼촌의 딸이라고 했다. 이제껏 모르던 삼촌의 딸이 나타났는데 엄마나 아빠를 보니 썩 반가워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동그란 얼굴 중학생다운 단발머리 아이는 눈이 참 예뻤다. 함께 쓰게 된 내 방, 환영의 의미로 문을 활짝 열고 반겨줬지만 하나뿐인 가방을 내려 놓는것 조차 쉽지 않은 경계심 많은 사촌이었다. 조금이라도 다가서려고하면 날서있는 모습에 자신을 미워하는줄만 알았는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영서는 속이 참 깊은 아이였다. 엄마가 잠깐 어른들끼리 할말이 있다고해서 함께간 계족산성의 산책로에서 하나뿐인 외삼촌의 행방과 영서가 우리집에 와있게된 이유, 맑은 하늘보다 구름낀 하늘을 좋아하는 영서의 취향을 나눌 수 있었으나 그것도 잠시 이모란 사람이 나타나서 영서와는 헤어지게 된다. 이후에도 영서는 여러 사람들 곁을 잠깐씩 머물며 자신을 버린 엄마를 계속 기다리는데... 중학생 영서가 주인공인 이야기였다.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인데 어느날 갑자기 엄마가 훌쩍 떠나버리고, 안면조차 없는 친척집을 전전하게 된다. 하지만 그마저도 여의치않아 결국 혼자 엄마와 함께 살던 파라다이스라는 모텔에서 지내게 된다. 영서는 자신이 짐이되지 않으려 쉽게 자취를 남기거나 맘을 내려 놓지 못하는 모습이 많이 보여졌다. 아이답지 않은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 오히려 처음본 편의점 알바생과 학교 선생님 그리고 엄마랑 같이 지내던 모텔 사장님에게 더 핏줄들에게보다 더 어린아이같은 순수한 모습이 보여지던게 서글펐다. 영서에게는 하나뿐인 책가방 그리고 교복 그리고 더 소중한 노트 한 권 어린소녀가 어떤 심정으로 노트에 끄적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지 외롭다고 한마디 내뱉지 못하고 삼켜왔는지가 느껴지는 순간들이 많아 읽는 도중 여러번 울컥울컥했었다. 자신을 책임지지 못한 미안함에 남겨둔 이모의 반지하에서 전구없이 밤을 지새웠을 몇날의 밤들, 그리고 염치없는걸 싫어하는 성격에 파라다이스모텔에서 겨울을 지내게 해달라고 부탁했을 영서를 떠올리니 또 다시 맘이 아파왔다. 마지막 뉴스에 나온 사건이 부디 영서가 아님을 바라는 내모습을 보며 어른으로써 많은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였다. 너를 잃는 순간이 아니라 너를 읽는 순간이라는 제목으로 우리 모두가 관심가져야할 이야기를 주제로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많은 어른 그리고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신작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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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 좀 좁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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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애들 책이 이런 건지. 이 또한 편견이 짙게 배인 말이란 걸 안다. 그래도 나는 꼬마들이 이 정서를 이해할 수 없길 바란다. 공감할 수 없길 바란다. _ 감히 내가 꼬마들의 삶을 상정할 수 있다면, 내가 상정하는 꼬마들의 삶이란 그렇다. 너무 철들지 않았음 좋겠고. 아프지 않았음 좋겠고. 나는 니가 니 생각만 했으면 좋겠고. 책을 덮으면서 펑펑 울었다. _ 올해 6학년 담임을 맡았더라면. 내가 신규 시절 근무했던 학교 같은 곳이라면. 신규 때 보단 좀더 괜찮은 내가 아이들과 이 책을 함께 읽고, 애들이랑 두런두런 나눌 얘기가 정말 많았을 것 같다. _ 생각보다 도처에는 영서 같은 애들이 널려있다. 아이들의 어떤 감정을 동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건 정말 값싼 일이라는 걸 정말 잘 알고 있다. 그래도 학교에서 굴러먹은지 9년짼데. 다만 내 신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영서를 위해 해주고 싶을 뿐이다. 그게 아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면. _ p49. 맨 뒷자리에 앉은 영서 또래의 여자애들이 신나게 담임 선생을 씹고 있었다. 말과 말 사이에 터지는 욕설들이 저속하게 들이지는 않았다. 달콤한 풍선껌을 씹다가 푸우, 풍선 불듯이. 탐스럽게 부푼 풍선을 마음껏 터뜨리듯이. 의미보다는 유희로 팡팡! 저 아이들은 욕설을 내뱉을 때조차 폭죽 같구나, 생각했다. 증오나 자책으로 욕설을 가래침처럼 내뱉지 않고서는 차마 못 견디는 마음, 이 비루한 일상을 찬란한 저 나이대 아이들은 짐작이나 할까. p77. 너 이러고 다니는 거 너희 엄마는 아시니? 자신이 곧잘 들었던 질타의 말을 제법 간절해 보이는 이 여자애한테까지 반복해 들려줄 필요는 없을 터였다. 세상 모든 자식들의 곁에 엄마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진교는 이미 알고 있었다. p162. 너를 '읽는' 순간이 너를 '잃는' 순간으로 흘러가 버리지 않도록 더 늦기 전에 여러분 주변의 '너'에게 다정히 손 내밀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_ 세상 모든 영서를 꼭 안아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니. 작가님 너무해요. 이건 반칙이잖아요. 저랑 술 한 잔 해요. 혼자서 이러는 건 진짜 반칙이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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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마음이 찌르르 해졌다. 이 책의 주인공 '영서'는 내가 아는 아이였다. 몇 가지 세부적인 상황은 다르지만 여러모로 내가 아는 사람과 꼭 닮았다. 그 시절,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나의 영서'에게 그런 말과 행동했을까. 잘 모르겠지만, 그럴 확률이 높지 않을까. 이 책에 나오는 '연아', '고모', '이모', '진교', '사서 선생님', '소란', '유리' 모두가 내가 그 친구에게 드러냈던 감정이다. 영서를 인간적으로 좋아하고 또 영서에게 잘해주고 싶지만, 동시에 영서가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감정들. 영서 주위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내가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 이 책을 읽었더라면, 단순히 안타까워하고 영서를 응원하며 서평을 마무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내가 경험해 본 일이기에 영서를 가볍게 동정할 수 없고, 영서 주위 사람을 힐난할 수 없다. 진심 어린 말 5개, 반성하고 생각을 다듬어서 하는 말 3개, 가시 돋친 말 하나, 그리고 둘. 서로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표정에 진심을 드러내지 않아도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알 수 있다. 숨기려야 숨길 수 없다. 이건 직감으로 아는 것이다. 특히 영서와 같은 사정에 있는 아이들, 그리고 그런 사정을 가진 아이의 주변에 있는 사람은 특히나 강렬히 느낀다. 이런 관계는 손바닥 뒤집듯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다가, 싸늘해지기도 하는 것이다. 기울어진 관계는 서로를 예민하게 만든다.
졸업이 몇 달 남지 않은 중학교 3학년 영서. 영서의 아버지는 오랫동안 교도소에 수감 중이고, 영서 엄마는 영서와 곰팡내 나는 쇠락한 모텔을 전전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홀연히 살아졌다. 영서 엄마는 힘들게 사는 자기 여동생보다 그래도 보통 사람들만큼 경제수준이 되는 고모네 주소를 남겼다. 남동생이랑 인연을 끊다시피 하며 살았던 고모는 영서를 오래 맡을 수 없다. 영서 엄마에게 연락이 안 되니, 그 여동생에게 연락을 했다. 영서의 이모는 영서에게 고모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어쨌든 영서 고모네에 가서 영서를 데려온다. 하지만 현실의 벽이 높다. 영서를 데리러 간 날, 비를 맞았고 영서 이모는 감기에 걸렸다. 영서의 권유에 직장을 하루 더 쉬었는데 돌아온 것은 해고였다. 당장 반지하 원룸 월세를 내는 것도 아득하다. 그래도 힘내어 영서를 돌보려고 하지만, 이모 남편은 영서는 놔두고 고향으로 돌아가잖다. 자존심이 상하고, 마음도 안타깝지만 남편의 제의가 마음을 홀가분하게 한다. 그래서 이모와 그 남편은 영서만 남겨두고 떠난다. 원룸 월세는 부쳐주겠다는 말을 하고. (하지만 월세를 부쳐주지 않는다) 다시 영서는 엄마와 함께 살았던 '파라다이스'라는 허름한 모텔로 돌아간다. 겉으로는 냉냉하지만 속은 따뜻한 모텔 주인 할머니가 영서가 안타까워 다시 받아준 것이다. 모텔 비용은 받지 않고. (하지만 샴푸 같은 건 제공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영서는 '진교'라는 남학생을 알게 되고, 또 도서관 사서 선생님도 알게 된다. 그리고 끝은 좋지 않았지만 '소란'이라는 같은 반 학생과 짧게나마 행복한 시간을 지낸다. 모두 영서를 안타까워하고 도와주고 싶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가까이 다가가지는 못한다. 그게 본인에게 '삶의 무게' 혹은 '삶의 짐'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이 책을 읽으면서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나에게도 사고로 부모님을 여의고 남들보다 일찍 독립해야 했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에게 일어났던 사고는 등굣길에 탄 버스 라디오에도 나와서 전교생이 그날 아침 그 친구 집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다 알았다. 이전부터 워낙 활발하고 웃는 게 정감 있고 예쁜 친구여서 사고 이후에도 구김살 없이 사람들 만나고, 친구들을 사귀고 했지만 『너를 읽는 순간』의 영서처럼 언제나 타인과 한 발 물러서 있는 게 느껴진다. 스스럼없는 친구였지만, 스스럼없을 수 없는 상황... 그 친구에게 사고가 일어난 후 그 친구와 내가 친해졌는데 순수하게 친구된 마음으로 다가갔던 것인지, 안타까운 마음에 내가 다가갔던 것인지 모르겠다. 여러 감정이 혼재되었을 것이다. 우리 집에 와서 자주 잤고, 나 역시 그 친구가 머물던 고시원에 몰래 들어가 같이 놀고는 했었는데 지금도 그 고시원 방이 생각난다. 고시원 문을 여는 순간부터 일절 소음을 내지 않고 신발을 벗고 복도를 걷고 방으로 들어갔던 기억. 소곤소곤거리며 웃고 이야기하던 그 순간들. 『너를 읽는 순간』 마지막 부분은 안타깝다. 영서가 머물던 모텔에 불이 나고, 영서를 알던 사람들이 놀라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나는데, 그럼에도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희망을 남겨놓았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영서는 구출되고, 영서 고모부가 다시 영서를 데리고 와 사는 것으로 나도 상상하고 싶다. 해피엔딩. 물론, 인생이 지속되는 한 '엔딩'은 있을 수 없다. 영서가 뛰어넘어야 할, 그리고 감내해야 할 순간들이 많을 것이다. 영서의 삶이기도 하고, 영서 주변인의 삶이기도 하고, 바로 우리의 삶이기도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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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버스 소설같다. 중학교 3학년 여학생 '주영서'라는 아이를 두고 주변 사람들이 풀어놓는 이야기. 주영서는 어쩌다(?) 고모네 집에서 며칠 지내게 된다. 동갑내기 사촌의 방에서 기거하다 반지하 단칸방 이모네로 옮기지만 이모네 부부가 지방으로 내려갈 때 따라나서지 않는다. 홀로 지내기 위해 편의점 알바를 알아보고 도서관을 들락거리다 사서 선생님과 친해지지만 마음을 터놓고 지낼 친구 한 명을 제대로 사귀지 못한다. 이야기는 주인공 주영서가 아니라 주영서가 마주친 이들에 의해 진행된다. 자신의 방 절반을 내어준 사촌의 입장에서 괜한 오기로 고모네서 영서를 데리고 나온 이모의 입장에서 영서가 노리는(?) 일자리 편의점 알바생의 입장에서 도서관 사서 선생님 입장에서 주영서인지 조영서인지 헷갈렸던 잠깐의 친구 김소란의 입장에서. 그들은 모두 주영서가 아닌 자신의 입장에서 그녀를 바라보며 안도하거나 염려만 하거나 회피하며 본인의 삶을 살아간다. 마음 한구석에 부채의식이 남아있음은 확실한데 어디에서도 구질구질한 변명은 찾을 수 없다. 걱정스럽지만 내가 떠안지 않은 안도감은 돈봉투에서 드러나고 모른척 할 수 없어 어쩌지 못했던 마음은 돈 10만 원과 굴비 두 마리와 딸 아이의 전화로 사라지며 내게 위로가 되어주었던 그 아이의 과거는 '몰라' 한 마디로 지워버릴 수 있는 사람들. 우리는 그 속에서 주영서가 얼마나 힘들고 외롭고 고통스러웠는지 알 수 없다. 주변인들의 서술로 그저 미뤄 짐작만 할 수 있을 뿐. 그래서 마음이 더 아프다. 홀로 살아가는 16세 소녀의 맘을 내 맘에 비춰 짐작하니 그 고통은 내 고통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주변인의 서술을 읽고 있으니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어 함부로 비난할 수도 없다. 작가가 쳐놓은 덧에 갇혀버린 기분. 이것이야말로 제대로 너를 읽는 순간이구나. 문장은 또 왜 이리 이쁜가. 미사여구없이 할 말만 하는데 직설적이지 않고 따듯하다. 나는 함께 웃지 못했다. 오늘 제일 좋았던 일, 행복했던 작은 순간이 영서에게 없을까 봐 조바심이 났다. 영서의 세계에서 오늘이 빈 페이지로 남을까 봐 걱정됐다. 아니, 우리 집에 온 날부터 하얀 여백으로만 남겨져 있을까 봐 두려웠다. (31쪽) 귀찮아도 함부로 지워 버리지 않는 것, 눈에 보이지 않아도 금세 잊어버리지 않는 것, 잊지 않게 자꾸만 생각하는 것, 중요한 건 그런 일들이 아닐까, 하고 진교는 생각했다. (87쪽)
너를 읽는 순간의 "너"는 우리 모두였다. 주영서를 이해하는 순간이면서 등장인물 각각을 읽는 순간, 소설 속 인물을 통해 나를 읽는 순간. 작가는 부정적인 결말이 아니라고 하지만 도저히 긍정적으로 읽을 수 없는 결말 앞에 내가 미안하고 부끄러워지는 것은 소설을 통해 나를 읽었기 때문이리라. 간만에 감성 충만 소설이었던, 너를 읽는 순간. 나와 코드가 비스무레한 사람에겐 강력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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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읽는 순간
진희 지음
푸른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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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당신의 향기'란 꽃말을 지닌 꽃을 배경으로 책을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보로니아피나타 라는 꽃. 예쁘기도하고 향기가 좋아 이름을 찾아보았는데 꽃말이 더 좋더군요. 사람에게도 향기가 있다면, 그 표정과 삶을 대하는 태도가 빚어낸 그 만의 향기로 존재를 각인시키지 않을까요. 잊을 수 없는 존재로 말이지요.
주영서 이 책은 이 아이를 만난 이들이 영서를 기억하며 그 향기를 담은 글 이랄까요. 책 안에는 잊을 수 없는 영서의 향기로 가득합니다. 중학교 3학년. 몇 달 뒤면 졸업인데.. 엄마가 떠났습니다...아빠는 이미 교도소에 간지 오래. 엄마와 함께 지내던 파라다이스 모텔에, 그동안 몰랐던 고모가 찾아왔습니다. 엄마가 남겨준 고모의 연락처로 영서가 연락했기 때문이지요. 책은 영서의 감정을 직접 풀어내기보다 이후 영서가 만난 이들의 시점에서 영서와의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영서가 잠시머문 대전 고모네에서 만난 동갑사촌의 이야기로, 서울의 이모네가 영서를 계속 거두지 못한 사정도 들려주고, 나이를 속이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었던 편의점에서 제 대신 일한다고 여긴 아르바이트생 오빠와의 이야기, 연민을 느끼지만 더 깊게 다가가기 망설였던 도서관 사서선생님의 사정도, 서로의 아픔을 이야기하며 이름을 부를 수 있는 친구가 생겼다는 기쁨을 잠깐이나마 느끼게 해줬던 친구의 변명에, 12월 마지막날 엄마를 기다리며 미련을 두고 머물렀던 파라다이스 모텔의 화재소식, 그리고 그 뉴스를 접한 이들의 반응까지 말이지요.
읽는다는 것. 글의 문맥을 파악하고 행간의 숨은 의미를 찾아낸다는 것으로 여긴다면, '너를 읽는 순간'은 드러나거나 숨긴 상대의 마음을 알게된다는 말일까요. 처음엔 주인공 중학생소녀의 참담한 상황과 그 마음을 주변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영서의 마음을 읽는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글을 읽으며 계속해서 그때의 영서를 생각하게 했으니까요. 영서의 마음은 어땠을까, 견디기 쉽지 않았을텐데...하구요. 그런데 이 '읽는다'는 것이 책과 달리 사람의 마음이 대상이 되었을때는 쌍방향이 되더라구요. 영서를 보던 주변 이들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그들의 상황과 같았다면 나는 어떻게했을지, 그들을 마냥 비난할 수 있을지.
작가는 마지막 화재사고로 영서의 생사가 어떻게 정해졌는지 말해주고 있지 않아요. 영서가 살아있다면...뉴스를 통해 그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가는 이들의 마음이 전해졌다면 좋겠는데...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드러내지 못하는 그 아이가 이제는 밝게 웃는 모습을 보고싶은데...
작가의 자전적이야기도 담겨있는 책. 그래서 저자는 엄마에게 이 책을 주지못할거같다 말합니다. 그 때, 어린 자신을 곁에서 돌보지못한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할까봐 그런것이겠지요. 영서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작가는, 그래서 주변인물들이 영서를 바라보는 시선을 글로 적으며 오늘을 사는 영서에게 격려를 해주고 싶었다고 해요. 저마다 상황이 그러했기에 그런결정을 했지만, 영서를 생각하고 있다고, 그러니 그 외로움을 한 줌씩 내려놓으라고 말이죠.
잊을 수 없는 그 사람의 향기를 잃기전에 그 사람을 읽는 순간을 놓치지 않기를 오늘을 살아가는 영서를 그냥 지나치지 않기를. [너를 읽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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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서'라는 한 소녀를 만났어요. 말수가 없는 듯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잘도 하는, 웃을 줄 모르는 게 아닌가 싶다가도 소리내어 웃을 줄 아는, 기다리기 하나는 자신있는 것처럼 보여도 몸 속 깊이 자리한 그리움이 외로움을 이겨내는, 가엾은 듯 하지만 가엾기만 한 것은 아닌, '영서'라는 한 소녀를 만나게 되었어요.
연아는 처음으로 이종사촌 영서를 만났어요. 있는지도 몰랐던 엄마의 동생, 외삼촌의 딸이래요. 함께 방을 쓰게 된, 고모네 집으로 오게 된 진짜 이유는 잘 모르지만 고집도 세고, 낯선 곳에 와서도 혼자서 산책을 갈 줄도 아는, 말도 웃음도 없는 이종사촌 영서가 연아는 자꾸만 신경쓰여요. 그리고 말끝마다 '미안해'라고 하는 영서와 친구가 되고 조금은 가까워졌다 싶었어요.
그러나, 영서는 행복한 순간을 적는다는 일기장만 남겨두고 이모네집으로 떠났어요. 함께 본 저녁 노을을 행복한 순간으로 꼽은 영서, 연아는 영서의 일기장에 "행복 읽는 책"이라는 새로운 제목을 달아 영서를 가슴으로 안아요.
영서는 이모와 버스에 올라요. 아빠는 교도소에 가고, 엄마는 영서를 두고 떠나요. 이모도 엄마와 연락이 안 되기는 영서와 마찬가지에요. 형편이 어려운 데도 피붙이라는 이유로 영서를 거둬야 하는 이모의 마음도 편치 않고, 이모의 모습을 보는 영서의 마음도 편할리는 없지요.
"어릴 땐 나이만 먹으면 저절로 어른이 되는 건 줄 알았는데……."
어른이 되면 어떤 비비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견뎌내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불안하게 흔들리는 경우가 더 잦더라. 도대체 언제쯤이면 어지간한 일에는 끄떡도 안 하는 진짜 어른이 되는 걸까. 그런 시점이 과연 오기나 하는 걸까? 41쪽
"없다고 맘 놓고 흉보는 거예요?"
"그래, 맘 놓고 흉본다. 미워서 똑 죽겠는데 흉이라도 실컷 봐야지."
"미워하지 마요."
"내 맘이야."
"그래도 미워하지 마요. 우리 엄마. 엄마 미워할 자격 나한테만 있어요."
담담한데도 가슴을 슥 베는 어조였다.
나는 할말을 잊고 물끄러미 영서 얼굴만 바라보았다. 제 엄마라고 감싸고 드는가도 싶고,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그리움인가도 싶고. 생각의 갈피마다 그저 심란했다. 59쪽
영서는 혼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걸 알아요. 영서가 가슴 속에 묻은 그리움이 그녀를 살아있도록 하는 힘이 되어주는 지도 모르겠어요. 이모는 이모부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고 떠나고 영서는 다시 혼자에요. 혼자라는 게 끔찍하게도 싫지만 영서는 받아들여요. 그것 밖에는 영서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는 걸 잘 아니까요. 영서는 엄마와 마지막으로 있었던 곳으로 돌아가요. 엄마를 향한 오랜 기다림의 시작이지요.
홀로 남겨진 영서는 혼자 숨을 공간이 필요해요. 몸 하나 숨길 공간만 있다면 살아갈 수 있을 것만 같아요. 영서는 파라다이스 모텔에서 엄마를 기다려요. 온 몸에 그리움이라는 상처딱지를 떼어내면서요. 그리고 조용하고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도서관 한 켠은 영서에게 아늑하고 따뜻한 현실 속 파라다이스가 되어 깊은 밤을 보내고 싶어요. 간절하게 말이에요. 영서는 자기 한 몸 누일 안전하고 아늑한 곳이 세상에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이 서럽고 슬프지만, 조용하고 따듯한 도서관이 파라다이스가 되어 준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만 같아요.
선생님, 이란 부름이 나가려는 내 걸음을 멈췄다. 곧이어 아이의 간청이 등을 때렸다.
그냥 못 본 척 해 주시면 안 돼요?
나는 천천히 뒤돌아섰다.
저 여기 있는 거, 그냥 모른 척 해 주시면 안 돼요?
그 순간 나를 보는 아이의 눈망울에는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어떤 절실함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나는 더욱 단단하게 대꾸하고 말았다.
안 돼.
그리고 그건 나 자신에게 건네는 말이기도 했다. 103~104쪽
손정애 선생님.
명찰에 적힌 내 이름을 보고 읊는 것 뿐인데도 간절한 마음으로 나를 부르는 것처럼 들렸다. 그 밤, 영서의 그 눈빛처럼.
서로가 서로의 이름을 안다는 것, 그리고 기억한다는 것. 모든 관계의 무게는 거기서부터 쌓여가기 시작하는 게 아닐까.
영서가 내 이름을 눈여겨보고 마음에 담는 것.
내가 영서 이름을 알게 되고 기억하게 되는 것. 113쪽
영서는 철저히 혼자가 되어 살아있을 이유와 함께 살아가요. 항상 혼자이지만 당당하고 씩씩한 영서, 우리는 세상의 많은 영서들의 곁을 지나고, 가벼운 관계를 맺지만, 그들이 가진 그리움과 외로움 속으로는 들어가고 싶어하지 않아요. 무언가 크고 거창한 것을 해 줘야 할 것만 같은, 그 마음 속에는 어둡잖은 위로와 위로 속에 가려진 동정 그리고 처지에 대한 안쓰러움이 뒤엉켜 앞을 제대로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에요.
"난 지금 모텔에 살아."
"모텔?"
[중략]
"왜 거기서 사는데?"
"엄마를 기다리고 있어."
"다른 데서 기다리면 안 돼?"
좀 더 안전한 곳, 좀 더 환한 곳, 좀 더 따뜻한 곳에서.
"내가 거기 있어야만 엄마가 돌아올 것 같아서. 아파서, 마음이 너무 아파서 더는 못 견디고 돌아오게 될 것 같아서. 엄마가 가르쳐 준 대로 고모네 집에 가 있으면……. 그럼 엄마 마음이 덜 아플 테고, 그러면 엄마 얼굴을 다시는 못 보게 될 것 같아서." 142쪽
부모의 부재로 혼자만의 삶을 일찍 시작한 여중생 주영서. 영서는 아파요. 그리고 외롭고 많이 그리워요. 누군가의 품에 안겨 하루라도 맘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다면 얼마나 따듯하고 행복할까요? 영서는 이종사촌 연아에게서, 편의점 알바생 진교오빠에게서, 도서관 사서 선생님에게서, 금방 등을 돌렸을지라도 잠깐의 대화로 위로할 기회를 안겨준 친구 소란에게서, 아주 잠깐은 온기를 느꼈을 거에요.
영서의 몸 속을 타고 흐르는 그리움은, 그녀에게 한번쯤 손길을 내밀었던 그래서 그녀의 웃음을 보았던 이들이라면 분명 느낄 수 있었어요. 영서가 얼마나 간절하게 혼자인 걸 싫어하고 아파하는지 말이에요. 영서의 곁에서 누군가 한 발짝만 더 가까이 와 있어도, 누군가 한 손만이라도 내밀어줬더라면, 아니에요. 영서의 고모도 연아도, 이모도 진교 오빠도, 도서관 사서 선생님도 소란이도 모두 영서의 곁에 있었어요. 다만 용기가 없었을 뿐이지요. 우린 아직 진짜 어른이 못 되었나 봅니다.
진짜 어른이 되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손을 내민다는 것은 위로도 동정도 책임도 아니지요. 곁에서 함께 서 주겠노라는 약속이고, 오늘이 있기에 내일을 기다릴 수 있는 것이라는 걸 함께 확인해가는 과정이 있어야 하고 함께 할 시간이 필요한 거니까요. 세상의 모든 영서들에게 영서였던 자신의 유년 시절을 떠올리며 쓴 진희님의 『너를 읽는 순간』 을 통해 진짜 어른의 모습이 무엇인지, 영서의 내일은 어떤 하늘일까 함께 기다려 줄 용기를 내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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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속 가방을 메고 걸어가는 아이는 중학생 영서에요. 두 손은 가방끈을 꼬옥 움켜쥔 채 걷고 있을 거예요. 책을 읽고 나니 아이의 뒷모습이 너무 애처로워 보였어요. 세상의 무게를 홀로 담담히 인내하고 받아들이는 아이의 모습이 아이들에게 부모의 존재가 얼마나 큰지 울타리가 되어주는 어른의 존재가 아이에겐 얼마나 필요한지 느껴졌어요. 중2병이다 뭐다 부모에게 한껏 응석 부리고 반항도 하며 자아를 찾아가는 보통의 중학생과는 참 다른 삶을 살아가는 아이에요. 아빠는 교도소에.. 엄마는 영서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고모에게 연락하라며 연락처를 알려주고 영서 곁으로 돌아오지 않았거든요. 맑은 하늘보다 구름을 더 좋아하는다는 아이는 자신의 상황을 유난히 구름이 많은 날이라고 표현하더라고요. 그리고 이어지는 아이의 말... '구름을 무지 좋아하는데도 힘들더라.' 힘들어가 아닌 힘들더라.... 참 마음이 단단한 아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어린아이지만 보호해 주는 이가 없으니 스스로가 어른이 되었나 봐요. 책에서는 그런 영서를 보며 주변 인물들이 느끼는 1인칭 시점으로 글이 전개되고 있어서 더 느낌이 강하게 전달되는 거 같아요. 영서는 파라다이스에서 엄마가 돌아오길 기다려요. 12월 마지막 날 밤 서울의 한 모텔에서 발생한 화재 그리고 사상자들 가운데 중학생도 있다는 뉴스 소식을 접하는 고모, 연아, 이모, 진교 오빠, 손정애선생님과 유리, 소란의 모습도 전해주었어요. 소설 속 주인공이지만.. 연서. 주연서 많이 다치지 않았기를 바라요.. 또 이 사건으로 1월 1일부터는 외로움이 덜어지기를,, 그토록 기다리던 엄마도 연서에게 돌아오기를요. .어쩌면 내가 느껴지는 말고 상대가 하려던 말의 의도가 다를수 있음을 많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작가님의 어린 시절 엄마와 떨어져 살게 되었던 그 경험들이 책에 녹아난 거 같아요. 영서의 시점에서가 아닌 타인의 시점으로 글을 풀어낸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담담하게 더 진실하게 그 마음이 전해진 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