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섭정을 격렬하고 솔직하게 비판하는 것에 놀랐다. 그는 비판의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었고, 사실 그가 종종 비판의 대상 그 자체일 때도 있었다. 비난이 아무리 악독하더라도 섭정은 단순히 귀를 기울일 뿐 자신을 방어하려 하지 않았으며, 감정을 조금도 노출시키지 않았다.
나는 지도자는 목동과 같다는 섭벙의 경구驚句를 항상 기억했다. '목동은 양 떼 뒤에서 재빠른 양들이 앞서가도록 하고 나머지 무리들이 그 뒤를 따르게 하지만, 양들은 언제나 뒤에 누군가 인도하고 있다는 점을 깨닫지 못했다.'
경찰들의 수색은 일상적인 일이었다. 경찰은 매일 수많은 사람들을 신분증 위반, 주류 소지, 인두세 미납 등의 이유로 체포했다. 그곳에서 생활한 첫해, 나는 쿠누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보다 훨씬 더 가난하게 생활했다. 나는 항상 돈에 쪼들렸으며,아주 적은 돈으로 겨우 연명했다. 촛불 없이는 공부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봉급의 일부를 다른 것보다 중요한 촛불을 구입하는 데 사용했다. 나는 등불을 사용할 만한 여유가 없었으며, 촛불 아래에서 밤늦게까지 책을 읽었다.
나는 확실히 매달 약간씩 돈이 부족했다. 버스요금을 아끼려고 아침 저녁으로 회사와 집 사이를 10킬로미터씩 걸어 다니는 날이 많았다. 그리고 종종 빵 한 조각으로 여러 날을 견뎠으며, 옷도 갈아입지 못했다. 한번은 나와 키가 비슷한 시델스키가 내게 그가 입던 낡은 양복 한 벌을 주었는데, 이 양복을 깁고 기워서 거의 5년 동안 매일같이 입고 다녔다. 결국 나중에는 옷보다 헝겊을 댄 곳이 더 많았다.
"자기 동포들의 말도 할 수 없는 네가 무슨 변호사나 지도자가 되려고 하는가?"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 말에 나는 부끄러우면서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것은 내가 얼마나 지역적으로 편협하고, 동포들을 위해 봉사하려고 하면서 준비가 얼마나 소홀했는지 깨닫게 해주었다. 사람들은 언어 없이는 다름 사람과 대화할 수 없으며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도 없다. 즉 다른 사람들과 희망과 열망을 공유할 수 없으며, 역사를 이해할 수 없으며, 시를 감상하거나 노래를 음미할 수도 없다. 우리는 여러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별개의 다른 민족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하루는 뮬러 씨가 창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밖을 봐, 넬슨. 저기 황급하게 거리를 오가는 남녀들이 보이나? 그들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저들이 무엇을 위하여 그렇게 열심히 일하지? 내가 말해주지. 그들 모두 예외 없이 부와 돈을 좇고 있어. 왜냐하면 부와 돈이 바로 행복이니까. 이것이 바로 네가 투쟁해야 할 대상이야. 즉 오로지 돈 뿐이야. 너에게 현금이 충분해지는 순간 더 이상 인생에서 네게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 인생에서 더 이상 필요한 것이 없어지면 남은 것은 단 하나 죽음뿐이다. 죽음으로 가는 과정이 삶이다.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이 있을 때만 살아갈 수가 있다. 절박함이 사라진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다른 순간이 아닌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다. 얼마나 더 우매하고 어리석은 짓을 하여야 하는가 알고 싶다. 삶의 목적을 어디에 두고 갈 것인가는 오롯이 개인의 몫이다. 개인이 개인의 삶을 결정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흑인들은 정부 청사에서 법적 도움을 필사적으로 요청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백인 전용 문을 지나는 행위, 백인 전용 버스를 타는 행위, 백인 전용 식수대를 사용하는 행위, 백인 전용 바닷가를 산책하는 행위, 밤 11시 이후에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행위, 통행증을 갖고 다니지 않는 행위, 통행증에 잘못 적인 서염, 실직, 신분에 맞지 않는 장소에 고용되는 것, 일정 장소에 거주한 것, 거주할 곳이 없는 경우 등 미 모든 것이 범죄로 간주되었다. 20세기의 대부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인간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사항이 400년 이상 지속된 것이다. 백인과 흑인의 차별성, 양반과 노비의 차별성으로 역사가 이루어져 온 것은 사실이다. 한 개인으로 태어나 노비의 대열에 끼어있는가 양반의 반열에 올라있는가가 일생을 좌우하던 시절도 있었다. 이제 그런 시절도 다 지나가고 그당시에 살던 양반과 노비도 없다. 그렇게 해서 남은 것은 무엇인가? 개인의 역사 흔적에 돈이 남아 있지 않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것을 알아챘음에도 돈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는 삶을 지속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자가 하는 짓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어리석지 않은 사람이다. 현명함을 찾아 가는 사람이다. 그런 방향으로 인생의 길을 잡았다면 그렇게 살다가면 된다. 검소하게 생활하라. 오늘 하루에 절박함을 느끼면서 백척간두에 서서 앞으로 발걸음 한번 내딛는 심정으로 오늘을 공부하면서 살아가자. 공부가 인생의 전부이다. 그저 미쳐서 공부하면서 살아가자. 이것이 인생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다. 공부 수행자로 살다 가자. 그거면 족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