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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기반학습이 도대체 뭘까?
PBL 수업을 어떻게 정의하는지는 학자들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문제중심학습을 PBL이라 부르고 어떤 이는 프로젝트학습을 PBL이라 부른다. 나는 개인적으로 PBL을 Project Based Learning과 Problem Based Learning 그리고 Phenomenon Based Learning을 아우르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세 가지 단어 모두 PBL이라는 약어로 줄여서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뭘 어떻게 부르는지는 현장에서 실천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PBL이라는 게 어떤 맥락에서 움직이는지를 아는 것이 개념정의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마 학자 분들은 나와 다르게 생각할 것이다. 그분들은 단어 하나에 훨씬 더 중요한 가치를 매기기 때문에. 개념정의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밑바탕에 깔려 있는 공통된 철학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PBL 이라고 부르고 있는 세 가지 프로젝트수업, 문제중심수업, 현상기반학습 중 한국 교육계에 가장 덜 알려진 것은 Phenomenon Based Learning이라 불리는 현상기반학습이다. “핀란드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학습방식이다.”정도로만 알려져 있지,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배우는지에 대한 내용은 아직까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배우려면 구글 검색을 통해 배우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핀란드 교사들이 말하는 현상기반학습과 내가 생각하는 PBL 수업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 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내게 찾아왔다. 핀란드 헬싱키대학교 교육심리학 교수이자 작가인 키르스티 론카(Kirsti Lonka) 교수의 저서 『Phenomenon Learning from Finland』의 한국어판이 번역되어 출간된 것이다. 번역은 대부분 현장 교사 근무 경력이 있는 미래교육공감연구소 선생님(이동국, 이은상, 김준구, 김현정, 백순주, 양미선)들께서 해주셨다. 한국어판의 제목은 『핀란드 교육에서 미래 교육의 답을 찾다』다. 원제에는 없던 미래교육이라는 단어를 왜 넣었을까? 그 이유는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다.

『핀란드 교육에서 미래 교육의 답을 찾다』라는 제목만 들으면 딱딱한 교육학 서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대부분의 교육학 서적들이 딱딱하다는 데는 동의한다.) 우선 저자가 핀란드인이고, 우리나라 사례도 아닌 머나먼 핀란드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읽어보면 그런 생각은 선입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딱딱한 책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 세 가지다.

하나, 핀란드에 대한 배경지식을 충분하게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은 핀란드 교육을 동경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핀란드를 동경해봤자 우리나라가 그렇게 되기는 어렵다. 역사적 배경, 사회문화적 환경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핀란드라는 나라가 어떤 맥락 속에서 교육 혁신을 꿈꿨고 그 대안책으로 현상기반학습을 실천하게 된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나라에 맞는 현상기반학습을 실천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핀란드의 역사, 핀란드어와 문해력에 대한 이야기, 핀란드인들의 의사소통과 문화적 전통 등을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핀란드의 교육에 대한 이해와 함께 핀란드에 대한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쌓는데도 도움을 준다. 그래서 흥미롭다.
둘, 우리나라 현장의 사례가 담겨있다.
이 책의 12장에는 우리나라 초·중·고에서 직접 현상기반학습을 실천한 사례가 담겨있다. ‘쓰레기 제로 프로젝트’, ‘촉촉한 가습기 만들기’, ‘소셜 미디어 낯설게 보기’, ‘업사이클링 아이디어 만들기’, ‘안전 삼각대 발명하기’, ‘지속가능한 지구 만들기’ 등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아이들의 눈에서 해결하고자하는 현상이 무엇인지를 알아볼 수 있다. 미래교육공감연구소 선생님들의 실천 사례들이 자칫 키르스티 론카(Kirsti Lonka) 교수의 이론서로 끝나버릴 수 있었던 책을 인공호흡해서 살려주었다.
셋, 번역이 매끄럽다.
외서들의 상당수는 문어체로 번역되어 읽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핀란드 교육에서 미래 교육의 답을 찾다』는 교사 분들이 번역하셨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들 출중한 어학능력을 갖고 계셨기 때문인지, 이해하기 쉬운 단어들을 잘 찾아 사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데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구성주의적 학습법에 관심을 가지신 분 맥락 학습을 통해 수업하고 싶으신 분 흥미에 초점을 맞춘 수업을 꿈꾸시는 분 학생들이 참여하는 교수법에 관심을 가지신 분 지식보다 배우는 방법을 가르치고 싶으신 분
말하고 보니 이런 것에 관심 없는 교사들은 아마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런 분들에게 『핀란드 교육에서 미래 교육의 답을 찾다』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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