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손에 잡으면 판권에서 시작해서 목차, 머리말, 해설 등 본문 이외의 것들을 뒤적이며 일종의 '간 보기'를 하게 된다. <소설의 순간들>도 저녁 먹은 식탁 앞에 선 채 그렇게 주변부를 흘끔거리다가 맺음말 페이지를 펼친 채 거실 쇼파에 앉았다. 읽던 책을 거실 테이블에 올려 놓는 대신 침실로 가지고 들어간 것은 불과 몇 분 후이다. 테이블에는 그동안 늘 침대를 지켜 오던 스마트폰이 대신 남겨졌다. 일상의 순간을 그저 흐르게 두지 않고 오래오래 붙들고 어루만져 빚어 냈을 한편 한편의 이야기에 빠졌다. 강아지를 집 앞 마당에서 볼일 보게 하는 순간, 칼국수 집에서 식사를 막 끝내 가는 그 짧은 찰나는 어떻게 의미가 있는 이야기로 다시 태어나는 것일까? 오랜만에 리뷰라는 걸 쓰고 싶어서 로그인을 하고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훑다 보니, 작법에 관한 언급이 주된 것이 다들 조금씩 비슷한 생각을 했나 보다. 덧붙이자면 꼭 소설 쓰기를 염두에 두지 않아도 이야기 그대로 재미나다. 활자가 여전히 이만큼 술술 읽히고 재미나니 그만하면 됐다 싶다. 내 삶의 순간을 들여다볼 마음이 생기는 건 스마트폰 대신 이 책을 침실로 들인 그 순간이 함께 들여온 고마운 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