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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다라마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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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다라마바사(문무학 한글자모시집)잊혀졌던 자모를 찾아서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 무엇일까? 그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언어를 통하여 나와 세상을 인식하고 사고한다. 또한 언어를 통하여 세상과 소통한다. 즉, 언어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의사소통이다. 의사소통은 말과 글로 이루어진다. 물론 갖가지의 표정과 몸짓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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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다라마바사(문무학 한글자모시집)

잊혀졌던 자모를 찾아서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 무엇일까? 그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언어를 통하여 나와 세상을 인식하고 사고한다. 또한 언어를 통하여 세상과 소통한다. , 언어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의사소통이다. 의사소통은 말과 글로 이루어진다. 물론 갖가지의 표정과 몸짓도 있지만 이것들은 의사소통의 한 일환으로 존재한다.

우리는 한글을 통하여 나의 생각 또는 타인과 의견을 소통한다. 한글은 말뜻을 구별해 주는 가장 작은 단위인 음운, 다시 말해서 자음과 모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국어교육을 통하여 한글의 기본 단위인 자음, 모음의 중요성을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떠한가? 자음과 모음이 결합하여 한 번에 낼 수 있는 음절(: ), 낱말(: 사랑), 문장 등에 더 활용 가치를 두지 않았나 싶다.

문무학 시인의 한글자모시집 가나다라마바사은 언어인 한글의 본질과 기능을 다시 생각하게 해 주는 책이었다. 우리글의 가장 작은 단위인 자음과 모음 아니 닿소리, 홀소리를 소재로 하여 한글의 본질을 그려내고 있다. 작가는 정작 문학에서는 우리말 자모를 시로 쓴 사람을 보지 못했다.” “나는 한글 자모 시를 읽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썼다.”라고 시인의 말에서 밝히고 있다. 작가는 55자로 닿소리 14. 홀소리 10. 사라진 자모 4. 겹닿소리 홀소리 16. 겹받침 글자 11를 시로 승화시켜 가나다라마바사를 세상에 내 놓았다. 그의 한글 사랑은 독자에게 흥미로운 자모 시 읽기와 함께 처음 한글 깨치는 그때로 회귀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한글 자모 시로 읽기·2

-닿소리

 

니은은 한글 자모 두 번째 자리지만

세상 제일 먼저인 를 쓰는 첫소리

첫 자리 비워주고도 첫째가 될 수 있다.

 

다음에 오는 닿소리라는 공인된 대상에서 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하게 한다. 기억 보관소 구석에 있던 에 대한 재발견이다. 최고의 자리는 아니지만 를 위해 존재하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1등 지상주의 사회에서 2등도 가치 있는 존재라는 각인시켜 줘서 이 시가 참 위안이 된다. 한글 자모 시로 읽기·36

 

-홀소리

만나면 외로움을 만들고

을 만나면 괴로움을 만드니

 

만나

꾀부려야 되겠다

 

외로움은 외로움으로 인한 감정에 의해 가슴 아프게 슬픈 줄 알았다. 그런데 을 만나 괴로움이 되어 슬펐구나 하는 현실 직시를 하게 해 준다.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그저 외로움에 의해 괴로움에 허우적 되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독자에게 해결책을 명확하게 제시해 준다. “을 만나 꾀부려야 되겠다라며 감정에 몰입하지 말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꾀부리라고 한다. 감정에 몰입해서 매몰되어 가는 사람들에게 동아줄과도 같은 확장적 사고를 하라고 선지적인 해답을 준다.

 

사라진 자모 시로 읽기·2

-순경음비읍()

 

아랫입술 윗입술

닿을 듯 말 듯 열어

 

날숨 쉴 때 나는 소리

그 이름 순경음비읍

 

순이랑 관계없는데

왜 순이가 생각나지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한 이후 그 생명을 얼마 하지도 못하고 국어학자를 제외하고 일반인들에게는 영원히 사라진 순경음비읍()21세기에 부활시켰다. 작가는 기억 저편에도 있지 않던 순경음비읍()을 귀환시킨다. “순이랑 관계없는데 왜 순이가 생각나지라고 반문한다. 분명히 존재하였고 함께 숨 쉬었지만 어느 시점에 어떠한 상황으로 잊어야만 하는 존재에 대해 반추하게 한다. 우리는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하지만 세월은 약이다말에 위안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뜬금없이 순경음비읍과 전혀 관계없고 순이랑도 관계없는데 아릿해지는 이유는 뭘까?

문무학 시인의 한글자모시집 가나다라마바사는 문맹자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던 나를 깨우치도록 이끌어 주어 자신에 대해 문해자가 되는 시간을 주는 시집이다.

c*******5 2020.03.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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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뜰히 바라보고 골똘히 사랑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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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께서 이 책을 보신다면 작가의 머리를 쓰다듬고 엉덩이를 토닥이며 기꺼이 업어주고 싶으실 것이다. 늘 그 속에 살고 있어서 공기의 소중함을 잘 모르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소에 한글의 가치와 소중함을 거의 자각하지 못하며 당연한 듯 누리고 산다. 그러나 이 한글이 너무나 고마워서 각 자모에 대해 시를 읊을 수밖에 없었던 시인이니 대왕께서 얼마나 어여삐 여기시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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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께서 이 책을 보신다면 작가의 머리를 쓰다듬고 엉덩이를 토닥이며 기꺼이 업어주고 싶으실 것이다. 늘 그 속에 살고 있어서 공기의 소중함을 잘 모르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소에 한글의 가치와 소중함을 거의 자각하지 못하며 당연한 듯 누리고 산다. 그러나 이 한글이 너무나 고마워서 각 자모에 대해 시를 읊을 수밖에 없었던 시인이니 대왕께서 얼마나 어여삐 여기시겠는가.

 

 소리, 홀소리, 겹닿소리, 겹홀소리와 사라진 자모까지 44, 그리고 겹받침 글자 11, 모두 55자를 살뜰히 바라보고 골똘히 사랑하여, 뭉클한 의미와 기발한 상상력과 재미진 가락의 시조 55수를 우려낸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55수가 모두 2019년 한 해 동안 발표되었다는 것, 1년 동안 시인의 한글자모시가 시조 분야의 모든 문학 잡지를 종횡무진 누빈 셈이다.

 

한글 자모 시로 읽기.9

-닿소리 ㅈ

 

에는 자랑이 주렁주렁 달렸지만

자주자주 자꾸자꾸 자랑하는 버릇 들면

적막의 이름을 가진 손님맞이 해야 한다

 

 

한글 자모 시로 읽기.36

-홀소리 ㅚ

만나면 외로움을 만들고

만나면 괴로움을 만드니

 

만나

꾀부려야 되겠다

 

이런 식의 작품을 한 편 한 편 읽어가노라면 우리글과 낱말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새록새록 솟아난다. 마치 우연히 방문한 어떤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부지게 해내고 있는 어린 자식을 발견했을 때의 느꺼움처럼 우리 말과 글이 가슴 뻐근하도록 살갑게 다가온다. “그 메마르고 딱딱하기만 할 것 같은 기호 속에 우리네 들뜨고 기쁜 삶과 시리고 아픈 삶이 골고루 녹아 있었다.”는 시인의 말에 깊이 끄덕이게 되는 까닭이다.

 

문무학 시인은 시조라는 전통적인 형식에 매우 독창적이고 현대적인 내용(낱말을 새로 읽고, 문장부호와 품사를 시로 쓰는 등)을 담은 시집 낱말, ‘글자 108개를 시조 종장에 담아 펴낸 , 한글과 관련된 개성적인 작품을 오래전부터 써온 시인이다. .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여러 편 실린 그의 작품들을 보면 새롭고 참신한 창작을 위해 끊임없이 시도하는시인의 열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한글 자모 시를 읽고 싶은데 이제껏 쓰여진 것이 없어서 스스로 썼다는 시인의 작품들에 대해 문학 평론가 박진임 교수는 모든 음들이 각자 하나의 세계와 그 나름대로의 우주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첨언했다. 나는 때로 먹먹하게, 때로 부끄럽게, 때로 어깨춤 들썩이게 하는 이 오묘한 시편들을 내가 직접 쓰지 않고도 읽을 수 있음이 감사하다.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원리에서 느꼈던 어린 날의 감탄과 경이로움을 한 시인의 한글자모시 창작품을 통해 다시 소환하는 오늘이다.

k******8 2020.03.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