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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건 두려움 때문이다. 잃을 것과 얻을 것 사이에서 시소를 타며, 이 시소에서 내려오기를 겁내기 때문이다.’(109쪽) 책을 읽어가다 만난 한 구절에 눈길이 멎는다. 지금의 나를 표현하는 말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이다.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찾아 하고 있는 나를 보면서 때로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이 일을 나는 왜 이렇게 끈질기게 하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곤 한다. 흔히 은퇴를 하고서 그동안 자신이 못했던 것들을 한다는 생각아래 한 3년 마음대로 하다보면 초조해지기 시작한다고들 말한다. 처음에 생각했던 일상의 여유로움도 사라지면서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하는 회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을 다시 찾아 나서기도 한다는 말을 선배들에게 들었을 때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뜬금없이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까닭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일을 그만둔 지 3년이 다되어간다는데 생각이 미친다. 비록 잃을 것과 얻을 것 사이에서 시소를 타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나를 본다는 것은 결코 마음 편한 일은 아닌 것 같다. 어쩌면 몸과 마음에 수십 년 동안 각인되어 있던 ‘일’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러한 잡념이 생각나지 않도록 무엇이 되었든 몸과 마음을 혹사시키면서까지 일을 찾아서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할 일이 없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박연준 시인의 글은 일전에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로 만난 적이 있다. 시인의 시집을 읽어본 적은 없고, 시인이 남편과 함께 쓴 수필집을 통해서 알게 되었기에 시인에 대한 호불호는 가지고 있지 않다. 이 책은 [모월모일]이라는 산문집의 제목에 마음이 끌려 읽게 되었다. 모월모일이란 우리가 살아가는데 아무런 특별함이 없는 일상의 나날들을 의미하기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우리는 흔히 살아가면서 많은 날들에 의미두기를 한다. 자신만의 특별했던 날들을 기념하기 위하여 또는 잊지 않기 위하여 마음속에 새기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의미를 부여한 날들보다도 더 많은 평범한 날들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그런 평범한 날들을 기리며 쓴 산문이라고 한다. 빛나고 싶은 적 많았으나 빛나지 못한 순간들, 그 시간에 깃든 범상한 일들과 마음의 무늬를 관찰했다고 한다.
시인은 겨울, 봄, 여름, 가을을 소재로 삼아 그 계절의 풍경과 소리, 맛, 감정 들이 소환하는 기억과 지금의 나는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적고 있다. 그녀의 글을 읽어가면서 나 또한 아련하거나 혹은 서글펐던 과거의 기억들을 소환해본다. 지금의 생각으로는 어떤 의미를 둘 수도 있겠지만 당시에는 그저 평범한 날들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 ‘평범함’의 기억들이 지금의 나를 버티게 해주는 것은 아닐런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청명한 봄날의 아침 하늘을 바라보면서, 혹은 한낮의 봄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면서 이러한 것들 모두가 봄날의 평범함이라 생각하기도 하다가 봄날만이 가지는 특별함이란 느낌을 갖기도 한다. 그래보았자 어차피 기억 속에서는 수많은 모월모일에 불과하겠지만 말이다.
시인은 이 글들을 쓰는 내내 모과를 생각했다고 한다. 나에게도 모과하면 생각나는 특별한 기억이 있기에 반가웠다. 예전에 마지막 근무지였던 공장의 정원에 공장의 나이와 같은 수십 년 된 모과나무 몇 그루가 있었다. 어느 것도 같지 않은 저마다의 울퉁불퉁한 모습을 가지고서 가을이 되면 오직 노랗다는 것 하나만을 공통으로 가졌던 모과를 처음 보았을 때의 기억을 떠올라, 지금 살고 있는 집의 마당 한쪽에도 이곳으로 이사 오면서 심은 모과나무 한 그루가 있다. 공장에 모과나무를 처음 심었을 때 나는 풋풋한 신입사원이었다. 공장을 준공하고 정원을 조성하면서 심었다는 그 나무가 모과나무인줄은 몰랐었다. 세월이 흐르고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공장근무를 위해 부임해 간 시기가 가을이었다. 정원의 오래된 나무에 달려있던 노란 모과를 처음 본 순간 알 수 없는 감흥을 느꼈었다. 한동안 아침에 출근하면서 모과나무 아래에서 모과를 바라보는 것이 일과가 되기도 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흐른 후 이번에는 집 마당의 모과나무에 달린 모과를 보면서 그 감흥이 무엇이었는지를 깨달았다. 한 알, 한 알 각기 다른 모과들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의 삶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은 모든 모과가 노랗듯 똑같은 날들이지만, 서로 같은 것이 없듯이 각기 다를 수밖에 없는 일상을 생각했던 것 같다. 시인이 쓴 모월모일의 모과를 읽으면서 이 책의 제목이 왜 [모월모일]이었는지, 내 기억 속의 모과가 무엇을 뜻했는지를 비로소 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시인의 글들은 이처럼 평범함 속의 특별함, 특별함 속의 평범함을 소재로 하고 있기에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들을 한번쯤 돌아보게 만든다. 오늘 또한 수많은 모월모일 중의 하루이지만 삶은 결코 녹록치 않다. 이제 새잎이 돋아나기 시작한 모과나무 앞에서 노란 모과를 상상하며 오늘 하루도 견뎌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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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월모일: 어느 달, 어느 날. 제목이 참 예쁘다.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서문을 읽자마자 이건 대박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날은 작고 가볍고 공평하다. 해와 달이 하나씩 있고, 내가 나로 오롯이 서 있는 하루. 대작이다. 이건 내 인생책이 될 것이다. 이걸 바로 감이라고 하는 걸까. 대작의 향이 솔솔 났다. 서문에서부터 감동을 받으면 열에 아홉은 정말 내 취향이었는데, 오, <모월모일>. 기대됐다.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빛나고 싶은 적 많았으나 빛나지 못한 순간들, 그 안에 깃든 범상한 일들과 마음의 무늬를 관찰했다. 내가 지금 빛나고 싶은데 빛나지 못하는 순간을 지나고 있는 것 같아 더 공감되었던 부분. 평범함 속 깃든 범상한 일들을 발견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하며. 삶이 일 퍼센트의 찬란과 구십구 퍼센트의 평범으로 이루어진 거라면, 나는 구십구 퍼센트의 평범을 사랑하기로 했다. 작은 신비가 숨어 있는 아무 날이 내 것이란 것을, 모과가 알려주었다. 내 평생의 모월모일은 모과라는 것을. 아, 박연준 시인의 사인 앞에 그려져 있던 그 작은 과일, 그게 모과였구나. 기억을 좀 더듬고 나서야 모과를 기억할 수 있었다. 언젠가 식탁 한구석에 놓여 향기를 내뿜은, 그 모과를. 평범함은 특별하다. 우리가 그 속에서 숨은 모과를 발견하기만 한다면 평범이 특별함이다. 이 책을 통해서 각자만의 모과를 찾을 수 있게 되길. 시간을 보냈죠. 일도 없이. 밤이 흐르는 것을 보았어요. 어떤 시간은 그저 ‘흘러보내는 것’이 최선임을, 나무 아래에서 알았죠. 바라만 보고 있어도 힐링이 되는, 깨달음을 주는 나무, 그리고 자연. 이번 봄에는 그러질 못해 매주 꽃을 샀었다. 아, 삶에도 자연 총량의 법칙, 뭐 이런 비슷한 게 존재하는구나. 청춘은 별안간 끝난다. 그게 누구의 봄이든 봄날은 간다. 그리고 이따금 노래에 실려, 돌아온다. 내 청춘이 담긴 장소는, 책은, 노래는 무엇일까? 그게 <모월모일>이었으면. 박연준 시인의 글이었으면. 숲을 베어 작은 종이 묶음으로 만든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내게서 다시 숲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의 시 <꽃>이 생각났다. 내가 <모월모일>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숲이 되었다. ‘숲’은 포근하다. ‘숲’은 숨을 돌릴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숲’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다. 전자책보다 종이책에 끌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듯하다. 마음의 산책, 방구석 세계여행. 불가능한 것을 가능케 하는, 내 기준 타임머신. 나에게 ‘숲’이 되어주는 책들 목록에 <모월모일>을 넣어야지. 당신에게 ‘숲’이 되어준 책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박연준 시인을 스토킹하는 것 같아서 불편했던 <소란>과 달리 <모월모일>은 정말 좋았다. 그 이유를 알고 싶어서 읽다 멈추고 가만히 생각해봤다. 둘의 큰 차이는 형식과 자유로움, 이 둘이라고 생각되는데 난 아무래도 도전보다는 안주를 선택하는 편이라-최애 프로그램은 <무한도전>- 좀 더 내 눈에 익숙한, 많이 읽어온 형식의 <모월모일>에 끌리지 않았을까 싶다. <소란>은 정말 일기장처럼 자유로워서. 가리는 것도, 숨기는 것도 없이. 박연준 시인의 민낯을 보는 것처럼. 그것도 초면에! <모월모일>을 읽고 <소란>을 읽었더라면, 박연준 시인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자유로운,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그대로를 읽을 수 있었을까. 그릇이 넓어진 걸 느낀다. 아, 이 책 한 권이 나를 이렇게도 바꿀 수 있구나. 이게 글의 힘이구나. 포용하고 거부감 없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가 있었는데, 그 영역이 넓어졌음을 깨달았다. (생각보다 내 그릇은 탄성력이 있어서) 언제 돌아올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박연준 시인의 글만큼은 포용할 수 있었으면. 그의 일기도 소장할 수 있을 만큼! 박연준 시인의 <모월모일>에서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느낄 수 있었다. 반기지도 못하고 떠나보낸 이번 봄이 너무나도 아쉬워 봄 글만 계속 반복해서 읽었다. 왜 시인이 자신의 모월모일을 모과에 비유했을까 생각해봤다. 이중적인 의미가 있겠지만, 탁자 위의 모과가 건조한 집에 향기를 불어넣듯, 그의 <모월모일>은 내 삶에 싱싱함을 더해줬다. 그래서 나의 모월모일은 향기롭다. <모월모일>과 함께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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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날도 좋은 날도 모월 모일이다. 풀밭 아무 곳에나 떨어져 있는 모과 한 알이 내 하루였다.” <소란>을 읽고 푹 빠져 버린 박연준 작가님의 신작 산문집 <모월모일>. 역시나 이번에도 읽는 내내 행복했다. “모든 독서는 이야기를 훔치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떤 이야기는 나를 죽어라 따라온다. 그런 이야기가 있다.” _ 라는 말처럼, 박연준 작가의 모든 문장들은 머릿속에 자꾸 맴돌며 나를 따라온다. 책 속에 담긴 문장들을 훔치고 싶어 공책에 필사한 문장만 몇 문장인지.. 책에 적힌 모든 문장들이 가슴을 후벼파고심장을 푹 찌르고 뒷목을 간지럽히는 기분이다. (응...? 뭐라는 거지) 뭐라 표현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을 정도로 난 박연준 작가의 문장들이 좋다. 이것은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나는 박연준 작가와 상당히 잘 맞는 것 같다. 물론 내가 일방적으로 짝사랑하는 거겠지만. 어디론가 여행을 홀로 떠날 때, 단 한권의 책을 들고갈 수 있다면 그 책은 무조건 박연준 작가의 책이 될 것 같다. 언제 읽어도 따뜻하게 와닿을 것 같고, 읽을 때마다 색다르게 다가올 아름다운 문장들이다. 학교에 다니고 친구들을 만나고 외식도 했던, 그리운 나의 원래의 일상들도 나의 하루고, 요즘처럼 집에서 지내는 날들도 나의 하루고. 특별하든, 평범하든 그저 그런 날도 몽땅 다 아껴주고 싶게 만드는 그런 글. 두고두고 계속 읽고 싶은 문장들로 가득하다. 아껴 읽고 싶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실감하게 해주는 책. 박연준 작가님의 모든 책들을 읽고 싶다. 조만간 또 다른 책을 주문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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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박연준 작가님의 모월모일을 직접 구매후 읽고 쓰는 리뷰입니다. 해당 작품은 작가님 특유의 담백한 문체와 분위기, 담담한 서술이 돋보였던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작가님이 전해주시는 에세이 속에서 삶의 사소하고도 중대한 의미같은 것들을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유의 감성적인 표지와 내용에 마음을 뺏겨 오랫동안 곱씹으며 읽은 작품이었습니다. 다른 분들께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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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월모일! 정말 제목 잘 지은 것 같아요. 평범함을 기리며 쓴 책이라는 말과 정확히 맞아떨어지고, 기억하기도 쉽고. 탁월한 선택에 리스펙을,, 박연준 시인을 참 좋아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책은 장석주 시인과 함께 쓰신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인데요, 이 책은 몇 년 동안 가까이 두고 봄이 되면 꺼내 읽곤 했어요. 너무 사랑스럽고 아름다웠거든요. 뒤늦게 주문했지만 모월모일도 재밌게 읽어보려고 합니다. 나의 평범한 하루를 되돌아보면서요:) |
| 누군가의 에세이를 읽고 이토록 공감이 된 것도, 감동을 받은 것도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일상과 사소하게 여겼던 모든 것에 대한 감사와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고, 책에 쓰인 문장들이 제 삶에 와닿기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작가님의 소란도 읽고 있는 중인데... 역시나 좋습니다. 이 작은 책 한 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니 참 신기할 다름입니다. 소중한 이에게 책 선물로도 좋을 것 같습니다. |
|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우울해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 모월모일을 구매했어요. 평범함을 소중하게 여기고 감사하자. 아마 많은 분들이 ‘평범함’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요새 많이 느끼실거 같아요. 박연준 시인님의 따뜻한 말들이 좋아서 엄마께 책 선물했어요. 마음이 허하신 분들께 꼭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왠지 저보다는 엄마께 더 마음에 와닿을 책 같아서 뿌듯합니다. |
| 모 일간지의 짧막한 기사에 인용되어 관심을 갖게 된 이 책은 표지에 그려진 비누가 일단 마음을 끌었다. 보석을 닮은 비누..일상이 보석 같은 거지..하며 미리보기하고 구매했다. 특히 그 달엔 코로나로 정지된 일상에 식비와 학원비로 유난히 빡빡했던 살림살이 가운데에 "아냐 꼭 그렇지만은 않아"라고 항변하고 나에게 주는 선물의 의미였다. 읽으면서 군데군데 저자가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미소짓거나 빵 터지기도 했고 공감하고 같이 분개하기도 했다. 모월모일...요새 날짜 가는게 잘 안 느껴지는데 그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주는 좋은 선택이었다.감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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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도서관에도 못가고 읽고싶은 책은 너무 많아서 구경하다보니 눈에 띈 박연준 시인의 신작 <모월모일>. <소란>,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도 좋아하는 책이어서 기대됐어요 오랜만에 책 사는거라 언제올까 기다리는 시간이 길게 느껴졌는데 하루만에 배송되어서 넘 좋아요 책은 읽어보니 역시나 서문부터 좋은 글들이 많고 편하게 읽히지만 여운이 있어 아껴 읽게 돼요 표지도 부들부들하고 책이 예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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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의 모든 날을 그러모아 '평생'이라 부른다면 빛나는 날은 기껏해야 며칠, 길어야 몇 주밖에 안 될지도 모른다. 이전에 나는 가능한 한 찬란한 날만 골라 서 있고 싶었다. 특별한 날은 특별해서 평범한 날은 평범해서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바보같은 생각이다.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날은 작고 가볍고 공평하다. 해와 달이 하나씩 있고 내가 나로 오롯이 서 있는 하루.' -작가의 말 中-
마음을 일렁이게 하는 여자 어른이라... 생각해보면 언제부턴가 내 주변엔 그냥 여자 아줌마만 있을 뿐 여자 어른이라 부를만한 사람이 없는 듯 하다. 나는 여자 어른이 될 수 있을까,
'한 사람 안에는 많은 것이 들어 있다. 맑음, 정의,선의,동정,바름도 있지만 욕망,악의,질투,폭력성, 치졸함,비겁함,두려움도 같이 있다. 아직도 나는 그가 누구인지를 모른다.'
'특별한 일이나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는 것,그것은 무엇을 얻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뜻이다.용기이며 선택이다.' 요즘 자주 드는 생각인데,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살 수 있을까? 일단 갖고 싶은 것들을 끊어낸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나가는 생필품, 각종 요금들, 보험을 생각하다가 아, 그냥 열심히 일 하자...는 결론 언제쯤 이 벌이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어떤 선택도 할 수 없는 난 역시 용기가 부족한 인간이다.
'아픈 곳을 알아주는 것, 그것뿐일지 모른다. 아는 것 말고 알아주는 것' 아무리 이해한다고 해도 어떤 일들은 그저 짐작만 할 뿐 상대와 똑같은 감정을 느끼는 건 애초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가까운 사람의 마음을 헤어리는 일, 그 일 말고 내가 가까운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이 또 뭐가 있을까, 싶다.
'여름은 맛있다' 입에는 천도복숭아 한 입 베어 물고 박연준 시인의 산문집 '모월모일'을 읽는 여름밤이 꽤나 괜찮다. 내년 여름 또 다시 이 책을 열어볼 때는 지금의 마음과는 조금 달라지길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