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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yes24를 이용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직장에 다닐 땐 주로 오프라인 서점에 갔고 아이 낳은 후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주문하게 됐다. 십수 년쯤 전 어느 날이었다. 아마도 2007년 전후? 아이가 잠든 사이 yes24 홈페이지에서 책을 보내 준다는 이벤트를 봤다. 읽고 싶던 책이었던지 나는 난생처음 응모를 했다. 육아의 기쁨과 슬픔을 느끼고 있는 처지를 짧게 쓰고 책을 보내주시면 감사히 읽겠다고 덧붙였다.
책은 오지 않았다. 낙첨이었다. 그런데 대신 내가 주문하지 않은 택배 박스가 왔다. 책 한 묶음, 대여섯 권 정도 됐다. 제목은 잊었지만 그중 『여자의 진짜 인생은 30대에 있다』라는 책은 기억이 난다. 쪽지에는 "책을 보내드리고 싶었는데 사정상 못 보내고 다른 책을 보냅니다. 힘내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분명 yes24에서 보낸 것 같은데 확실하지 않았다. 지금이라면 메일을 쓰거나 전화를 드리거나 인스타그램에 올렸겠지만 당시엔 놀라고 감사했을 뿐 그 마음을 전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기억을 더듬어 봤다. yes24의 그분은 샘플이나 증정본 중 20대 여자가 읽을 만한 책을 모아 나에게 보내셨던 것 같다. 쪽지를 주셨지만 이름이나 소속 같은 건 밝히지 않으셨다. 그래서 어쩌면, 내가 회사로 연락하는 걸 원치 않으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강산이 바뀌고 집에 책이 늘어나면서 보내주신 책들은 어디론가 흩어졌다. 지인에게로, 중고서점으로... 그때의 쪽지와 책들은 내 기억 속에만 있다. 너무 아쉽다. 감사 인사를 남겼어야 했는데, 그 쪽지를 간직해야 했는데... 책을 보내주신 분은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자분이 아니었을까, 이제 와 상상할 뿐이다.
며칠 전 yes24 MD 김성광 님의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를 읽었다. 좋은 서점원이 되고자 자투리 시간을 모아 책을 읽는다는 저자는 일을 좋아하는 칼퇴주의자다. 아이가 생기면서 자신만의 시간이 줄어들었지만 “일에, 가족에게, 나 자신에게 시간을 고루 들이고 싶다”(p.69) 고, 어느 하나에도 소홀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책’을 ‘팔리는 책’으로 만들고 싶어 오늘도 출퇴근 지하철에서, 혼밥 식당에서 독서 중일 저자를 응원하게 됐다. 10년 차 서점인의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하는 삶'이 오래도록 지속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책을 보내 주셨던 그분이 떠올랐다.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감사했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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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채널예스에 연재했던 칼럼들을 다듬어 엮어낸 책이다. 연재되던 글을 SNS 통해 읽은 적 있었는데, 지안이가 태어나던 날에 관한 이야기는 나도 마치 옆에 있었던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왔던 터라 무척 인상깊게 남아있다. 그 글의 인상이 강했던 탓인지, 나는 이 책이 육아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받을 책이라 생각했다. 한 가족의 이야기일 것이라 짐작했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이 육아에만 해당하는 마음이 아니듯이, 내용도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이 마음 모르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귀여운 표지의 이 책은 크기도 아담하고 무게도 가볍다. '나도 그랬지' 혹은 '이거 뭔지 알지!' 하게 하는 구구절절 공감되는 삶의 이야기들과 그 순간 느끼고 깨달은 점들을 잘 포착해 따뜻하게 담아냈기 때문에 쉽게 읽으려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 역시 앉아있던 자리에서 순식간에 읽을만큼 재미도 있고 공감도 갔는데, 사실 금방 읽어버린 것이 미안할만큼 치열하고 바쁜 일상과, 그 속에 숨어있는 결코 가볍게 넘어가지지 않는 고민들이 가득가득하다. 대한민국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결혼이나 육아라는 어떤 현실과 상관없이 함께 고민해보면 좋을 법한, 아니 고민했으면 좋겠는(권면 정도가 아니라 당부하고픈) 이슈들이 녹아져있다. 가령 윗세대와 우리세대, 다음세대가 어떻게 서로를 바라보고 이해하면 좋을지, 부조리한 사회 구조 속에서 시민으로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좋을지, 첨예한 갈등 속에서 서로 대립점에 있는 수많은 개인들이 어떻게 더불어 사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지 이런 고민들 말이다. 사유하게 해주는 책이다. 아 그리고 라라밸. 이 단어는 아마도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콕 박힐만한 단어가 아닐까 싶다. 적어도 나에게는 나의 일상을 점검해보고 조금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안내해준 단어였다. 김성광 작가는 한 권의 책은 다른 책으로 이어질 때 더 빛을 발한다고 믿고 있다고 한다. (이런 '핵'공감가는 문장, 생각들이 곳곳에 있다.) 이 책에 인용되어 있는 여러 책들 중 아직 읽어보지 않은 책들을 차례로 읽어볼까 한다.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마침 좋은 책을 만났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언니와 동생에게 한 권씩 선물했다. 3월의 시작이 참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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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기대하고, 또 읽고 싶던 책이라, 택배 받자마자 뜯어서 그 자리에 서서 바로 읽었다. 곧 침대로 자리를 옮기긴 했지만, 암튼 한 번 시작하면 손에서 놓을 틈 없이 훅 읽히는 책이었다. 글이 좋다고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인 건 아닌 것 같은데, 사람이 좋으면 글도 좋은 건 맞는 것 같다. 나는 24살에 어느 출판사 마케팅부로 입사했고, 당시 만나야 했던 거래처 분들은 거의 나보다 10살 정도 많았는데, 일도 처음일 뿐더러 나이도 어린 터라 동등하게 거래처 직원으로 존중받기란 꽤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게다가 ‘20대 젊은 여성’은 대체로 만만히 여김 당하기 십상이었다.) 그치만 이 책의 저자인 김성광 과장님은 그렇지 않은 사람 중 한 분이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이 부장이든 사원이든 그저 일에 따라 합리적으로 진행하며, 단호하면서도 함께 일하는 사람을 존중해주는 사람이었다. 또, 출판 마케터나 서점 MD나 마찬가지로 책을 소개하는 일이지만, 막상 일을 하다보면 기계적으로 해야할 일들이 많아서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하는데, 과장님은 이 일을 오래했으면서도 진정 좋아하는 책을 잘 소개해보려는 진지한 열정이 있었고, 경력이 짧은 내가 오히려 도전을 받기도 했다. 과장님은 아이가 생긴 후 종종 sns에 꽤나 긴 글을 올리셨는데, 그 가족의 이야기가 참 따뜻했다. 대체로 한 아이를 키우는 초보 아빠/남편의 마음이 담긴 글이었다. 개인적으로 잘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그냥 그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좋았다. 아이와 아내, 그리고 자신을 모두 존중하려는 그 마음이 아이도 없고 결혼도 하지 않은 내게도 따뜻한 울림을 줬다. 채널예스에 연재하던 글도 틈틈 읽고 자주 감동했었는데, 그 글이 묶어서 책으로 나왔다니 내가 다 반가웠다. 제목도 표지도 참 예쁘다. 많은 분들이 읽어 주셨으면. 특히 출판계에 종사하고 있다면 진짜, 진짜 재밌게 읽을 거라고 단언해본다. 나는 특히 온라인 엠디 업무에 관한 깨알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알면서도 모르는 부분이라 신기해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또 출판계와 전혀 관련이 없어도 라이프 밸런스를 찾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분명 많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퇴근하고 집에 오면 힘들면서도, 그저 쉬지는 못하는 편이다. 뭐라도 해야할 것 같은 마음이 많이 들고, 그렇게 하지 못했을 때면 자책을 한다. 본문에서 “책을 읽고 있으면서도 마음은 읽지 않은 책에 가있다.”는 말에 너무 너무 공감했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마음을 어떻게 행동으로 실천했고, 또 어떻게 방향성을 잡았는지 일상의 구체적인 경험들을 통해 전한다. 그게 다른 이들의 삶에 적용될 수는 없겠으나, 충분히 공감하는 마음으로 따라 읽어볼 만하다. 말이 길어졌지만 결론은..! 라이프-라이프 밸런스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다들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을 거라 생각한다. ‘당연한 일’은 있지만, ‘당연한 일을 할 시간’은 없는 이 세상 속에서 여러 고민을 안고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이 잠시나마 삶에 대해 고민하는 틈을 열어 줄 거라 기대해본다. 저도 잘- 읽었습니다. :) <마음에 남은 책 속 문장들 > 어떤 비법을 궁리하며 아이의 요구를 손쉽게 해결하려 하지 않겠다고 다짐해본다. 평소에 늘 너에게 마음을 쏟겠다고. 해야 할 일을 모두 끝낸 후에야 네 차례가 오게 하지 않겠다고. 네가 잠든 후에도 너의 마음을 생각하겠다고. (57쪽) 피곤하다. 늘 자고 싶고 쉬고 싶다. 한편으로는 자고 싶지 않다. 잠이 부족해도 피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 번의 새벽도 흘려보내고 싶지 않아. 아주 작은 시간이라도 더 가지고 싶어. 자고 싶지 않아. (68쪽) 내 인생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삶’을 ‘선택과 집중’보다는 ‘적절한 밸런스’라는 관점으로 대하고 싶다. 어느 하나에도 소홀하지 않을 때 나는 행복하다. 일에, 가족에게, 나 자신에게 시간을 고루 들이고 싶다. (69쪽) 세상에 순산은 없다. 혈관이 터져나가고 몸의 구조가 비틀려 깨지고 옆에서 알려주지 않으면 숨 쉬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의 고통 끝에 아이는 세상에 나온다. 순산이라 불리는 출산이어도 그렇다. (78쪽) 세상은 책 바깥에 있다. 아름다운 책을 판다고 내가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훌륭한 책을 읽는다고 삶이 훌륭한 것은 아니다. (127쪽) 능숙함에 이르는 길은 ‘열심’보다는 ‘계속’이다. 능숙해지면 비로소, 내가 일하는 시간 속에 내가 사랑하는 책에 열심을 쏟을 시간도 생기기 시작한다. 계속해야 열심도 가능해진다. (195쪽) 생각만으로 삶이 깊어지는 건 아니지만, 생각 없이는 깊어질 수 없으므로. 가족에 대해서, 일에 대해서, 세상과 동료 시민에 대해서 나는 더 깊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해볼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모습. 이게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이다.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내 모습이기도 하다. 더디더라도 멈춤 없이 노력을 기울여 가겠다. (2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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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잘 모르겠지만 마케터가 되어 첫 외근을 나간 날 그와 그의 선배 앞에서 바짝긴장하고 책 설명을 하던 날이 떠오른다.
채널예스에 올라오는 그의 연재글과 페이스북에 가끔 올리는 일기같은 글들을 무척 좋아했는데 동지의 심정으로 읽었다지만.. 사실은 배우고 깨닫는 시간들이더 많았었다. 그글들이 오늘 책으로 엮여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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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에 처음으로 남기는 책 리뷰) 많은 에세이를 읽어봤지만 여태 읽었던 책중에 감히 제일 좋았다고 말 할 수 있을만큼 정말 따뜻했고,한 구절 한 구절 어쩜 이렇게 내 마음을 읽어주고 위로해주는 것 같은지… 그래서인지 책을 읽고 개운한 느낌을 받은건 처음입니다 미혼이지만 읽는 내내 작가님에게 감정 이입이 되어 지안이를 걱정하고,아내분을 헤아려주는 마음에 저까지 눈물이 나오기도 했어요 또,지안이의 얘기를 읽으면서 흐뭇하게 웃기도 했습니다 지안이는 속마음 까지 들여다봐주고 세심하게 노력해주는 작가님같은 아빠를 두어서 정말 밝고 행복한 아이로 클 것 같아요 읽는 내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너무 좋아서 이틀만에 읽었어요 넘기면서 얇아지는 다음 페이지가 아쉬울 정도였어요 내가 아끼는 지인들에게 얼른 선물해주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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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선 좀 넘겠습니다』와 함께 대전 친구 결혼식 갔을 때 읽었던 에세이.
저자는 10년차 직장인(서점에서 일함)이다. 남편이고, 한 아이의 아빠다. 아, 듣는 것만으로 공감된다... 회사에서는 쪼이고, 배우자와 가사 및 육아 분담으로 다투고, 말 안 통하는 아이와 씨름할 테다. 자연스레 읽으면서 공감가는 대목이 꽤 많았다. 기록하고 싶은 문장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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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원이라고 해도 업무 시간에 책을 읽긴 힘들다. 출판사로부터 신간을 전달받을 때, 귀로 설명을 들으며 눈으로 잠시 훑어보는 정도다. 주요 코너에 소개할 책을 고르면서 책을 들춰보지만 말 그대로 '들춰보는' 수준이다. '하루에 몇 분 정도는 책을 읽는다'고 말하기 힘들다. 전혀 읽지 못한 날도 상당하다. 일은 충분히 많았고 늘 시간에 쫓겼다. 읽을 책이 너무나 많은 반면 시간은 크게 모자랐다. 다행히 야근 압박은 받지 않기에 일찍 퇴근해서 항상 책을 읽었다. 주말에도 혼자 있는 시간엔 늘 책을 읽었다. 나 자신에게만은 괜찮은 서점원이 되고 싶었다. (10쪽)
삶이 일의 속도를 따라가야 할 때, 우리는 마땅히 챙겨야 할 것들을 미쳐 살필 여유를 갖미 못한다. (25쪽)
정신없이 일하다 퇴근 시간을 맞았다. 내 일을 돌아보며 점검하거나 새로운 기획을 섬세하게 준비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 일을 통해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었다. 재고를 관리하고, 품절 도서를 확인하고, 고객 주문을 상담하고, 신간을 소개받는 등 판에 박힌 일에 치일 때는 늘 얼굴에서 표정이 지워져 있었다. (33쪽)
출근하기 전, 곤히 잠든 아이의 얼굴을 바라본다. 다 내려놓고 그저 아이 옆에 눕고 싶다. 쌕쌕거리는 숨소리와 꼼지락거리는 손가락, 달콤한 아기 냄새. 빈손에 조용히 손가락 하나를 밀어 넣어보면 아이는 무의식중에 손가락을 살며시 감싸 쥔다. 따뜻하고 보드랍다. 이 친밀한 감각을 오래 느끼고 싶다. (45쪽)
아이는 자라면서 여러 차례 고열을 겪었다. 경험이 쌓이니 우리의 대응도 능숙해졌다. 하지만 첫 경험이 나름 호되었던 탓인지 아이가 콧물만 흘려도 늘 긴장이 된다. 열이 뒤따르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 경험은 익숙함과 능숙함을 선사했지만 평정은 가져다주지 못했다. 아이는 앞으로도 몇 번이고 아플 테지만, 나는 더 능숙해지겠지만, 그렇다고 내 마음이 편안하지는 못할 것 같가. 경험이 더 쌓이면 다를까. 글쎄, 부모란 결코 그런 경지에 다다를 수 없는 사람을 일컫는 말 같다고, 지금은 느끼고 있다. (50쪽)
육아는 생활이고 삶이다. 삶을 면제하거나 면제받는 것은 가능하지 않는 일. (64쪽)
회사 밖의 삶을 '라이프'라고 통칠할 수는 없다. 퇴근하고 육아와 가사노동을 마치면 잘 시간인데, 이 시간들도 삶의 중요한 일부라 생각하지만, 이게 내 삶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힘이 빠진다. '부모의 삶'과 구분되는 '개인의 삶'도 분명 필요하다. 내게(그리고 누구에게나) '라이프'는 하나가 아니다. (67쪽)
아내의 진통을 옆에서 지켜본 남편이라면 모두 동의할 것이다. 세상에 순산은 없다. 혈관이 터져나가고 몸의 구조가 비틀려 깨지고 옆에서 알려주지 않으면 숨 쉬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의 고통 끝에 아이는 세상에 나온다. 순산이라 불리는 출산이어도 그렇다. (78쪽)
서점 MD는 더 많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노력한다. 새로운 변화가 도서 구매로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재고를 잘 갖추고 출간 소식을 널리 알리고 굿즈나 이벤트를 기획한다. 그러나 나는 어디까지나 보조하는 입장이다. 매출의 큰 흐름은 앞서 말한 요소들이 좌우한다. 목표는 내 것이지만 목표를 달성할 수단은 내 손에 쥐어져 있지 않다. 아이를 키우는 일도 비슷해 보인다. 모든 부모는 아이를 잘 키워야 한다는 목표와 책임을 부여 받지만, 실제로 아이가 어떤 사람이 되느냐는 부모가 온전히 좌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아이의 성장 과정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그에 맞게 적절히 개입해 아이를 '올바른 인간'으로 길러낸다는 생각은 사실상 '환상'에 불과하다. (81쪽)
최선이라는 말을 좋아하므로 늘 주의를 기울이려 한다. 굉장히 엄격한 말이라 타인에게 함부로 들이밀면 안 된다. 몸의 일부를 잘라낼 만큼 열심히 했느냐고 타인에게 묻는 일은 끔찍하다. (89쪽)
책을 읽는다는 것은 칭찬받을 만하고, 책의 영향력은 자주 상찬되지만, 때로 책의 역할은 딱 여기까지다. 책이 삶으로 이어지기까지는 꽤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한다.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우리는 삶으로 돌아오고, 책은 거기서 끝난다. 세상은 책 바깥에 있다. 아름다운 책을 판다고 내가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훌륭한 책을 읽는다고 삶이 훌륭한 것은 아니다. (127쪽)
'너는 자라겠지. 너는 이렇게 자라고, 마음을 누르는 것을 배우고, 그러면서 자기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아이가 되겠지. 살면서 피할 수 없는 일이고, 꼭 거쳐야 하는 일이겠지. 하지만 울고 싶을 땐 울고 말하고 싶으면 말하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감정을 다스린다는 것은 누르는 일뿐 아니라 잘 꺼내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아무리 어른이 되어도 망므은 아프기 마련이고, 모든 감정을 누를 수는 없단다. 아빠도 지금 마음이 아프다. 너의 울음이 여전히 아프다.' (137~138쪽)
그러니까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아이를 위해 부모가 얼마나 많은 것을 해줄 수 있는지 여부로 판가름할 수 없다. 제 아무리 돈이 많아도 맑은 하늘을 살 수는 없다. 우리의 삶을 가능하게 한는 것들은 가족 안에서 다 얻을 순 없다. 가족 바깥의 많은 사람들과 협력함으로써 많은 일을 이룰 수 있다는, 내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은 대개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과정에서 달성할 수 있다는, 그 사실을 체득케 하는 부모가 좋은 부모 아닐까. 가족의 구성원임을 감각할 뿐 아니라 사회의 구성원임을 자각하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 부모의 시야는 아이나 내 가족에게만 고정되어서는 안 되는 것 같다 (150쪽)
그러나 현실의 일상은 이미 꽉 짜여 있어서 이 당연한 일을 하려면 시간을 짜내야 했다. 세상에 '당연한 일'은 있었지만 '당연한 일을 할 시간'은 없었다. (중략) 세상은 우리에게 할 일은 많이 주고 시간은 조금 주었다. 당연한 일들이 당연해질 수 있도록 세상의 시간 구조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을 나누고 싶다. 한 사람의 인생에 요구되는 다양한 역할들, 그 역할들이 부여하는 당연한 일들을 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은 너무나 바쁘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 말하고 싶었다. (202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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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이상하다. 책을 좋아해서 책과 관련된 직업을 선택하면, 책 읽기는 더 어려워진다. 도서관 사서가 그러하고 서점직원이 그러하다. 이 작가님도 예스24MD를 거쳐 지금은 기관과 단체를 책을 공급하시는 일을 하신다. 그리고 요즘 나는 작가님의 인스타 피드를 통해 1일1책 하시는 걸 잘 보고 있다.ㅎ
정말 많은 직장인들이라면 초공감할 것이고, 거기다 부모가 되었다면 더더욱 공감할 이야기다.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라고 하면 조금 진부할까? 직장에서의 나와 가정에서의 나의 여러 역할들의 균형점을 잘 찾아서 그 라벨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하면 어떨까? 조금 더 나은 어른이 되기위해, 아이앞에 떳떳한 부모가 되기 위한 노력이 고스란히 적힌 글이다.
부부가 각자의 시간을 가지고 책을 읽고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오랜 대화로 함께 나누고 참으로 이상적인 부부란 생각이 들었다. 그 시간에 책을 읽고 정리해서 책도 쓰시고..부럽다.ㅎ 육아란 끝이 없는 과정이라 그 때 그때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걸 작가님과 부인은 잘 선택하셔서 집중하시는 것 같다. 물론 처갓집이라는 좋은 비빌 언덕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지만..혼자 독립 육아로 아이를 키우면서 절대적인 부부만의 시간을 가지는 건 참으로 현실적으로 어렵다.ㅠ 그래도 나는 아이들이 제법 자라서 우리 부부에게 개인적인 시간을 허락해 주어 참으로 다행이다.
점심시간을 쪼개고, 출퇴근 시간을 아껴 책을 읽는 모습이 정말 부지런해보였다. 말은 쉽지만, 일부러 짬을 내어 책을 읽는다는 건 쉬운 게 아님을 알고 있다.
아이에게 조금 더 당당한 아빠가 되기 위해 일을 더 열심히 하는 주어진 역할에 충실한 모습들! 그 노력하는 모습들이 참 공감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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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은 괜찮습니다. 연재했던 칼럼들을 엮어 다듬어 내놓은 책이라고 보고 구매했지만... 일상 칼럼이라는 것이,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연재분으로 봐야 재미있게, 흡입력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 버렸습니다. 흑흑. 괜히 한꺼번에 봤나봐요. 하루에 한편씩, 느긋하게 읽어내야 공감하고 돌아보고 느끼면서 읽을 수 있을 듯. 그러니까.... 저는 그랬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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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이 무척이나 좋았고, 한권의 책이 반드시 치킨한마리보다 대접을 덜 받아야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 바로 구입을 해보았다. 구입하자마자 바로 다 읽었다. 8살 아이가 있는 내가 했던 고민이랑 유독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사는 것은 행복한 그림일 때도 있지만 평균대 위에서 양쪽에 물건을 하나씩 들고 (근데 그 물건이 무게가 계속 바뀐다 ㅠ) 조심스럽게 전진하는 것 같을 때도 있다. 이 책은 그 평균대 위에서 살고 있는 저자의 마음을 생활밀착형으로 풀어낸다. 다소 가볍고 어제의 느낌이 일주일후의 감정과 반드시 백퍼센트 달라야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용이 조금씩 중복되는 듯 하다. 그러나 중간중간 좋은 문장들이 만족감을 준다. 이를테면 "우리가 누리던 행복을 그저 과거의 것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던가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만들어온 자아는 아이가 태어난 후에도 고스란히 내게 남아 있다. 그에게도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듯한 형태가 어중간한 감정을 명확한 표현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아마도 본인의 생활에서 나오는 감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이 또 있다. 본인이 살아가며 일하며 키우며 느끼는 감정과 본인이 그 때 혹은 그 때를 전후해서 접한 책들을 함께 소개하며 다른 독서가 자연스럽게 유도되기도 한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너무나 사랑스럽지만, 사실 아이만큼 양가감정을 유발하는 대상도 많지는 않다. 대체될 수 없는 행복감 그리고 뭔가 트랩에 걸린 듯한 느낌이 뒤섞이다가 후자의 감정이 더 치밀어 오르거나 할 때 차분히 읽으면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