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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이 맘 때면 내 책 구매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예스24에서 창립 기념으로 "예스24와 함께 한 *****님의 독서 라이프" 이벤트를 하고 있다. 덕분에 예스24와 함께 한 날부터 도서 구매금액 등을 알 수 있어서 소소한 재미를 주고 있는데 책 구매 그래프를 보니 2016년부터 책 구매량이 기하급수적으로(예년에 비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었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독서의 길에 들어선 것 같은데 짧은 경력의 독서인이지만 그동안 책 읽기 전 감이 생겨서 책 읽기의 난이도를 책 표지만 봐도 느낌이 오는데 이번에 내 예상과 다른 책을 만났으니 정재곤의 정신분석학 에세이 <나를 엿보다>이다. <나를 엿보다>는 책 표지 디자인부터 20세기 오스트리아의 표현주의 화가 에곤 실레의 1920년 작품을 사용하고 있고 책 두께(290쪽)에 비해 작은 글씨체로, 심리학과 정신분석학 관련 책이라 왠지 책 읽기 전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한낱 기우에 불과했다. 책에 수록된 40여 편의 글들은 지난 5년간 궁리닷컴(kungree.com)에 '화요일의 심리학'이란 이름으로 연재해온 저자 정재곤의 칼럼들로 소소한 생활 주변사를 소재 삼아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의 관점으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 정재곤은 대학에서 프랑스문학을 공부한 후 프랑스 파리8대학에서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에 대한 정신비평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프랑스 로렌 대학에서 심리학 석사학위 취득과 프랑스 정부 공인 심리전문가 자격증(다문화심리학)을 획득했다. 책의 구성은 「가족의 이름으로」, 「삶의 현장」, 「다문화심리학」, 「이론과 실제」, 「세상의 변경에서 나를 마주치다」의 다섯 가지 큰 부로 나뉘는데 누구나 겪을만한 다양한 삶의 경험들을 심리학과 정신분석학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다.
가끔 TV에서 담배 피우는 청소년들에게 훈계를 주려다가 봉변을 당하거나 흉악범죄를 일으킨 청소년들의 검거 소식을 뉴스로 종종 보게 된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밤길을 가다가 몰려 있는 청소년들을 보면 마주치지 말고 피해 가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인데 간혹 범죄를 일으킨 청소년들이 나이가 19세 미만이라 소년법에 의해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것을 보고 공분을 살 때가 있다. 흉악범죄이니만큼 어른처럼 똑같이 처벌하라는 이야기인데...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은 몸에 비해 마음이나 정신이 뒤따르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몸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남녀로서의 성징에 불안감을 품고있는 청소년 남녀가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남성상이나 여성성에 대한 사회통념적 표식을 과장되게 나타내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작은 차이에의 숭배). 엄한 처벌을 내리기 전에 과연 우리 사회가 청소년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었는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범죄를 일으키는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부모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았는지 청소년들이 갑작스런 신체 변화에 따른 고민을 상담해줄 심리상담(교육)시스템이 미흡한건 아닌지 우리 어른들이 고민하고 살펴봐야 할 것이다. 현대철학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하이데거나 포스트모더니즘의 기수로 위세를 떨쳤던 벨기에 출신의 문학비평가 폴 드 망, 오랫동안 클래식 음악계의 황제로 군림했던 카라얀과 베를린 필을 지휘했던 푸르뱅글러의 공통점은 나치 전력이 있었거나 나치 전력으로 의심 받았다는 것이다. 또한 세계적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은 음악을 통해 인류애를 구현하고자 노력했던 음악가이지만 불치병으로 십수 년 동안 병상에서 신음하다 세상을 떠난 아내 자클린 뒤프레이(내가 좋아하는 첼로리스트다)를 배신했다는 오명을 가지고 있다. 이중인격 또는 다중인격이라고도 불리며, 동일인에게서 둘 이상의 정체성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이상 현상(해리성 정체성 장애)을 보여주는 예인데 과연 우리는 진정 하나의 얼굴로 이 세상을 살고 있는지 아니면 은연중에 단편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로 살고 있는건 아닌지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결혼 전 아기를 무척 좋아했던 나는 아기가 있는 지인이나 친척집에 가게되면 자주 안아주며 예뻐하곤 했는데, 아기들이 한 살(돌)이 다가오면 그렇게 잘 안기고 웃던 아기들도 안기지도 않고 울며 엄마한테만 안겨서 서운한 적이 여러번 있었던 기억이 난다. 몇달 새 나를 잊었나하는 서운함이 있었는데 아기가 태어나서 여덟 달째에 접어들면 외부인과 맞닥뜨릴 때마다 불안감에 사로잡히는 현상(여덟 달째의 불안)이 그 이유라고 한다. 이 현상이 차후에 있게 될 모든 차별적 행태의 거푸집이기도 한다는데 우리 사회의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노골적 차별이 이에 해당된다 하겠다. 저자는 현재의 대한민국이 사면이 가로막힌 일종의 '섬나라'라는 점에 기인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가 여전히 낯선 존재, 타자와의 만남에서 미성숙한 면모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성숙한 사회는 외국인 차별에 그치지 않고 여성 차별, 장애인 차별로 이어질 수 있는데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찬찬히 들쳐보면 아직 우리 사회가 성숙한 사회가 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성숙한 사회로의 변화도 필요하지만 개인부터 먼저 성숙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몇해 전 즐겨보던 드라마가 있었다. 오랫동안 키운 딸이 사실은 길에서 주운 딸이었고 원래 부잣집 딸이었다는 드라마였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스토리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해하며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난다. 어릴 때 동생이랑 같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형인 나만 혼내는 부모님을 보며 서운한 마음에 나만 다리 밑에서 주운 건 아닌지 혼자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있었다. 이런 이유가 정신분석학 이론에 있는데 프로이트가 처음 창안해냈다고 한다. 주체가 자신의 실제 부모가 생물학적 부모와 다르다고 상상하는 무의식적 판타지를 일컫는 개념으로 부모 양쪽 모두가 자신의 실제 부모가 아니라고 상상하는 '사생아' 유형이 있고, 또는 부모의 한쪽만이 실제 부모가 아니라고 상상하는 '업둥이(주어온 아이)' 유형이 있다(가족 소설)는 것이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나 이청춘의 <이어도>, 이문열의 <금시조>, 박경리의 <토지> 등도 사생아 또는 업둥이를 소재로 한 소설들이라고 하는데 어디 소설만 그럴까? 나를 포함 많은 사람들이 어린 시절 가족 소설을 써보지 않았을까? <나를 엿보다>는 이렇게 누구나 경험했을 것만 같은 이야기들을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을 중심으로 쉽게 풀어낸 에세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 외에 적당한 선을 지킬 줄 아는 "충분히 좋은 엄마", 어린아이가 혼자서 고독을 견뎌내는 역량인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 오랜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됨으로써 야기되는 육체적, 정신적 소진 상태를 일컫는 "번아웃", 동일인에게서 태도와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를 뜻하는 "인지 부조화" 등 심리학 및 정신분석학 용어들을 쉽게 알 수 있어서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한 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 하겠다.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주말 가족 외출도 못 하고 본의아니게 집콕을 하는 등 불편한 일상이 보내고 있는데 집콕을 하며 평소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어도 좋지만 때로는 이렇게 부담없는 정신분석학 에세이 한 편을 읽어보며 카타르시스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싶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궁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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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어져서 1차 리뷰부터 쓴다. 책을 받은 지는 한참 되었는데 출장을 가는 바람에 책을 못 읽었고, 다녀와 보니 책을 읽는 맥이 끊겨 아직도 읽고 있는 중이다. 예스24 파워블로그 활동이 내가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데에 얼마나 큰 동기가 되었는 지 알 수 있다.
'나를 엿보다'를 쓴 정재곤 작가는 프랑스파리8대학에서 마르셀 푸르스트의 소설에 대한 정신분석비평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출판과 번역에 몰두했었고 나이 50이 넘어 다시 프랑스 로렌대학에서 심리학 석사를 받고 심리전문가 자격증을 획득했다.
우리의 삶을 바로 곁에서 포착하여 일상 속 우리의 행동의 이유를 동기를 심리학, 정신분석적으로 풀어낸다. 현란한 이론을 나열하지 않아 읽기 편하고 내가 했던 행동,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의 행동에 대한 동기를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
사람의 행동에는 정말 많은 이유가 존재하고, 켜켜이 쌓여져왔던 생각들, 사건들이 그 이유를 만들어내고 행동을 유발한다. 읽었던 내용 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가정내 폭력에 대한 내용이다. 내가 가족 안에서 다른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건 아닌지, 물리적 폭력을 휘두르지 않는다고 안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정신적 비하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의 행동을 다시 되돌아봐야겠다.
남한테는 친절하고 반듯한 사람이 가정 내에서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도 있다.
부모의 폭력이 자녀들에게 상상 이상으로 다양한 정신적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만큼 가정 내에서의 폭력은 어떻게 해서든 삼가야 한다. 가정 내에서 자행되는 폭력으로는 물리적 폭력이나 성폭력도 존재하며, 언어적 폭력이나 다른 가족 구성원을 겨냥한 정신적 비하의 태도 또한 야만적이란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가족 구성원 간에 행해지는 폭력의 문제가 폭력만의 문제로 남는 경우는 대단히 드물다. 해결책이 될 수는 없지만 우리는 가정 내에서 자행되는 모든 형태의 폭력에 "안 돼!"를 외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