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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이렇게 넓었었나? 세계 지도를 펼쳐놓고 우리나라 찾으려면 태평양부터 짚어야 겨우 찾을 수 있는 곳인데, 그럴 때마다 나는 참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구나, 라고 읖조리곤 했는데. 좁은 국토는 뻔하다며 해외로만 눈을 돌려 여행하고 싶어 안달했다. 우리나라야 언제든지 둘러볼 수 있다며 여행지 목록에서 늘 후순위로 밀려났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나라에 이런 곳도 있구나, 한 번도 간 적 없는 지역들이 이리도 많았구나, 새삼 깨달으며 비행기 탈 생각만 하지 말고 좁은 줄 알았던 우리 국토부터 둘러봐야겠다 싶다. 귀촌 생각이 많아진 요즘, 확신을 얻고 싶은 마음 절반, 무슨 사연으로 귀촌을 하는지에 대한 호기심 절반으로 제목만 보고 고른 책이다. 물론 출판사도 한몫했다. 내가 출판사 이름을 넣고 검색하는 유일한 출판사가 ‘남해의봄날’이다. 이유는 단 하나, 내가 살고 있는 경남권에 있는 아주 작은 출판사이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의 회사를 살리는 것이 지역을 살리는 방편이기도 하고 ‘작은 기업’을 보면 큰 기업의 제품보다 관심이 더 가는 내 취향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에 출판된 책은 없나, 하며 ‘남해의봄날’을 검색했다. 단연 눈에 띄는 제목,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 즉시 구매했다. 서울에 살지 않지만, 그리고 서울보다 훨씬 덜하지만 그래도 지금 살고 있는 도시의 삶보다 전원의 삶에 자꾸 욕심이 난다. 이러한 마음을 ‘욕심’이라고 표현해버리기엔 의미가 삐닥해 보인다. 물질적 욕심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물질적 욕심이 아닌 시간의 욕심 때문이다. 느리게 쉬엄쉬엄 살고 싶을 뿐이다. 이 책의 아홉 사람은 모두 지방에 산다. 충청, 전라, 경상, 강원, 제주에 터를 잡은 ‘서울을 떠난 사람들’의 서울을 떠난 이유를 담았다. 그 중 한동대 이국운 교수의 경우는 다른 사람들과 색깔이 많이 달랐다. 서울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거나 자신의 삶의 가치에 의거한 지방으로의 이주는 아니었기에 글의 내용도 서울과 포항을 오가며 보낸 길 위의 시간에 의미를 두고 썼다. 지방에 살지만 그 지역의 일원으로 정착은 하지 못한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는 글이었다. 나머지 여덟 사람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사연이어도 그 맥은 하나다. 과속으로 달리는 서울의 생활 중 문득 얻은 깨달음,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 라는 시시한 질문.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진 행동. 행동으로 이행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선택이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란 동일한 질문을 던져도 여전히 서울에 남아있거나, 아님 지방으로 이주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었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모두 전문직 종사자라는 것이다. 예술 쪽이 많았다. 역시 예술은 자유라는 가치의 기반에서 창의력이 발현되는 것이기에 소비적이고 지루하면서 압박은 심한 도시의 삶에서 돌아설 수 있는 과감함이 나오는 것 같다.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구속과 틀을 거부하는 성향이 더 강하기 때문에 과감함도 나올 수 있었으리라. 자신의 삶인지 남의 삶인지, 자신이 원하는 삶인지 남과 비교하기 위한 삶인지, 누구를 위한 삶인지, 행복을 향한 삶인지, 행복해야한다는 강박증이 있는 것은 아닌지, 도시에서는 자신의 삶을 누릴 수 없는 것인지, 경쟁을 하면서 치열하게 사는 것에 왜 거부만 하는 것인지 등등 던져질 질문들은 많다. 이미 그들은 그러한 질문들을 수없이 맞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으로의 이주를 선택했다는 것은 그들의 삶의 가치 기준에서는 그것이 더 맞다는 답을 얻었기 때문일 것이고. 이명훈 씨의 글이 인상 깊었다. 글의 내용도 그렇고 내용에 담긴 그의 사유도 그렇고, 생각을 풀어낸 문체까지 모두 나와 잘 맞는 글이었다. 여기서 가깝다면 가까운 전남 순천으로 이주한 큐레이터가 직업인 분이다. 예술이라는 엘리트적 분야를 문화라는 대중적 범위로 확장시키고 싶은 열망이 느껴졌다. 변화를 인정해야한다고 스스로에게 외치며 문화 권력, 권력이 집중된 서울을 벗어나 지역의 문화와 예술에 기여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하는 모습이 대단히 지적으로 보였다. 시대의 흐름에 따른 분석이나 지역에서 중앙을 찌르는 강준만 교수의 사례를 제시하는 것 등 글에서 그의 자신감과 깊은 성찰이 묻어난다. 또 유심히 본 글은 ‘남해의봄날’ 출판사를 만든 정은영 씨다. 통영의 출판사라는 것 때문에 ‘남해의봄날’을 완벽히 기억해둔 내 입장에서 어떻게 남해의봄날이 탄생했는지 정말 궁금하기도 했었다. 이 책의 마지막에 담긴 남해의봄날 탄생기를 읽으며 내가 만약 귀촌하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밥벌이를 하며 내 삶의 주체가 될 수 있을지 대입해본다. 통영은 그래도 우리 지역에서 도시 축에 속하는 곳이다. 나의 귀촌 계획은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농촌지역이기 때문에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3040 지식노동자들의 피로도시 탈출’이란 부제가 대한민국에 일어나고 있는 지방 이주의 단면을 잘 드러내준다. 이 책 속 아홉 분의 사적인 이야기를 통해 도시탈출을 꿈꾸는 비교적 젊은 사람들에게 현실감 있는 팁은 어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자신의 마음에 달린 것이지만 그러한 마음을 먹으려면 필요한 준비운동용 책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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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 없이 높은 서울의 주거비와 사람들로 넘쳐나는 지하철, 긴 통근 시간에 시달리고 나면 서울이 아닌 곳에서도 먹고 살 방도만 있다면 이곳을 떠나고 싶어진다. 그러면서도 막상 제주도에서 게스트 하우스나 카페를 하며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젊음의 낭만이 부럽기도 하지만 무모한 것은 아닐까 나중에 후회하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워지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서울이 아닌 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이른바 3040 지식노동자들의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들려주며 탈서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비젼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을 떠나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은퇴후의 여유로운 생활이 아니면 농업이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일 밖에 떠오르지 않았는데 지방 중소도시에서의 비지니스 등 다양한 대안도 보여주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지식노동자들의 탈서울이 가능했던 것은 지식노동의 특성상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공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협업이 필요한 일은 우리나라의 자랑인 인터넷기반을 활용할 수 있는 덕분이다. 우리의 국토가 좁기도 하고 고속열차와 항공으로 이동이 쉬워진 것도 지방생활로 인한 고립에 대한 두려움을 일정부분 해소해주는 것 같다. 특히 번역가의 일을 하다가 속초에서 1인 출판업을 하는 김승완씨의 경험담은 비슷한 일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밑거름이 될 것이고, 화천의 폐교에서 연극패를 이끌고 있는 배요섭씨는 집단이주로 공동체적 삶을 나눌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동대학교에 부임하면서 포항에 자리잡은 이국운교수의 삶을 통해서는 정작 본인보다 아내가 주부끼리 연대하여 육아와 교육공동체를 일구는 모습에서 탈서울 생활의 성공을 위해서는 배우자들의 지지가 가장 중요함을 느낀다.
우리 집 베란다에서는 바벨탑처럼 올라가고 있는 롯데월드타워가 보인다. 새로운 균열을 발견했다는 뉴스는 복잡하고 위험스러운 대도시에서 탈출하라는 경고처럼 들린다. 예로부터 말은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한양으로 보내라고 했고 한양에서도 사대문안에서 살아야 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다른 삶의 모습을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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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게 넘실대는 불빛 그 틈으로 분주한 일상이 되버린 인파 사이로 날카롭게 울려대는 경적소리가 요란하다. 한층 무거워진 공기를 들이키며 도시의 풍요로움 속에도 우리는 가쁘게 숨을 몰아쉰다. 대도시의 법칙은 무례함과 경쟁을 견디는 것이다. 조금씩 도시에서의 삶에 피로해져갈 때쯤 앞으로 삶의 방식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살면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인가? 그 물음은 여전히 충족될 수 없는 딜레마에 갇혀 오늘도 일상이 되어버린 바쁜 하루에 내 몸은 밀어넣는다. 마치 헤어나올 수 없는 숙명처럼 빠르게 달려야 인정받고,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난 경주마였다. 때로는 조금 부족해도 마음이 편하면 좋았고, 자연스럽게 산책할 수 있는 곳이 그리웠다. 언제부터인가 도시에서 갈 길을 잃은 사람들이 하나둘 지방으로 떠나가고 있다. 귀농, 귀어, 귀촌이란 이름으로 아니면 귀향을 위해 도시 탈출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갑자기 거처를 옮긴다는 건 생각처럼 쉬운 결정이 아니다. 많은 고민이 필요하고 미리 둘러봐서 살만한 곳인지 검토해봐야 한다. 잠시 머무는 곳이 아닌 앞으로 살아가야 할 공간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되어야 한다.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을 읽으면서 솔직히 '내려가서 무얼하지?', '무얼 해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소득에 치우친 삶이 아닌, 욕심 부리지 않고 주어진대로 순응하며 사는 삶도 자연스러울 듯 싶다. 지나친 경쟁 속에 지친 삶을 되돌아보며 의문을 가졌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지만 행복하게 사는 법을 찾고 싶었다. 누구든 자신이 꿈꾸는 삶이 있을 것이고 나는 그 답을 자연을 누리는 것에서 찾았다. 도시에서 받는 편리함에 익숙한 우린 소중한 무언가를 놓치고 살지 않은 지 되물어야 할 떄다. 그리고 그 고민을 모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읽을수록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자연이 그리워진다. 번잡한 도시생활 보다 소득을 줄어도 홀가분한 마음으로 정착할 수 있는 곳에서 내 꿈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그런 삶. 일과 일상이 균형을 이루며 소소한 것에 감사할 줄 아는 그런 삶을 꿈꾼다. 도시생활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서인지 도시이민자들이 부쩍 늘어났고 각자 원하는 삶을 찾아 떠나고 있다. 여태 아등바등 열심히 살아왔지만 삶의 의미를 잃은 채 어디로 가는 지 모르고 갈 길을 잃어 방황하는 건 아닐까? 이 책에 소개된 사람들이 대도시에서의 삶을 고집하지 않고도 충분히 행복을 누리며 목적과 방향을 잡고 살아가는 모습에서 희망을 봤다. 그들은 자신만의 인생을 살며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 오늘도 도시탈출을 꿈꾸는 나는 타인의 강요가 아닌 내 두 발로 낯선 땅에 내딛을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삶의 방향을 찾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함께 꿈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지를 알게 되었고, 꿈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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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오늘 아침 방송에서도 보니 나와 비슷한 나이의 30대 초반의 여성인데 농부라면서 나왔다. 키가 175cm나 되고 모델처럼 말라서 눈에 확 띄었는데, 팔이 탈까봐 하얀 쿨매트 재질의 토시로 가리고 열심히 밭을 매고 있었다. 부모님의 땅과 자신이 산 땅을 합쳐셔 몇 백평이나 되는 땅을 경작하고 있는 이 여자분.. 한때는 서울에서 살고 일했지만, 농사를 짓고 있는 지금이 돈은 덜 벌어도 마음은 더 편하다고 했다. 정말 그런 것 같았다. 서울에 있었을 때와 지금의 삶 중에선 지금의 삶이 훨씬, 훨씬 더 낫다고 말이다.
이 책엔 그런 사람들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서울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 .. 처음부터 시원한 제주 해변을 즐길 수 있다. 미디어 다음이 제주에 회사 이전을 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예전에 나도 그 말을 접해 듣고선 막연히 좋겠다.. 라고 생각한 것 같다. 회사에는 계속 다니면서 매일 낭만적인 바다를 경험하고 퇴근하는 일상이 얼마나 멋지겠는가? 하지만 제주도로 떠난 오은주씨는 바다가 그렇게 가까이 있어도 새벽부터 일어나 일에 바쁘고 빨래 하고 설거지하는 일상의 일은 서울과 완전히 똑같았다고 한다.^^ 회사가 바뀌지 않았으니 같은 법도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것은 IT분야에 종사하던 사람이 농업을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새벽부터 밤까지 바쁜 것은 농사를 짓는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 아닐 것이고, 스트레스가 갑자기 사라지는 삶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 자나깨나 농작물 걱정이고, 수확에 따라 농작물 변경도 해야 되고, 트렌드에 맞춰 생존해야 하는 것은 어떤 직종이든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래서 그녀는 사람 사는 것이 다 똑같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어떤 지역을 가더라도 새로움이나 신선함 없는 , 삶은 지루한 것이라는 걸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것 밖에 달라지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책 속에는 제주를 시작으로 해서 충청도에 간 사나이, 강원도로 간 사나이, 고향 전라도로 돌아간 사람, 경상도로 내려간 사람 등 10명 정도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이 책 속의 대부분은 서울에서 하던 일을 시골에 가서도 하고 있다. 통영에서 출판사를 하기도 하고, 더 플라잉팬의 대표이신 김은홍님은 여전히 쉐프의 꿈을 가지고 전라도에서 산다. 가수는 충청도에 가서도 가수를 하고, 연극 연출가는 시골마을에서 예술 텃밭을 가꾼다. 서울에서만 가능했던 직업이 아니라, 농촌에서도 그런걸 하나? 라고 생각하는 직업이다. 물론 예술계 쪽이 서울이 훨씬 활발한 것은 맞지만 농촌에서도 자신의 꿈을 펼치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도전정신. 그것만 있으면 말이다. 각 지역의 지역정보와 독특한 경관, 그리고 유명한 음식과 문화 등 지역 정보에 대해서도 챕터의 첫 머리마다 설명되어 있어서 이해하기 좋았다. 행정구역적으로도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비행기나 자동차, 배로 어떻게 갈 수 있는지 까지도 설명이 되어 있고, 몇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려줌으로써 지방과 서울의 차이가 그렇게 생각처럼 막연한 곳은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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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시작 나는 한동대학교에서 국제법과 국제지역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다. 기말고사 기간, 전공학부의 특성상 과목 당 20장 이상의 기말 논문을 제출해야 하는데, 까다롭기로 소문난 이국운 교수님 수업을 위해 제출할 논문의 개요를 계획하고 있었다. 개인적인 부탁을 하신 부분도 있고, 나는 이국운 교수님께 다른 학생들과 차별적으로 다른 조언을 기대하며(?) 교수님을 찾아 뵈었다.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교수님이 내게 조언은 그냥 나의 개요는 없었던 것으로 하라는, 한 마디로 멘붕(정신 붕괴)을 일으켰다. 그런 나의 마음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교수님께선 내게 특이한 책 한 권을 부탁하시면서 읽어보라고 하셨다. 기말고사 논문 제출을 2주일 앞두고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조언이 아니라 오히려 짐을 주신 것 같아서 심히 부담스러웠다. 방학이 시작되고, 기숙사에서 가져 온 짐들을 정리하면서, 그 속에 끼워진 책을 보게 되었다. 이미 받은 책을 외면하기도 힘들고, 사실 책 제목이 흥미롭다는 생각을 하고는 있었기에,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9명의 다양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야기였고, 간결하고 빠른 삶 속에 있는 젊은 독자들을 위해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서울을 떠나라’ 였다. 대전같이 할 것 없고, 심심한 곳에서 매번 서울에 살면 정말 재미있는 일들이 많은 것이라며 한탄하던 나에게는 이들의 이야기는 전혀 와 닿지 않았다. 책을 다 읽은 이 시점에서도 막연하게 ‘서울을 떠나라’ 는 이 책의 이야기는 공감할 수 없다. 그렇지만, 과연 이 이야기가 전부일 것인가? 내가 존경하는 이국운 교수님을 비롯하여, 번역가, 쉐프, 연출가, 뮤지션, IT 기획자, 작가, 큐레이터, 그리고 편집인에 이르는 시대의 ‘지식인’들이 전하려고 하는 이야기가 과연 이 것뿐일까? 나와 같은 20대의 청춘을 서울에서 보냈으며, 서울이라고는 서울역밖에 모르는 나보다 더 많이, 더 치열하게 살아온 서울에 과연 어떤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에 조금 더 생각을 하고 책을 파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서울에 살아보지 못했다. 지하철같이 노선을 사전에 공부(?)하고 가면 촌티내지 않을 수 있는 교통수단만을 이용하고, 덕분에 버스는 절대 타지 못한다. 최대한 대전 촌놈이라는 것을 티 내지 않기 위해, 길을 걸을 때도 두리번거리지 않는다. 지하철 노선도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죄다 촌놈들이라고 비웃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서울 사람들이 오히려 더 노선도를 본다고 한다). 나는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했고, 미국에서는 겁먹지 않고 다닐 수 있지만, 이런 나도 서울에서 사는 것은 고개를 젓게 만드는 곳이었다. 그런 이유에서 나는 서울에 잘 다니지 않는다. 그렇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특히 여자친구와 데이트 할 것이 바닥났을 때, 소셜쿠폰 사이트에서 사고 싶은 상품의 대 부분이 서울에 몰려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서울을 동경하고, 꼭 가고 싶은 곳으로 생각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이런 서울을 떠나라니?
도시의 문제, 그리고 우리의 문제 이 글을 편집한 삶의 선배들의 직업이 중요해지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이다. 나 같이 겁이 많고, 복잡한 교통 수단으로부터 벗어나고픈 이유로 서울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서울에서 잘 살 수 있는 분들이 서울을 떠난다는 사실이다. 그 분들은 삶의 패배자도 아니고, 아무 생각도 없는 분들도 아니며, 나 같은 촌놈도 아니며, 또한 친구와 가족이 살고 있는 곳인데, 이런 서울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이 수필들을 통해서, 내가 내린 결론은 서울 이라는 도시의 의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곳에 아무런 목적 없이 살아가는 우리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는 서울로 왜 향했는가? 이는 유학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들어온 나에게도 가장 큰 문제였다. 기회의 땅, 그 곳으로 우리는 무엇을 바라고 향했는지 스스로 대답할 수 있을까? 돈, 명예, 그리고 유흥이 나의 삶의 목적일까? 분명, 이런 즐거움들이 나의 삶을 지루하지 않게 해줄 수는 있지만, 윤택하게 해주기에는 부족하다. 모든 작가들이 마주한 문제들이 바로 이런 것이다. 이런 문제를 깨닫고 서울을 스스로 떠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강제로 이주한 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살아가게 된다. 이를 극복하는 사람들은 평안을 누리며, 끊지 못할 것만 같았던 그 서울에서의 삶에서 서서히 자유 하게 된다. 우리의 모든 것일 것만 같았던 서울이, 이제는 한 여름 밤의 꿈처럼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게 된다. 내 삶의 목적을 찾지 않고는, 서울에서의 삶이란 목적 없이 살아가는 자들의 도시로만 느껴지는 것이다. 매일 같은 쳇바퀴 속 우리가 얻으려는 것은 무엇일까? 여기에 대한 해답을 이 작가들은 자신의 삶 속 깊은 성찰과 고뇌를 자신의 전문분야를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제시하고 또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다. 서울을 떠나는 것, 그냥 오늘 당장 짐을 싸서 시골로 가라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영혼을 잃은 사람과 목적으로 가득 찬 도시 속에서는, 즉 아무것도 채워진 것이 없는 곳에서는 나의 삶의 목적을 찾기는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벗어나야 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도시로의 여행도 가능하지만, 우리는 수 많은 돈을 들여 뉴욕의 피자헛 혹은 도미노 피자를 찾지 않는다. 우리는 지역의 특산물을 원한다. 이는 그 도시의 영혼이 깃들어 있는 것을 찾는 우리의 성향을 나타내는 것이다. 멀리 갈 필요 없다, 가까운 곳에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삶의 목적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장소로 떠나라는 것이다. 포항이던, 화천이던, 제주이던, 이 3040 지식노동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어느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맹목적 삶의 숭배지였던 곳을 떠나, 마음을 분주하게 만드는 곳으로부터 자유로워 지는 것이 바로 우리 삶의 목적을 찾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떠남, 그리고 새로운 시작 목적이 있던 없던, 우리가 평생 기대고 살았던 서울의 삶을 포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 다른 문제가 아니라, 바로 두려움이 엄습하기 때문이다. 그 곳에 가면 성공할 수 있을까? 일할 수 있을까? 돈을 벌 수 있을까? 현실적인가? 그렇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런 조건들이 우리가 꿈꿔오던 삶이냐는 것이다. 우리가 언제부터 현실적인 것을 추구하며, 돈을 벌 수 있는 것 직장을 구하는 것에 매달려 살아왔던 것인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수단이 돈 아니었던가? 우리의 삶의 수단이 목적이 되어버리는 이 삶이 언제부터 우리가 추구하는 ‘현실’이었던 것인가? 젊은 청년들에게 묻고 싶다. 그런 현실을 추구하는가? 이 젊은 혈기와 이상으로 가득 찬 꿈조차 포기한 채, 하루하루 삶을 이어나가는 것이 자신의 꿈을 위한 단계인 것인지, 아니면 목적지는 잊어버린 채 낙오해버린 우리의 삶의 모습인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전의 이런 이야기를 듣지 못하던 우리 선배들은 다양한 삶의 장소에서, 각기 다른 생각으로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였고, 그들만의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젊은 20대, 맹목적인 삶의 목표에 사로잡혀, 자본주의를 욕하고 돈의 논리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돈의 논리 앞에서 외부적인 이유뿐 아니라 나 스스로 타오르기를 거부하며 꺼져가는 20대의 뜨거운 혈기를 보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작가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들의 꺼져버렸던 20대의 뜨거운 열정을 새로이 불태우는 것 같다. 나라의 일을 하고 싶어서 공무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된 ‘월급’을 위해 공무원을 추구한다. 그런 목적에서 공무원이 된다면, 삶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나면 그저 공허할 뿐이다. 사랑하는 나의 친구들이 그런 공허함 속에서 고통 받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다. 이 책을 통해서 느껴야 할 것은 단순히 무작정 지역으로 떠나서 이주하라는 것이 아니다. 지금 즐기고 있는 삶을 모두 내려놓은 채 떠나라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 삶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비단 어느 특정 직업, 지역이 아니다, 우리의 전반적인 삶 속에서 빠르게 돌아가는 쳇바퀴 적 삶 속에서 우리는 삶의 의미를 잃은 채 서서히 수단에 집착하는 노예가 되고 있다는 점을 느껴야 할 것이다. 그 곳이 서울이던, 대 도시이건 시골이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미 거주민은 물론 전국의 모든 사람들이 서울을 4시간 이내 주파 가능한 시점에서, 서울은 더 이상 행정구역으로써의 의미를 떠나 맹목적인 삶의 대표지역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자체는 분명히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부정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의미를 가지고 서울에 사는 것과 그렇지 않고 사는 것의 차이는 극명하다는 점이다. 그런 문제를 마주했다면, 의미 없는 서울 생활에 떨고 있다면, 불안하다면 떠나라는 것이다. 그 두려움에 사로잡혀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3040 지식인들은 두려워하지 말고 오라는 것이다. 마치 끝날 것만 같고, 도저히 상상하지 못했던 보이지 않은 그 선 반대편을 희망을 가지고 또 희망 속 용기를 붙잡고 넘어선다면, 그 끝은 절망과 어둠이 아니라, 또 다른 삶의 시작이라는 것을 이들은 몸소 경험을 제시하여 우리에게 보여준 것이다. 고대 사라져간 철학가와 이상 가들처럼, 본인들이 실천하지 못하는 이론과 글을 앞세워 사람들에게 실현 불가능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실천하고 그 경험을 글로 풀어내는 그들의 삶 속에서 그들이 이야기하는 희망은 고대의 그것과는 본질적으로 달라 보인다. 현실을 두려워하는 젊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두려워하지 말라며 삶의 증거를 제시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인 것이다. 어느덧 우리 속에 자리 잡은 기회의 땅 서울이 아니라, 우리의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의미 있는 곳으로 떠나라는 이야기를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해본다. 우리의 두려움을 해결한 믿음의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라.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서 나의 삶의 목적을 찾기를 바란다. 이 생각의 씨앗이 교수님께서 내게 갖기를 원하시던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 바쁜 기말고사의 삶 속에서, 나의 과제 말고는 나의 인생말고는 아무 것도 관심없는 우리의 가식적인 삶 속 그 서울에서 벗어나서 떠나보라는 말씀을 전하고자 하신게 아닌가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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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떠나는 사람들 : 서울을 떠나서 살 수 있을까?
아침 다섯시 사십분경 기상, 여섯시 삼십분경 버스 탑승, 여덟시 삼십분경 학교 도착. 하루 편도로만 두시간이 걸리는 학교를 다니며 3년이라는 시간동안 저러한 유형의 생활을 반복했었다. 주로 열두시에서 한시쯤에 잠이 드는데 그러다보니 실제로 숙면할 수 있는시간은 다섯시간에서 네시간 남짓. 그렇기에 항상 아침 기상이 곤혹스러웠다. 눈을 감은채로 양치와 세수를 하고 옷을 입었다. 버스를 탑승하고 가장 가까운 (실은 가깝다,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어려울 만큼 멀다.) 지하철에 도착하기까지 40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나는 의자에 앉자마자 가방을 껴안고 눈을 감는다. 반송장인채로, 의식이 없는 채로 그렇게 버스를 탄다. 버스에서 내려선 지하철로 환승해야하는데 이 때부터 '전쟁'이다. '지옥철'에서 부족한 잠을 보충하기 위해선 '앉아가기' 신공, LV.4에 달하는 스킬을 사용해야하기 때문이다. 지하철의 문이 열리자마자 득달같이 엉덩이를 들이민다.
이러한 생활을 3년을 했다. 등교시간 만이 아니라 하교시간도 별반 다르지 않다. 환승을 한 번 할 때마다, 사람들과 한 번 스칠 때마다 피로도가 +10이 된다. 수업을 마지고 집으로 돌아오면 마냥 누워서 티비채널이나 돌려보게 된다. 그리고 다시 일상이 반복된다.
올해는 휴학을 했기에 지옥철을 몇 개월 안 탈 수 있었다. 서울 사람들이 보기에 시골 촌구석에 사는 나에게 등하교를 하지 않는 삶이란 여유롭기 짝이 없다. 문을 열면 크디 큰 나무들이 보이고 가을에 수확하기 위해 심어둔 고구마 모종들이 보인다. 숨을 있는 힘껏 마시면 폐까지 방금 만들어진 시원한 공기가 들어온다. '이것이 공기다!'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공기. 하지만 이러한 청산유수의 생활도 얼마 전 청산하게 되었다. 모 회사에 사무보조로 취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학교보다 더 먼 곳에 있는 그 곳에 가기위해 나는 다시 서울로 향해야만 했다.
그러한 와중에 '남해의 봄날'에서 출판한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이라는 책을 만났다. 본래 남해의 봄날을 좋아한다. 위로가 되는 책이 좋고, 걍요하지 않아서 좋고, 굳이 뛰어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해주지 않아서 좋다. 마이너의 삶을 살아도 충분하다고 독려해줘서 좋다. 그런 남해의 봄날에서 나온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이란 책의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
'서울을 떠난다.'
가능한 일일까? 대한 민국의 모든 것들이 집약되어 있는 도시를 떠난다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서울을 떠나면 일자리가 없는 것이 아닐까? 내가 원하는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원하는 직업을 못 갖는 것이 아닐까? 서울을 떠난다는 것은 지방으로 간다는 것이다. 내가 태어난 강원도나 한국지리를 공부할 때 보았던 전주나 포항, 아니면 이름조차 생소한 어느 시골 마을로 이주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서울을 떠나 가장 걱정되는 것은 '내려가서 뭘 먹고 사나.'이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무엇이든 먹고는 살 것이다. 하지만 먹고 살기위해 하는 나의 일이 나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는 선뜻 '그렇다.'라고 대답하기 어렵다. 많은 것이 부재한 그 곳들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까?
3년 여동안 서울 학교에서 집으로 통학을 하면서 서울에 질렸다. 서울로 취직을 하면 이 생활을 평생해야할 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생겼다. 행복하지 않을거야, 라는 속삭임도 들려왔다. 이번에 다시 서울로 일을 다니면서 그 속삭임은 볼륨을 좀 더 높였다. 행복할 수 있을까? 아마 행복하지 않을꺼야. 하루에 4시간을 길거리에서 보낼 수 있니? 네가 좋아하는 그 나무들, 공기, 바람 버릴 수 있어? 이런 질문들이 쏟아질 때면 혼란스럽다. 자연을 포기하기엔 이미 초록색 잎사귀들이 내뿜는 공기를 너무 많이 마셨다.
그런 나에게 서울을 떠나서도 충분히 살아 갈 수 있음을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은 보여주었다. 지긋지긋한 출퇴근길이 없는 생활, 차로 10분만 달리면 바닷가가 보이는 생활, 지하철을 타기 위해 뛰지 않아도 되는 생활. 그러면서도 자신의 일을 즐거이 할 수 있는 생활. 물론 서울을 떠난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서울엔 너무 많은 것들이 있고 자연스레 나도 그것들을 영위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갖고 있는 것을 버린다는 것은, 비워낸다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서울을 떠난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굳이 서울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음을 책은 말해주었다.
그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었다. 서울을 떠난다고 해서 무조건 농사를 짓거나 물고기를 잡거나 할 필요는 없다. 강원도에서건 전라도에서건 경상도에서건 혹은 저 멀리 제주도에서건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 물론 내가 노력해야하는 것이 명백하지만 말이다. 꼭 늙어서 돈이 많아야지만 지방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돈이 없으면 가서 벌면 되고 지방에 없는 것을 굳이 얻으려 애쓰지 않으면 된다. 요새는 인터넷 쇼핑도 워낙 발달되어 조금만 세심하게 노력하면 언제나 원하는 물건을 얻을 수 있기도 하다. 농촌에가서 연극을 하는 이들도 있고, 출판사를 차려 좋은 책을 만든 이들도 있다. 홍대에서만 볼 수 있는 줄 알았던 밴드도 만날 수 있다.
서울을 시간이 너무 빨라 쫓아가기 버거운 이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우리는 너무 좁은 공간에서 너무 급박하게, 쫓기듯이 살고 있다. 대한민국엔 서울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건 아닐까?
"서울을 떠나도 분명 우리가 할 일은 존재하고, 시간이 걸리고, 힘은 들어도 그 길은 어디든 열려 있다. 혹 길이 없으면 또 어떤가. 없으면 만들면 되는 것이 또 길이거늘. 분명 그 길에는 아름다운 꽃길도, 험한 산세도 있겠지만 그래도 한 번 사는 인생, 마음이 시키는 대로 자유롭고, 넉넉하게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단, 항상 변화에는 대가가 따른다. 그동안 붙들고 있던, 불안한 미래를 위해 오늘을 저당 잡혀 움켜쥐려고만 했던 그 무엇을 내려놓은 용기. 그 희생을 기꺼이 감수할 용기만 낸다면 열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 될지도 모른다. " P201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 중에서 |
[ 출판사를 통해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간서치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2012년 어느 봄날, 서울을 빠져 나간 사람들의 숫자가 서울에 입성한 사람들을 처음으로 추월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수십 년 만의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서울의 시계추 앞에서 이제 누군가는 멈춤을 이야기해야 한다. (11쪽) 서울의 공기는 답답하다. 차는 쉴 새 없이 다니고 그 가운데서 사람들은 신호를 어기고 줄기차게 길을 건넌다. 그러다 운이 없으면 사고가 나겠지. 신호는 무색하고 횡단보도에는 가끔 사람보다 차가 건널 때가 있다. 어쩌면 종종 그런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서울 중심가는 더하다. 가끔 숨이 탁탁 막힌다. 그런데 이렇게도 빡빡한 서울에서 어떻게 다들 잘들 사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 공기에 차이를 아는 건 아마도 내가 서울에 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서울을 벗어나는 이유는 많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유 또한 많다. 서울을 택하기가 어쩌면 더 쉬울 만큼. 책은 이러한 서울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다음(Daum)의 오은주는 회사의 제주도 이전으로 인해 서울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제주도의 멋진 바다, 풍경을 생각하며 낭만에 젖기도 했지만 이는 곧 서울에 있는 모든 것과의 안녕을 말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녀의 서울에 포진된 모든 인간관계가 끊긴다는 이야기였다. 처음에 이사 간 것처럼 행동했지만 이내 거의 다른 나라에 사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제주도는 마트가 서울보다 많지 않고 차가 없으면 이동하기도 불편하다. 제주도 사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서울에 있는 놀이동산이 가고 싶을 정도로 우리와는 다른 육지가 아닌 섬에서 사는 것이다. 하지만 곧 바다근처에서 살고 있기에 언제든지 바다에 갈 수 있고, 가장 절정인 순간을 포착하는 법도 배우게 된다. 즉, 조금만 가면 바다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담은 제주도에 반해 카페를 차리고 그곳에 살게 된다. 살면서 책도 쓰고 여유도 즐기며 새로운 꿈을 준비하고 있다.
사이는 다큐멘터리 <교외의 종말 The End of Suburbia>를 보고 생태적인 삶을 살고자 한다. 그래서 삶의 방식을 바꾸고자 환경단체에 들어가고 거기서 아내를 만나 결혼한다. 그들은 산청에서 집도 짓고 농사도 지으면서 자급자족한 생활을 한다. 하지만 조금은 문명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괴산으로 이사해 살고 있다. 괴산에 음악페스티벌을 만들고 밴드활동을 하며 조금은 가난하지만 그래도 한 가족이 먹고 산다. 그의 말대로 서울에 떠나면 당장에 아무것도 못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은 서울의 교육과 편의시설, 그것들이 없으면 못 살 것처럼 말하지만 지방이라고 해서 편의시설이 없는 것도 아니고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서울에서 보지 못한 것을 그곳에서는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어쩌면 서울에서 벗어나기만 해도 우리는 경쟁에서 멀어지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는 건 이 책을 낸 출판사가 통영에 있다는 것이다. 출판사 남해의 봄날은 통영에 위치하면서 통영을 알리고 함께 커가고 있는 출판사다. 보통 출판사는 서울이나 파주출판단지에 모여 있다. 아마도 그것은 고객으로부터 피드백을 쉽게 받을 수 있고 서점과의 연계와 다른 출판사와의 연계등 주요한 곳이 서울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녀는 파주와 서울을 택하지 않은 것이다. 분명 나는 남해의 봄날의 이전의 책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의 책 파티에서 그녀를 본 적이 있다. 그러고 보니 그녀는 서울과 통영을 오가는 것이다. 그녀가 이러한 선택을 한 것은 그녀의 건강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여유가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서울의 꼬일 대로 꼬인 지하철노선도 같은 것보다는 끝없는 지평선을 볼 수 있는 바다와 같은 여유가 필요하진 않았을까? 바다를 보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걱정도 다 그곳에 던져버린 것처럼. 그런데 그런 바다를 매일 볼 수 있지만 서울과 떨어져야 한다면? 서울에서 벗어나도 일을 할 수 있다면? 과연 당신은 서울을 꼭 고집할 것인가....... 생각해 볼 일이다. 서울이 꼭 건강에 안 좋은 것은 아니다. 병원도 가깝고 많은 웰빙 음식점들도 많다. 하지만 서울은 사람들이 많은 만큼 경쟁을 하기가 쉬운 것 같다. 순위를 정하고 왠지 전력투구하면서 사는 것만 같아서 가끔은 그곳에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이 든다. 책에 나오는 이들은 교수, 건축가, 1인 출판인, 셰프 등 여러 직업들의 사람들이 나온다. 그들이 탈 서울을 외치는 이유도 다양하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서울 떠나도 직업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전문적이었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었기에 떠날 수 있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좀 더 행복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경쟁보다는 평화를 원하는. 그리고 지역소개를 보면 대한민국의 땅덩어리가 미국정도의 크기가 아니기에 지방의 경우 차로 편도 2시간정도 걸리는 것으로 나왔다. 왕복 4시간이지만 같은 서울이라도 보통 왕복2시간이 넘는 출퇴근자들을 생각해 볼 때 그렇게 먼 것도 아니구나 싶다. 서울에서 태어난 사람으로서 10년 넘는 서울 생활을 하다 의정부로 온 지도 10년이 넘었다. 서울을 떠날 때 아이들 교육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주변에서도 부모님을 많이 말렸던 것 같다. 하지만 어릴 때 의정부로 이사 오고 나서 서울과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확실히 서울보다 공기가 좋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변두리이기 때문에 서울보다 조용하다. 그들은 모두 지방을 택했지만 지방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끔 숨 막힐 듯 서울이 답답하다면 조금만 멀리 떨어져보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지방으로 내려간다면 지방경제도 살리고 여행하듯이 사는 새로운 삶도 기다릴 것이다. 인생에 있어 다른 그림을 그리고 싶다면 삶의 장소를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우리는 사실 그때 잘 몰랐었지만, 우리가 거주지를 옮긴다고 결정한 순간, 그동안 갖고 있던 인간관계와 내 삶에 얽혀 있던 거의 모든 부분들과 일정 정도 ‘이별’하게 된다는 꽤 대단한 변화가 시작된 거였다. 아마 알았더라면 시작할 수 없었을지도 모를 그런 특별한 결심. 그래도 그 대단한 것을 감행했기 때문에, 우리는 뼈아픈 이별 이후 다가온 수많은 새로운 만남들과 마주할 수 있었다. (22~23쪽) “이대로는 안 되겠어. 다른 방식으로 삶을 바꾸지 않으면 망하고 말거야” (65쪽) 지금은 자신감과 상상력만 있다면 지역에서도 충분히 내 꿈을 이루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때는 뭘 몰랐으니까. (70쪽) 처음 도시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오로지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서였다. 월세와 대관료에 시달리지 않고, 좀 더 자유롭게 창작하고 공연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는데 도시에서는 우리 힘으로 불가능했다. (83~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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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떠나는 사람들 나는 태어날 때 부터 서울 사람이다. 하지만, 서울은 갑갑하고 복잡하다. 망아지를 낳으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라 했던 옛 말이 있습니다. 그 만큼 큰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큰 물에서 놀라는 말인데 이제는 서울에 인구가 너무 많아 포화 상태가 된지 벌써 오래 전 입니다. 서울은 일자리도 그렇고 문화, 관공서,병원등 모든것이 갖춰져 있는 반면 인구 밀집지역으로인해 사람이 살아가는데 너무 답답하고 시끄럽습니다. 물론 생활이 편하기 때문에 좋은점도 있지만, 삶이 너무나도 바쁘고 힘듦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게되고 병도 많이 얻게 됩니다. 매일 매일 지겹도록 이어지는 야근과 주말특근 월급은 적으면서 지켜지지 않는 휴일과, 월차 아파도 쉴수없는데 만들어놓은 병가 도대체가 우리나라 기업 구조는 사람을 너무 심하게 굴립니다 작년2012년 너무나도 바쁜 서울, 도시 에서의 삶에 지쳐 다시 서울외 지역으로 인구가 빠져나가는 수치가 서울로 오는 인구의 수치보다 많아졌다는 뉴스가 보도되었고, 그 보도 이후에 귀농이나 서울을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 졌다고 합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쉼없이 달려왔던 지난날을 뒤로하고 더이상의 행복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아직 서울에 있는사람들이 그들에게 서울을 떠나서 어떻게 살거냐 합니다. 하지만 서울을 떠난사람들은 서울에서 사는 것 보다 훨씬 행복하고 삶에 가치가 있다고 합니다. 농사를 짓거나 고기를 잡지 않아도 얼마든지 하고 싶은대로 일을 하면서 새로운 비전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은 바로 이들. 도시를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제주도로 떠난 오은주, 이담님의 이야기와 충청도에서 노래하는 사이의 이야기 강원도로 떠난 배요섭, 김승완님의 이야기 전라도로 돌아온 김은홍, 이명훈님의 이야기 경상도로 내려온 이국운, 정은영님의 이야기 이들은 원래부터 서울을 떠나려고 했던 사람이 아니다 휴가나 업무 혹은 방문했다가 눌러 앉게 된 사람들이다 그들을 이야기를 들으면 모두가 너무 행복해보인다. 이 책을 엮은 경상도로 내려온 정은영님은 이 책의 출판사인 남해의 봄날 대표로 자신이 겪고 느낀점을 직접 수록해 놓았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갔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의생각을 쓰는것이지 줄거리를 쓰는게 아니기에 정은영님의 이야기중 기억나는 한가닥만 쓰겠다. 그녀는 서울을 떠나도 우리가 할 일은 존재하고 시간이 걸려도 어디에든 길은 있으니 없다 생각지 말고 없으면 만들고 있으면 따라가되, 한번 사는 세상 마음이 하고 싶다는 것을 자유롭게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한다 주의할 점은 항상 변화에는 대가가 있으니 주의하라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이 책을 읽고 나역시 심각하게 서울을 떠나보는 생각도 했는데 아직은 그럴 여유가 없어 몇 년 후를 기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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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살림에 대한 책을 읽은 것에 이어, 또 한 번 서울 탈출에 관한 책을 읽었다. 눈에 띄었다면 직접 집어들어 구매했을 책이지만, 출판사의 마케팅 업체로부터 소개받는 루트로 접하게 되었다. 제의를 받는 책은 읽고 싶은 것만 받기는 해도 아무래도 직접 고르는 것보다는 기대를 덜 하게 되는데, 이 책의 경우에는 제목부터 나의 바람을 닮아 있어 예외적인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책을 엮고 펴낸 곳부터 남다르다. 소개받을 때부터 더욱 마음을 끌게 했던 요소이기도 한데, 이 책의 출판사인 '남해의 봄날'이라는 곳은 통영에 터를 잡아 지역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의 전체 컨셉과도 잘 어우러지는 출판사의 정체성인 셈인데, 아니나 다를까 책의 마지막 꼭지는 남해의 봄날을 설립한 정은영 대표가 직접 자신의 이야기로 채웠다. 그녀는 현재 남편과 함께 4년째 통영에 거주하고 있다. 건강상의 이유로 일과 관련하여 변화를 시도해야 했고, 건축에 경력은 물론 일가견이 있던 남편과의 논의 끝에 서울과 거리를 둔 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정은영 대표의 삶은 아름다워 보인다. 수익은 서울에서의 그것을 따라잡기 어렵지만, 서울에서 기대할 수 없던 여유와 웃음과 건강을 찾았다. 무엇보다 그녀는 자신이 원해오던 일을 하고 있어서인지 더욱 행복해 보인다. 그녀는 열심히 일해온 만큼 경력이 적지 않고, 그녀의 남편 또한 한국 해비타트에서 일하며 통영에서 자리 잡을 수 있는 능력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갖춰오고 있었다. 자신이 정착할 곳과 정착 후의 할 일에 따라 다양한 기본 소양이 필요하기는 할 테지만, 정은영 대표 내외의 사례는 역시 시골 생활은 아무나 할 수 없다는 생각을 조금 들게 한다.
만약 정 대표의 글만 실려 있었다면, 이 책은 여전히 남의 이야기들로만 보였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실린 아홉 명의 서울탈출기는 다양한 학력과 다채로운 직업, 여러 가지 동기, 그리고 그만큼의 꿈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들의 공통점이라고는 서울에서의 삶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소신, 서울 이외의 곳에서 자신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 확신뿐이다. 나는 서울을 떠나는 또 한 명의 사람이 되고 싶지만, 어떤 이의 글은 몇 번씩 되뇌며 읽을 만큼 공감이 된 반면 어떤 이의 글은 동의하기 어려워 시큰둥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을 떠난 아홉 명의 모습은 아홉 가지의 부러움을 자아냈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 번 꿈꾼다, 나의 서울 탈출을. 길 위의 주차장에서 보낸 수많은 시간들. 발 디딜 틈 없는 지하철 안에서 보낸 출퇴근 지옥. 어느 정치가의 슬픈 공약, 저녁이 있는 삶은 서울의 지식노동자들에게는 요원한 꿈일 뿐이다.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과 맞바꿀 만큼 그렇게 서울의 삶은 가치 있는 것인가. (7쪽) 우리는 사실 그때 잘 몰랐었지만, 우리가 거주지를 옮긴다고 결정한 순간, 그동안 갖고 있던 인간관계와 내 삶에 얽혀 있던 거의 모든 부분들과 일정 정도 '이별'하게 된다는 꽤 대단한 변화가 시작된 거였다. 아마 알았더라면 시작할 수 없었을지도 모를 그런 특별한 결심. 그래도 그 대단한 것을 감행했기 때문에, 우리는 뼈아픈 이별 이후 다가온 수많은 새로운 만남들과 마주할 수 있었다. (23쪽, 오은주) 지금 많은 사람들이 도시 탈출을 꿈꾸지만, 대부분은 꿈을 꾸는 것에 머물러 있다. 그들 중 또 대부분이 끝내 떠나지 못할 것이다. 도시를 떠난 삶이란 그렇게 상상하기 힘든 것이다. 물론 나도 그중의 하나였다. 서울의 한복판에서 태어나 30년이 넘게 아스팔트를 고향 삼아 살면서 그것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던 한 남자는 서울을 떠나고 나서야 그 일이 의외로 쉽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불치병이라 여겨 몇 년 동안 달고 살았던 산소 호흡기를 떼고 보니 사실은 폐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걸 발견한 사람의 심정이랄까? (41쪽, 이담) 당연히 우리를 부러워하는 사람도 많다. 서울에서 아옹다옹 사는 게 지겨워서 시골로 내려가 개나 키우며 살고 싶지만, 지금 당장은 여러 가지 여건이 받쳐주지 못한다면서, 마흔 살이 되거나 딱 1억만 모아놓고 나서, 아니면 자식들 대학까지 다 보내고 나면, 그 뒤에 한적한 곳으로 들어갈 거라고들 한다. 그러나 보통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할 때는 실력이 없어서나 형편이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두려움 때문인 경우가 많다. 아니면 그 일을 정말로 원하는 게 아니던가. (69쪽, 사이) 서울을 떠나도 분명 우리가 할 일은 존재하고, 시간이 걸리고, 힘은 들어도 그 길은 어디든 열려 있다. 혹 길이 없으면 또 어떤가. 없으면 만들면 되는 것이 또 길이거늘. 분명 그 길에는 아름다운 꽃길도, 험한 산세도 있겠지만 그래도 한 번 사는 인생, 마음이 시키는 대로 자유롭고, 넉넉하게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단, 항상 변화에는 대가가 따른다. (201쪽, 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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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일하다가 회사가 서울로 옮기면서 가거나 바쁘게 쳇바퀴 돌아가는 서울살이에 지쳐서 가거나 저마다의 이유로 서울을 떠나서 지역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귀농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서울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방법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저마다 라고 쓰니까 안나카레리나의 첫 문장이 생각난다.
서울을 떠난 사람들은 닮은 모습으로 힘들어했고 저마다의 방법으로 행복을 찾았다.
도시의 소음이나 꽉막힌 도로. 길에서 몇시간을 버리는게 당연한 도시 서울. 사람이 많으면 숨이 턱 막히겠다. 바쁜 사람들 속에 있다보면 같이 조급해지는 마음. "서울"이라는 공간의 성격이 숨막히는, 쉴틈없는 공간으로 정의되었다면 그때부터는 어쩔 수 없는거다. 그때는 그 공간을 떠나는게 답 그러나 서울을 떠난다는 것. 지금껏 살아온 도시를 떠난다는 것은 단순히 이직의 문제가 아니다. 그간 맺어온 관계를 버려야 할 수도 있다는 것. 그동안 누려온 편의를 더이상 누리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도에 사는 나도 '서울사람'이 되면 더 편한 생활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데 '서울사람'이 제주로, 속초로, 전주로, 화천으로 떠났다. 꼬맹이때는 서울에 살다가 경기도로 이사올 때는 어렸음에도 '서울'을 떠나는게 어색했는데 저 사람들은 어떻게 떠날 수 있었을까.
사실 우리가 부러워해야 할 것은 저들이 떠나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기술, 돈벌이 수단)만이 아니다. 용기 결단 그리고 그를 따라 함께 옮겨준 가족의 지지. 신기했다. 나는 도시를 떠날 수 없을 것 같은데, 최소 서울 끝까지가는데 2시간거리는 되어야한다. (덕질 포기 모태모태)
같은 일을 하는 사람도 있고 다른 일을 시작한 사람도 있다. 결국은 즐거운 생활을 하는 듯이 보인다. 사실 속속들여다보면 여기서 한 고민 저기서라고 안하랴 싶지만 적어도 붐비는 도심이라서 받는 스트레스는 없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