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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책이다.
조그만 책속에 담은 이야기가 궁금하다. 아버지의 뒷모습을 찍을 책표지 누구의 아버지일까? 어디로 가는 것일까? 중절모를 쓴 남자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저자는 가랑비메이커라며, 고준영아빠의 딸 고애라라고 말한다. 저 사진속의 남자는 고애라의 아빠 고준영일 것 같다^^ 한 얘기지만 또한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없지 않다. 미움도 없다. 단 한번도. 그냥 아버지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얘기를 해 줄수 없었다. 그런 내가, 아들인 내가 아빠에 대해서 얘기를 못하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을 어렸을 적부터 느꼈다.
스물 한명의 아들과 딸들이 아버지에 대해서, 아빠에 대해서 얘기한다. 그리운 얘기들이고, 감정이 스며둔 얘기들이며, 함께 살아갈 얘기들이다. 가끔 그리움이 사무칠 때가 있다. 이렇게 남의 아빠, 아버지 얘기를 들을때면 코끝이 찡하게 저리면서, 나도 모르게 눈부터 반응을 해온다. 정확히는 뭔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그리움이라고 해두자. 그래도 나에게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것. 그것이라도 남겨두면 언젠가 당신을 만날때가 되면 미워하는 마음보다 연습했던 그리움이 먼저 반응하지 않을까?
이쁜 딸아이 둘이나 있어서 항상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다. 잘 생긴 아들아이 둘이나 있어서 당신은 행복한 엄마라고 말한다. 자식이 있어서 행복하다. 부모가 있어서 더 행복한가라는 질문은 맞지 않는 것 같다. 그냥 항상 내 옆에 영원히 함께 꼭 있었으면 하는 바램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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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버지를 이해하고, 또 이해하고, 고백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이다. 책은 한 손에 들고 읽을 수 있도록 가볍다. 그래서 더 읽기에 편하다. 이것이 이 책의 첫 번째 장점이다. 책은 불편하지 않게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무겁지 않으면 좋다는 의미다. 또 하나의 장점은 여러 명의 작가(?)의 이야기가 잘 어우러져 있다는 점이다. 책 한 권에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기는 그냥 덤덤하게 읽혀졌을 수도 있다. 그런데 여러 명의 사람이 각자의 아버지를 이해하는 이야기는 조금은 드물게 만났다.
거울. 이 말에 충분히 공감한다. 제목에서 읽을 수 있는 글이다. 어느 날 자신이 거울 속에서 아버지를 발견하게 되는 날이다. 그렇게 아버지를 닮아가는 아이, 부모가 되어서야 부모를 이해하는 시간. 그래서 부모는 고마워서 눈물 나게 한다. 그런데 왜 어릴 때는 아버지를 닮았다면 싫었던 적도 있을까? 각자의 글을 읽다보면 이유를 알게 된다. 이 책은 어릴 적 아이의 기억을 참 잘도 들추어내는 글들이다. 이야기의 중심은 무조건 아버지의 이해이다. 그 다음이 사랑이다. 아버지를 더 많이 알아가고, 이해하는 법을 작가들은 차근차근 글로 풀어갔다. 이 이야기들은 모두 자신들의 고백글이다. 그런데 읽다보면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된다. 아버지와 기억...... 문학의 다양한 장르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하나같이 고백글이다. 어릴 적 그리 풍족하지 않았던 삶들을 이야기한다. 그 때 치열했던 아버지의 삶을 이제야 들여다본다. 어쩌면 이런 아버지의 삶은 그 시절에는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때는 우린 사랑만 달라고 했으니, 아버지로서 동동거렸을 마음이 이제는 참 미안하게 생각된다. 아버지만을 이야기하기는 사실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모두의 글에서 참 담담하게도 이야기 한다. 이리 글로 풀어내는데 얼마나 오랜 시간을 걸렸을까도, 얼마나 힘든 시간을 참아내었을까도 생각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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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가볍지 않다고 생각되는 아버지에 대한 내용이기에, 느린 호흡으로 한 문장 한 문장을 마주했다. 애초에 빠르게 읽고 싶다해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책이 아니기도 했다. 문장의 마침 마다 눈에 눈물이 고이기 일쑤였고, 그것이 흘러내리기를 여러 차례였다. 그렇게 이 주 동안 책을 꼭꼭 씹으며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나의 당신을 생각했다.
"거울같은 당신"
나는 당신의 이목구비와 성격, 그리고 아픈 곳까지 그대로 닮아 당신을 보면 늘 거울을 보는 것 같았다. 또 사회에서 당신은 만나는 모든 사람의 거울이 될 만큼 여러가지 면에서 훌륭한 사람이기도 했다.
당신은 우리를 위해 평생의 꿈도 내려놓고, 겨울처럼 차가운 우리의 곁을 소나무처럼 지켰다. 언젠가 당신은 당신의 메신저 프로필에 제비가 새끼들의 먹이를 주는 사진을 해 두었다. 나는 당신이 먹이를 주는 제비에게 모종의 동질감을 느껴서 그랬으리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새치라 부를 수도 없는 흰 머리카락들, 기름 때로 굳어버린 손가락 끝, 붉게 부르튼 입술은 가정을 위해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견뎌낸 삶의 흔적일 것이다.
나는 당신의 발끝 만치라도 따라갈 수 있는 당신의 거울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제는 당신에게 추운 겨울이 아닌 따스한 햇살 머금은 봄이 되리라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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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2020-35 거울같은 당신께 겨울같던 우리가 제목 : 거울 같은 당신께 겨울같던 우리가 / 저자 고준영의 딸, 고애라 외 20명의 자녀들 출판사 문장과 장면들 / 일자 : 초판 1쇄 2020년 3월 3일 [소감] 수많은 문장들이 장면으로 전환되어 마음을 울립니다.
이미 세상에 없는 '아버지'라는 단어는 언제나 가슴 한 켠을 먹먹하게 합니다. 출간 전부터 관심을 가지게 된 책입니다. 대학생에서 6년 만에 출판사 대표로 돌아온 고애라님이 기획하고 20명의 (대부분) 작가들이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무뚝뚝하고 말씀 없으셨던 아버지 그래도 유년시절까지는 큰 아들을 챙겨 산과 들로 자연도감을 들고 나비를 잡으러 다녔던 기억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책을 통해 그 시절 투박하고 묵묵했던 아버지를 회상하고 추억하고 공감하는 귀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지금은 언제나 막내 딸아이의 모습을 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곁에 와 볼을 부비며 입을 맞추는 아이에게는 언제나 무장해제가 되어버립니다. 딸바보라는 말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스물 한 분의 아버지 이야기가 모두 내 아버지의 이야기처럼 읽히고, 언젠가 장성할 아이들의 늙은 아버지가 될 것이라 상상하며 읽게 됩니다. 고애라 작가가 아버지를 인터뷰하는 모습에서는 아직도 애교가 넘치는 초등학교 2학년 막내, 딸이 어른이 되어 저와 이야기하는 상상에 빠집니다.
아버지가 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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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worth_lee/221935048580
![]()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문장과장면들, 가랑비메이커 내 삶의 조각인 줄 알았던 당신이 내 삶의 바탕이었음을 알게 된 순간 거울 같은 당신께 겨울 같던 우리가 긴 침묵을 깨고 말을 겁니다 출처 입력 어딘지 모르게 쓸쓸해보이는 뒷모습이 더 익숙한 사람. 흑백사진 속 낯선 남자의 뒷모습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게된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이 책은 저자 외 20명의 각기 다른 사람이 모여 '아버지'라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솔직히 말하면 책을 끝까지 읽기가 쉽지 않았다. 거의 서너 페이지마다 멈춰서 울고 다시 읽기를 반복. 내 마음을 울리는 문장들이 참 많았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아빠가 점점 더 존경스러워지는 것 같다. 크고 작은 일들로 힘들 때면 아빠가 떠오른다. 아빠가 일하면서 만났을 수 많은 사람들과 상황들. 불합리하고 화나지만 가족을 위해서 참았을 많은 순간들이 있었을 거다. ![]()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왠지 모르겠지만 엄마는 편하게 이것저것 잘 물어볼 수 있는데, 이상하게 아빠에게는 그게 잘 안된다. 아빠에게 궁금했지만 선뜻 물어보기 어려웠던 질문들. 그런 질문들을 모아 작가의 아버지와 진행한 인터뷰도 실려있다. ![]()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이젠 나도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다. 부모! 글세 자격이 있는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은 모르겠다. 모든 것이 걱정이다. 모든 고생은 나에게서 끝나야 한다. 우리 애들에게 행복과 사랑이 넘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열심히 살아가야겠지.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겠지. 고씨 성을 갖고 태어나는 나의 아이들. 남부럽지 않게 이쁘게 키워야지. 멋진 아빠가 되리라. 자상한 아빠가 되리라. 1993.01.18 아버지가 되기 이틀 전 스물일곱 청년, 고준영의 일기 너무나 감동적이었던 부분. 고작가님의 아버지가 아버지가 되기 전 쓰신 일기. ![]()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출처 입력 우리 아빠와 비슷한 점이 많아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어릴 적 드라마에서 보던 것과 달리, 그의 출근길에는 검은 양복도, 넥타이도, 와이셔츠도, 구두도 없었다. 그는 언제나 꼭두새벽에 하루를 시작했고 이따금 우리를 두고 타지에 나갈 때면 몇 개월씩 귀가하지 못했다.' 출처 입력 [나의 아버지] 어린 내가 봐도 아빠의 출근길의 모습은 조금 남달랐다. 후줄근한 작업복 바지에, 위에는 회색 조끼. 투박하고 못생긴 안전화를 신고, 손에는 서류가방 대신 각종 연장들을 들고 나가셨다. 매일 아침 출근하는 다른 아빠들과는 다르게, 어떤때는 한밤중, 또 어떤날은 꼭두새벽부터 일을 나가셨고, 일이 길어질 때면 몇 주 동안 지방에서 지내시기도 했다. 아빠가 하는 무슨 일을 하는지 제대로 알게 된 건 중학교 즈음이었던 것 같다. 항상 아빠의 직업을 적는 칸에 '인테리어' 라고 적었었는데, 그게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건지 엄마한테 물어봤다. 그때 아빠가 타일 시공을 하는 사람이란 것을 알았다. 5년 전 기어코 아빠를 따라 백화점 공사현장을 따라간 적이 있다. 아빠를 돕다가 2시간도 안돼서 지쳐 떨어져나갔다. 중간중간 쉬면서 아빠가 일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렇게 힘든 일을 힘든 일을 30년 넘게 해온 아빠가 대단하고 안쓰러웠다. 그 날 이후 이따금씩 아빠를 떠올릴 때면 주체할 수 없을만큼 눈물이 흐른다. ![]()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무뚝뚝하고, 감정표현에 서툰 아빠. 나는 그런 아빠를 닮아 무뚝뚝하고 쉽게 속 얘기를 꺼내지 못하는 편이다. 그런 서로의 성향을 잘 알아서 한번도 속 터놓고 이야기한 적이 없는 것 같다. 이 책을 핑계삼아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들을 해보고 싶어진다. 그동안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줘서 고맙다고. 힘들 때 우리에게 기대도 된다고 말이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읽는 내내 단 '한 사람'이 떠오르는 책. 다가오는 어버이날, 아빠와 함께 읽어보면 좋을 책. 아버지에 대한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책 거울 같은 당신께 겨울 같던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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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명의 자녀들이 말하는 나의 아버지
거울 같은 당신께 겨울 같던 우리가 (고준영의 딸, 고애라 외 20명의 자녀들)
책 표지에 한 남자의 뒷모습이 담겨있다. 캐리어를 끌고 가는 것으로 보아 여행을 가는 것 같은데, 어쩐지 설렘보다 쓸쓸함이 느껴진다.
이 책은 ‘가람비메이커’, ‘문장과 장면들’ 대표인 고애라 님과 20명의 자녀가 공저한 책으로 아버지의 사랑이 담긴 따뜻한 책이다.
고애라 작가님이 직접 써주신 사인
“내 삶의 조각이 아닌 내 삶의 바탕이었던 아버지, 당신에 대하여” 2020, 자녀 21인
“긴 세월, 그늘로 비켜섰을 당신을 조명하는 이 페이지가 깊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이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아버지, 당신을 내려놓기 위해서 아버지에게서 스스로 멀어지는 연습을 하기 위해서, 그러기 위해서는 아버지, 당신을 제대로 알아야만 했다. 우리가 멀어지는 것을 더욱더 사랑하고 존중하기 위함이다. 그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방식으로 당신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여전히 서툴고 오해투성이일지라도 그 모두가 우리가 당신을 사랑하는 방식이라 이해해 줄 당신을 알기에, 우리는 마음껏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오래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프롤로그[사랑하기에 더욱 멀어져야 했던 우리] 중
고애라 외 20명의 자녀들이 말하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 그리고 추억들 책을 읽다가 멈추기를 여러 번 가슴 뭉클한 문장들을 만날 때면 여지없이 눈앞이 흐려져 책을 계속 읽을 수 없었다. 스물한 명이 전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는 인터뷰와 설문, 편지, 수필, 시 등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되어 있다. 언젠가 아름답고 멋진 청년이었을 당신이 가족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야 했던 지난 일들을 얘기하고, 세월이 흘러 자식들이 자란 만큼 그만큼 작아진 아버지의 뒷모습에 미안함과 고마움을 담은 책. 저마다 다른 사연을 자신의 색깔로 담담하게 묘사한 아버지의 모습은 든든한 버팀목이기도, 도피하고 싶을 멍에이기도 했다. 스물한 명의 고백을 통해 아버지의 따뜻한 기억을 추억하고 원망 가득했던 지난날을 뒤돌아보며 아버지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사랑으로 상처를 승화하는 따뜻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스물한 명 자녀들의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나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된다.
<아버지, 당신에 대하여> p106. 소아마비로 걸음마저 불편한 아버지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사셨습니다. 독한 진통제 같은 소주 한 잔에 땀방울을 안주 삼아 훔쳐내며 한평생 건축 현장 막일로 자식을 키워내고 가정을 지켜내습니다.
p.98 군것질과 먹는 걸 좋아하면서 매일같이 회사에서 나오는 우유를 집으로 가져오던 아빠. 언젠가는 떡을 가져왔다. 랩에 싸여있는 동글고 긴 떡이었다. 냉장고를 열 때마다 먹어야지 하면서 먹지 못했던 떡은 굳어버렸다. 아빠는 그걸 보며 속상해하셨다. 회사에서 간식으로 나온 떡을 안 먹고 딸들 주려고 퇴근까지 기다린 아빠였다. 나는 그런 것들이 고맙기보단 아팠고 미안했다. 가난해서가 아니라 사랑해서였다.
102 할아버지를 간호하던 병실에서 우리가 단둘이 남았을 때, 조용히 건네던 당신의 한마디. “아들 내가 나중에 늙어도 지금처럼만 해줄래?”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당연하지.”라고 얼른 대답하고 말았지만, 그 한마디가 잊히지 않는다.
<인터뷰, 대신 묻습니다> 61 딸 : “지금, 아빠는 어디서 행복을 느껴?” 아빠 : “실구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맛있는 거 먹을 때. 사실은 맛있는 걸 먹지 않아도 그냥 함께 있는 게 가장 행복해.” (뭐야, 또 가족이잖아.)
<이름 없는 설문> p. 84 Q. 아버지와 함께 했던 가장 슬펐던 기억은 무엇인가요? A. 어릴 적에 몇 년 간 아버지와 떨어져 지내야 했을 때가 있었다. 자주 만나지 못하던 당시, 크리스마스 즈음에 초인종이 울려서 밖에 나가보니 인형과 쌀 한 포대, 그리고 편지가 놓여 있었다. 인형을 보며 많이 울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나의 아버지에 대하여 쓸 수 있는 여백이 있다. 아버지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나의 아빠, 아버지... 누구에게나 그랬을까? 살아오면서 아버지는 어머니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다. 시부모님에 시할머니까지 모시며, 살아야 했던 어머니. 살림하랴 아이들 키우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판인데 부족한 생활비를 보태려 부업까지 하셔야 했던 어머니의 모습은 어린 눈에도 늘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반면 전쟁터와 같은 회사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도 버텨왔던 아버지의 모습은 알 수 없었기에... 그래서 어머니께만 마음이 쓰였고 상대적으로 아버지 존재가 가벼웠던 건 아니었을까?
어머니에 비해 아버지에 대한 추억은 그리 많지 않다. 퍼즐 조각처럼 여기저기 흩어진 기억들을 모아보면 그래도 모두 다 따뜻한 추억들뿐이다.
오래된 사진 속엔 언제나 우리들 모습만 가득했다. 목말과 팔 그네를 태워 주셨던 아버지. 언제까지나 커다랗고 듬직할 것 같았던 아버지의 어깨가 한없이 작아져 있는 걸 깨달은 건 목말을 탔던 막내딸이 그때의 아버지보다 더 나이 들어서다. 그제야 아버지, 당신의 노고와 사랑과 희생이 보였던 것일까.
삼 년 전 암 수술을 받고 더욱 외소 해 지신 아버지는 수술도 항암치료도 무척 무섭고 힘들었을 텐데 자식들 걱정만 하셨다. 병문안 간 막내딸에게 약하고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기 싫어 머리를 단장하시며 “그냥 혹 떼어 낸 거래”라며 애써 웃으시며 안심시켜주셨던 모습은 아직도 마음 아프다.
돌이켜보니 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적지는 않았다. 어린 내 모습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계셨던 아버지의 그림자가 이리게 다가온다.
이 책을 통해 아버지의 사랑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거 같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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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출판으로 나온 <거울 같은 당신께 겨울 같던 우리가>는 문장과장면들의 비정기 간행물 프로젝트 《이달의 장르》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이달의 장르》는 매호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제한 없는 장르와 분량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담는데, 첫 시리즈(vol.1)의 주제는 '아버지'다. 이 시리즈는 다수의 필진이 참여하고, 그 형식 또한 인터뷰와 수필, 소설과 시, 일기, 사진과 그림 등 다양한 방식을 총동원해서 주제를 담아낸다. 한마디로 형식 불문! 책을 기획하고 출간한 '고준영의 딸' 고애라(가랑비메이커)가 전면에 나서기는 하지만, 21명의 필자들은 독자들에게 익숙한 이름들은 아니다. 개중에는 본인 이름의 책을 낸 분들도 있다는데 아마도 독립출판의 형식을 띤 모양인지 이름만으로 알만한 저자는 없다. 그렇다면 저자는 우리들 중 'one of them'이라고 봐도 되겠다. 글솜씨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표방하는 모양새다.
집에 있는 먼지 묻은 각자의 앨범을 펼쳐보기 바란다. 어릴 적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진이 있다. 형제자매와 찍은 다수의 사진, 엄마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도 보이고, 어쩌다 간간이 거의 '로봇' 표정을 한 아빠가 나오는 인증샷 같은 가족사진도 보인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아빠와 함께 찍은 사진이 많이 없음을 불현듯 깨닫게 된다. 어릴 적 대부분 '나의 어린 시절'을 찍어 준 사람이 아빠였기에, 그는 사진에 등장하지 않는 것이다. 사진밖에 존재하지만 늘 그림자처럼 함께였던 투명인간 같은 존재, 바로 아빠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헌신과 희생... '아빠'로 불렸던 그도 이제 어깨는 좁아지고 머리숱은 빠진, 누군가의 보호자가 아닌 보호를 받아야 할 '아버지'가 되었다. 찬란했던 '아빠의 청춘'은 이미 지난 지 오래고, 이 글에서 아빠를 다양한 방식으로 기억하는 자녀들 대부분이 당시 '아빠'의 나이가 되었고, 또 다른 자녀들의 '엄마'나 '아빠'가 되었다. 추측건대 대략 자녀들의 나이는 40대가 많은 듯 보이고, 아버지들의 나이는 60대가 대부분이고 많다고 해야 80대 초반이다. 생물학적으로 엄마는 아들 바보, 아빠는 딸 바보라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의 대부분 필자는 딸이다. 딸이 늙어가는 아빠를 바라보는 마음은 무뚝뚝한 아들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애틋하다. 자녀가 기억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크게 두 가지라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아버지인 드문 경우가 있고, '절대 아버지 같은 사람은 되지 말아야지' 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많은 사연들은 대부분 이 중간 선상에 위치하는 이야기들이다. 어렸을 때 이해가 되지 않았던 아빠의 모습이 이제, 자녀들이 어쩌다 어른이 되니 당신의 마음이 조금 이해가 되기도 하고, 때론 용서도 하고... 늙었지만 여전히, 언제나 돌아가 쉴 수 있는 커다란 나무 그늘인 당신의 존재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 책을 접할 때 감정의 저지선이 무너질 거로 마음의 무장해제를 한 상태였는데, 의외로 그런 부분이 많지 않았다. 가끔 콧날이 시큰해지고 눈가가 촉촉해지는 정도 그 이상은 없었는데, 그 이유는 모든 아버지가 아직 생존 상태기 때문이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회상하고 추모하는 분위기와는 감정선이 같을 수가 없다. 그래서 아직까지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분이 곁에 있음에 감사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흔한 말이지만 인용하지 않을 수 없다. "있을 때 잘해" 존재만으로 고맙고 힘이 되지만, 그 존재가 영원하진 않다는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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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속 중절모를 쓴 한 중년 남자의 뒷모습을 따라 걸었다. 가는 길목에서 누군가의 아들과 딸, 그리고 그들의 아버지를 만났다. 부자와 부녀라는 이름의 그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서로 다른 색깔로 들려주었다. 눈물을 훔치며,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함께 걸었고, 그 길 끝엔 나의 아버지가 서 있었다. <거울 같은 당신께 겨울 같던 우리가>는 바쁜 일상 속에 잊고 살았던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힘을 가진 책이다. 아버지라는 호칭 뒤로 가려진 한 남자의 부던한 인생을 마주하고, 사실 어느순간 부터 그의 인생의 전부가 내가 되었음을 깨닫게 되는 과정 속에서 가슴 저릿한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누군가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 용기와 결심으로 시작해서 사랑과 희생으로 영속되는 일. 누군가의 자식이 된다는 것, 같은 성을 나누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당신을 닮아가는 일. 우리의 관계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울 수 밖에 없는 이유.
[22번째 이야기] 우리가 어렸을 때 아빠는 매우 바빴다고 한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두 딸만큼은 부족함 없이 키워내겠다고 그토록 새벽공기를 마셔가며 당신의 젊음을 일에 쏟아부으셨다. 내가 서른을 바라보는 지금까지도 '우리 딸들 어렸을 때 좋은데 많이 못데려가서 마음이 참 안좋다'며 미안한 내색을 비추신다. 하지만 내 유년시절 기억 속에 아빠는 자주 등장한다. 눈이 무릎까지 쌓였던 날 집 앞에서 눈싸움을 하던 기억, 동네 뒷산에서 가위바위보를 하며 계단을 내려가던 기억, 아침에 일어나면 내 발목을 잡고 쭉쭉이를 해주던 기억. 전쟁같은 일상 속에서도 아빠는 당신의 사랑을 주기위해 잠을 아끼고 휴식을 포기하셨다. 아빠와 난 종종 블럭쌓기 놀이를 하곤했다. 천장에 닿을듯 말듯, 마지막 블럭까지 높이 쌓아올리고 나면 우리는 부녀만의 세레모니를 즐겼다. 아빠는 나를 번쩍 안아올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쓰러질 듯 아슬아슬한 블럭 주위로 왈츠를 추었다. 옆으로 휘어질지언정 절대 쓰러지지 않던 우리의 블럭탑처럼, 이 작은 추억은 어려움 앞에도 좌절하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나의 원동력이 되었다. 웃음 많던 딸은 생김새도 성격도 어쩌면 당신을 그리도 똑 닮아가며 컸는지. 아빠와 난 참 많이도 부딪히고 또 부딪혔다. 피로 눈물로 키워낸 자식이 당신을 향해 두 눈을 크게 뜨고 부르짖던 순간, 당신의 마음속에 있던 블럭탑은 와르르 무너졌을까. 널브러진 블럭 조각들을 바라보며 마음도 산산이 부서졌던건 아닐까. 최근들어 아빠와 일하면서 같이 보내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 다시 블럭을 쌓고있는 기분이 든다. 오랜만에 가까이에서 본 아빠의 얼굴엔 세월의 흔적이 가득했다. 온갖 풍파를 이겨낸 바닷가의 고독한 소나무처럼, 거칠한 손끝에서 고뇌와 아픔이 느껴진다. 알면서도 모른척, 외면했던 나의 지난날이 스친다. 만약 블럭탑의 높이가 함께 보낸 시간에 비례한다면, 먼 훗날 아빠가 수평선 위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날이 오더라도 그곳에서 우리의 블럭탑이 충분히 보일만큼, 보이고도 남을 반큼 높게 쌓아올려가고 싶다. 행복한 아빠의 콧노래가 울려퍼지도록.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 모두가 내게 아빠를 쏙 빼닮았다고 했던 것이 떠올랐다. 눈이 붉게 충혈된 내 얼굴을 보며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빠의 우는 모습이 지금 나의 모습과 닮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아빠는 이렇게 내 얼굴을 빌려야만 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P.
내 삶의 조각이 아닌 내 삶의 바탕인 내 아버지, 당신에 대하여 - 21명의 자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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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조각인 줄 알았던 당신이 내 삶의 바탕이었음을 알게 된 순간
거울 같은 당신께 겨울 같던 우리가 긴 침묵을 깨고 말을 겁니다
첫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부터 가슴이 먹먹해진다. '어머니'와는 또 다른 느낌의 세 글자가 주는 그 오묘한 감정들의 여운, 아.버.지. 솔직히 아버지에 대한 감정이 크게 남아있지 않는 나이기에, 이 세 글자가 주는 의미를 이 나이 먹어도 잘 헤아리지 못한다. 그래서 궁금했다. 다른 이들은 아버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들에게 아버지는 어떤 존재일까?
이 책은 스물 한 명의 자녀들이 각기 다른 목소리로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에세이, 시, 소설, 편지, 만화, 설문, 인터뷰 등 다양한 장르로 쓰여 있어 각 장르별로 전해지는 느낌도 다르다. 그 속에는 사랑, 애틋함, 그리움, 슬픔 등의 마음이 담겨 있다. 그 진솔한 마음들 앞에 나의 눈물이 후두둑 떨어진다.
아버지.. 당신은 나에게 어떤 존재일까요?
읽으면서 생각했다. 누군가에게는 큰 버팀목, 누군가에게는 떼내고픈 멍울, 누군가에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먹먹함. 어려서는 큰 산처럼 여겨지던 존재가 어느새 나이들어 늙어가는 그 뒷모습에 지나온 세월들을 짊어지고 가는 것 같아 왠지 모를 미안함과 고마움이 공존하게 됨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게 바로 아버지라는 것을..
책 제목이 더욱 와닿았던 건, 거울처럼 아버지를 닮아가는 내가 어쩔땐 너무 용납할 수 없었고, 그래서 아버지를 향한 겨울처럼 차가운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책을 읽고나서 다시 생각해본다. 나는 이들의 마음 중 어떤 마음을 공감했는지, 어떤 마음을 느껴보고 싶었는지를.
그동안 어머니에 대한 내용의 책들은 수없이 읽어왔지만 정작 아버지는 처음이라 사실 낯설기도 하고, 감정이입까지 어려움이 있었다. 나와는 너무도 다른 감정들이기에..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 애틋함 앞에 책을 읽는 동안 솟구쳐 오르는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전해져 나는 어쩔 줄 모르는 아이처럼 발을 동동 구르며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겨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흘렸던 눈물은 사실 아버지를 생각해서 흘린 눈물이 아닌, 이들처럼 아버지에 대한 마음을 열 수 없는 내 서글픔 때문은 아니었을까? 한동안 멘소레담을 바른 것처럼 두 눈이 화끈거리고 따끔따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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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거울 같은 당신께, 겨울 같던 우리가'라는 제목이 나를 사로잡았다. 책을 읽기 전, 나에게는 '겨울 같은 당신께, 거울 같던 내가' 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나의 기억의 아빠는 찬 겨울이었다. 그리고 나는 아빠를 닮아있는 그의 딸이었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에 도달할 즈음 알게되었다. 그는 나의 거울이었고, 나는 그에게 겨울같은 존재였음을. 책의 구성은 에세이 / 시 / 소설 / 만화 / 설문 / 인터뷰로 다양하게 되어 있다. 구성의 다채로움으로 책에 빠르게 빠져들 수 있었다. 21명의 자녀들이 쓴 자신의 아버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와 나의 아버지와 비슷한 이야기도 있었고 너무나도 다른 이야기들도 있었다. 그렇게 다들 자신만의 이야기로 아버지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책이 두껍지 않아 빠르게 읽을 수 있었지만, 가볍게 읽히진 않았다. 나의 아버지 그리고 나의 이야기들을 생각하며 읽다보니 눈물을 글썽거리는 순간도 있었고, 희미한 웃음이 지어지는 순간들도 있었다.
오래된 상처와 미완의 감정.. 아빠를 향한 나의 마음을 한 단어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사랑. 미움. 그리움. 가족.. 복잡하게 혼합되어진 나의 마음을 한 단어나,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에는 아직도 나의 마음은 폭풍속에 있는 것 같다. 이제는 괜찮다며 마음을 다잡아보지만, 순간 순간 그와의 추억이 오버랩되어질 때면, 그때의 그 시절로 나는 휩쓸려 들어가버린다. 나의 마음은 다시 엉망이 되어버린다. 그렇다, 아직도 그가 그립고 그의 딸이고 싶기에 그렇다는 걸 나는 너무 잘 안다.. 언제쯤 나는 태풍의 눈에 이르러 평화로워 질 수 있을까?
아빠의 모습을 무척이나 많이 닮은 나는 왜 이렇게 아빠를 미워하게되었나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 미움 뒤에는 헤아릴 수 없는 그리움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의 어렸을 적 앨범 한쪽에는 이와 같이 찍은 사진들이 있음을 기억한다. 젊고 옛된 아빠의 모습 그리고 아빠의 등에 올라타있는 어린 나 우리 둘은 카메라렌즈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 카메라렌즈 뒤, 행복한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던 옛된 모습의 엄마를 상상해본다.
책의 마지막 부분은 자신의 이야기를 쓸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책을 다 읽었더니 마음이 조금은 뒤숭생숭해져있었다. 나의 마음 한편에는 차갑고 무심한 아빠의 모습이 아닌, 나를 아껴주던 아빠의 모습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를 너무나 그리워하고 있다.
1. 아버지로부터 닮고 싶은 모습은 무엇인가요? 일에 대한 열정, 성실함 2. 아버지로부터 닮고 싶지 않은 모습은 무엇인가요? 가족들에게 주는 무심함, 가부장적인 모습 3. 아버지와 함께 가장 즐거웠던 기억은 무엇인가요? 초등학생 때, 눈이 펑펑 오던 날, 초등학교 앞에서, 동생이랑 같이 눈썰매를 태워주던 아빠의 모습 4. 아버지와 함께 가장 슬펐던 기억은 무엇인가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5. 아버지는 당신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애증의 존재. 밉지만 그리운 사람 6. 아버지는 당신을 어떻게 기억해주기를 바라나요? 아빠의 자랑거리이자 아빠를 많이 사랑했던 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