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누드라는 주제를 가지고 중국(동양)과 유럽(서양)의 사상이 그 주된 관심사와 접근 방법에 어떤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결국 서양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 누드라는 주제/소재가 중국에서는 거의 무시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세상과 나, 주체와 객체라는 구분법에 기초하며, 모든 것에서는 각자의 이데아가 있다는 서양식 사고체계와 달리 중국에서는 모든 것은 과정이고 흐름이며 중요한 것은 객체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세계에서 무의미가 의미가 되는 그 미묘한 순간 어떻게 포착해서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덕목이자 문제였기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초반부는 흥미로웠는데 중반부를 넘어가면서는 좀 어렵긴 했지만, 동서양 사고체계의 비교라는 관점에서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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