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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에서 골딩은 욕망, 혹은 충동과의 싸움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본성을 그렸다. 공포는 그러한 욕망과 충동을 부추겼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소년들은
기꺼이 그들이 말하는 야만, 즉 폭력에 의존했다. 문명은
선이고 야만은 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 속에서 야만을 택한 아이들의 본성이 추악하다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작품 속 아이들이 너무 어렸다. 물론 성인이라고 아이들과 달랐으리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어찌되었든
골딩은 그 책에서 우리에게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주었고, 더불어 무엇이 야만이고 문명이며
그 경계가 어디인지를 생각해보게 했던 것 같다.
사람들은 골딩하면 우선 [파리대왕]을 떠올리지만, 골딩
스스로는 이 작품 [상속자들]을 더 아꼈다고 한다. [파리대왕]이 외딴섬에 고립된 소년들의 원시생활을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케 하였다면, [상속자들]은 네안데르탈인과 호모사피엔스의
비극적인 대면을 소재로 하여 같은 생각을 해보도록 하고 있다. 이 책이 [파리대왕]의 후속작이라고 하는 이유이다.
소설의 구조는 간단하다. 로크와 파,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라이쿠, 로크의 부모로 보이는 늙은 여자와 말, 그리고 하와 닐과 그들의
새 아기, 이렇게 8명의 네안데르탈인이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일과 호모사피엔스와의 대면을 그린 것이 서사의 기본골격이다. 겨울을 바닷가 동굴에서 지내고 먹을 거리와
안식처를 찾아 산 골짜기로 이동하는 이들은 하루하루를 어렵게 연명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중 새
사람들, 즉 호모사피엔스와 우연히 맞닥뜨린다. 하가 실종되고
무리의 지도자였던 늙은이 말이 죽는다. 남자라고는 로크 혼자만 남게 되고 자연스레 공동체를 이끌게 된다. 로크가 실종된 하를 찾아나선 사이 새 사람들이 나타나자 파는 숨고, 그들은
닐과 늙은 여자를 죽이고 라이쿠와 새 아기를 데리고 간다. 이후 로크와 파는 라이쿠와 새 아기를 구하기
위해 호모사피엔스 주위를 맴돌지만 결국 그 뜻을 이루지 못한다.
골딩은 이 책에서 네안데르탈인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들은 사물을 표면적으로 인식할 뿐 그것에 대한 깊은 생각이나 이를 표현할 정교한 언어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골딩은 그들의 생각을 단순하지만 명료하게 표현한다. 과거 또는 미래에 대한 이해가 없는 그들에게 모든 것은 현재에 나타나는 그림이다. 지금 자신의 머리 속에 그림이 있다면 그것은 과거 어느 시점의 기억인 셈이다.
그럼에도 로크는 가능한 사고체계안에서 호모사피엔스를 인지하고 대항해 보려 하지만 그것은 단지 그림일 뿐이다. 정교한 도구와 언어체계를 갖춘 그들에게 대항한다는 것은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골딩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마치 네안데르탈인이 된듯한 느낌이 든다.
공동체안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보살피며
생명을 죽이는 행위 자체에 대해서도 깊은 죄책감을 느끼는 네안데르탈인들. 반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살인도 서슴지않고, 비록 자신들보다 원시인이지만 네안데르탈인의 어린 아이들을 납치하여 자신들의 목적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호모사피엔스. 오늘을 사는 우리 인간들은 바로 그들의 상속자인 셈이다. 골딩이 전작 [파리대왕]에서부터
천착 해왔던 인간본성이 여기서 나타나는 셈이다. 역자는 ‘옮긴이의
말’에서 우리가 상속 받은 것은 호모사피엔스의 잔악성뿐만이 아니라 네안데르탈인의 순진무구함도 포함된다고
말한다. 바로 인간 본성 중 우리가 회복해야 하는 것이 이 지점인 것이다.
이래저래 골딩의 작품들은 그것을 읽는 우리에게 숙제를 남겨준다. 우리는 무엇을 상속받았는지, 상속받지 못한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다시 계승할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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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속성. 이기심과 폭력성에 대한 고찰을 해온 윌리엄 골딩의 작품. 네안데르탈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호모 사피엔스의 이면을 서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문명의 옷을 입고 야만성을 끊임없이 자행해 온 인류의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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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자들 - 윌리엄골딩 명작인 파리대왕을 읽고 윌리엄골딩의 다른 책을 찾아 읽게 되었다. 요즘 사피엔스를 소재로 많은 책이 나오는데 이 작가는 1955년에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의 대면을 그려냈다. 네안데르탈인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지적능력이 부족한 그들의 행동을 써내려간 작가는 정말 노련하고 기가막히다. 작가가 생각한 네안데르탈인의 어설픈 언어표현이 재미있다. 머릿속으로 그림이 그려지며 내 존재가 발가벗은 원시인이 된 기분이었다. 문명과 야만사이?! 그리고 인간이 가져야할 윤리적인 문제?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 분명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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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책을 읽어나가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시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시대 배경과 등장인물들이 나오기도 했지만 문장 자체가 가독성이 좋지는 못하다. 언어적인 기능이 활발하게 발달하지 않은 네안데르탈인의 시선이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너무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내가 살아왔기 때문일까...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새로운 상황을 만났을 때의 모습에서 결국 파멸로 가는 모습을 보았을 때 솔직히 마음이 많이 막막했다. 다시 읽기는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