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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형이 살해당했다. 강렬한 글로 시작하는 이 책은 상당히 독특하다. 일단 문장이 이어져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여느 소설과 달리 마치 시나 아이들 간의 대화처럼 짧은 글귀로 이루어져 있고 복잡하거나 어려운 문장은 어디에도 없다. 짧고 간결한 문장을 보면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힙합이나 랩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안에 쓰여있는 내용은 가볍지 않다. 눈앞에서 사랑하는 형이 총에 맞아 쓰러진 걸 본 10대 동생 동생은 이 동네 아이들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고자 한다. 첫째 울지 않고 둘째 경찰에 밀고하지 않고 셋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이 부분 반드시 복수할 것 동생은 밤새워 우는 엄마의 울음을 듣고 자신 역시 형의 복수를 할 것이라 다짐하며 형이 숨겨 둔 총을 찾아 비장하게 엘리베이터를 탄다. 그리고 8층 자신의 집에서 1층 로비까지 내려오는 동안에 있었던 일을 그리고 있는 이 책은 슬픔과 분노에 젖어 있는 동생을 위로하지도 그런 일을 하지 말라고 충고하지도 설득하지도 않는다. 단지 그 60초.. 엘리베이터가 로비까지 내려올 시간 동안 여러 사람을 만날 뿐이다. 그 사람들은 어린 시절 처음으로 입 맞췄던 소녀에서부터 삼촌, 아빠, 형의 친구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총을 맞고 죽은 사람들이라는 거 단지 층마다 죽은 사람들이 엘리베이터에 타서 몇 마디 하는 걸로 소년이 처한 상황과 이 사람들이 살아왔던 환경에 대해 말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어제는 친구처럼 같이 어울렸던 사람이 나의 뒤에서 총을 쏘고 단 돈 몇 달러에 목숨을 걸기도 할 뿐 아니라 뭔가를 하려면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총알을 조심해야 하는 삶 그리고 그런 이들 사이에서 암묵처럼 따르는 룰은 이런 악순환이 끊어지지 않게 하는 토양이 된다. 영화감독이 꿈이었지만 카메라를 살 돈이 없어 약을 팔다 쉽게 돈을 버는 일을 그만두지 못하고 끝내 다른 누군가의 손에 죽어버린 삼촌처럼... 그리고 그런 형제의 복수를 한 후 누군가의 형제의 복수를 위해 죽은 아빠처럼... 끝없이 끝없이 되풀이되는 악몽 같은 현실 엘리베이터 안의 사람들과 가볍게 인사하듯 대화하는 속에서 이들이 살고 있는 곳의 열악한 환경을 고발하고 있다. 왜 어린 청소년들이 쉽게 범죄의 길로 접어드는지 왜 그들 간에 끝없이 총질을 하는지... 아마도 저자는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가 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가족이 죽으면 참지 말고 울고 스스로 하려는 복수 따윈 잊어버리라고... 참으로 이상하게도 충고도 위로도 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과 대화를 보면서 오히려 소년이 느꼈을 큰 슬픔과 절망이 느껴졌고 죽은 사람들의 마음을 대신 해서 소년의 발걸음을 막고 싶어졌다. 어느 정도는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이 처한 상황이 이 정도로 절망적이고 비극적일 거라 예상하지 못했기에 더 충격적이고 안타깝게 다가왔고 유니크하고 감각적인 작가의 재능에 감탄했다. 작가의 다른 작품은 어떤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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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은 모든 사람의 귀와 눈을 멀게 한다. 특히 누군가를 죽게 했을 땐.
형이 살해당했다. 나는 울지 않는다. 우는 건 룰에 맞지 않으니까. 대신 나는 형이 숨겨둔 총을 꺼내 베개 밑에 넣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받은 대로 갚아주는 것이 이 동네의 룰이다. 나는 누가 형을 죽였는지 안다.
책을 펼치는 순간 익숙지 않은 상황에 당황했다. 완벽한 스릴러이거나 범죄소설을 기대했던 나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분명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소설처럼 보이지 않는다. 시처럼, 음악처럼, 광고 카피처럼 보였다.
이게 무슨 형식이지?라고 되뇌며 읽어가는 동안 점점 가슴이 묵직해진다. 최소한의 서사와 최소한의 글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그만큼 강렬하고, 그만큼 애절하다.
형이 숨겨둔 총을 허리춤에 감추고 윌은 엘리베이터를 탄다. 엘리베이터가 L 층에 닿을 때까지의 시간은 60초. 그 60초 동안 한 층 한 층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는 한 명씩 사람을 태운다. 가슴에 구멍이 뚫린 사라져간 사람들이 윌에게 말을 건다.
복수가 복수를 낳는 거리. 그 거리에서 사라져간 사람들이 층층이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안에 한 사람 한 사람씩 탄다. 어릴 적 친구, 동네 형, 삼촌, 아빠. 그리고... 숀. 윌의 형 숀. 어제 총에 맞은 숀. 가슴이 뻥 뚫린 숀은 윌을 보고 운다.
그들은 내리 그렇게 살아왔다. 서로의 가슴에 구멍을 내며. 때로는 잘 못된 구멍이 새로운 복수를 낳기도 했다. 경찰도 법도 그들의 방식이 아니다. 그들에겐 그들만의 방식이 있을 뿐.
윌도 그 길을 가려 한다. 내 형을 쏜 자는 형의 친구였다. 그저 갱단에 들어가기 위해 자기 친구를 쏘았다. 형은 단지 비누를 사러 갔을 뿐이었다. 가려움에 긁어대서 짓물러진 엄마의 손에 그 비누가 약이었기 때문에.
사소한 일들이 운명을 갈라 놓는다. 엘리베이터에 탄 사람들은 윌에게 모두 무언가를 보여준다. 윌이 지금 가고자 하는 길을 그들은 이미 지나갔다.
친숙한 이 말이 가슴을 친다. 내가 생각하는 그게 아니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윌이 윌의 길을 갔기를. 윌이 가슴에 구멍 난 그들을 따라가지 않았기를.
하지만 끝은 아무도 모른다. 그저 짐작할 뿐이다.
작가는 우리가 생각하게 내버려 두었다. 스.스.로. 생각이라는 걸 하도록 두었다.
누군가는 비난을 감수하며 연결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일생을 꼬리처럼 따라다니는 손가락질이라도 분명 정의롭지 못한 것이니 이겨내야 한다. 악순환의 고리는 용기 있는 자만이 끊어낼 수 있다.
윌에게 그 용기가 생겼기를 바란다.
강렬함이 내 안으로 쏟아진다. 시로 쓴 소설은 더 많은 감정을 가지게 했다.
이 새로움을 새해에 알리고 싶었다. 앉은 자리에서 30분도 안되는 시간에 읽어 버릴 이야기지만. 절대 그렇게 읽고 끝내지지 않는 이야기다.
어두운 거리의 희망은 스스로 가져와야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든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이것은 선택의 이야기다. 나에게 주어진 길에서 빤한 길을 갈 것인지, 다른 길을 갈 것인지. 어린 소년도 선택해야 하는 길이 있다.
어려운 고비에 설 때마다 이 이야기를 떠올릴 것이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같이 있었지만 같이 있지 않았던 사람들에 대해 그들의 무고한 죽음에 대해 그리고 같은 길을 갈 거라 믿었던 어린 소년의 선택에 대해.
아픈 영화 한 편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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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세상에. 이런 책을 읽게 되다니.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 제일 매력적인 느낌의 책이었던 <롱 웨이 다운>. 구구절절 온갖 미사어를 갖다 붙여 길게 늘여 쓴 어느 책보다 간결했지만 그 어떤 책보다 강렬했던 소설이다. 열다섯 살의 윌은 지난밤. 형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했다. 윌은 어긋난 형의 서랍에서 총을 꺼내들고 복수를 위해 현관을 빠져나와 엘리베이터에 탄다. 1층까지 내려가는 동안 각 층마다 타는 등장인물들이 뜻밖의 놀라움과 충격을 안겨주는데.. 제이슨 레이놀즈는 정말 매력적으로 글을 쓰는 작가인 것 같다. 마치 무기처럼 단어를 휘둘러서 나도 모르게 책을 읽다 후려 얻어 맞는 기분? 정말.. 절대적인 글의 구성과 천재적인 스토리텔링에 무릎을 꿇었다. 사실 처음 펼쳐들었을 때에는 너무 생소한 느낌의 접촉(?)이었기에 이 책... 이거 뭐지? 했었는데 엘리베이터를 한 층 한 층 내려갈수록 점점 긴장감이 더해지고 더해지다가 마지막에 우왓?!!!! 독특한 글쓰기와 구성, 윌의 나레이션. 그 속에서 고스란히 전해지는 감정들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충격.충격.충격이다. 책을 다 읽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매우 짧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 남아있는 감정의 소용돌이는 한참을 날 어지럽게 했다는.. 이 모든 이야기가 단순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동안 일어난 일이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렇게 짧고도 명쾌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제이슨 레이놀즈. 앞으로 신간이 나오면 꼭. 챙겨봐야 할 작가 리스트에 올려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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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독특하다.. 너무 독특해서 책을 펼친순간부터 당황하게 만든 <롱 웨이 다운>. 당연히 소설책일꺼라 생각하고 펼쳐들었는데 읭??? 모지?? 시집인가?? 처음부터 끝까지 시집처럼 운문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처음에는 선뜻 손이 안가게 만들었지만, 속는셈치고 일단 읽어봐라... 순식간에 몰입되어 두세시간 정도면 후딱 완독할 수 있다. 15살 윌은 어젯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형 숀의 죽음을 목격하게 된다. 엄마가 사용하는 비누를 사러 간 숀은 총격에 의해 사망하게 된 것이다. 정확히 이곳은 어디인지 지칭되지는 않았지만 흑인이나 갱들이 사는 할렘지역으로 추측되는데, 총격과 누군가가 죽는 것은 어찌보면 일상이 되어버린듯한 곳이다. 이곳에는 3가지 규칙이다. NO. 1 : 우는 것. 하지마라. 무슨일이 있어도 하지마라. No. 2 : 밀고하는 것. 하지마라. 무슨일이 있어도 하지마라. NO. 3 : 복수하는 것. 사랑하는 사람이 살해당했다면 그들을 죽인 사람을 찾아내어 죽여라. 숀이 알려준 규칙대로 윌은 복수를 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잠겨있어 그동안 열지 못한 서랍장에서 숀의 총을 꺼내 자신의 바지 뒤에 집어넣는다. 형을 죽였을 거라 생각되는 릭스를 죽이기 위해 엘레베이터에 탑승한다. 8층에서 로비(L)인 일층까지 이르기까지는 단 60초가 걸린다. 그리고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단 60초라는 짧은 순간에 이야기를 책한권에 담고 있다. 8층에서 1층까지 바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7층, 6층, 5층, 4층, 3층, 2층.... L 에 이르기까지 각층마다 엘레이터가 멈춰서면서 사람들이 탑승하게 된다. 총의 원래 주인이자 숀에게 동네의 룰을 알려준 벅, 8살 꼬맹이 시절, 여자친구 대니, 마크삼촌과 아빠 마이키, 벅을 죽였지만 룰에 따라 숀에게 살해된 프릭 그리고 형 숀까지.. 갱단이 들끓고 있는 한 할렘가의 3가지 규칙. 그리고 형의 복수를 나서는 15살 윌이 단 일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엘레베이터에서 죽은자들을 만나게 된다. 룰에 의해 누군가를 죽이고 결국에는 자신들 또한 죽음을 맞게되는 죽은자들 말이다. 60초라는 시간은 커피한잔 마시기에도 너무 짧은 시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엄청나게 긴 정적과 같은 시간일 수 있다. 형의 복수를 위해 총을 꺼낸 윌처럼 말이다. 숀은 윌에게 처음으로 눈물을 보인다. 룰을 어긴것이다. 하지만 윌은 숀의 모습이 못나 보이지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형이기에.. 마지막에 숀이 윌에게 의미심장한 말 한마디를 하게 된다. "안와??" 헉... 이건 모지?? 윌과 숀의 재회로 감동적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나 싶었는데 완전 열린결말을 선사해주고 있다. "안와?" 이 말은 무슨 뜻일까?? 브루스윌리스 주연의 <식스센스>처럼 결국에는 윌도 숀처럼 유령이었던 건가? 아니면 복수를 해달라는 숀의 제스쳐인가?? 강력한 펀치가 예고없이 훅 들어오는 것처럼 긴장과 스릴을 안겨준 <롱웨이 다운> 영화로도 제작된다는 소식이 있는데 영화에서는 어떤 연출로 또한번의 재미를 안겨줄지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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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한페이지 한페이지 내가 그동안 이런 구성의 이야기를 제이슨 레이놀즈는 천재임이 틀림없다. 짧은 구절구절을 엮어 내 이름은 윌. 슬픔은 정말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다.P6 말 꺼내기가 힘들다. 내 친구 토니 나쁜 일이 일어날 땐 그리고 세개의 룰. 어두운 시간에 돌아다닐 땐 질문에 질문으로 털어놓았다. 마침내 내내 아껴둔 이건 분명 소설, 그러나 나는 하나의 슬픈 에세이를 읽는 것처럼 이런 책을 또 만날수 있을까. 요즘 느끼는거지만, #롱웨이다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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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주관적인 개인서평입니다. . . 이 책은 19년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특이한 책이다. 독자의 시선에 따라 시,미스터리물, 호러물등의 다양한 평가가 예상된다. . 개인적으로 미스터리물로 생각하며 책을 읽었다. . 이 책은 306페이지로 되어 있지만 읽는데 분담이 되지 않는다.빈공간이 많으며, 글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 또한 운문체 형식의 글은 독자들이 책을 읽는데 지루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저자의 생각이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윌이라는 소년의 형인 숀의 "죽음"으로 시작되는 글은 내가 인상 깊게 본 영화 "데블"을 과거에서 가지고 오게 한다.책의 빈공간이 주는 의미 또한 엘리베이터 안의 공간이 주는 의미 라고 난 이해했다. . 윌은 형인 숀의 죽음 앞에서 3가지의 "룰"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마음이 부서지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3가지 "룰"을 지키기 위해 엘리베어터를 타게 되면서 1분 7초 정도의 시간동안에 현실인지,이계의 세계인지 모르는 경험을 하게 된다. . 저자가 이 책에서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은 흑인들의 삶에서 보여지는 참담한 죽음의 실체와 그 죽음을 부추기는 법적으로 정해져 있지도 않은 그들만의"룰"의 실체를 과감하게 보여 준다. . 어린 시절 주위에서 일상처럼 일어나는 죽음에 노출되어 있는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통하여 말하고 싶은 것을 가장 알기 쉽고 지루하지 않으며, 미스테리물의 형식을 취하여 지루하지 않게 쓴 이유는 책을 읽고 있는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저자의 의도와 생각을 이해하게 된다면 결코 가볍다고 말할 수 없는 책이다. . 복수는 복수를 부르고,죽음은 또 다른 죽음을 가져온다. 복수와 죽음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이유없는 복수와 죽음의 경계선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 윌의 형의 마지막 "나와"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드는 독특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으며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을 만났다. . "롱 웨이 다운"이 없는 세상이 되기를 빌며...책을 덮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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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소개된 글을 보고 읽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읽은 책들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짧은 글들이 마치 영화 대사인 듯 독백인 듯 너무 생생하게 전달이 되었습니다. 문장의 폰트와 내지 디자인에서도 글의 분위기를 전달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형의 죽음에 대한 복수 길, 그 짧은 60여 초의 시간을 책 한 권에 담아 이렇게 슬프게 표현된 글이 있을까 싶습니다. 원서와 그래픽 노블까지도 펼쳐 보게 만든 책이라 추천하게 됩니다. 이 책에 대한 느낌은 번역가 황석희 님이 남겨 놓으신 글이 너무 공감이 되어 옮겨 놓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읽을수록 어딘가 영화적이었다. 짧고 기발한 단편 영화를 관람 하는 기분이었고 한 장, 한 장의 내용이 영화의 씬처럼 머릿속에 뚜렷하게 연상됐다. 단어와 문장의 배치, 폰트 기울기, 심지어 굵기까지 이용한 연출이 시작부터 끝까지 영화적인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연출, 연출이란 표현이 적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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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5. 제이슨 레이놀즈 『롱 웨이 다운』 : 밝은세상 요란한 총성이 들리고 형이 죽었다. 윌이 총성 이후 들은 건 자신의 심장 소리뿐이다. 이제 윌에게 남은 건, 세 가지 룰과 한 자루 총이다. 윌이 자란 동네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단순한 룰이 있다. 첫째 절대 울지 말 것, 둘째 보아도 밀고하지 말 것, 셋째 반드시 복수할 것. 그리고 윌은 조금 전 살해당한 형의 서랍에서 한 자루의 총을 손에 쥔다. 가장 가깝고 사랑한 이의 죽음에 슬픔이 가시기도 전 열다섯의 윌은 지금 당장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알고 있다. 세상에 하나뿐인 형 숀의 복수를 위해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를 인내하며 엄마가 잠들 길 기다린다. 이윽고 멈춘 엄마의 울음소리 끝에 윌은 숀의 총을 손에 쥐고 문밖을 향한다. 허름한 아파트 8층, 바로 윌이 사는 곳이다. 윌은 천천히 복도를 걸어 나가 엘리베이터의 작동 버튼을 누른다. L, 2층, 3층, 4층... 터질 것만 같던 심장이 고요해지고 이내 엘리베이터가 8층에 도착한다. 로비까지 다시 내려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60초. 60초 후의 윌은 동네의 룰을 지킬 것이고, 숀의 복수를 완수할 것이며, 비로소 또 다른 살인자가 될 것이다. 제이슨 레이놀즈의 『롱 웨이 다운』은 죽은 형 숀의 복수를 위해 한 손에 총을 쥐고 엘리베이터에 오른 동생 윌의 60초를 그렸다. 소설이 시작되자마자 윌의 형은 살해당한다. 당시의 상황 묘사는 마치 내가 사건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과 같은 현장감을 준다. 그러나 보다 충격적인 것은 제이슨 레이놀즈의 문체다. 보통 소설은 대체로 산문체로 쓰이는데, 『롱 웨이 다운』은 시작부터 끝까지 운문체로 쓰였다. 필치의 감각을 떠나 운문체가 주는 암시적 묘사와 운율은 마치 80~90년대 래퍼들의 가사를 읽는 것 같다. 책을 펼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에미넴의 초기 앨범 <The marshall mathers>의 수록곡이며 그를 세계적 스타로 만들어준 대표곡 《Stan》이 떠올랐다. 《Stan》을 처음 들었을 당시의 충격만큼이나 강한 충격으로 다가온 『롱 웨이 다운』은 그러나 단지 운문체에서 멈추지 않고 플롯으로 충격을 이어간다. 우리는 작가가 60초라는 매우 짧은 시간을 책 한 권에 담았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60초간 일어난 일이라곤 윌이 형의 복수를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에서 로비로 내려가며 각 층마다 사람들을 만난 것뿐이다. 공교롭게도 엘리베이터는 매 층마다 멈추고 친숙한 인물에서 느껴지는 낯선 감정은 이제 곧 살인자가 될 열다섯 윌의 심리를 그대로 담아낸다. 이 소설엔 오고 가는 대화가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대사가 없다. 형식은 운문이고 윌의 독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살인자가 되기 60초를 앞둔 소년의 독백은 윌의 불안정한 심리 속에 독자를 머물게 한다. 제이슨 레이놀즈는 미스터리 소설을 사건 중심으로 끌어가지 않는다. 미래이긴 하지만 ‘곧’이라는 단서가 붙을 60초 후에 일어날 사건은 독자의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또 하나의 중요한 부분은 바로 배경이다. 사건으로 향하는 과정 속의 배경은 낡은 엘리베이터다. 숨이 막힐 지경으로 좁은 공간감이 선사하는 폐쇄적 공포와 퀴퀴한 냄새, 낯섦과 익숙함이 공존하는 인물들의 공간 침범(엘리베이터) 속에 윌은 예비 살인자로서 초 단위의 시간을 흘려보낸다. 어린 소년이 조금 전 죽은 형의 복수를 위해 살인자가 되어가는 시간 60초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평범히 보내는 60초와는 다른 의미의 시간이다. 윌의 60초는 공간을 지배하며 나아가는 억겁과도 같은 시간이다. 작가는 그런 억겁 같은 60초의 심리를 300페이지에 걸쳐 숨 막히게 묘사한다. 발상만으로도 작가 제이슨 레이놀즈와 『롱 웨이 다운』에 ‘천재적’이라는 표현을 아끼고 싶지 않다. 그리고 그의 소설 『롱 웨이 다운』은 지금껏 경험한 어떠한 소설보다 새롭고 또한 놀랍다. 단지 ‘재미’로 표현하기엔 아쉬움이 남을 것 같고 ‘충격 그 자체’라고 표현하는 것이 그나마 이 소설과 어울릴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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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웨이 다운
아래로 이 책의 형태가 눈에 띈다. 모큐멘터리 특이한 형태의 책이다.
15살의 주인공 윌의 형 숀이 어젯밤 살해당했다.
죽음은 항상 아이러니하다. 숀의 죽음도...... 죽음에 감사합니다라니... 윌은 이제 룰에 따라야 한다. No. 1: 우는 것 No. 2: 밀고하는 것 No. 3: 복수하는 것 벅 . . .
이들도 룰을 따랐다.
윌 7층에서 시작되는 엘리베이터 운행기는 윌의 심리상태를 허구를 빌어 나타낸다. 그 쳇바퀴 속에 윌은 들어가야 할가? 이 책에 지나치게 많은 여백이 있다. 윌의 마음속 갈등을 대변하듯. 하지만 마지막 " 안 와?" 라는 두 음절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은 암시를 받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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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독백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뭔가 서툴고 불안한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나도 모르게 숨죽이며 소년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아마 누구라도 이 책을 펼친다면 소년의 이야기를 외면하기는 힘들 겁니다. 왜 그런지 따질 겨를도 없이 소년의 감정 속으로 빨려들어갈테니... 다 읽고 나서야 제목의 의미를 생각했습니다. 롱 웨이 다운 Long way down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시각을 확인했습니다. 오전 09:08:02 소년의 이야기를 듣느라 얼마만큼 시간이 흘렀는지 전혀 의식하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소년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중 가장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겨우 열다섯 살. 이건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일입니다. 소년이 태어난 순간부터 이미 정해진 룰이니까. 그러니 소년은 그 룰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습니다. 절대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소년은 엘리베이터 안에 갇혀(?) 있습니다. 째각째각 초침 소리가 들릴 것만 같은, 숨막히는 시간이 흘러갑니다. 소년의 이름은 윌. 정확하게는 윌리엄 홀로먼이지만 형 숀이 놀릴 때 이외에는 그 이름을 쓰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제 숀이 장난치며 놀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숀은 그 날, 바로 그저께 총에 맞았고, 죽었으니까. 총성이 들렸고, 뒤이어 비명 소리가 들렸으며 수많은 사이렌이 울려댔습니다. 소년의 동네에서 총성은 모든 사람의 귀와 눈을 멀게 합니다. 특히 누군가 죽었을 때는, 그럴 때는 투명인간이 되는 것이 최선이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경찰들이 사람들에게 물어봤자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할 겁니다. 8층으로 돌아온 소년은 방문을 걸어 잠그고 베개를 머리에 얹고 눌렀습니다. 엄마가 흐느끼는 소릴 눌러보려고. 울 것 같은 기분이지만 우는 건 안 됩니다. 룰에 어긋나니까. 지켜야 하는 룰이니까. 룰 No 1 : 우는 것 하지 마라. 무슨 일이 있어도. 하지 마라. 룰 No 2 : 밀고하는 것 하지 마라. 무슨 일이 있어도. 하지 마라. 룰 No 3 : 복수하는 것 사랑하는 사람이 살해당했다면 그들을 죽인 사람을 찾아내어 죽여라. (31-33p) 책 표지에 보이는 동그란 버튼 위에 숫자가 보이나요? 엘리베이터 안에 층수를 나타내는 저 버튼을, 소년이 손을 뻗어 누를 땐 시간이 멈춘 것 같았습니다. 하얀 불빛이 검은 화살표를 둘러싸며 점점 아래로 내려갑니다, 내려갑니다, 내려갑니다, 내려갑니다... L 버튼은 로비(Lobby)인데, 소년은 어릴 때 형 숀과 함께 빈 엘리베이터에 타면 누군가 들어와 L 버튼을 눌러주길 기다렸습니다. 누가 그 버튼을 누르면 두 형제는 키득거렸습니다. 우리에게 L은 "루저(Loser)"를 뜻했기 때문에 우리는 승자가 되어 로비까지 즐겁고 당당하게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금목걸이를 한 남자가 엘리베이터에 타서 L 버튼이 눌렸는지 확인할 때 소년은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와 숀의 세상에선 내가 이미 루저 역할을 택했다는 걸 그 사람도 알고 있을까?' (75p) 소년은 세 번째 룰을 지키기 위해 지금 가고 있습니다. 오전 09:09:09 나가고 싶다. 문이 천천히 열리고 담배 연기가 엘리베이터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내게서도 성난 파도처럼 빠져나갔다. 내가 숨을 돌릴 때 ... 이젠 L 버튼에 불이 꺼져있었다. (304p) 어쩌면 처음부터 소년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부터 짐작했던 그것. 제발 아니기를 바라며 가슴 졸였는데. 정말 놀랐습니다. 어떻게 소년의 마음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는지. 이 소설은 이상하리만치 글밥이 많지 않습니다. 망설이며 고민하는 소년의 마음처럼. 페이지마다 빈 여백은 거친 벽면 같기도 하고 깜깜한 밤 같기도 합니다. 첫 페이지에 철창 엘리베이터 문이 보입니다. 자, 내려갈 준비가 되었나요? 나락으로 떨어지는 그 참혹한 순간들이 째각째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