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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대프니 듀 모리에가 '서스펜스의 여제'라는 타이틀을 얻기 전의 초기 단편집이다. 1907년 태어난 대프니 듀 모리에가 (한 작품을 제외하고) 25세 이전에 쓰고 발표한 작품이다. 대프니 듀 모리에에게 '서스펜스의 여제'라는 칭호 뒤로 따라붙는 '최고의 이야기꾼'이라는 타이틀에는 못미치지만 가히 '뛰어난 이야기꾼'이라 할 수 있는 작품들로 이 초기작들 없이 '서스펜스의 여제'가 될 수는 없었을 것이라 짐작하게 한다. 대프니 듀 모리에에게 우리가 매일 흘려보내는 일상은 모두 특별한 듯 하다. 일상의 평온을 비집고 공포로 뒤바뀌는 순간을 포착해내는 그 뛰어난 통찰의 힘으로 작품을 그려내고 있다. 그것은 모두 '순간'에 이루어지는 일이었다. 우리가 좁은 도로를 아무 생각없이 무단횡단하는 '순간'에 일어날 수 있는 불의의 사고는 생각해보면 공포스러운 일이지만 우리는 무사한 하루를 보내는 것과 같다. 언젠가 기적과 같은 일을 경험한 적이 있다. 출근시간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서있었지만 좁은 도로에 차는 다니지 않고 있었다. 그때 뒤쪽에서 헐레벌떡 뛰어오는 아이의 발걸음 소리에 나는 반사적으로 왼손을 뻗었고 아이의 오른손목을 낚아채 잡았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이다. 코너를 돌아 우회전해서 들어오는 흰승용차가 우리 앞을 지나가는 것도 그 순간이었다. 내 반사적인 움직임이 없었다면 내가 어떤 광경을 목격했을지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아이는 신호가 바뀌자마자 자신이 어떤 일을 겪을 뻔했는지도 모른 채 뛰어갔다. 이런 얇은 종이 한 장 차이의 공포가 숨겨있는 일상을 대프니 듀 모리에는 놓치지 않는다. '동풍' 주민이 70명을 벗어난 적이 없는 작은 섬에 대형 범선이 동풍을 피해 정박한다. 섬은 범선에서 내린 선원들로 활기를 띠고 무기력했던 섬사람들에게 설레임과 흥분을 일으키는데 술에 취한 거스리는 밤새 선원과 놀아난 아내를 죽이고 아침에 눈을 뜬다. 그 사이 동풍은 잦아들어 범선은 수평선의 작은 점이 돼있었다. '인형' "...... 연주하는 걸 나도 들어봤는데 등줄기에 싸늘한 전율이 흘렀어. ......"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에 시크한 매력을 갖고 있는 리베카는 비밀에 쌓인 여인이다. 리베카를 사랑하게 된 '나'는 리베카의 집을 방문한다. 그 집에는 줄리오라는 16세 쯤 돼보이는 사내아이 인형이 앉아있었다. '나'는 섬뜩함을 느낀다. 리베카와 단 한 번 키스도 나눴지만, '나'에게 무심한 리베카의 태도는 '나'를 더 애태우고, '나'는 사랑의 열병을 견디다 못해 자정이 넘은 때 리베카를 찾아가는데...... . '그러므로 이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권력지향 적인 사제 제임스 홀러웨이는 스물두 살의 크랜리 경의 사랑노름의 뒤치닥거리를 자처하고, 사제의 말을 들은 메리 윌리엄스는 다음날 신문 사회면에 이름을 올린다. 메리 윌리엄스의 죽음에 안도하며 제임스는 주일 예배를 집전하다. '성격차이' 사랑은 조금의 이기심으로도 천국과 지옥을 오가게 하고, 마음과는 다르게 말하고 행동하게 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연인의 사소한 행동과 말에도 공포를 느낀다. '절망' 김유정의 '봄봄'을 떠올리게 하는 단편으로 가까스로 장인의 허락을 받아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는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남편과 아내는 일자리를 구하고 둘의 일자리는 정확히 시간이 엇갈려 만날 수조차 없다. 둘의 절망은 사랑할 시간이 없다는 것일까, 아니면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가난일까? '피카딜리' 당시 직업군으로 부잣집 하녀일을 하던 메이지는 짐이라는 남자를 만나 소매치기가 되고 교도소를 거쳐 피카딜'리로 흘러들어간다. 자신의 삶을 기자에게 덤덤히 들려준다. '집고양이' 엄마에게 접근해 집사노릇을 하며 애인으로 살아온 존은 소녀가 성인이 되자 소녀에게도 추파를 던지며 집적거린다. 엄마는 딸과 존 사이를 질투하고 세상 사람들은 셋의 관계를 알만하다는 듯이 비웃는다. 소녀는 이 모든 것이 공포스럽다. '메이지' 젊음을 팔고 있는 메이지 앞에 노파가 너도 곧 늙을 것이라 말하낟. 사실 메이지는 삶에 거창한 것을 바라지 않는다. 소박한 행복을 바라지만 메이지의 현신을 녹록치 않다. '오래가는 아픔은 없다' 여주인은 이혼을 하게 된 친구에게 오래가는 아픔은 없다고 위로 했던 그 날 저녁 그 말을 자신에게 되뇌이게 된다. '주말' 사랑에 들뜬 남녀의 사랑의 유통기한은 주말을 넘기지 못했다. '해피밸리' 예지력을 가지고 있는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여행을 떠난다. 여자는 여행지에서 자신의 미래의 아들을 만나고 무덤에서 헤어진다. 남편은 그곳이 '해피밸리'라며 그곳에서 살자고 한다. '점점 차가워지는 그의 편지' 이 단편은 오직 남자의 편지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B부인의 마음을 얻기 위한 사랑의 편지는 점점 고조되다가 정점에 오르고서는 기우는 달처럼 스러진다. '인생의 훼방꾼' 지략가라기 보다는 모사꾼이었던 딜리는 스스로 인생을 망치고 만다. 인생의 가장 큰 훼방꾼은 자신이라는 이야기.
빛나는 보석이 되기 전, 작가의 갈고 닦는 그 여정을 볼 수 있는 작품집이다. '서스펜스의 여제', '최고의 이야기꾼'인 대프니 듀 모리에의 탄생과정을 보고 싶은 독자에게 읽기를 권한다. 그리고 저명한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난 대프니 듀 모리에의 삶의 이면을 조금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1969년 듀 모리엔느 그간의 문학적 공헌으로 기사 작위에 해당하는 데임 작위를 하사 받았고 1977년에는 미국 미스터리 작가 협회로부터 그랜드 마스터상을 받았다. ...... "(면지 작가 소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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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럴 의도는 없지만 나도 모르게 나오는 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주의바랍니다. 절름발이가 범인이다!>>>>> 영국 서스펜스의 귀재! 대프니 듀 모리에!! 영국 추리소설의 여왕이라는 데임Dame 애거서 크리스티처럼 유명한 이름은 아니지만 (똑같은 데임인데ㅠㅠ)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인 [새], [레베카] 등을 통해 그녀의 작품은 대중에 잘 알려져있다. 한국에서는 뮤지컬 [레베카]의 인기에 힘입어 요즘 더 번역되어 나오기에 히치콕 감독과 뮤지컬에 두 손 모아 감사드립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단편집인 [인형]은 빠른 속도감으로 다양한 인간과 이야기를 다루기에 읽는 동안 마치 (한 번도 그래본 적은 없지만 영화에서 자주 보았던) 크리스마스 트리 밑 작은 선물들을 연이어 푸는 재미가 이런걸까 싶게 끝날 때까지 책을 손에서 놓기 힘들었다. 단편집의 시작인 <동풍>부터 강렬하다. 실제로 섬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써 2020년에도 고립과 유리되어있음을 느끼는데 그 때라면 정말 묘사대로 섬에서 안온하게 사는 것 이상을 꿈꿨을까 싶다. 섬사람이세요? 싶을 정도로 날카롭게 잘 짚어낸 마음이 도시사람-이방인-의 시선으로 유려하게 쓰여있다. 바람으로 느닷없이 방문했다 떠나버리는 것까지 섬에선 너무도 있을 법한 일. 첫 작품을 읽는 순간 이것은 찐이다! 하며 작가에게 빠져버리게 한다. 그리고 바로 이 단편집의 제목이기도 한 <인형>이 이어진다. 닥터 스트롱맨Strongman 이 발견한 이야기라는 서두부터 벌써 재미있다. '도무지 있을 법 하지 않은 이야기'라. 그럴법도 하지. 인형에게 밀린 남자이니까! 때마침 읽은 시점이 요즘인지라 100년전의 여성이 이런 전복적인 시각을 구사했다는 것 자체가 다시 한번 작가에 대해 호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어지는 <집고양이>도 너무도 있을 법한 이야기다. 너도 나도 알지만 서로 공유는 못했을 더러운 상황들. 그게 까발려지니 시원하다고 해야할까. - 결국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런 것이었다. 복잡하고 사악하기 이를 데 없는 친밀한 관계의 부도덕한 이면. 사랑스러움도 없고 로맨스도 없었다. p163 책과 교육에서 배운 멋진 '어른'의 모습은 어디에 있을까. 사회에 나오면 너무도 당연하게 자신들을 원할거라 생각하며 성추행이나 당한다. 역겹다. 피로한 마음으로 저 문장을 생각해본다.그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슬프다. 여자들의 이름이 나온다- 도끼를 맞고 죽어버린 제인, 아무도 사랑할 수 없다던 리베카, 자살한 메리, 피카디리로 가는 길을 따라간 여자, 집고양이로 인해 어른이 된다는것의 의미를 알게도니 베이비, 작은 행복을 갈구할 뿐이지만 그저 하루하루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베이지, 그리고 본인의 '행복'에서 굴러떨어진 여자와 ("괜찮아, 오래가는 아픔은 없어.") 마지막에 으악! 싫어! 라는 비명이 나오게 하는 딜리까지. 그리고 그녀들 사이 <성격차이>, <절망>,<주말>같은 작품이 마치 순대와 간같은 균형을 맞춰주며 (저렴한 비유 죄송) 재미를 더한다. 그러다가도 [해피 밸리] 같은 작품에서는 신비스러운 서스펜스 분위기를 더하고. <점점 차가워지는 그의 편지>는 하이퍼 리얼리즘이... 어떻게 100년 전에 이런 글을 쓴거지? 마지막 작품인 <인생의 훼방꾼>까지 하나도 버릴 것이 없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선물이 끝나버렸다. 아니 작가양반? 더, 더 주시오! 나는 아직 목마르오! 멋진 단편집이었다. 작가의 초창기 작품들답게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캐릭터로 가득한. 더 완숙해진 후반 작품들은 어떨지. 이제 다른 책들에 빠져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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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니 듀 모리에의 신간이 나왔다는 (있을 수 없는) 소식에 날듯이 달려 주문했네요. 극 초기에, 아주 어릴 적에 쓰인 단편들인데도 날카로움과 신랄함이 종이를 찢고 나올 정도로 번득입니다. 적시 적소에 사용되는 묘사들과 배경 설명에 취하게 됩니다. 장편을 볼 때 느꼈던 '대프니 듀 모리에'라는 작가의 세계가 이 초기 단편들에서도 같은 느낌으로 전달되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이 정도로 완성된 작가였구나 싶은 감동도 맛보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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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를 재미있게 읽고나서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중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단편집을 우선 선택하게 되었다. 그중 표제작인 인형은 정말 인상적이고 작가의 10대 후반 20대 초반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몰입감도 훌륭했다. 첫번째 단편인 동풍도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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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서남쪽 끝 실리 제도에서도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세인트힐다스섬은 주민이 70명에 불과하며 바깥세상에서 잊혀 완전히 고립된, 단조롭지만 평화로운 섬이다. 그러나 60년 전 이곳에 광기와도 같은 동풍이 몰아치면서 낯선 이방인의 범선이 정박했을 때, 아이처럼 순박했던 섬 주민들은 금세 술과 향락에 물들어갔고, 우두머리 어부 거스리와 제인 부부 사이에는 위태로운 전율이 흐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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