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9.0
리뷰 총점 종이책
'물망'-역사가 왜곡한 진실을 밝혀 기억하려한다.
"'물망'-역사가 왜곡한 진실을 밝혀 기억하려한다." 내용보기
‘물망(勿忘)’-잊지 말라. 이징옥은 이시애와 함께 세조의 왕위 찬탈을 전후하여 함경도 지방에서 난을 일으킨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그가 김종서와 함께 6진을 개척하고 함경도절제사로 두 번을 근무한 무장으로 짧게 기록하고 있다. “1453년(단종 1) 수양대군이 계유정란으로 집권하면서 김종서의 심복이라 하여 파직되자, 후임자인 박호문을 죽인 뒤 병마
"'물망'-역사가 왜곡한 진실을 밝혀 기억하려한다." 내용보기

‘물망(勿忘)’-잊지 말라. 이징옥은 이시애와 함께 세조의 왕위 찬탈을 전후하여 함경도 지방에서 난을 일으킨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그가 김종서와 함께 6진을 개척하고 함경도절제사로 두 번을 근무한 무장으로 짧게 기록하고 있다. “1453년(단종 1) 수양대군이 계유정란으로 집권하면서 김종서의 심복이라 하여 파직되자, 후임자인 박호문을 죽인 뒤 병마를 이끌고 종성에 가서 ‘대금황제’라 자칭, 도읍을 오국성에 정하고 격문을 돌려 여진족의 후원을 얻어 반란을 일으켰다. 두만강을 건너려고 종성에서 밤을 새울 때 종성판관 정종·이행검 등의 습격을 받아 아들 3명과 함께 피살되었다. … 후일 이시애의 난의 선구가 되었다. 특히, 사대사상에 젖었던 당시 조선인으로서 황제를 칭한 점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강호원의 소설은 이징옥이 황제라 칭하고 반란을 일으켰다는 기록에 의문을 제기한다. 소설은 회령부사 이징옥이 역병으로 고통당하는 부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원인불명의 전염병으로 백성들이 죽어갈 때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소년 이랑, 부사의 명령으로 그 소년을 양육한 관노인 치노가 소설의 주인공격이다. 이후 소설은 시간을 거슬렀다 현재로 돌아오고 다시 1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김죽이란 이름으로 성장한 무관과 면천하여 그의 부하 군관이 된 치노와 그 주변 군인들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리고 소설의 새로운 주인공인 여진족 추장의 딸 토로고가 등장한다. 토로고는 실록에 나오는 실존인물로 두만강 너머 올량합 여진의 추장 낭발아한의 딸이다. 소설은 6진 개척과 계유정난, 이징옥의 난 등 역사적 사실을 실록에 의거하여 충실히 재현한다. 김죽과 토로고의 애절하고 풋풋한 로맨스가 소설의 가독성을 높이는 한축이다. 그들은 사춘기 소년·소녀마냥 한없이 그리워하고 그저 눈으로 바라보며 기껏 시 구절이 담긴 서신을 교환할 뿐이나, 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그들을 응원하게 된다.

문학은 역사의 건조한 기록에 배경을 상세히 묘사하고 상상력을 동원하여 사건이 일어난 시공간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물망’은 역사책에 반란자로 이름을 올린 이징옥의 삶을 충실히 그려냄으로써 공식적인 역사기록을 의심하게, 아니 불신하게 한다. 아울러 여진족을 조선의 국민으로 포용하여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었던 조선초기의 상황이 세조의 쿠데타와 정적 소탕과정에서 여진족에 대한 강경한 탄압과 결별로 이어졌음을 작가는 개탄하는 것 같다. 그리하여 소설 ‘물망’은 중국동포들을 조선족으로 부르며 외국인 노동자들을 편견과 멸시로 대하는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소설을 읽으며 요즘은 거의 쓰지 않아 잊어버렸던 사자성어나 단어들을 발견하며 미소가 떠올랐다. 말은 적지만 마음으로 늘 서로를 챙기는 옛 사람들의 세상으로 잠시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물망. 무엇을 잊지 말라는 것일까? 경상도 양산 출신의 이징옥이 삭풍과 한설의 북방 영토를 무명의 병사, 농민들과 가꾸고 지켜갔던 평생의 삶을 우스꽝스러운 ‘대금황제’ 참칭으로 기록한 부당함에 작가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시도하고 있다.

r******1 2019.05.18.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