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아가는 기저귀를 찬다. 책빛의 신간 그림책 제목 <<우리 할머니는 기저귀를 차요>>를 보고 직감했다. 아 그 할머니 혹시 치매인가.
아기를 키워보니 아기와 할머니가 많은 점에서 닮아있다는 걸 느낀다. 기저귀를 차지 않으면 대소변 대응이 힘든 점, 다리가 곧게 펴지지 않아 오자다리인 점, 말이 어눌한 점, 잘 알아듣는 듯 하면서도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점, 이것저것 물건을 다 꺼내서 아무데서나 가지고 놀다 버리고 가지고 놀다 버리는 점 등등.
우리가 노인이라는 말을 들으면 느끼게 되는 어딘지 모를 슬픔, 아픔에서 한 발자국 나아가, 귀여운 할머니, 귀여운 노인으로 등장하는 이 책에 그 매력이 있다. 어딘가 부족하지만 결국 내 가족이고 같은 인간이라는 점. 그 근원에서부터 울 뽁이가 세상을 이해했으면 하는 마음에 읽어보았다.
이번 그림책에서 인상깊은 부분은, 예쁘고 귀여운 그림도 그림이지만, "할머니는 누군가 돌봐 줘야 해요. 나처럼요."하는 반복되는 문장이다. 아이 눈에 비친 할머니는 결국 자신과 비슷하거나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한 사람, 한 존재일 뿐이다. 치매노인 간병의 어려움, 이로 인한 가족간 불화와 같은 현실적인 모습 이면에, 한 인간이라는 시각으로 보면 위로가 된다. 이렇게 엄마랑 예쁜 맘이 담긴 그림책을 읽으며 따뜻한 시각을 지닌 뽁이로 커주었으면 한다. 아이에게 그림책을 자주 노출시켜주고, 수시로 펴서 읽어주고, 귀찮아하거나 재미없어하면 나혼자 읽기도 하고, 관심있어하면 더 신나게 읽어주고. 이게 나의 책육아 방식이다. 좋으면 좋은 거고, 싫으면 싫은 대로. 책빛의 그림책은 책빛 만의 빛깔이 있는 듯 하다. 뭔가 깔끔하다. 어디서 그런 느낌을 느끼는 건지는 모르겠다. 자그마한 사이즈의 그림책을 만나 반갑고 감사하다.
|
|
"투르타, 당신 안의 어린아이와 영원히 함께하기를." -알레인 아기레- "모두에게 최고의 사랑과 감사를 보냅니다." -아이나라 아즈피아즈-
모든 일상이 조차도 서구화 되어가는 것 같다. 사람들과의 대면이 적어지고 모든 소비는 온라인에서 해결하고 있다.
표지만으로도 눈이 머물고 흥미롭게 하는 책이다. 둘째와 내가 좋아하는 색감이 가득한 책을 골랐다. 그림만으로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궁금한데 한국 제목은 책을 짐작하게 번역되어 조금은 서운했다. 원제는 MY GRANDMOTHER IS A CHILD, LIKE ME. 두가지 제목에서 느껴지는 뉘앙스가 완전 다르게 느껴진다. 아쉽지만 출판사 입장도 있을 것 같다. 서점도 없고 온라인이나 광고 리뷰만으로 책 정보를 접하다 보니 제목에 정보를 담을 수 밖에 없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동네만 해도 걸어서 갈 수 있는 책방이 없다. 오프라인 서점은 학습관련 문제집류가 많은 부분을 차지 한다. 무튼 정말 예쁜 책을 아이들과 보았다.
《우리 할머니는 기저귀를 차요》 알레인 아길레 글/아이나라 아즈피아즈 그림/황연재 옮김/책빛 어른인 나는 단박에 치매노인을 생각했다. 왠지 슬픈 이야기를 상상했고 9살 둘째는 치매는 생각도 못했고 아이와 같이 노는 할머니 이야기라 재미 있었다고 한다. 12살 큰애는 그림속 캐릭터의 표정들 때문에 재미있었다고 한다. "엄마, 아이에서 어른이 되었다가 다시 아이가 되는 거네요" "이미 커진 몸이 작아지진 않잖아요" 어른은 슬픈을 먼저 보고 아이들은 즐거움을 먼저 보는 것 같다.
책 속에서 눈이 젤 먼저 갔던 부분이다. 할머니의 손톱이다. 아이들이 꼽은 장면은 할머니와 아이가 함께 즐겁게 놀고 있는 장면이다.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할머니의 모습이 만화같은 일러스트로 즐겁고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다.
아이들은 책을 보고 마음에 남는 걸 그려 보기로 했다. 할머니의 서툰모습에서 책속의 아이도, 우리집 아이도 닮은 구석을 찾아내며 깔깔거린다. 아이들에게 두려움을 가리칠 필요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은 학습된 두려움이 있다. 어려운 이야기를 달콤한 색감으로 아기자기하게 표현되어 무겁지 않게 느껴진다.
누구나 한번쯤은 꼭 되는 시간이 있다. 태어나고, 어른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아이가 되는 시간 부모의 이야기이거나, 내 아이의 부모인 나의 이야기 일 수도 있다. 사람의 생애중 한 순간을 아이들과 지켜보는 것 같았다. 아이들과 함께 꼭 읽혀졌으면 좋겠다.
|
|
우리 할머니는 기저귀를 차요 / 알레인 아기레 글 / 아이나라 아즈피아즈 그림 / 황연재 역 / 책빛 / 2020.03.30 / 모두를 위한 그림책 27 / 원제 : Mi abuela es como yo, un nino (2019년)
줄거리
책을 읽고
- 치매 관련 그림책 -
- 다양한 언어로 만들어진 표지 -
스페인어(castellano)와 4개 자치주(까딸루냐, 바스크, 갈리시아, 발렌시아) 언어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다양한 언어로 출간된 <>이네요. 제목을 스페인어를 번역기도 돌려보니 '할머니는 나 같은 아이'라는 뜻이네요. 한글 번역에서 제목으로 들어간 '기저귀'는 그림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어요.
오늘도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