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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는 우리나라로부터 약 10000km 만큼 멀리 떨어져 있고, 남반구에 있어 우리와 계절도 반대인 나라이다. 오세아니아에서 호주와 함께 우리에게 비교적 널리 알려진 나라이긴 하지만, 거리가 워낙 멀리 떨어져 있고 우리와 다른 점도 많아서 익숙하지는 않은 나라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뉴질랜드에 대한 여행 정보를 찾는 것은 동부,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 등에 비해서 풍부하지는 않다. 물론 최근 들어서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잘 보전되어 있다는 뉴질랜드에 대해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고, 다양한 목적으로 뉴질랜드를 방문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뉴질랜드 여행과 관련한 웹사이트, 방송 프로그램, 여행 책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와 가까워지고 있는 뉴질랜드에 대한 여행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EBS 세계테마기행 뉴질랜드 남섬 편을 촬영한 전주교대 이경한 교수가 당시의 여행 코스와 뒷이야기를 정리하여 쓴 책이다. 지리교육을 전공한 저자는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환경을 즐기고, 그곳을 터전삼아 살아가는 뉴질랜드 사람들의 일상에 관심을 가지는 여행을 떠났다. 책 제목인 '생태기행'이라는 말은 얼핏 생각하면 뉴질랜드의 지형, 동식물 등 자연환경만 관찰하는 여행이라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생태라는 단어는 자연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살아가는 뉴질랜드 사람들의 삶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다. 저자는 지리학자로서 자연환경과 인간생활의 관계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뉴질랜드 중에서도 남섬의 여러 장소를 둘러보는 여행을 떠났다. 남섬은 북섬에 비해서 인구밀도 및 도시화가 덜 되어 자연환경과 문화경관의 상호작용을 더 잘 볼 수 있다. ![]() EBS 세계테마기행 생명의 보고 뉴질랜드 남섬 기행 https://www.youtube.com/watch?v=hbJnNY3mGPs&list=PL_JOHb8anjbUKLcSQVxGymuRi5voAHET6&index=5 책에서 다룬 여행지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뉴질랜드 남섬의 수려한 자연환경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자연환경의 풍경을 즐기기 위해 남섬을 살핀다. 대륙과 멀리 떨어져 있는 남태평양의 섬나라인 뉴질랜드는 판구조론과 관련하여 험준한 산맥이 발달하였고 빙하지형도 잘 볼 수 있다. 위도 및 지리적 특징과 관련하여 온대 해양성 기후가 발달해 있다. 오랜 기간 대륙과 분리되어 특유의 동식물 생태계가 펼쳐진다. 그리고 이들과 오랜 기간 상호작용하여 온 초기 정착민인 마오리 족도 중요하다. 마오리 족보다 훨씬 뒤에 들어온 유럽인들은 이곳의 자연환경 및 마오리 족과 갈등하기도 하고, 현재는 뉴질랜드의 자연환경을 보전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저자는 뉴질랜드 도시의 넓은 부지로 확보된 생태공원, 고래잡이 역사를 반성하면서 생태체험 관광을 하는 모습, 펭귄 서식지 파괴 원인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이러한 생태학적 사고를 하고 있다. 도시로의 이주민이 늘면서 도시 인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과정에서 도시가 무분별하게 팽창하는 것을 막고 자연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공원 정책을 시행하였다. 도시 내에서 주택지를 건설하는 경우에는 그 면적의 7.5%, 상업지를 건설하는 경우에는 그 면적의 10%에 해당하는 비용이나 토지를 기부하도록 하였다. 그래서 이 도시는 인구가 늘면서 오히려 공원의 면적이 증가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것은 거주 공간의 확대가 인간의 삶의 조건을 침해하지 않도록 법을 제정한 결과이다. (p.18~19) 카이코우라에서의 고래 관광, 실 콜로니의 물개 관광 등을 경험하면서 생태 관광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생태 관광은 다양한 이점이 있다. 먼저, 자연 보호의 효과가 있다. 좋은 자연 조건을 간직하는 것이 이 관광의 필요조건이기에, 사람들은 자연환경을 보호하려는 강한 의지를 가진다. 그리고 이런 태도는 자연스럽게 환경 보호로 이어진다. 이것은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주어서 태양열 사용, 쓰레기 분리수거, 야생동물 보호, 에너지 사용량의 최소화 등의 행동을 가져온다. (p.58~59) ![]() 뉴질랜드에서 새의 천적은 쥐와 족제비다. 쥐는 쿡 선장이 이곳에 왔을 때 그 배에 실려 왔다고 보고 있다. 족제비는 인간 탐욕의 결과다. 그의 털을 욕심낸 사람들이 대륙에서 족제비를 들여와 사육하다가 수지가 맞지 않자 이들을 그냥 풀어 놓고 버렸다. (...) 특히 이들은 뉴질랜드의 멸종 위기 종으로 날지 못하는 새인 키위, 키아 등을 잡아먹었다. 그러나 뉴질랜드에서는 이곳 생태계를 파괴하는 녀석들을 그냥 놔둘 리가 없다. 뉴질랜드에서는 이들을 잡기 위한 덫을 숲 속 곳곳에 설치해 놓고 관리하고 있다.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에게 숲 속에 덫이 설치되어 있음을 알려 주기 위하여 표지판에 파란색 삼각형으로 표시해 두었다. (p.131) 바닷가의 관목 숲은 펭귄들이 숨기에 적절한 공간을 제공해 준다. 그러나 사람들은 양 목장을 만들기 위하여 숲을 제거해 버린 후 그곳을 푸른 초장으로 바꾸어 놓았다. 사람들이 양을 치기 위해서 숲을 없앴기 때문에 펭귄은 살 곳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양과 펭귄은 공존하기 쉽지 않았다. 19세기 초부터 뉴질랜드를 점령한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산야를 개간하여 바닷가 끝 벼랑까지 목초지를 만들었다. 오타고 반도의 자연을 이곳의 동물과 함께 공유해야 했지만, 사람들은 경제적 이익 앞에서 그럴 만한 여유가 없었다. 한 치의 땅이라도 더 개간하여 양을 길러 돈을 벌겠다는 욕심이 너무 강하였다. (p.226) 저자는 뉴질랜드에서 살아가는, 살아온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가진다. 역사적 큰 흐름에서 중심이 된 사람들도 있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과 그 의미를 살펴보면서 자신을 뒤돌아보는 여행을 하는 것이다. 여행이란 아름다운 풍광을 여행자가 일방적으로 즐기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일상을 살펴보고 공감하면서, 나의 삶을 객관화하는 것도 좋다. 저자가 보고 느낀 여행지의 사람들의 모습에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 이곳에서는 일요일마다 선데이마켓, 즉 일요시장이 선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만든 물건을 가져와서 사고판다. 이곳에서 파는 물건은 거창하거나 화려하지 않다. 단지 자신들의 손재주로 물건을 만들고 이를 사람들에게 재미삼아 파는 정도다. (...) 이곳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 중에 아직 앳된 친구가 눈에 띄었다. 상인 대열의 맨 앞줄을 차지하고 있던 그녀는 독일에서 온 매듭을 파는 소녀였다. 세계 여행을 하면서 매듭을 팔아 여행 경비 일부를 충당한다고 했다. 세계를 무대로 길을 나선 친구가 대견스러워 보였다. 나의 스무 살 시절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일을 해내고 있는 그가 약간 부러웠다.(p.23~24) 나는 별자리보다는 두 일본인에 더 관심이 갔다. 그들에게 천문학자냐고 물으니, 의외로 사진작가라고 답했다. 천문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기 위하여 이곳에 와 있다고 했다. 2년 이상 이곳에 체류하고 있는 그들은 자신의 일을 위하여 젊음을 투자하고 있었다. 나는 두 젊은이가 보기에 좋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그 무언가에 미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요즘 우리 젊은이들에게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모르는 것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그저 부모가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지, 정작 자신이 인생을 걸 만한 일과 직업을 정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p.81~82) 작은 박물관의 여러 사진 중에서 유독 나의 눈길을 끈 것은 중국인 광산 노동자였다. 중국이 아편전쟁에서 영국에 패배한 후, 많은 중국인들은 돈을 벌기 위하여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지로 노동 이민을 떠났다. 그중에서 오스트레일리아의 빅토리아 지역으로 이주해 온 중국인 노동자들은 뉴질랜드에 골드러시가 일어나자 다시 이곳 애로타운까지 이주해 왔다. (...) 그들은 사금 채취와 도로 건설 노동자였지만 반노예 상태로 일을 하였다. (p.136)
뉴질랜드 남섬에서 경험하는 관광 상품들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발견된다. 어느 것을 택하든지 조종사나 운전사는 자기 지역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해 준다는 점이다. 그들은 지역의 작은 들풀에서부터 서던 알프스 산맥까지 다양한 풍경과 삶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을 해 주었다. 같은 지역인 경우에는 설명의 반복이 있긴 해도, 자신의 일과 관광 상품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p.154) 이 책은 여행을 떠난 저자가 자유롭게 여행에 대한 감상을 쓴 책으로, 체계적으로 여행장소의 볼거리, 숙박업소, 먹거리 등을 소개하는 여행 정보 책자와는 다르다. 그래도 '생태기행'이라는 관점으로 뉴질랜드 남섬을 둘러본 감상으로서 의미가 있다. 다른 국가에 비해서 뉴질랜드에 대한 여행 정보는 부족한 편이어서, 이 책의 정보들을 모으는 것도 여행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저자가 자연지리학자가 아니다 보니 책의 몇 군데에서 지형학 용어의 오류가 보인다. p.70에서 석회암과 사암은 다른 암석임에도 같은 것으로 본 오류가 있었다. 그리고 p.158에서 마나포리 호수는 서던 알프스 산맥의 서쪽이 아니라 동쪽 사면으로 흐른다. 그러므로 그 물을 동쪽 사면으로 역류하는 유역 변경식 발전을 한다고 고쳐야 한다. 그리고 p.174에서 물이 바위를 깎아서 만든 하천 경관은 나마(gnamma)가 아니라 포트홀(pothole)이다. 물론 책을 읽는 과정에서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