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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거장의 작품이라 보았는데 거장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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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라기보단 강연을 들은 느낌. 2권 p.279이 세상에 할 일은 많다. 그 무엇이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주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고, 행복하다면 그게 성공한 인생이다. 이 세상 모든 직업은 성심껏 하면 굶지 않게 해준다.  풍부하고 폭넓은 자료조사와 다방면의 이야기들을 가져온 것은 읽을거리를 풍성하게 했지만, 캐릭터 설정 및 어조는 물론 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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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라기보단 강연을 들은 느낌.

 


2권 p.279
이 세상에 할 일은 많다. 그 무엇이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주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고, 행복하다면 그게 성공한 인생이다. 이 세상 모든 직업은 성심껏 하면 굶지 않게 해준다.



 

풍부하고 폭넓은 자료조사와 다방면의 이야기들을 가져온 것은 읽을거리를 풍성하게 했지만, 캐릭터 설정 및 어조는 물론 그걸 전달하는 방식에서 작가의 목소리-기성세대 남자 어른의 훈화, 계몽적 어조-가 너무 생생하게 느껴져, '문학', '소설'을 기대하고 읽은 사람으로선 당황스럽고 읽기 힘들었다.

 

 

 

거기에 모든 문제에 있어 악(!)의 근원으로 등장하는 '엄마'에 대한 시선ㅋ 아이 문제에 있어 엄마의 역할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여기 등장하는 여러 엄마들이 아이와 남편만 바꿔갈뿐(!) 모두 하나의 캐릭터라는 것 자체가 교육 문제를 너무 단순화시켜 바라본 것이 아닌가 싶었다. (나는 안 그러니까~ 라는 마음으로 본다면 뒷담화하듯이 읽을수도 있겠지만.)
 

 

 

다채로운 자료를 토대로 현 교육 현장의 문제를 보여주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에 있어서도 방향은 옳지만 다소 거칠다는 느낌이 든다. 책을 읽으려 하지 않고 글을 쓰지 못하고 기본적인 생활태도를 갖추지 못한 아이들에 대한 문제의식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그것을 오로지 부모 특히 엄마의 SKY 학벌 집착으로 집약, 문제를 너무 평면화, 단순화, (이 책의 표현을 따르자면) 후지게 표현한 것이 아쉽다.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된 대안학교나 혁신학교, 혹은 드러나진 않았지만 알짜(?) 기술을 가진 장인들의 사례-만화가, 대장장이, 수타면 장인-들은 성공담으로는 볼 수 있어도 대안으로 보기엔 미흡하다. (역시 여기에서도 그 방안들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에 대한 디테일은 떨어진다.)  


물론 미시적인 시선보다는 역사를 관통하는 거시적 차원에서 큰 방향과 큰 그림을 그리고, 계기로서 작용하여 다양한 논의과 개선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선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작가의 몫이 아니라 독자의 몫이 더 클 것이다.

 

하지만 한국사회에 이 문제는 문제의 거론자체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익히 거론되어온 문제이고 어찌보면 가장 근본적인 사회적 병폐이기에 이것을 거론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를 지닐 수는 없다.(아무리 그것이 거장의 입을 빌렸을지라도.)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문제의 이면,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들을 짚어주고,혹은 뻔한 내용, 이미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라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표현되어' 있어야 더 큰 의미로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뜨끔했던 것은 이 부분들이었다.

 

'학원가기 싫은 날'이라는 동시에서 잔혹한 표현으로 화제가 되었던 10세 소녀에 대한 매스컴의 태도와 사람들의 반응에 대한 비판. 소녀의 시를 기존 가치(학벌사회)를 전복하려는 시도로 보았기에 매스컴이 나서서 자극적으로 소녀를 매장하려 하였고, 부모들은 '내 자식은 저렇지 않으니까, 저렇게 키우면 안되겠다.' 정도의 안이한 생각만으로 사태를 바라봤다는 것.

 

그리고 알바문제를 통해 아이들을 아이들로도, 그렇다고 정당히 대우받아야 할 대상으로도 보아주지 않고 그저 자신의 이익을 채우기 위한 편리한 소모품으로 여기는 어른, 사회의 모습을 꼬집은 것.

 

 

 

이같은 뜨끔함과 일렁임을 책을 읽는 내내 좀더 많이 느낄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그 기대가 어긋나서 아쉽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 책에 등장한 아이들의 모습은 진정한 '풀꽃'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가.

자신의 꿈이 있지만 부모님의 성화에 꿈이 꺾여가는 아이들, 가정형편이 어려워 소외되고 내몰리는 아이들, 중산층으로 남부럽지 않게 자라고 있지만 나름의 고뇌가 있는 아이들  등 많은 유형의 아이들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실제 교육현장에 존재하는 수많은, 진정한 풀꽃들,

'이야기'가 없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여기서도 잘 비춰지지 않는다. 쓱 지나갈 뿐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아직은 잘 모르는 아이들. 이런 아이들이 굳이 대안학교나 혁신학교를 택하지 않더라도, 기본 공교육을 통해서 당장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이 없더라도 안정적인 직업을 얻어 자신의 인생을 통해 소소한 행복과 즐거움을 발견해가는 것.


그것이 진정 '풀꽃도 꽃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삶의 모습이 아닐까.

l******p 2016.07.18. 신고 공감 17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성적만을 강요하는 어른은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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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교감하며 소통하는 수업을 머릿속에 그리고 질문을 던지며 수업을 시작해온 지 27년째입니다. 물음에 답하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의 표정에 회의가 들 때도 있지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일은 당당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근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여기며 질문을 던지며 수업합니다.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에 익숙한 학생들은 생각하기 싫은데 머리 쓰게 한다며 푸념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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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과 교감하며 소통하는 수업을 머릿속에 그리고 질문을 던지며 수업을 시작해온 지 27년째입니다. 물음에 답하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의 표정에 회의가 들 때도 있지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일은 당당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근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여기며 질문을 던지며 수업합니다.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에 익숙한 학생들은 생각하기 싫은데 머리 쓰게 한다며 푸념할 때도 있지만 몇몇 학생은 생각을 표현할 수 있어 기쁘다며 반색하고 있어 다행으로 여기며 위안 삼습니다. 학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채 1등급 학생들의 들러리로 지내며 성적에 짓눌려 마음의 문을 닫고 지내는 아이들의 열패감을 외면하지 말자고 다짐했던 지난시절이 무색해질 때면 교사로서 자괴감이 더합니다.


  내신 절대 불변의 법칙에 따라 내신 1등급 대를 유지하는 학생은 서울대에 지원할 수 있는 표를 얻을 뿐 아니라 연고대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수시전형의 확대로 내신 등급을 잘 받는 일은 학부모들이 갈망하는 대학으로 갈 수 있는 지름길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정원 외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농어촌 지역 학교에서도 예외일 수 없는 명문 대학 진학 열풍은 학원들이 난립하여 사교육 기관을 찾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내신 성적을 잘 받기 위해 학원에서 선행학습하고 수업 시간에 듣는 시늉을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교실 수업을 퇴행을 걷기도 합니다. 자식만큼은 부모 세대처럼 신 새벽에 바다로 나가 파도와 맞서 고기를 잡아야 하는 생활을 대물림하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학원 수업에 의존하는 행태까지 낳았습니다.


  자식들의 선택 의지에 따른 결정을 존중하기보다는 부모들이 정해놓은 방침대로 움직이며 일류대학을 나와 일류 직장에서 고액의 연봉을 받고 일해야 성공한 인생이라 여기는 학부모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무한경쟁시대에 1등을 놓치면 우위를 선점하기 힘들다고 여기며 고액의 과외비를 지불하며 아이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몹니다. 과외 지옥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꿈을 펴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클수록 아이가 받는 고통은 커집니다. 무조건적인 공부만이 아들의 안정된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는 엄마의 무조건적인 신념은 아들을 자살 직전까지 내몰았습니다. 학생들의 학습의욕을 고취한다는 명분 아래 일제고사 성적으로 결정된 등위를 공개하는 일에 반대하며 성적으로 생명체의 존엄성을 짓밟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여긴 강교민 선생은 비틀린 교육 현안을 풀어가는 데 적극적이었습니다.


  대기업 직장인으로 살아내느라 힘든 친구는 아들과 살가운 대화 한번 나누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공부만을 강요하는 엄마의 서슬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지원은 강압적인 엄마가 없는 곳으로 가기 위해 자살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드러내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일로 난관에 봉착한 부모는 대안을 모색하기에 이르렀고, 아들의 상처 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섰습니다. 엄마의 일방적인 자식 사랑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양산하였고, 나만 잘살면 된다는 생각에 어떤 도전 세력도 용납하지 않는 배타주의를 낳았습니다. 기존의 가치를 신봉하며 변화를 시도하기를 꺼려하는 기득권 세력의 이기심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앙드레 김 같은 디자이너로 살기를 바라는 예슬, 만화가로 진로를 정하고 가출하여 자신의 꿈을 탐색하는 동유, 불을 다루고 무쇠를 벼리는 일을 주업으로 하는 윤섭의 대장장이 선언은 엄마의 진로 결정과는 어긋나는 선택이었습니다. ‘자식은 겉을 낳지 속을 낳지 못한다.’는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자식들은 부모의 선택과 결정을 도외시해버렸습니다. 진로 선택은 본인이 결정하고 실수를 경험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의 꿈을 가꿔가는 길이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행행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양분으로 자리할 것이라 여깁니다. 성적만으로 아이를 재단하며 잠재해 있는 능력마저 사장(死藏)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경험 속에 여러 생각을 확장하여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성적 제일주의로 뒤덮인 학교에서 성적이 부진한 학생, 가난한 집안의 아이들은 학교 폭력의 피해자로 가해자에게 대척할 수 있는 힘도 없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가 힘듭니다. 알코올 중독으로 정신이 깊이 병들어버린 아버지 곁에서 아버지처럼 살아서는 안 된다고 다짐하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실질적인 가장 배동기는 싸움기술을 익혀서라도 학교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가난한 아이들을 폭행하는 일을 서슴지 않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하는 다수의 침묵에 맞서다 폭행 범으로 몰린 그는 퇴학 위기까지 갔지만 강교민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소중한 학생들임을 설득력 있게 피력해 파국은 막아냈습니다. 수월성 교육의 효용을 내세우며 문제를 일으킨 아이들을 학교에서 퇴출하는 길을 방책이라고 내세우는 학교폭력선도위원회의 결정에 제동을 걸어서라도 아이들의 상처를 헤아리는 교사의 마음에 숙연해집니다.


  문화적 식민지를 자처하면서 영어 교육에 혈안이 되어 있는 교육 현실은 검증되지 않은 원어민 교사들의 파행적 수업과 비윤리적인 행동은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켜 왔습니다. 모국어 구사 능력보다 토익 성적이 취업을 결정하는 근거로 작용하는 우리나라는 적정한 영어 점수를 얻으려는 이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를 간파한 원어민들은 대한민국을 단기간에 자산을 늘릴 수 있는 황금어장으로 여긴다니 괴란쩍어집니다. 영어 회화 공부를 빙자하여 임신한 여학생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자리를 옮기려는 이기적인 행동은 삐뚤어진 교육의 그림자를 보는 듯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일상생활 속 경험으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며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나와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유기체로 서로를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 삶을 회복하여 갈 때 경쟁 위주의 풍토는 조금씩 사위어갈 것입니다

n*****9 2016.08.29. 신고 공감 15 댓글 11
리뷰 총점 종이책
『풀꽃도 꽃이다 1,2』
"『풀꽃도 꽃이다 1,2』" 내용보기
『풀꽃도 꽃이다』는 기대가 컸던 작품이다. 출간되자마자 화제가 되었고 짧은 시간에 판매 순위가 껑충 뛰었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더구나 교육 문제를 다룬다고 하니. 혹시나 읽어야 한다고 다짐해놓고 잊어버릴까봐 덥석 구매부터 해놓았었다. 그로부터 1년이 훨씬 지나서야 포장지를 뜯었다. 여행지에서 야금야금 아껴 읽으리라 다짐하며.  조정래 작가의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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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도 꽃이다』는 기대가 컸던 작품이다. 출간되자마자 화제가 되었고 짧은 시간에 판매 순위가 껑충 뛰었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더구나 교육 문제를 다룬다고 하니. 혹시나 읽어야 한다고 다짐해놓고 잊어버릴까봐 덥석 구매부터 해놓았었다. 그로부터 1년이 훨씬 지나서야 포장지를 뜯었다. 여행지에서 야금야금 아껴 읽으리라 다짐하며.

 

 

조정래 작가의 소설을 몇 작품 읽고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사회성, 역사성, 민족성이다. 인간 군상을 개인의 선택과 자유에 따른 서사 구성을 넘어서 촘촘한 연결고리들을 도식화하여 사회 전체를 조망하며 써내려갔다는 느낌이 강했다. 거대한 역사의 한 단면을 내 앞에 늘어놓는 것  기분으로 읽었다는 공통점 때문에 숙연함 같은 무거운 감정과 이제까지 이런 것도 몰랐다는 부끄러움, 어렵게 끌어온 우리의 역사 속 선조들에 대한 감명까지 여러 영역의 복합적 감정을 느끼게 만들었었다. 『풀꽃도 꽃이다』를 바로 구매한 결정적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꼭 읽어야할 것 같은 의무감, 읽고 나서도 후회가 없을 것 같다는 믿음.

 

그러나,

『풀꽃도 꽃이다』에서는, 여제껏 만난 조정래 작품에 대한, 위에 나열한 공통적 느낌의 절반만 느꼈다.

대놓고 말해,

실망스러웠다.

 

몇 년만에 읽은 조정래 작가의 작품이다. 그 사이 나의 지성적 정서적 부분의 변화가 있었던 걸까? 그 전에는 못보았던 것을 본 것인지, 아니면 이번 작품에서 유독 나타난 특징인지, 정확히 판단을 할 수 없다. 어쨌거나 이 책의 주제를 떠나 읽는 것 자체가 읽는 내내 불편했다. 첫 째,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이나 사회 현상에 대해 설명이 장황하다. 둘 째, 문제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등장인물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 이런 사람이 없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인물 묘사의 흡입력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셋 째, 정직한 대사, 바른 사나이, 주인공이 손만 대면 척척 해결되는 일들이 이미 예측대로 다음 순서가 진행되는 데서 오는 식상함이 크다. 넷 째, 그에 반해 문제를 일으키는 등장 인물들은 주로 '여성'이고, '엄마'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내가 강남 엄마들에 대해 너무 몰라서 오는 이질감인진 모르겠지만 왜 이리 생각없는 사람들로 묘사를 했을까 하는 불만이 컸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엄마들 많은데 그런 엄마는 강교민의 아내 정도만 등장시킨데다 강교민 아내도 아이의 양육을 위해 직장을 바로 접은, 그래서 아이를 잘 키웠다는 식의 인물 설정이라 주체적인 인물로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 입장에서는 괜찮은 인물로 묘사된 것도 아니다.

 

가부장적인 대한민국의 전통적 가족 질서와 위계를 전제로 구조화한 서사인 것 같다. 조정래 작가와 세대가 달라서일까?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다. 속된 말로 꼰대 느낌이 강하게 든다. 요즘 신조어 '맨스플레인'이 딱 떠오르기도 했다.

 

쓰고 보니 신랄한 비판만 하였다. 그만큼 기대가 컸다. 처음 조정래를 만난 작품『아리랑』을 읽고 가슴 뛰었던 그 감동을 기대하며 읽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욕망을 드러내려 한 점은 알겠으나 매끄러운 독서는 되지 못했다는 점, 그것은 여성의 입장에서, 엄마의 입장에서, 교사의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불편함이 컸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도 '교육' 부분을 소설화 시켰다는 데 의미는 가져야 하며 대중들이 읽을 가치는 충분히 있는 작품이다. 왜 이 지경까지 왔는지에 대한 거대한 줄거리를 압축하고 있는 소설이기 때문에 산발적으로 널린 서로 다른 영역이 교육을 중심에 두고 끌어당겨 주었으니 상관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YES마니아 : 로얄 g********s 2017.01.29. 신고 공감 8 댓글 20
리뷰 총점 종이책 주간우수작
풀꽃도 어여삐 볼 줄 아는 세상으로 바꾸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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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도 꽃이다- 풀꽃도 어여삐 볼 줄 아는 세상으로 바꾸어 가자         사실 이 소설, ‘풀꽃도 꽃이다’에 나오는 여러 이야기들은 우리 가족에겐 아직 먼 미래같다. 나와 남편이야 이미 공부는 졸업한지 오래고, 9개월짜리 아기에게 최고의 미덕은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것이지 1등짜리 성적표가 아닌 것이다. 하긴, 우리나라에 태어난 순간부터 어쩌면 아기들은 길고긴 경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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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도 꽃이다

- 풀꽃도 어여삐 볼 줄 아는 세상으로 바꾸어 가자

 

 

 

 
 

 

 

 사실 이 소설, ‘풀꽃도 꽃이다에 나오는 여러 이야기들은 우리 가족에겐 아직 먼 미래같다. 나와 남편이야 이미 공부는 졸업한지 오래고, 9개월짜리 아기에게 최고의 미덕은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것이지 1등짜리 성적표가 아닌 것이다. 하긴, 우리나라에 태어난 순간부터 어쩌면 아기들은 길고긴 경쟁의 출발대에 서게 된 건지도 모른다. 어쨌든 인터넷의 발달로 요맘때쯤 아기가 몇 ml를 먹는지, 몇 시간을 자는지도 일일이 비교의 대상이 되고 있으니 말이다. 남들보다 앞서야 한다며 아직 옹알이를 하는 아기에게 들려줄 수 있는 영어 동요책이 유아 부문 베스트셀러 순위에 당당히 올라와있는 시대다. 어쩌면 이 상황이 먼 미래라는 건 내 생각뿐일지도 모르겠다.

 

 책은 정말 술술 읽혔다. 우리네 현실을 무섭도록 실감나게 반영한 장면이 와 닿아서 인지도 모르겠다. 일렬로 줄세워진 성적표를 보고 불평하는 학생들을 시작으로 정말 다양한 교육계의 문제가 여기 저기에서 튀어나온다.

공부 스트레스, 엄마의 욕심, 왕따, 은따, 스따, 일진, 셔틀, 학교폭력, 과열된 영어교육, 문화식민지, 외국 유학, 흙수저-금수저. 대치동 학원가 족집게 과외, 가난, 학생 아르바이트...

이 정도면 어디서부터 손대야할지도 막막할 정도다. 작가는 이러한 일련의 문제들의 가장 큰 원인으로 ‘40조에 육박하는 사교육 시장을 지목한다.

 

 요즘은 초등학생 때부터 학원 몇 개씩 돌리는 게 기본이다. 학원이 아니라면 방과 후 교실이라도 돌린다. 학생들은 학교를 마치고 학원에서 다시 친구를 만나고, 놀고, 공부하고, 숙제를 가져와 자기 전까지 한다. 사교육의 늪은 학년이 올라가고 중학교, 고등학교에 올라갈수록 점점 깊어진다. 수능 전에는 책 말미에 나온 대치동 엄마들처럼 일 분 일 초를 다투며 저녁을 먹고 학원에 돌릴 정도다.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가방과 의자에 자물쇠까지 채우는 열성 엄마들의 뒷바라지를 보고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문제는 이런 행태가 학생들에게 굉장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 학생이라면 누구나 안 겪어봤으면 거짓말이라고 할 공부 스트레스’. 이 스트레스로 인해 하루 평균 1.5명이 죽어가고 있다니... 통계의 딱딱한 숫자로 다가온 진실의 무게는 더 무겁다. 부모라면 제 자식이 공부 잘하길 바랄 테고, 모두가 공부를 잘 할 수는 없으니 갈등의 골은 깊어질 뿐이다. 소설 중간 중간에 소개된 안타까운 실화와 시가 그것을 말해준다

 

 갈 곳 없는 학생들의 분노는 때로는 부모에게로, 때로는 그들의 선생에게로, 그렇지만 주로 그들의 동급생에게로 향한다. 적나라한 학교 폭력의 실체를 묘사한 장면을 보며 눈살이 절로 찌푸려졌다. 자신보다 약하고 가난하거나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가해지는 폭력들. 그 모습을 묵인하는 학급 구성원들. 공부 지옥에서 혼자만 탈출한 예슬에게는 은따라는 형벌이 내려진다. 일진들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반격한 동기는 결국 퇴학을 당하고 면 뽑는 기술을 배우러 간다. 지원의 친구 주상은 지금도 남호와 태식의 셔틀노릇을 하고 있을까. 참 막막하고 답답한 현실이다

 

 해답은 없을까. 의외로 간단하다. 부모가 나와 자식을 분리시켜 생각하고 자식이 하고 싶은 일을 든든하게 밀어주고 응원해주는 것이다. “말은 쉽지. 당신 자식이 공부 못해봐라. 그런 소리가 나오나하는 부모들의 골난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그렇다면 공부는 왜 하는 걸까. 왜 잘 해야 하는 걸까. 좋은 성적을 받아서 좋은 대학에 간 다음, 남들이 부러워하는 일명 좋은 직업을 갖고 좋은 결혼을 하기 위해서? 그래서 자식들에게도 일명 금수저를 물려주기 위해서? 여기서 딜레마가 시작된다. 분명 우리는 모든 직업은 존귀하다고 배웠다. 하지만 내 자식은, 나는 못 했어도 내 자식만큼은 힘 덜 들고 시간 덜 투자하며 돈은 많이 버는 직업을 갖길 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들이 포기하기가 힘든 것이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주말 드라마에서 아들이 네일 아티스트를 꿈꾸는 여자 친구와 결혼한다고 하자 전력으로 그것을 반대하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나왔다. 한 편 큰 아들은 교사 여자 친구와 결혼한다고 하자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책을 다 읽었음에도 아직도 확신하기가 힘들다. 내가 만약 그 상황이었다면 나는 웃으면서 무조건 찬성을 외쳤을까? 나름 스스로 열린 마음의 소유자라고 생각하고 있음에도 그러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또 뜨끔했던 장면이 있다. 최미혜와 딸 예슬이가 화장으로 실랑이하는 모습이었다. 나도 나중에 우리 딸이 화장한다고 하면 어쩌지... 하고 걱정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어린 친구들이 뽀송한 피부에 BB크림을 바르고 아이라이너, 틴트를 진하게 덧칠하는 모습을 보면 퍽 좋아보이진 않는다. ‘저러다 나중에 피부 탄력 떨어지고 엄청 후회할 걸하는 생각도 해 본다. 지금도 이런데 10년 후, 20년 후는 더하지 않을까. 화장을 하고 교복을 수선하고 싶어 하는 딸에게 나는 무슨 말을 해주어야 할까.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후에도 하고 싶으면 특별한 날 바를 수 있게 좋은 화장품을 사주는 것. 바르게 클렌징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지금의 나로서는 그게 최선의 방안인 것 같다.  

 

 

 

 

 

 강교민은 [학교를 다니는 것은 지식을 쌓는 것만이 아니라 한평생 신명 나게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해 내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그런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했다. 최근 들어 진로 교육이 많이 강화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아이들은 수많은 직업의 세계를 체험하고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가 적다. 부모 세대도 마찬가지다. 의사, 약사, 판검사를 외쳐대는 것은 그들 세대에 그런 직업을 가진 것은 곧 신분상승이었고 권력과 돈을 거머쥐는 지름길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에서 수많은 직업들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김선희의 아들 최윤섭이 대장장이를 한다고 하자 그 부모는 천하다고 기함을 했지만, 알고보니 박대성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면서 예술적으로도, 재정적으로도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꼭 돈을 많이 벌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평소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직업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진로 교육이 아이들만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필요한 이유가 그 때문이다.

 

 

 

 

 

 

 ‘풀꽃도 꽃이다에서도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유지원과 원누리, 원명준이 다니게 된 대안학교, 또 혁신학교가 그것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대안학교, 혁신학교 말만 많이 들어봤지 둘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몰랐다. 검색해본 바로는 공교육의 바깥에서 그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학생들의 자립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대안학교다. 혁신학교는 시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협력, 토론, 배려를 주창하며 학생 중심의 민주 질서를 확립하는 곳으로 대안학교와 일맥상통하는 구석이 있다. 이러한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각자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그 것에 몰두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 학생을 감시와 억압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최대한 존중한다. 대안학교, 혁신학교에서 학생들은 서로 무시하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도우며 상생하는 것을 배운다. 갑자기 대한민국의 모든 학교 시스템을 이들 학교처럼 바꿀 수는 없겠지만, 나와 같이 부모 한 사람, 한 사람이 새로운 가치를 좇다 보면 서서히 바뀌어 나가지 않을까. 혁신학교에 대한 지지와 진보 교육감의 당선이 그 수요를 보여주듯 말이다.

 

 마음껏 놀고 뒹굴고 꿈꾸게 하자. 친구들과 입에서 단내가 날 때까지 놀게 하자. 안 되는건 안된다고 단호하게 알려주자. 돈과 권력이 최고의 가치이며, 그것을 가질 수 있는 직업이 최고의 직업이라는 사고방식은 버리자. 영어는 필요한 만큼만 잘 하면 된다. 자기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자. 책을 사랑하고 사색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하자. 다른 이의 아픔에 같이 눈물 흘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자. 나부터가 바뀌자. 그렇게 생각했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 퇴근한 남편에게 책의 내용을 이야기해주었다.

“...그러더라고. 당신은 우리 딸이 나중에 뭐 했으면 좋겠다는 거 있어?”

..당신 말 듣고 보니까 우리 애기가 하고 싶은 거 밀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네.”

오오, 정말이야? 왜 당신 예전에 약사 시킨다고 그랬었잖아.”

아니야, 약사 안해도 괜찮아. 당신이나 나중에 혹시나 공부 못 한다고 애 잡지 말아.”

, 안 그래. 안 그럴거야 진짜. 실컷 놀게 해줘야지. 지 하고 싶은 거 하고.”

지금 이 말 꼭 기억해.”

하하하, 알겠어. 이래놓고 나중에 나도 뭐라 하는거 아냐?”

엄마 아빠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꼭 아는 것처럼, 9개월 된 딸은 방실방실 웃으며 토끼 인형의 귀를 쭉쭉 빨았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u 2016.08.28. 신고 공감 4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는 풀꽃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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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나태주 시인이 <풀꽃>이라는 시에서 말했듯이 ‘단 한 사람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교육의 본질을 돌아보게 만드는 사회소설이다. 우리나라의 비뚤어진 교육열과 사교육 열풍으로 시들어 가는 아이들 모습을 고발하고 있다.무너진 공교육 속에서도 꿋꿋이 신념을 지켜가는 고등학교 교사 강교민, 현재 삶의 목표가 고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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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이 <풀꽃>이라는 시에서 말했듯이 ‘단 한 사람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교육의 본질을 돌아보게 만드는 사회소설이다. 우리나라의 비뚤어진 교육열과 사교육 열풍으로 시들어 가는 아이들 모습을 고발하고 있다.


무너진 공교육 속에서도 꿋꿋이 신념을 지켜가는 고등학교 교사 강교민, 현재 삶의 목표가 고교생 아들의 대학 진학뿐인 전업주부 김희경, 원어민 영어 회화라는 거대한 시장을 찾아온 미국인 포먼, 심화되고 있는 학교 폭력 문제인 왕따, 은따 이야기 등 우리 교육 주변의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우리사회의 잘못된 교육열과 이로 인한 부작용을 고발하는 장면들을 만나게 된다. 무한경쟁으로 내몰리는 학생들과 일등 이외의 존재는 철저히 무시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아이들 하나하나가 풀꽃같이 소중한 존재임을 일깨우려고 저자는 노력한다.


흔히 우리교육 문제를 비꼬는 말로 좋은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할아버지의 경제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지만 이 소설에서는 엄마의 지나친 간섭문제가 많이 조명된다. 교육의 책임이 우리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의 합작품일텐데 속물근성을 가진 엄마모습이 집중 조명되면서 비판을 받는다. 사실 교육문제의 출발점이 우리 자식만 잘 되면 그만이라는 무한경쟁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 출발점이 좋은 학교 보내기에 올인하는 엄마 모습이 아닌가 싶다.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 또는 자신의 분신으로 생각하는 잘못된 시각을 고발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최근 리우올림픽에서 메달을 두고 펼치는 운동경기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입시경쟁을 떠올리게 된다. 올림픽은 참가가 목적이고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면 그만이라고 하지만 사실 모든 관심은 메달리스트에 집중되는 것이 현실이다. 인간의 경쟁심이 발전의 근본동력이라는 긍정적 측면을 감안한다면 입시위주의 교육현실을 바꿀 수 있는 근본방법은 학력이 많은 것을 결정해버리는 사회시스템을 고치는 것이다. 진정한 실력이 무엇이며 이를 구분하고 보상하는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어 갈 지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

c******4 2016.08.16. 신고 공감 4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들꽃이든 풀꽃이든 각자 자기만의 색깔과 향기를 뽐내며 조화롭게 살고 있더라
"들꽃이든 풀꽃이든 각자 자기만의 색깔과 향기를 뽐내며 조화롭게 살고 있더라" 내용보기
평소 조정래씨 작품의 애독자로서 예스24 홈페이지에 본 도서 예약판매 배너가 뜨지마자 망설임 없이 구입을 했다. 일주일만에 책을 받고 단숨에 두권을 읽어버렸다. 역시 작가님의 소설은 본인이 갖고 계신 사상적 기반 위에 책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올것 같은 생생한 묘사를 통해 매력적인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재빠른 이야기 전개를 함으로써 그 흡입력이 상상을 초월했다. 평소
"들꽃이든 풀꽃이든 각자 자기만의 색깔과 향기를 뽐내며 조화롭게 살고 있더라" 내용보기

   평소 조정래씨 작품의 애독자로서 예스24 홈페이지에 본 도서 예약판매 배너가 뜨지마자 망설임 없이 구입을 했다. 일주일만에 책을 받고 단숨에 두권을 읽어버렸다. 역시 작가님의 소설은 본인이 갖고 계신 사상적 기반 위에 책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올것 같은 생생한 묘사를 통해 매력적인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재빠른 이야기 전개를 함으로써 그 흡입력이 상상을 초월했다. 평소 우리나라의 교육의 현실과 앞으로의 방향, 우리 아들 딸들의 교육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했던 나로서는 그 생각을 정리하고 정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그런 소설이었다.

  작가는 이 작품을 위해 수없이 학교현장을 취재하고 선생님들과 좌담회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교실속의 에피소드들을 눈앞에서 벌이지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마치 그 교실에 앉아서 사건을 경험하는 듯한 착각을 느끼곤 했다.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몇몇 등장인물들에 요즘말로 꽂히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참교육을 위해 행동하여 등장학생들로부터 캡짱선생으로 통하는 강교민, 엄마의 학업에 대한 등쌀에 못이겨 결국 대안학교로 전학하여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유지원, 대장장이가 되고 싶어하는 최윤섭, 극성 엄마와 은따에 맞서 당당하게 디자이너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최미혜의 딸, 그외 극성 엄마들 어느하나 애정이 가지 않는 캐릭터가 없었고, 심지어 얄밉기까지한 엄마들의 모습에서 오히려 애처로움과 측은함이 느껴졌다. 등장 인물에 살아 숨쉬는 듯한 생명력을 불어 넣는 작가의 신박한 능력에 찬사를 보낸다.

  결국 이 작품에서 참된 교육이란 학생 개인의 능력과 적성에 맞춰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오로지 누가 많이 정확하게 외우고 계산해서 문제를 올바르게 풀어내는가 아니라 자유로운 토론과 다양한 경험, 선생님과의 상담 등의 교육과정을 통해 본인이 어떤일을 좋아하며 어떤일에 소질이 있는지 찾는것, 그리고 한명의 낙오도 없이 문제아에 대한 처벌이 아닌 사랑으로 아이들을 감싸안는 것이 진정한 교육의 목표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 설정에 대한 내용도 인상깊었다. 자기(부모)와 자식을 분리하고 독립시키질 않고 동일시하는 것의 문제점, 소위 "자기 객관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극성부모의 자식에 대한 집착과 이후 비극이 발생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었다. 심히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과연 범인으로 자식에 대한 자기 객관화를 아무렇지도 않고 이루어낼 수 있는 부모가 몇이나 될 수 있을까 싶었다.

  작품을 읽으면서 중심줄기가 되는 큰 스토리가 없이 비슷한 주제를 가진 단편소설 내지는 에피소드들이 나열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에피소드에서 에피스도를 넘어갈 때 적잖은 어색함을 느겼다. 하지만 이런 형식덕분인지 한 에피소드가 끝나고 주의를 환기시키고 다음 스토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어서 작품에 몰입하는데 도움을 준 장치가 되지 않았나 싶다. 또한 학생들간의 대화 중 은어나 줄임말 사용이 어색한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작가가 학생들간의 대화를 접해볼 기회가 많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었다.

  이런 어색함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우리 사회의 교육의 문제점과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다.  작가가 제시한 그 방향이 본인이 평소 생각하고 있었던 것과 비슷해 기분좋게 읽을 수 있었다. OECD 국가중 암기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는 나라가 일본과 한국 뿐이라는 것이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러한 교육을 받았던 본인도 그 교육의 맹점을 알고 있었고 이 작품에서 예리하게 짚었기 때문에 심히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작품에서 묘사한 대안학교는 고등학교 졸업한지 15년이 지난 지금에도 한번쯤 다시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상적으로 묘사하고 있었다. 앞으로 우리의 자녀, 후손들이 작품속의 대안학교 학생들처럼 밤하늘의 별을 보고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우리 세대에 큰 숙제가 생긴 것 같아 한편으로 마음이 무겁다.

k*****2 2016.07.14.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주간우수작
입시지옥에 빠진 불쌍한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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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작가 조정래 선생님의 화제의 신작을 드디어 읽었다. 나는 오래 전부터 조정래 작가의 팬이다. 근대사 3부작 시리즈도 모두 읽었고(솔직히 한강과 태백산맥은 읽은 지 오래돼서 최근 읽은 아리랑처럼 세세하게 기억하지는 못한다) 정글만리도 당연히 신간으로 구입해서 읽어봤다. 작년에 출간된 [조정래의 시선]을 통해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시선 책에서는 교육문제를 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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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작가 조정래 선생님의 화제의 신작을 드디어 읽었다. 나는 오래 전부터 조정래 작가의 팬이다. 근대사 3부작 시리즈도 모두 읽었고(솔직히 한강과 태백산맥은 읽은 지 오래돼서 최근 읽은 아리랑처럼 세세하게 기억하지는 못한다) 정글만리도 당연히 신간으로 구입해서 읽어봤다. 작년에 출간된 [조정래의 시선]을 통해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시선 책에서는 교육문제를 꼬집은 책이 2015년 출간 예정이라고 했지만 6개월 정도 늦은걸 보니 편집자의 손이 많이 갔거나 편집자와 작가 사이의 트러블이 있지 않았나 예상된다. 어찌되었든 독자 입장에서는 기대하던 작가의 신간을 만나게 되었으니 기쁘다.

동료에게 이번 휴가는 조정래 작가의 신작과 함께 할 계획이라고 했더니, 책 꽤나 읽은 그 동료가 이렇게 말했다. “그 작가의 소설은 3부작 이후부터는 너무 계몽소설로 가는 것 같아.” 그 말을 듣고 보니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정글만리에서도 한국이 미래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전대광이나 송재형을 통해 말하고 있지 않았나? 아무튼 나는 동료의 평에 굴하지 않고 작품에 집중하기로 했다.

저자 서문에서 저자가 독자에게 수수께끼를 던지고 있다. “주인공 강교민이라는 이름은 무엇의 줄임말일까?” 오호라! 강교민의 본 말을 찾는 것이 미션이군, 그러나 그 미션은 100쪽 남짓 읽는 사이에 잊혀 버렸다. 우리나라 교육현실이 너무 적나라케 나오기 때문이다.

첫 장 부터 아이들의 알 수 없는 외계어들이 나온다. 칠순이 넘은 노 작가가 자료수집 하는데 제일 어려웠던 대목이 바로 이 부분이 아닐까? 이외수 작가도 청소년들의 국어 파괴현상을 막아보고자 그들의 댓글을 바른 말로 고쳐주는 댓글을 달다가 지쳤다고 들었다. 이해할 수 없는 10대들의 언어를 수집하고 번역하느라 애쓴 작가의 수고가 느껴졌다. 아마 현직 중등 교사가 읽었다면 나보다 더 심하게 느꼈을 것이다. 그 외계어에 숨어있던 교사, 부모, 세상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이 어른에게 비수처럼 와 닿았다. 성적공개는 사형선고, 교사를 비롯한 모든 어른은 찌질이, 엄마는 악마이고 아빠는 엄마에게 돈 벌어다 바치는 찌질이로 묘사되고 있다.

내가 주목한 등장인물은 중3 유지원(), 3 신예슬(), 2 배동기() 이다.

유지원과 신예슬은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 과외지옥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배동기는 가난한 집 출신이라는 이유로 학교폭력을 당하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 주변에 부모들이 조연으로 등장한다. 그 부모들의 삶이라는게 엄마는 헬리콥터 맘이고 아빠는 죽도록 돈만 벌거나 아님 알코올 중독자다. 정상적인 사람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

강남 학생들의 삶이라는게 이런 건지, 하루 종일 과외와 학원으로 치이면서 살아가고, 엄마는 그런 자식을 감시하기에만 바쁘다. 엄마들끼리 만나도 하는 얘기는 온통 성적, 입시, 과외 이야기뿐이다. 저자가 교육이 문제라는 전제로 글을 써 나갔으니 어두운 면만 나오는 것이 당연하기도 한데, 등장하는 인물들의 부모 자식간 대화가 모두 거칠고 불경스럽다. 나도 그 시절에 그랬던가.....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안 난다.

일반적이고 모두들 열망하는 보통교육에서 위 세사람은 모두 튕겨져 나온다. 유지원은 발악하여 대안학교로 전학가고, 신예슬은 중학교 졸업만 하면 꿈을 위해 프랑스로 유학가기로 했다. 배동기는 그동안 당해왔던 일진에게 강한 한방을 날리고 퇴학당해 학교를 떠나지만 사회생활에 전념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불행해보이지 않는다.

개인회화 강사인 포먼이 학생과 성관계를 갖고 그 결과 여자를 임신시킨 죄로 한국에서 쫓겨날 판에 놓여있다. 일본과 한국여자들은 영어를 할 줄 아는 백인 남자라면 사족을 못 쓴다고 보면서 그 절의 제목을 자발적 문화식민지라고 붙였다. 그러나 영어교육이 많이 약해진 요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 앞으로 사라질 직업 1위에 동시 통역사가 있지 않은가! 스마트폰 어플이 그 자리를 대신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영어 학원 폐업 신고가 늘고 있다고 한다.

1부에 등장했던 세 명의 주인공들은 주변인을 통해 자신의 소식을 알려주고 있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신예슬은 눈감고 디자인을 그릴 수 있는 경지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결국 퇴학당한 배동기는 면 뽑는 기술자가 되기 위해 중국집에서 열심히 설거지를 하고 있다. 유지원만 직접 자신의 소식을 전해왔다. 유지원은 혁신학교로 전학 가서 원 없이 책을 읽고 토론수업도 하면서 자신의 진로를 정했다. 그가 정한 진로는 농부다. 수입 농작물에 의존하지 않고 토종 농작물을 아끼고 보호하기 위한 일을 하는 것이다. 어쩌면 유지원의 진로가 식량자원을 시대로 나가는데 가장 필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유지원만큼이나 특별한 진로를 정한 인물이 등장한다. 대장장이가 되고 싶은 최윤섭이다. 최윤섭이 대장장이가 되고 싶은 이유는 그저 하고 싶기 때문이다. 성적도 그럭저럭 좋고 집안도 좋은 윤섭의 진로 때문에 어머니는 앓아누울 지경이다. 그래서 윤섭의 부모는 윤섭이가 진로를 정하는데 도화선이 된 21세기 대장장이 박대성을 만난다. 거기서 우리가 하찮게 여겼던 대장장이의 삶을 장인의 삶으로 미화시킨다. 무형문화재 급이니 넉넉한 수입에 대학 강의까지, 당연한 결과다.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면 모두 그렇게 성공할 수 있을까? 거기서 중요한건 흔들리지 않는 뚝심이다. 박대성도 공장 철물이 쏟아져 나올 때 폐업하지 않고, 수입이 줄어도 대장간을 유지하고자 했던 그 뚝심 덕에 성공한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그의 이름을 박대성으로 지었나보다.

2권의 맨 마지막에는 대치동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금수저의 삶을 보여준다. 학교 끝나면 엄마가 픽업하고 이동하는 중에 보약을 먹은 후 학원에 가서 억대연봉 강사에게 수업을 받는다. 학원 강의실 이동시간에는 엄마들이 먼저 출동하여 맨 앞자리를 맡고 인근 고기 집에서 한우를 허겁지겁 먹은 후 다시 수업 받으러 들어간다. 엄마들은 언제나 대기 모드며 자식이 SKY 대학에 철썩 같이 붙을 거라 믿으며 3년 동안 공을 들인다. 그런 엄마들 덕에 대치동 학원가는 오늘도 성업 중이다. 그런 모습을 하버드 대학생 눈을 통해 실낱하게 비판한다. 하버드에 있는 한국 학생들은 말이 없고 방에만 틀어박혀 있어서 이상하다고 여겼는데, 대치동을 와 보니 알겠더란다. 무조건 외우기만 하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으니 하버드에 와서도 교재만 죽어라 외우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공부는 사유는 빠지고 외우기만 열중하고 있다. 그래서 선진국으로 가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중간에 혁신학교가 잠깐 나오고 있지만 그게 완벽한 해결책에 될 수는 없다. 혁신학교가 흥행에 성공할수록 많은 인재가 그 학교로 모이게 되고, 그럼 그 학교도 민사고나 특목고와 같은 소수의 귀족학교로 전학할 수 있다. 중요한건 교육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스웨덴이나 덴마크 교육부장관은 20년이 넘게 근속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정권이 바뀔 때뿐만 아니라 5년 안에도 교육부장관이 여려번 바뀌지 않는가! 언제 짤릴지 모르는 교육부장관이 어떻게 100년을 내다보는 계획을 세울 수 있단 말인가! 안타까운 현실이다.

여러 면에서 교육에 대한 비판이 많았던 소설이다. 대안으로 혁신학교를 제시했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약간 부족하다. 하긴 교육전문가들도 내 놓지 못하는 대안을 어찌 소설가가 제시할 수 있겠는가.

입시라는 소모전에 많은 학생들이 오늘도 청춘을 보내고 있다. 2016.8.6.() 전국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오늘이 바로 수능 D-100일 이란다. 그 청춘들은 알까? 대학에 가면 새로운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100세 인생을 놓고 보면 학창시절은 겨우 인생의 20% 밖에 안되는 기간인데, 그 기간이 평생을 좌우할 것 이라고 어른들이 말하고 있다. 어른들도 경험했으면서 그런 심한 거짓말을 하니....

청춘들에게 고하노니 눈 앞의 입시만 고민하지 말고 더 멀리 인생에 대해 고민하길 바란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j*****7 2016.08.06.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주간우수작
풀꽃도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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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감. 데자뷰. 예전에 겪었던 일을 또 마주치게 되는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풀꽃도 꽃이다]를 읽으며 저는 기시감을 느꼈습니다. 그 기시감은 제가 겪었던 입시위주의 교육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조정래 작가님은 과거 군부정권이 사교육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을 때 손자시대에는 불법과외가 없어질 수도 있겠구나를 기대를 하셨으나 보기 좋게 배신당했다고 말씀하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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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감. 데자뷰. 예전에 겪었던 일을 또 마주치게 되는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풀꽃도 꽃이다]를 읽으며 저는 기시감을 느꼈습니다. 그 기시감은 제가 겪었던 입시위주의 교육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조정래 작가님은 과거 군부정권이 사교육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을 때 손자시대에는 불법과외가 없어질 수도 있겠구나를 기대를 하셨으나 보기 좋게 배신당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 또한 대한민국에 태어나 무한경쟁의 교육시스템을 겪었습니다.

 대학진학후 시간이 지나면 입시위주의 무한경쟁이 변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학부모가 됐을 때는 사교육은 필요없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가진 것이 사실입니다.

고3 수험생 조카가 있고, 초등학교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가 된 지금, 저의 기대 또한 보기좋게 배신당했습니다. 저는 과거에 제가 너무나도 힘들게 겪었던 무한경쟁의 학창시절로 제 아이를 밀어넣어야 하는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가 아직까지 우리를 지배하고 있음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성적표에 석차를 매기는 나라가 전세계에서 일본과 한국뿐이라는 사실과 이름표, 일제고사, 암기식 주입식 교육이 모두 일본의 잔재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백년대계라고 할 수 있는 교육에서까지 무조건 일본식으로 통제만 하는 것이 옳은 교육이라는 일제의 잔재가 청산되지 못했다는 것이 현재의 한국교육을 만들어 온 주범이라 생각하니 안타까웠습니다.

 

교사 강교민의 친구 아들인 유지원의 이야기에서 청소년들이 지옥같은 입시위주 교육때문에 자살을 생각한다는 것. 그리고 그 숫자가 연간 550명에 달한다는 사실은 저를 포함한 우리 사회의 어른들이 얼마나 잔인한가를 일깨워 주었습니다. 청소년들의 자살소식은 뉴스에서 매년 접하지만 내 자식이 아니니까 상관없다며 곧 잊어버리는 우리 어른들의 소름끼치는 무책임함이 그 원인임을 다시한번 돌아보게 합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부모들의 모습은 한결같이 자식들이 남들이 업신여기지 못하는, 권력과 금력을 가질 수 있는 직업을 갖게 하기위한 수단으로서 공부를 절대시합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렇다면 나는 어떤 부모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현재의 입시위주 교육시스템에서라면 저도 소설에 나오는 극성부모들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아이에게 제가 겪었던 입시위주 교육시스템을 그대로 물려줄 것인가, 그리고 그 속에서 아이가 행복하게 자신을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한 후, 저는 좀더 다른 모습의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김선희의 아들 최윤섭이 자신의 진로로 대장장이를 꿈꾸고 부모의 반대에 부딪치는 이야기가 제가 이 소설을 읽으며 가장 많은 것을 배운 부분입니다. 부모와 자식은 다르다는 것. 그리고 이 다름에 대해 우리 조상들이 남긴 명언. '자식은 겉을 낳지 속을 낳지 못한다.' 자녀의 교육과 진로문제는 여기에서 시작하고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자신과 자식을 동일시하기 때문에 숱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아이들은 불행해진다는 사실은 모든 부모가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서는 자신과 자녀가 다르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자기객관화'를 실천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자기객관화를 실천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저도 좋은 학부모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 모든 직업은 성심껏하면 굶지 않게 해준다.'는 말은 자녀의 진로선택에 부모가 반대하는 큰 이유 중 하나인 '그거 해서는 밥굶는다'는 말이 유효하지 않으며 자녀가 꾸는 꿈을 막을 그 어떤 이유도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해마다 일반학교의 자퇴생이 7만여명이라는 사실에서 지금은 저에게 7만이라는 숫자가 남의 일이지만 제가 지금부터라도 올바른 교육관을 세우지 않는다면 저 7만이라는 숫자속에 제 아이도 포함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인생에서 공부란 필요에 따라 적당하고 알맞게 하면 되는 것이다. 교육이란 학생의 개성에 따른 능력을 발견해내고 그 능력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다.' [풀꽃도 꽃이다]에서 읽은 이 두 문장에 대해 한없이 공감하며 이것을 제 교육관의 뿌리로 삼으려 합니다.

 

소설 마지막 장의 제목은 '그래도 희망의 나무심기'입니다. 교육현실은 암울하지만 소설 속 강교민과 같이 참교육을 실천하고 계신 선생님들이 적지 않게 있다는 것. 그리고 혁신학교 실시를 공약으로 들고나온 진보교육감 후보가 당선된 것은 그래도 우리 교육에 희망이 남아있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작가님이 말씀하셨듯이 혁신학교를 주장한 진보교육감의 당선은 이 땅의 교육이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고 인식한 학부모들의 작지만 큰 변화일 것입니다 . 또한 아우슈비츠의 늙은 아버지와 젊은 세 아들의 이야기를 통해 말씀하신 희망은 우리를 추동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것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몇년 전 고려대학교 학생인 김예슬씨는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썼습니다. 그리고 경주마처럼 쉼없이 달려온 그녀는 무한경쟁 교육시스템이 진리도 우정도 정의도 없는, 죽은 대학을 만들어냈다며 자퇴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나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대학과 사회의 모순을 말한 그녀의 선언은 이 사회를 향해 던진 작은 돌멩이었지만 이를 통해 많은 이들이 우리 교육의 현실을 돌아보게 되었고, 그로부터 작은 균열이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풀꽃도 꽃이다]를 읽으면서 그동안 피상적으로만 생각해왔던 '좋은 부모'에 대해 윤곽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부모가 될 것인가보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행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좋은 부모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강력한 교육 민주화가 이루어져야하며 강.교.민을 위해 저또한 노력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습니다.

 

 

아이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희망의 나무를 하나씩 심어나간다면 돈과 욕망 그리고 무한경쟁이라는 톱니바퀴가 맞물리며 작동하는 대치동 학원가의 밤에 작은 균열을 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작은 희망을 품어봅니다.

이제 길가에 피어있는 풀꽃을 본다면 예전처럼 무심코 보아넘기지 못할 것 같습니다. 풀꽃도 꽃이니까요.

YES마니아 : 플래티넘 s******e 2016.08.31.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세계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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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콤플렉스가 많은 사람이다. 콤플렉스를 극복하기보단 그걸 이용해 자학하고 불안해한다. 학교 다닐 때는 심했고 사회에 나와서는 더 심해졌다. 키가 작고 먹는 대로 살이 찌는 것, 그림을 못 그리는 것, 눈도 작고 끈기와 자신감이 부족한 것,. 많은데 글로 계속 쓰다 보면 우울감이 몰려올 것 같아 짧게 쓴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걱정이 많다 보니 쪼잔해지기까지 해서 사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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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콤플렉스가 많은 사람이다. 콤플렉스를 극복하기보단 그걸 이용해 자학하고 불안해한다. 학교 다닐 때는 심했고 사회에 나와서는 더 심해졌다. 키가 작고 먹는 대로 살이 찌는 것, 그림을 못 그리는 것, 눈도 작고 끈기와 자신감이 부족한 것,. 많은데 글로 계속 쓰다 보면 우울감이 몰려올 것 같아 짧게 쓴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걱정이 많다 보니 쪼잔해지기까지 해서 사귀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 그것만 생각하느라 진심으로 대하지 못해 가식적인 모습만 보이게 되었다. 연출된 모습으로 연기자처럼 행동하느라 지쳐버려서 사귐도 그만둬 버렸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많아졌다. 시간이 더 생긴 것이 아니라 똑같은 24시간인데도 많게 느껴졌다. 뱉고 나면 사라질 말들을 하느라 피곤해하는 것 대신 많게 느껴지는 시간에 혼자 몰두하는 것이 있다. 책을 읽는 것이다.
  말은 더듬는 것도 추가한다, 콤플렉스 항목에. (안 쓰겠다고 했는데 자꾸 생각난다.) 부탁의 말이나 요구의 말을 할 때 말 더듬증은 더 심해진다. 천천히 말을 하려고 하는데 말들이 걸려 넘어진다. 책을 읽으면 말할 필요도 없고 어색해질까 봐 의미 없는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된다. 
  공부는 못 했다. 수학을 너무 못 했다. 숫자와 도형, 그래프만 보면 눈앞이 흐려졌다. 공식은 외워지지 않았고 외운 공식이 있더라도 대입을 못 했다. 시험지를 받으면 다양한 방식으로 찍어서 답안지에 옮겼다. 시간이 많이 남을까 봐 OMR 카드에 꼼꼼하게 색칠을 했다. 감독 선생님과는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표정을 보지 않아도 한심하다는 기운이 느껴졌다. 학원을 다녀볼까도 했지만 원비를 매달 낼 자신이 없었다. 과외라는 단어는 알고 있었지만 현실에 적용하지는 못 했다. 수포자가 되자 다른 것도 포기가 되었다. 
  조정래의 소설 『풀꽃도 꽃이다 1, 2』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학과 공부에 방해가 될까 봐 엄마들이 책을 읽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일반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한 유지원은 대안 학교를 간다. 지원의 엄마는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책을 읽지 못하게 했다. 지원이 간 학교에서는 모든 과목 선생님들이 독서를 권한다. 지원은 문학 책에서부터 시작해서 그때그때 읽고 싶은 책들이 생각나거나 눈에 띌 때 읽는다. 읽다 보면 읽고 싶은 책들이 자꾸 연결된다고. 책을 읽다가 공감이 돼서 좋아요를 누를 뻔했다. 이 책은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교육 시장이 해마다 신장하여 40조에 육박하고 선행 학습이란 이름하에 고액 과외가 성행한다. 교육마저 빈부 차이로 인해 불평등이 생긴다. 수포자와 인포인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고 1등급을 받기 위해 전학 온 학생 때문에 등수가 밀려난다. 이제 개천에서 용은 나지 않는다. 돈만 있으면 공부도 잘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책을 읽다 보면 알고 있었지만 현실을 다시 마주 보게 되어 씁쓸해진다. 문학이 현실 문제에 답안을 제시해 줄 순 없다. 다만 문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안목을 길러 줄 수 있다. 남의 생각에 동조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주관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매해 바뀌고 일관성 없는 교육 정책에 따귀를 날린다, 철썩. 지원은 책 읽기를 통해 다른 세계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수포자이긴 했지만 교과서보다는 도서실에 있는 책들을 열심히 읽어서 남들이 오호 하는 직장에 근무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많이 쓸 수 있는 곳에서, 책들을 읽으면서 콤플렉스 세계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비밀번호를 얻고 있는 중이다. 
  어두운, 지하 자취방에서, 친구들의 뒤통수만 보이던 교실에서,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읽으면서 한국 근현대사의 진실을 목도했다. 깨알같이 빡빡한 활자들, 조정래 작가의 집념을 읽어내는 동안 세계는 밝아져갔다.  『풀꽃도 꽃이다 1, 2』, 이 책이 지금을 살고 있는, 더딘 희망조차 느껴지지 않는 누군가에게 세계의 빛을 선사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s*****m 2016.08.15.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풀꽃도 꽃이다] 조정래 장편소설, 이번에는 교육이다
"[풀꽃도 꽃이다] 조정래 장편소설, 이번에는 교육이다" 내용보기
『정글만리』이후 3년 만에 찾아온, 조정래 작가의 소설『풀꽃도 꽃이다』는 작가 이름 하나만으로도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함께 고민해야할 주제를 적절히 선정해서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소설이라는 장치를 통해 시대의 고민을 들려준다. 이번에는 교육이다. 소설을 통해 현재진행 중인 우리의 현실을 들여다본다. 일생을 온전히 문학에 바쳐온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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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이후 3년 만에 찾아온, 조정래 작가의 소설『풀꽃도 꽃이다』는 작가 이름 하나만으로도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함께 고민해야할 주제를 적절히 선정해서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소설이라는 장치를 통해 시대의 고민을 들려준다. 이번에는 교육이다. 소설을 통해 현재진행 중인 우리의 현실을 들여다본다. 일생을 온전히 문학에 바쳐온 조정래 작가, 그의 교육 현실 비판과 그가 제안하는 우리 사회의 지향점을 이 소설『풀꽃도 꽃이다』을 통해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학생들 사이에서 '실력 짱!'인 국어 선생님, 강교민. 그는 교장 선생이 성적을 공개하고 성적표에 등수를 명시하며 아이들을 무한 경쟁시키는 것이 못마땅하다. 뒤에서만 투덜거리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교장 선생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교육자들이 저자르는 가장 큰 잘못은 자기들이 머리 좋게 타고나 공부를 수월하게 했기 때문에 공부를 잘할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며, 무시하는 의식까지 도사리고 있는 것이라며, "그건 교육자로서의 바른 양심일 수가 없습니다."라고 강력히 말한다. 입바른 소리를 하는 당당함에 속이 확 뚫리는 기분이면서도, 과연 현실에서 그런 선생님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강교민이라는 등장 인물의 매력이 이 소설을 거침없이 읽어나가도록 만든다.

 

강교민 선생은 성적보다는 인간의 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기 바란다며 엄한 얼굴, 강렬한 눈빛으로 학생들에게 당부한다.

인간의 가장 큰 어리석음 중에 하나는 나와 남을 비교해가며 불행을 키우는 것이다.

공부하는 능력은 인간의 수많은 능력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하늘은 그 누구에게나 한 가지 이상의 능력을 부여했다.

모든 인간이 평등하듯이 인간의 모든 능력도 평등하고 공평하다. (48쪽)

이 세상에 문제아는 없다. 문제 가정, 문제 학교, 문제 사회가 있을 뿐이다. -교육가 닐 (1권 49쪽)

누구나 아는 이상적인 생각이 '살면서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것이 인생을 잘 사는 것'이라면, 대부분의 사람이 비교를 하면서 자신의 불행을 키우는 것이 현실이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이론과 실제의 차이에서 느끼는 거리감일 것이다. 도달할 수 없는 그 거리감이 이 소설의 이야기를 바닥까지 내친다. 아수라장 같은 우리의 교육 현실을 더욱 실감나게, 뒷목 부여잡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보여준다.

 

점점 구체적인 현실을 나열하듯 짚어주는데, 글을 읽어나가며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하나씩 떠올린다. 우리 아이들의 현실은 어떨까. 누군가는 이 소설 속 이야기가 과장되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현실 그 자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며, 누군가는 현실이 더 심하면 심했지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앞뒤 꽉 막힌 상황 속에서 의욕을 잃으며, 꿈조차 강요받으며 끌려다니고 있다는 것을 소설 속 학생들에게서 본다. 

 

자살을 하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자살을 하고 싶지 않은 남학생 지원. 그가 컴퓨터에 저장해놓은 심정은 아이들에게는 절절히 공감할 만한 내용이며, 엄마들에게는 자신의 희생을 송두리째 무시하고 존재 가치를 바닥으로 내치는 것일테다. 양측 모두 이해가 되면서도 둘다 답답해진다. '그들이 그 이전에 진심으로 대화를 나눴다면 달라졌을까? 아니, 대화가 아닌 싸움밖에 더 되었겠는가?'생각이 많아진다.

나는 판검사가 되기 싫은 대신 딱 되고 싶다는 게 없다. 나만 그러는 게 아니다. 다른 아이들도 거의 다 마찬가지다. 우리는 아직 중3일 뿐이다. (1권 98쪽)

중3인 예슬이의 이야기는 이 시대의 여학생과 엄마의 평행선을 보여준다.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자신의 꿈을 구체적으로 펼치는 예슬이, 화장조차 공부를 망치는 지름길이라 생각하며 아이를 더 감시하고 싶어하는 엄마 최미혜의 가까워질 수 없는 접점,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다른 세상을 바라보는 안타까움을 볼 수 있다.

 

이 소설에서는 청소년 자살 문제, 사교육 폐해, 학교 폭력의 실태, 원어민 강사 문제 등 우리 나라 교육 현장의 민낯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준다. 행복하게 잘 살고 싶지만, 그 누구도 행복해질 수 없는 굴레. 어머니들은 사랑의 이름으로, 교육자들은 교육의 이름으로, 아이들의 꿈을 격려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무한경쟁에 몰아넣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누구든 사회악에 적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끊임없이 쳇바퀴를 돌리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결코 유쾌하지 않다. 인정하고 싶지 않고 고개 돌려 외면하고 싶은,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 나라 교육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현실을 직시하고 다시 돌아보도록 만드는 소설이다.

  

누군가는 이 소설을 읽으며 혀를 끌끌 찰 것이다.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나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안도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고, 현실에서 찾고자 한다면 쉽게 찾을 수 있는 모습이다.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며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결과가 뻔히 보이는 상황이다. 불편한 생각에 뒷목을 잡기도 하고 자꾸 왔다갔다 하며 읽어나갔다. 어쩌면 변하지 않을, 더 지독해질지도 모를 현실이다. 지금 그 현실을 짚어보며, 철저히 반성하는 마음으로 읽는다고 해도, 그 누구도 자신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자식의 문제, 부모의 문제, 그것도 아니면 남의 문제로 치부하며….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 누구의 문제도 아니라고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자 속이 꽉 막힌 듯 답답해진다. 그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정치, 교육…. 무엇 하나 시원하게 흘러가는 것이 없고 꽉꽉 막혀있다. 사방이.

 

생각하면 할수록 문제투성이인 교육 현실에 대한 고뇌를 공감하며 이 소설을 읽어나간다. 우리나라 교육 현실과 작가의 글솜씨가 어우러져 박진감 넘치는 한 편의 소설이 되었다. <2권에 계속>이라는 마지막 글에 다음 권을 향한 손길이 빨라진다. 2권에서도 우리 교육의 불편한 현실을 들여다본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했거늘, 우리의 교육 현실은 어떠한가. 1권에서 청소년 자살 문제, 사교육 폐해, 학교 폭력의 실태 등을 살펴보았다면, 2권에서는 영어 사교육, 조기 유학, 가출, 청소년 알바 등의 문제를 짚어본다. 현 교육을 보완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안학교, 혁신학교에 대해서도 살짝 들여다본다.

 

2권은 '자발적 문화식민지 2'부터 시작된다. 먼저 원어민 강사를 했지만 불미스런 일로 출국하려는 포먼, 그의 뒤를 이어 새로이 한국에 온 스미스의 대화가 주를 이룬다. 스미스는 한국의 영어에 대한 열기가 언젠가 식을 날이 오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포먼은 인터넷 자료를 뒤져보고, 사교육 현장을 유심히 살펴봐서 내린 결론이 '황금 어장이 영원하다.'였다고 한다. 영어 사교육이 해마다 증가해 지난 10년 동안에 사교육비가 세 배 이상 폭증했다는 점, 현재 4조를 넘는다는 통계, 부모들의 경쟁의식 등 영어에 열광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단연 1등이니, 영어 교육 붐이 갈수록 뜨거워진다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들은 '어리석고 서글픈 한국적 코미디'라며 대화를 나누는데, '영어에 환장한' 모습에 씁쓸해진다.

 

"지금 한국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우리 미국의 문화식민지가 되려 하고 있어. 우린 얼마나 고마운 일이야? 벌써 그 현상들이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그 많은 아파트들의 이름이 거의가 다 영어고, 그 많은 상점들의 간판도 날마다 영어가 늘어나고 있고,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들의 브랜드도 거의 다 영어고, 심지어 텔레비전 프로그램 이름이나 한글 신문들의 지면 타이틀까지도 영어투성이야. 이런 식으로 한 20년쯤 가면 한국은 어떻게 되겠어? 자기네 글 천대하고 우리 영어 떠받드는 문화식민지로 변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 너와 나 같은 사람은 위대한 공헌자가 되는 거고." (2권 42쪽)

 

출세주의, 물신주의, 이기주의에 중독되어 있는 그 속물 집단들은 바른 것도, 그른 것도, 독도, 악도, 구분하지 못하는 집단 망각증과 집단 불감증에 단단히 병들어 있었다. (2권 73쪽)

이성복 시인의 시 <그날>을 보면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는 표현이 나온다. '나만 아니면 돼', '내 자식만 아니면 돼' 하는 이기주의적인 생각이 사회 전체를 병들게 만들지만, 정작 우리는 그 누구도 아프다고 외치지 않고 있다. 그저 경쟁에 뒤처지지 않을까 아등바등하면서 아픈 것 자체를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비틀린 교육의 현상 자체를 부정하며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깊이 들여다보아야할 것이다. 사랑이 아니라 억지고 억압이며 강제로 공부기계를 만들어 자기들 욕심을 채우려고 한다는 아이들의 목소리에도 진심으로 귀기울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 소설에 나오는 이소정, 강교민 선생은 숨막히는 현실에서 찾기 힘든 돌파구 같은 교사상이다. 어쩌면 교사의 초심이 그렇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현실에 물들어 찾을 수 없는 이상향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음에 꿈을 품는 것조차 거부할 수 있을까. 아이를 낳았을 때 '건강하기만 해다오.'하고 간절히 바라던 부모의 초심을 잊지 않도록 상기시켜준다. 이미 욕심으로 얼룩져버린 사람들의 마음을 살짝 건드려주며 초심을 일깨워준다.

교육이란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의 실천이었다. 지식의 일깨움이나 전달은 그다음이었다. (2권 90쪽)

 

학생들은 '듣고 싶어하는 말들'을 이렇게 꼽았다고 한다.

오늘도 많이 힘들었지? 수고했어. 잘했어. 열심히 하는구나. 괜찮아, 괜찮아. 사랑해. 푹 쉬어. 그 정도면 충분해. 자,용돈받아. 좀 놀아라. 우리 맛있는 거 먹자. 네 맘대로 해. 그래, 잘했어. 아주 잘했어. 그래, 그렇지. 네가 맞아. 아니, 괜찮아. 얼마든지 그럴 수 있어. 아니야, 걱정 마. 아빠도 네 나이 때 그런 실수 숱하게 했어. 실수는 누구나 다 하는 거야. 그건 좋은 경험이야. (2권 136쪽)

하나씩 읽어나가는데 마음에는 따뜻한 무언가가 치솟아오른다. 내 편이고 가장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야 할 가족에게서 비난의 말을 일상적으로 듣는다는 것이 얼마나 상처가 되겠는지 짐작할 수 있다.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비수처럼 꽂히는 말 한 마디가 평생 한이 되고도 남을 것이다. 아이들이 듣고 싶어하는 좋은 말들을 가족에게 듣는다면 당연히 힘이 되고 위로가 될 것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시「풀꽃(2권 213쪽) )

이 소설의 제목을 보았을 때, 나태주 시인의「풀꽃」이 먼저 떠올랐다. 그것은 이 소설 전체의 주제이기도 하고, 사람 하나 하나가 다 소중하다는 의미를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무엇이든 소중하고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존재라는 점, 인간도 각자의 존재 자체가 의미 있다는 점을 이 소설을 읽으며 재인식한다. 화려한 꽃만이 꽃이 아니라, 어떤 꽃이든 자신만의 향기를 뿜어내며 존재하는 것이 경이롭다.

 

깨알보다 작은 풀꽃에도 꽃잎이 다섯 개고, 그 가운데 꽃술들이 있다는 걸 여기 와서 알았고, 과일만 깎아놓으면 조알보다 작은 까만 하루살이들이 날아드는데, 그 쬐그만 몸에 날개가 달리고 후각까지 그렇게 예민한 것을 여기 와서 알았고, 어른 주먹보다 더 큰 수국 꽃 한 송이가 백 송이가 넘는 작은 꽃들로 이루어진 것을 여기 와서 알았고, 물도 많이 흐르지 않는 개울 웅덩이에 새끼손가락보다 더 작은 물고기들이 사는데 아무리 소리 안 내고 다가가도, 다섯 발자국도 더 남았는데 그것들이 순식간에 도망칠 만큼 청각이 발달해 있다는 것도 여기 와서 알았고, 달걀이 암탉에서 나올 때는 물컹한데, 나오는 그 순간 공기와 접촉하면서 단단한 껍질로 급변한다는 것도 여기 와서 알았고……. 한마디로 자연은 무궁무진한 신비의 덩어리고, 무한한 것을 깨닫게 해주는 스승이야. 난 다시는 도시로 안 돌아갈 거야. 자연과 함께 사는 게 너무나 행복해. (303쪽)

 

작가는 연간 40조를 넘는 사교육 시장의 병폐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이제 모두가 똑같이 공동 책임을 지고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우리의 내일은 점점 나락의 길로 치달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 소설에서는 교육 현실의 민낯을 펼쳐보이며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개선을 도모할 수 있도록 문제를 제기한다. 이대로 두었다가는 점점 더 상태는 심각해지고 해결방법조차 모색하기 힘들 것이다. 소설이라는 장치를 통해 우리 사회의 교육 문제를 인식하고,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을 통감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소설의 힘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깨닫는다. 함께 고민하고 변화를 꾀하기 위한 첫 발걸음으로 이 소설을 추천한다. 

 

s*****a 2017.03.04. 신고 공감 1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