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종 다시 읽고 싶은 책들이 있는데 망명과 자긍심 이 책도 그렇다 내가 제대로 잘 읽은 건지 확인하고 싶고 한 톨도 놓치고 싶지 않다
* 성취가 장애와 모순된다는 믿음은 무력함과 장애를 짝지어 놓는다. 이는 장애인들에게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한다. 비장애인 세상은 우리를 시설에 가둔다. 독립적으로 살아갈 자원을 박탈한다. 우리를 신체적 성적으로 학대하는 경우는 경악할 정도로 많다. 우리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어도, 비장애인 세상은 우리의 언어장애 절뚝거림 산소호흡기 시각장애 안내견을 무능력의 상징으로 이해해서 고용을 거부한다. 엄청나게 비싼 대가다. |
* 좋은 책이다. 사람들은 읽지 않지만 우리는 읽는다. 오래 된 책인데, 표지도 잘 만들어졌는데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 형편없는 많은 책들을 끌어내리고 앞줄에 세워놓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나의 위선과 비겁을 마주하면서 읽었다. * 2부 몸에서는 체크 한 부분이 굉장히 많았다. 갸우뚱해지는 부분들도 있어서 잘 모르는 부분은 몇 번씩 다시 읽었다. 무언가를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자주 느낀다. * 성취가 장애와 모순된다는 믿음은 무력함과 장애를 짝지어 놓는다. 이는 장애인들에게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한다. 비장애인 세상은 우리를 시설에 가둔다. 독립적으로 살아갈 자원을 박탈한다. 우리를 신체적, 성적으로 학대하는 경우는 경악할 정도로 많다. 우리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어도, 비장애인 세상은 우리의 언어장애, 절뚝거림, 산소호흡기,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무능력의 상징으로 이해해서 고용을 거부한다. 엄청나게 비싼 대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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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아를 찾고, 고향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경험하는 고독과 소속감의 문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특히, ‘망명’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과거의 상처와 삶의 변화를 직시하며, 그 속에서 자긍심을 회복하려는 인물들의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민자나 망명자의 삶에서 자긍심을 어떻게 지켜나가야 하는지, 그리고 그들의 정체성의 근원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합니다. 책은 고향을 떠난 후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개인적인 정체성과 그리움의 복잡한 감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독자에게 인간 존재와 자긍심에 대한 의미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
<망명과 자긍심> 퀴어와 장애, 망명, 계급에 관한 책. 작가는 뇌병변 장애를 가지고 있는 트랜스-바이섹슈얼으로 살아가면서, 자신의 안정과 소속감을 위해서 퀴어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것을 선택한다.
본가, 부모님, 고향, 기성세대 등등으로 표현되는 '집'이 가진 부정적 기억과는 상반되는 감정들을 모두 긍정하며 모순된 태도에 대해서 똑바로 인지하려는 책... |
일라이 클레어가 쓰고 전혜은님과 제이님의 번역하신 망명과 자긍심 리뷰입니다. 이 책은 복잡한 세상 속에서 '다양한 우리' 를 끌어안는 법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뇌병변 장애인이자 퀴어인 저자 일라이 클레어는 이분법의 사고를 버리고 다양한 교차성으로, 좀 더 다각도로 개인들을 바라보길 요청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장애인 혹은 퀴어라는 개별의 사실만을 얘기하기보단, 이 두가지를 모두 합해야만 저자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저자인 클레어는 우리에게 또 묻습니다. "내가 돌에 관해서가 아니라 돌을 따뜻하게 데우는 몸에 대해, 체온 그 자체에 대해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단순히 교차성을 지닌 자아에 대해 알게되는 것을 넘어 이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을 좀 더 따뜻하게 지켜볼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작은 지도와도 같은 책입니다. |
부서진 채로 온전한 우리의 자아를 우리가 힘겹게 싸우고 있는 이 문제들로 데려와, 우리의 존재 전부를 이 문제들과 맞물리게 하라고 초대하는 것이다. 주머니를 뒤져라. 당신 자신의 모순의 지도를 적기 시작하라. 이제 나는 가야겠다. 모든 것이 노래를 흥얼거린다. 나는 써야 한다. 새벽이 밝았다. 나의 하루에 앞서 몇 가지 일들이 우선적으로 떠오를까. 간단하게 집을 정비하는 일들, 주말이라면 커피 한 잔과 그와 함께 할 책. 남은 식재료와 그로 꾸릴 수 있는 음식들. 이 중 나의 당위성을 바라보게 만드는 엮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대중적이지 않은 위치에 자리한다는 것은 고통의 집약이다. 발 밑에 가시를 달고 매일을 걷고 있다는 뜻이다. 친구에게서, 학교나 회사에게서, 가족에게서, 짧고 길게 스치는 수많은 사람에게서. 찰나의 편견을 체내에 쌓아둑고 살아가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희망이란 단어는 어쩌다 찾아오는 소리일지도 모르겠다. 편협한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스펙트럼으로 사람을 바라보기 위해, 나 또는 너 주변에 언제든지 위화감 없게 자리하기 위해, 모든 것의 연결을 읽어낼 줄 알기 위해, 새벽의 밝아옴이 더 이상 절망의 치환으로 발생하지 않기 위해, 거리의 작은 부분들이 배려로 가득하기 위해, 법으로 정해지지 않은 폭력과 시선을 모두가 등한시하지 않기 위해, 누군가의 삶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나는 오늘의 태양 아래 조금의 다짐을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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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장애에 대해 다룬 텍스트가 현저히 적은 한국에서 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반가웠습니다. 저자는 우리가 '정체성 정치' 또는 '단일쟁점 정치'라고 부르는 것을 비판하고 교차성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 주장을 어렵고 학술적으로 하는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들을 녹여내어 풀어나가는 과정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글이 어렵지 않고 재미있어 관련 배경지식이 없는 분들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