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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고자 했으나 씁쓸해지는 사랑과 이별, 여기 있다.『쿨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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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나의 사랑은 이랬다, 라고 말하기에는 사랑에 대한 정의나 의미를 완벽하게 알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때의 나는 이랬네, 지나고 보니 사랑이었나 보네, 내가 봐왔던 사랑은 이런 모습이었었네, 하는 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있을 뿐이었다. 이런 여자 이런 남자, 또 다른 여자와 남자, 어쨌든 두 사람이 했던 것이 사랑이라는데, 그 순간을 가열차게 사랑했을 텐데,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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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나의 사랑은 이랬다, 라고 말하기에는 사랑에 대한 정의나 의미를 완벽하게 알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때의 나는 이랬네, 지나고 보니 사랑이었나 보네, 내가 봐왔던 사랑은 이런 모습이었었네, 하는 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있을 뿐이었다. 이런 여자 이런 남자, 또 다른 여자와 남자, 어쨌든 두 사람이 했던 것이 사랑이라는데, 그 순간을 가열차게 사랑했을 텐데, 그런 사랑에 있어서 쿨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있기는 한 걸까?

 

분명 3년 전에 헤어진 남자와 여자였다. 그는 이별 후 3년이란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녀와의 약속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에게 연락을 취한다. 바로 남아공 월드컵에 같이 가자고 했던 한마디 때문에! (짜식~ 자존심도 없이 이게 뭐냐?) 근데 더 알 수 없었던 것은 그런 연락을 받고서 쿨하게 만날 약속을 잡는 그녀다. 그와의 이별 후에 그녀는 아주 쿨해졌단다. ‘쿨한 여자’가 되었단다. 그녀와의 약속을 정하고 전화를 끊으면서 “어. 그럼 이쁘게 입고 오~기.”라고 말하는 이 남자의 머릿속을 파헤쳐보고 싶었지만, 3년 만에 만나는 그녀의 이~쁜 모습을 보고 싶다는데 어쩌랴. 그렇게 다시 만난 두 사람에게 3년의 공백은 어떤 의미일지, 그 재회의 시간이 잠깐일지 다시 시작일지, 정말 둘이서 남아공 월드컵에 가려는 것일지, 궁금한 것들뿐이었다. 쿨한 여자인 그녀와 쿨해지지도 못하는 찌질한 그 남자의 연애를 듣고 있는 것 같았으나...

 

웃어야 했다. 아니, 처음에는 웃으면서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찌질한 저 남자를 데려다가, 지나간 일은 잊어라, 밀당의 고수가 되어라, 그녀가 아니어도 세상에 여자는 많다, 하면서 시선을 돌리게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이들의 3년의 시간을 듣고 있다 보면 쿨해졌다는 그녀도, 쿨해지고 싶었다던 그도, 사랑-비록 끝났지만-과 이별 앞에서 절대 쿨해질 수 없었음이 증명되고 있었다. 헤어진 사람의 일상을 알고 있는, 그것도 3년 동안의 일을 알고 있다는 것이 어떻게 쿨한 사람들의 모습이란 말인가. 헤어졌으나 헤어지지 못한 시간을 그렇게 끌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이별이었으나 마음이 그렇지 못해서 이어져 온 시간을 품고 살아왔을 것만 같다. 지나고 보니 그 사랑은 씁쓸했으며, 이별은 쿨하지도 않았다. 생각해보니 그러네. 어떤 이별이 쿨할 수 있을까... 그 시간이 안타까워서 읽어갈 수록 웃을 수가 없었던 이야기다. 내 안의 뭔가를 자꾸만 긁어대면서 말하라고 하는 듯했다. “이런 연애, 쿨한 척 하는 이별을 니들도 했잖아!”

 

‘쿨한 여자’라고 스스로 칭했던 그녀는 쿨한 여자가 아니었고, 사랑과 이별 앞에서 찌질했던 그는 쿨해지고 싶었으나 쿨해질 수 없었던 남자였다. 쿨해질 수 없었던 우리들의 모습이었다. 나는 이렇게 힘들게 지내는데 헤어진 너는 어떻게 지내는가 싶어서 미니홈피를 기웃거리고, 아닌 척 둘러말하며 지인들에게 너의 소식을 듣고, 저장된 번호를 지우지 못해서 전화번호부를 열었다 닫았다 휴대폰 화면만 바라보다가, 우연처럼 남겨진 지나간 문자 하나를 되새겨보고, 다시 만나자니 화가 나고, 그대로 놓자니 뭔가 아쉬운, 아무리 아닌 척 해도 그리워했다고, 너 없이도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결국은 이별을 이별로 받아들여야 끝나는 일이라고 인정하는 순간을 만나게 되는...

 

이별의 과정, 이별 후의 시간들 속에서 우리가 만나는 우리 자신의 모습은 어떠한지 보게 만들었다. 환상 같은 느낌의 영원성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지만, 되돌아와서 보면 현실이다. 이 책에서 보여주었던 반전 아닌 반전이 그를 증명해주려 했던 것이 아닐까 추측해보면서 현실 속 우리의 연애, 우리의 이별을 그대로 경험하게 만든다. 그래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의 연애도, 우리의 이별도 이들과 다르지 않게 찌질했을 수 있다고, 씁쓸했을 수 있다고, 구질구질했다고 할지라도 그건 사랑이었다고... 비록, “나는 진심이었는데 이게 뭐냐고...” 하면서 누군가를 붙잡고 술김에 울며불며 매달렸던 기억이 추잡해 보이더라도, 그게 나라고 인정하는 것. 저자가 들려주려 했던 그 쿨함 속에서 나를 발견했다. 절대 쿨하지 않았던 경도진이나 경도진의 그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둘이서 사랑을 했던 것도, 쿨한 척 했던 것도, 이별이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간 일인 것처럼 말해도 그 안에서 표현하지 못한 그리움 한 자락은 인정해야 할 것이기에 말이다.

 

요즘 방식대로, 줄임말로 등장하는 ‘잠별’- 잠재적 이별의 대상, 지금 우리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잠재적 이별의 대상이란 말을 듣고 보면, 이 뜨거운 여름에도 가슴이 서늘해진다. 씁쓸해진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언젠가 우리가 하는 이 사랑이 어떤 모양으로든 끝날 것을 알기에... 이미 알고 있지만 그 이후의 시간들을 떠올리기가 쉽지는 않다. 지나간 그 시간을 기억이 아닌 추억이라 이름 붙여놓고 꺼내어보기에 나는 이미 뜨거움보다는 차가움을 더 많이 가진 사람이지만, 이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내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 특별할 것 없었던, 절대 쿨하지 않았던 그와 그녀의 이별에 씁쓸해지는 걸 보면, 아닌 척 하고 싶었던 그리움 한 자락이 내 안에서 팔랑거리고 싶은가 보다. 추적추적 내리는 지금의 이 빗소리처럼...

 

모든 인간관계에는 유통기한이 있다. 연인에겐 이별, 친구에겐 절교, 부부에겐 이혼, 가족에겐 의절,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죽음이 있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이 기한 내에 최선의 선택과 행동을 하나씩 쌓아올리는 것뿐이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그녀와 나의 관계에도 유통기한은 있었을 것이다.

(179~180페이지)

 

 

 

표지가 참 앙큼하게, 아슬아슬하다. 띠지처럼 박힌 저 부분이 벗겨지면 어떤 모습일지 막 상상하고 싶어지니까. ^^

 



n******i 2013.06.18. 신고 공감 11 댓글 64
리뷰 총점 종이책
『쿨한 여자』그녀와 함께 있는 나 자신을 만나고 싶었던 남자의 이야기
"『쿨한 여자』그녀와 함께 있는 나 자신을 만나고 싶었던 남자의 이야기" 내용보기
잃어버린 사랑을 향해 다시 손내밀고 싶었던 적이 있었던가. 한때 나는 그에게 손내밀고 싶었었다. 온통 그의 기억으로 가득찬 그때. 헤어지고 나서도 그가 꼭 곁에 있는 것만 애달픈 심정이 되면 차라리 전화를 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같이 걸었던 길, 함께 했던 시간들이 생각났던, 내가 누군가의 헤어진 어느 날들의 풍경이었다.     작가 최민석은, 지 한때 이별했던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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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사랑을 향해 다시 손내밀고 싶었던 적이 있었던가.

한때 나는 그에게 손내밀고 싶었었다. 온통 그의 기억으로 가득찬 그때. 헤어지고 나서도 그가 꼭 곁에 있는 것만 애달픈 심정이 되면 차라리 전화를 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같이 걸었던 길, 함께 했던 시간들이 생각났던, 내가 누군가의 헤어진 어느 날들의 풍경이었다.

 

 

작가 최민석은, 지 한때 이별했던 이를 다시 만날수도 있을까, 우연히 길에서 만난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하는 기분을 연상케 하는 글을 썼다. 최민석 연애소설이라 지칭한 『쿨한 여자』다. 여자가 얼마나 쿨하면 쿨한 여자일까. 쿨한 여자는 과연 끝까지 쿨할 수 있을까.

 

 

그녀를 다시 만난 건 순전히 외로웠기 때문이다. 라고 시작하는 첫 문장.

몇 년을 만나고 헤어진 연인들이 있다. 아니 나 ' 경도진'이 있다. 나는 그녀와 헤어진 후 글을 쓰겠다는 이유를 대고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었다. 그래서 하루종일 하는 일이라곤 밖에서 노는 아이들을 구경하거나, 구름을 바라보거나, 글을 약간 쓰거나 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 한 가지 빠졌다. 나는 그녀의 사진을 바라보길 즐겼다. 혼자 한강변을 뛰고 샤워를 한후 베란다로 나간 후에 찬 바람이 불때면 그녀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나는 그녀의 사진을 헤어지고 난후, 한 13,873,456번 정도 보았다고 했다. 헤어진 지 3년, 남아공 월드컵을 가자는 터무니 없는 약속을 지키고자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보고 싶어 만나게 되었는데 늘 만나왔던 것처럼 느껴졌다. 같이 술을 마시고, 하룻밤을 예전처럼 보내고 헤어졌다. "나 쿨한 여자야"

 

 

처음의 1부는 원래 단편소설이었다.

이 단편 소설을 버릴 수 없어 작가는 하나의 이야기지만 또 다른 이야기인듯, 연작 소설처럼 2부와 3부, 4부를 이어 써 한 편의 중장편 소설로 펴냈다. 1부에서 헤어졌던 그녀를 다시 만나고 헤어진 후 2부와 3부, 4부에서는 잊고 있었던, 아니 가끔씩은 궁금해하고 있었던 그녀를 우연히 만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제주도로 가는 모임에서 여자 시인과 함께 타고 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그는 그녀를 생각한다.

 

 

사랑이란 감정은 그런것 같다.

아무리 헤어졌어도 생각나기 마련이고, 우연히라도 만나게 되면 왠지 불편함마저 느껴지게 되는 것. 내가 만나는 사람이 없고, 상대방에게도 만나는 사람이 없을때 그들은 다시 만날 수도 있을 것이고, 서로에게 상대방이 있다면 아예 못본척 그냥 지나칠수도 있을 것이다. 마음속으로는 당황해하며. 서로에게 가는 시선을 애써 붙들어 맬 것이다.

 

 

 

 

헤어진 사람들은 맥주를 마신다.

그것도 기네스를 마신다. 한때 정우성이 이 맥주를 광고할때, 포털사이트만 열면 나타나서는 나에게 눈을 맞추며 맥주를 권하는 모습에 설레어 마셔 본 맥주를 책 속의 남자가 마시고 있었다. 부드럽게 감기는 흑맥주의 맛인 기네스를 마시는 남자 도진때문에 나는 또 기네스 맥주를 사러 갈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때 내가 그토록 바라던 것은 그녀와의 재회가 아니라, 그래서 그녀와의 또 다시 펼쳐질 미래가 아니라, 그리움 자체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었을까. 어쩌면 나는 그리움의 감정 자체를 불러일으켜 세워 내가 가장 나다웠던 시절과 재회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렇다면 내가 만나고 싶었던 것은 그녀가 아니라, 그녀와 함께 있는 나 자신이었던 걸까. (178~179페이지)

 

보통의 헤어진 사람들을 보면 상당히 구차하거나 질질 짜거나 하는데, 작가 최민석은 구차한 소설을 쓰지 않았다. 상당히 깔끔하다. 헤어진 연인들이 이렇게 쿨하면, 누군가 사랑때문에 복수하는 일도, 눈물짓는 일도 많이 없을 것만 같다. 최대한 쿨하게, 최대한 깔끔하게 써낸 글이다. 작가의 글에서 도진이 아주 잠시 만났던 여자 시인을 가리켜 '잠재적 이별 대상', 이하 '잠별'은 , '점진적 이별' 이하 '점별', 을 거쳐 '실재적 이별' '실별'을 거쳤다고 표현하고 있었다. 재미있는 단어들이다. '나는 쿨한 여자'라고 했지만 절대 쿨할 수 없는 여자와 쿨하고 싶지 않았지만 쿨한체 하고 있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였다.

 

 

사랑 거 참 오묘하단 말이지.

달거나, 아프거나, 쓰거나 하다. 눈물이 흐르니까 짠맛도 있으려나. 우리의 오감을 다 끌어내는 거 사랑이 아닐까 싶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3.06.24. 신고 공감 8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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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 여자-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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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라는 한 인간은 의식의 존재이고, 지금의 나란 존재는 내가 지녀온 의식들의 집합체이다. 그것은 어쩔 수 없이 기억에 의존할 것이다. 지금 내게 그녀를 사랑할 때의 감정은 소생할 수 없는 것이며, 내가 부활시킬 수 있는 것은 단지 그녀를 사랑했다는 기억뿐이다. 나는 그 기억에 압도돼 있다. 따라서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는 건 그녀가 아니라 그녀를 사랑했다는 사실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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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라는 한 인간은 의식의 존재이고, 지금의 나란 존재는 내가 지녀온 의식들의 집합체이다. 그것은 어쩔 수 없이 기억에 의존할 것이다. 지금 내게 그녀를 사랑할 때의 감정은 소생할 수 없는 것이며, 내가 부활시킬 수 있는 것은 단지 그녀를 사랑했다는 기억뿐이다. 나는 그 기억에 압도돼 있다. 따라서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는 건 그녀가 아니라 그녀를 사랑했다는 사실의 기억이다. 이렇게 나의 의식에 수차례 말을 건넸다. 그러나 나는 스스로의 수사에 끝내 설득 당하지 못했다.

(『쿨한 여자』中에서, 최민석)


   소설가의 다른 책들을 읽지 않았다면 『쿨한 여자』라는 제목의 책을 읽기를 주저했을 것이다. 제목이 주는 통속적인 느낌 때문이리라. 사랑은 신파고 찌질함이고 억울해서 헛소리를 지껄이는 결말로 나아가기를 주저하지 않는 뻔한 서사를 가지고 있어 그걸 책에서까지 마주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대 놓고 자신의 책을 읽어보라는 요구를 당당하게 하는 소설가의 강요에 힘입어 『쿨한 여자』를 읽었다. 헤어져 놓고 다시 전화했더니 어제 만난 것처럼 구는 그녀는 스스로를 '쿨한 여자'라고 말한다. 대게 그렇게 자신을 포장하는 말을 하는 사람치고 쿨한 꼴을 보지 못했다. 


  이름은 경도진. 회사에서 이상한 곳으로 업무 발령을 보내기에 사표를 썼더니 말리는 척도 하지 않고 바로 사표를 수리해서 지금은 백수. 하는 일은 일찍 일어나서 조깅하고 인스턴트 밥 먹고 카페 가서 소설을 쓴다. 3년 전에 헤어진 그녀가 궁금해서 온라인으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한다. 미니홈피에 글을 올리면 그녀도 비슷한 글을 올리는 걸 보니 그녀 역시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망상을 지울 수 없다.


  헤어진 그녀 생각을 하고 그녀 사진을 매일 들여다보다가 전화를 걸었다. 그녀와 도진은 헤어질 땐 헤어지더라도 2010년에 열리는 남아공 월드컵을 보러 가자는 약속을 했다. 전화를 받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녀는 예쁜 외모만큼이나 청량한 목소리로 만나자고 했다. 더 쓰지 않아도 알지 않을까. 그 후에 일들은. 도진은 그녀와 만났던 시절 폭탄주를 제조했던 현란한 솜씨를 다시 발휘한다. 술을 마시고 또 마시고 계속 마시다가 택시가 안 온다는 삼류 드라마에도 나오지 않을 각자 집으로 가지 못하는 전개를 시전하며 도진의 집으로 함께 간다. 그리고 나서는 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줄거리로 흘러간다. 


  한 번 헤어진 그녀와 다시 만나 연애를 할 수 있을까. 도진과 헤어지고 쉬지 않고 연애를 했다던 그녀는 다시 만날 때는 친구들과 모여서 만나자고 한다. 쿨하게 갈게라고 말하고 떠난 그녀에게서 두 번 연락이 왔다. 함께 알고 지내는 녀석과 만나자는 연락 한 번. '자길 팔아먹었으니 잘 먹고 잘 살라'라고 한 번. 재회하고 이 년 동안 두 번의 연락을 끝으로 그녀와는 만나지 못했다. 


  연락이 오지 않은 동안 뻥 뚫린 공백을 들여다 보기만 했다. 여행을 가고 방 안에서 책만 읽고 등산을 가기도 했다. 감정은 쉽게 돌아오지 못했다. 구멍을 메우고자 그녀와의 일들을 글로 썼다. 어영부영 소설가가 되었고 '아무런 교훈도, 의미도 없는 작품'이라 평가하고 수상에 반대한 선배 소설가의 제안으로 제주도로 떠나는 비행기에 올랐다. 이제 와 말하지만 그녀의 직업은 승무원. 그녀가 근무하는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고서 혹시나 그녀를 만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들뜨고 걱정스러운 나는 옆자리에 앉은 시인의 손을 잡아 주기에 이른다. 


  비행기는 처음 타는 거라 토할 것 같다는 시인의 축축한 손을 제주도에 도착할 때까지 잡았다. 뭘 더 쓰고 있나. 그 시인과 술을 마신 뒷자리에서 뭐 그렇게 서로의 존재를 낱낱이 확인했다. 그녀와는 시인과 일본 여행을 떠나기 위해 탄 비행기에서 마주친다. 각자의 상대를 데리고 저녁을 먹다가 눈에 붙은 불을 끄지 못해 일을 저지른다. 


  헤어져 본 경험이 없어 뭐라고 말하지 못하겠다. 왜 전화해서 다시 만나자고 하는지. 각자의 애인이 있는데도 함께 만나 왜 다리를 툭툭 치고 잉크를 하는지. 이별 후의 미진한 감정을 모르니 소설을 읽으며 주인공의 마음을 따라갈 수밖에. 우리는 사랑을 한 것이 아니라 사랑했던 기억을 사랑한 것이라는 주인공의 독백이 마음에 남는다. 쿨하다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거는 것으로 이별 후의 고통을 돌려 이야기하는 그녀의 마음을 알아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걸 알았으면 소설로 쓰지 않았겠지. 그 마음을 알아가기 위해 쓴 소설 『쿨한 여자』를 추천한다. 찢기고 헐거워진 연애의 기억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s*****m 2018.08.23.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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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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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쿨하다는 말이 나왔을 때 사람들은 쿨하지 못한 이들을 찌질 하다고 말했었다. 그 찌질함이 싫어서 당연하듯 쿨 함을 외쳤지만... 진짜 쿨 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더군다나 사랑에 쿨 함을 외치는 사람들. 그들은 진짜 사랑을 알까? 나도 한때는 내가 굉장히 쿨 한 사람인줄 알았다. 맺고 끝맺음이 정확하고 잔정도 별로 없고, 미련을 남기지 않는. 어찌 보면 냉정해 보이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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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쿨하다는 말이 나왔을 때 사람들은 쿨하지 못한 이들을 찌질 하다고 말했었다. 그 찌질함이 싫어서 당연하듯 쿨 함을 외쳤지만... 진짜 쿨 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더군다나 사랑에 쿨 함을 외치는 사람들. 그들은 진짜 사랑을 알까? 나도 한때는 내가 굉장히 쿨 한 사람인줄 알았다. 맺고 끝맺음이 정확하고 잔정도 별로 없고, 미련을 남기지 않는. 어찌 보면 냉정해 보이는 내가 감정에 대한 찌꺼기를 남기지 않기에 이게 쿨 함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진짜 사랑한다면.. 사랑에 쿨 할 수 있을까? 매일 매일 하루 24시간 떠오르는 그 얼굴을, 10분을 보기 위해 2시간을 넘게 걸려 찾아오는 그 사람을 어떻게 쿨 함으로 대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주인공 나는 헤어진 여자 친구와 다시 만나게 된다. 주인공 나는 그녀와 만나 사랑하다 헤어진 뒤 회사를 그만두고 특별한 일 없이 글을 쓰며 지낸다. 그러다 지난 날 약속을 생각하고 별 생각 없이 전 여친에게 전화를 걸고 그 여친 또한 아무렇지 않게 전화를 받는다. 그렇게 재회를 한 나와 전 여친은 예정 된 것처럼 하룻밤을 보낸다. 하룻밤을 보낸 그녀는 또 아무렇지 않게 구두소리를 내며 떠나가고 나는 그 일을 글로 쓰게 된다. 소설가가 된 나는 다른 작가들과 제주 강정마을을 찾게 되고,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시인을 만나 연인 비스꾸리한 관계가 된다. 그리고 그 시인과 나가사키 여행을 하려 비행기를 탔는데 그곳에서 헤어진 여친을 만나게 되는데....

 

어찌 보면 참 별것도 아닌 이야기를 길게도 써 내려 갔구나 싶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사랑 앞에 쿨 함이 존재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사랑 앞에 자존심이, 사랑 앞에 뻣뻣함이 과연 이득이 될까? 상대가 먼저 전화해주길 바라고, 상대가 먼저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주길 원하는 것. 거기서 자존심을 생각한다면 그게 정말 사랑일까? 20대의 나라면... 아마 나도 똑같이 그랬을 것 같다. 도도한 게 내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 생각했고, 함부로 고개 숙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머리로만 사랑을 했으니까. 진짜 가슴으로 사랑한다면 도도함이, 고개 숙임이 뭐 대단한 일일까 

 

두 사람의 사랑에 제 3 자들이 상처 받는다. 하지만 그 사랑마저도 이루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왜 이런 식으로 밖에 사랑할 수 없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미적지근한 두 사람의 쿨 한 사랑으로 다른 사람들이 상처 받는 건 괜찮은 것일까? 나는 여지를 남겨두는 사랑도, 썸을 타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요즈음 말하는 썸이란 서로 간을 보겠다는 뜻 아닐까? 나 역시 20대엔 그런 사랑밖에 하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다시 20대의 청춘으로 돌아간다면 난 내일 죽을 것처럼 사랑을 해 보고 싶다. 그 시절 사랑했던 그 사람에게 적어도 상처를 주지 않았을 것 같다. 사랑했던 그 사람을 떠 올리며 잘해줄 걸이라는 후회를 남기지 말았어야 했는데...

 

세상에 쿨 한 여자, 쿨 한 남자는 껍데기 일지 모른다. 아프고 상처 받지 않기 위해 만들어 놓은 허상 같은 모습. 쿨 함을 위장해 사랑하다 헤어져도 아프지 않으려고 하는 것. 핫 한 사랑을 하면 어떨까? 때론 좀 찌질하면 어떤가? 매달려 보면 또 어떤가? 그러다가 실패해도 후회하지 않고 사랑했으니 미련은 덜하지 않을까? 이 눈치 저 눈치 보며 사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랑은 그 자체만으로도 빛나는 거니까. 나중에 사랑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을 때가오니까. 사랑할 수 있을 때 미치도록 사랑하자.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2014.10.11. 신고 공감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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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관절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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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그의 칼럼-어떤 영화에 대한- 을 보고 그를 좋아하기로 결심했다. 그에 대해 막 궁금해지던 차에 그의 소설이 나왔고, 첫페이지를 넘기면서 이것이 1년만에 읽는 소설이라는 것을 문득 생각해냈다. 1년 동안 죽만 먹다가 갑자기 쌀알을 씹어 삼키는 것처럼, 1년만의 소설은 매우 까끌까끌했고, 오래 씹어야 했다. 하지만 윤기가 도는 찰진 밥알을 씹어 먹으니, 뭐랄까 간만에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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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그의 칼럼-어떤 영화에 대한- 을 보고 그를 좋아하기로 결심했다. 그에 대해 막 궁금해지던 차에 그의 소설이 나왔고, 첫페이지를 넘기면서 이것이 1년만에 읽는 소설이라는 것을 문득 생각해냈다. 1년 동안 죽만 먹다가 갑자기 쌀알을 씹어 삼키는 것처럼, 1년만의 소설은 매우 까끌까끌했고, 오래 씹어야 했다. 하지만 윤기가 도는 찰진 밥알을 씹어 먹으니, 뭐랄까 간만에 정말 뭔가를 먹는 기분이 들었다.

 

원래는 1부로 끝나는 단편 소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들기 위해 2,3,4부를 덧붙여 경장편 소설로 만들었다고 한다. 무심한 듯 써내려간 문장 속에 굉장히 세심한 관찰과 감정 묘사가 숨어있다. 아 정말 울고 싶다는 기분이 들때까지 감정을 몰아가서는 더 이상 못참겠다 싶을 때, 작가는 문장에 힘을 뺀다. 그때쯤 빵 터지게 진지하고도 웃긴 문장을 쓴다. 참 교묘하다. 그의 책을 다 읽고 나니 내가 왜 그를 좋아기로 결심했었는지가 더 명확해졌다. 고등학교 때 정말 매력적인 선배가 있었다. 그는 말이 많은 사람은 아니었는데, 한 마디씩 던지는 말이 그 말이 필요한 상황과 꼭 맞아 떨어졌다. 무심히 내뱉는 말 같은데, 굉장히 정돈된 말이었다. 당시에는 그가 천재과라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 말을 꺼내기 위해 얼마나 머릿 속에서 문장을 다듬었을까 싶다. 울고 싶은 시점에 정확하게, 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해주는 작가의 문장을 보다가, 그 선배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

 

3년 전 헤어진 여자와 다시 만나기로 하면서 이 소설은 시작된다. 이별의 여부와 상관없이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같이 가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전화를 건 남자와 또 아무렇지도 않게 전화를 받은 여자는 만나기로 한다. 1부는 그 하룻밤의 일을 그린다. 감정 묘사가 너무 세밀하고도 침착해서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쿨한 여자보다는 쿨해지지 못한 채, 쿨한 척 지낼 수 밖에 없는 남자에 너무 몰입해서일까. 자꾸만 눈이 시큰해졌다.

 

***

제주 토박이라는 주인장이 내온 한라산 소주는 냉장이 되어 있지 않아 뜨끈했다. 투명한 소주병의 투명한 소주가 투명한 소주잔에 차올랐다. 잔 안에 차 오른 것이 다른 무엇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소주를 입안에 털어넣었다. 뜨끈한 것이 내 안에 쑤욱 들어와, 가슴을 뭉글하게 만들었다. 있을 리 없는 감정의 관절에 시큰한 통증이 전해지는 기분이었다. --- p.97

 

이별에 가까워질때 느껴지는 그 쐐-한 기분이 뭘까 궁금했었다. 이 문장을 읽고 나니 그건 감정의 관절에 이상이 생긴 것이였다. 감정이 삐긋, 편하게 감정의 관절염이라고 해두자. 감정도 쓰고 또 쓰다 보면 낡는다. 하룻밤 동안의 재회는 안티푸라민 연고 같은 것이겠지. 아주 잠시는 나아질 수 있겠지만, 한번 망가진 관절은 온전히 회복될 수가 없다.

 

감정의 관절염과 더불어 몸의 관절염이 진행되고 있는 나는 소설을 읽는 내내 울고 싶었지만, 교묘하게 장난을 치는 작가 때문에 결국 울지는 못했다. 죽을 것처럼 힘든 이별을 해도, 결국 웃을 일이 생기고, 그러다 보면 또 잘 살아가게 된다, 그러니 울고 싶더라도 웃어라 내가 웃겨줄게 우후훗! 그가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해도 할 수 없다. 나는 이미 그에게 빠져들었으니까. 앞으로 그가 만들어내는 문장이 기대된다.

1***a 2013.07.0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쿨한 여자 - 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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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능력자>로 오늘의 작가상을 받은 작가의 작품이다. 하루하루가 무섭게 변하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능력자다. 하지만 세상은 능력자를 넘어선 초~능력자를 점점 원하고 있다. 초능력자가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이 세상...그 위험함을 알려야 한다. <능력자>는 그런 주제를 담고 있는 작품이었다.       <쿨한 여자>는 작가가 가장 아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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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능력자>로 오늘의 작가상을 받은 작가의 작품이다.

하루하루가 무섭게 변하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능력자다.

하지만 세상은 능력자를 넘어선 초~능력자를 점점 원하고 있다.

초능력자가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이 세상...그 위험함을 알려야 한다.

<능력자>는 그런 주제를 담고 있는 작품이었다.

 

 

 

<쿨한 여자>는 작가가 가장 아끼는 단편이란다.

다른 단편들과 한데 모아 출간할 수 있지만 그러기엔 <쿨한 여자>가 너무나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

<쿨한 여자>를 1부로 하고 그 후의 이야기를 더해 <쿨한 여자>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작품은 1부 <쿨한 여자>라는 작품에 이어

2부 - 쿨(하지 못)한 남자...3부 - 쿨한 남녀...4부 - 쿨한(체 지낼 수 밖에 없는)남자가 담겨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1부 <쿨한 여자>가 얼마나 애착이 갔으면 서두에 말하길...

 

혹시 1부 <쿨한 여자>가 마음에 들고 그 여운을 간직하고 싶다면...그대로 책을 덮어도 좋다.

그것은 그것대로 내가 바라는 것 중 하나다.

물론 2,3,4부를 다 읽어주는 것도 좋다...당연한 말이다.

 

작가가 그렇게 애착을 보이는 1부 <쿨한 여자>는 무슨 내용일까?

짧게 말해 한 때 사랑했지만 이별한 여친과의 재회담이다.

내 평생의 사람이다...다른 누구를 만나도 내 사랑은 너다...그런 연인이 이별을 했다.

통상적으로 말하는 이별이라는 것을 했지만 둘의 끈은 가늘고 길게 이어졌다.

3년 만의 만남...마치 어제 만나고 오늘 다시 만난 것 같은 분위기...

남자와 헤어지고 쿨~한 여자가 됐다며 서슴없이 행동하고 말하는 전여친의 모습에 남자는 멍~  

하지만 싫지 않은...뭔가 기대하게 만드는...다시??

 

1부 <쿨한 여자>를 굉장히 흡인력 있게 읽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바라는 첫사랑(?)과의 재회...그리고 이어지는 어떤 설레임~

그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묵직한 여운을 남긴 1부 <쿨한 여자>를 읽고 잠시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그만 읽어? 아님 더 읽어??

혹시나~~하는 마음에 다 읽었지만...역시나...개인적으로 1부 <쿨한 여자>가 아주 좋았다~~

러브레터(선물) 받고 뜯기 전...로또 추첨 전...소개팅녀 만나기 전...

뭔가 기대할 수 있는 그 느낌~~~그 느낌 아니까~~

 

간만에 특별한 연애소설을 읽었다. (^________________^.)

p******s 2013.10.1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그가 말하는 쿨한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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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장편소설 <능력자>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최민석의 소설. 계간 「창작과 비평」에 실렸던 단편소설 '쿨한 여자'를 모태로 하여 탄생한 경장편소설로, 작가는 자신이 가장 애착을 가진 작품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소설은 주인공인 '나'가 헤어진 여자 친구와 다시 만나는 것부터 시작된다. 회사를 그만 둔 나는 별 일 없이 소설만 쓰고 지내다, TV 화면 한 쪽에 걸린 '남
"그가 말하는 쿨한 연애" 내용보기

2012년 장편소설 <능력자>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최민석의 소설. 계간 「창작과 비평」에 실렸던 단편소설 '쿨한 여자'를 모태로 하여 탄생한 경장편소설로, 작가는 자신이 가장 애착을 가진 작품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소설은 주인공인 '나'가 헤어진 여자 친구와 다시 만나는 것부터 시작된다. 회사를 그만 둔 나는 별 일 없이 소설만 쓰고 지내다, TV 화면 한 쪽에 걸린 '남아공 월드컵 D-15일'이란 자막을 보게 된다. 그러다 '헤어지더라도 남아공 월드컵에는 함께 가자'는 약속 때문에 반사적으로 그녀에게 전화를 건다. 그녀 역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전화를 받고, 둘은 3년 만에 재회를 한다.

그리고 둘은 마치 컨베이어벨트에 오른 부품처럼 예정이나 되었다는 듯 하룻밤을 보낸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남자친구가 있고, '나' 역시 알 수 없는 자기감정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선 시간의 열쇠가 필요하다고 여긴다. 둘은 이렇게 다시 각자 삶의 껍질 속에 들어가 버린다. 그러나 나는 도저히 그날 밤 일을 글로 쓰지 않고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결국 그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 나는 소설가가 된다.

소설가가 된 나는 작가들과 함께 제주 강정마을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한 시인을 만나게 된다. 술기운에 연인 비슷한 관계가 된 시인과 나는 엉겁결에 나가사키로 여행을 떠나게 되고, 그곳에서 새로운 일이 펼쳐지게 되는데…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s****8 2013.08.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