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간의 척도』는 역사소설이자 미스터리 소설이며 지적 스릴러를 대표한다. 일류 역사상 최고의 천재로 불리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둘러싼 1493년 10월 어느 가을날에 벌어진 살인 사건을 조명한다. 레오나르도는 어머니 카테리나와 제자들과 함께 피렌체를 떠나 경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밀라노에 온다. 밀라노의 군주 루도비코 일 모로는, 그 시대 천재로 불리던 화가이자 조각가, 건축가이자 궁정 기술자로도 통했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게 자신의 아버지 프란체스코 스포르차 가문을 빛낼 청동 말을 만들라는 명령을 내린다. 서자인 루도비코는 아버지의 찬란한 동상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권력을 사람들에게 속히 보여주고 싶었지만, 공식적으로 4년 전에 임무를 맡은 레오나르도의 청동상 제작은 함흥차사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피아찰레 델레 아르미라고 불리는 뜰 안에서 자루에 싸인 금발의 젊은 남자가 시체로 발견된다. 시체에는 칼에 찔린 자국이나 핏자국도, 비소에 중독된 표시나 강한 타격을 입을 만한 멍이나 붉은 자국도, 질병의 흔적도, 당시 유행하던 전염병도 아닌 어떤 종류의 징표도 없다. 더군다나 금발의 청년은, 전날 아침에 완전히 건강해 보이는 상태로 루도비코에게 알현을 요청했던 청원자 중 한 명이었다. 이에 루도비코는, 평소 해부학에 관심이 많은 레오나르도에게 시체 해부를 통해 죽음의 원인을 밝힐 것을 명령한다. 레오나르도는 남자의 갈비뼈와 흉곽에 금이 간 것을 보곤 기계적 압력으로 질식사했다는 것을 알아낸다. 하지만 루도비코는 레오나르도의 말을 믿지 않고, 늦어지는 청동상 제작을 채근한다. 이에 레오나르도는 단독으로 남자의 죽음에 대해 조사를 시작한다. 그 시대의 신용장은, 은행에서 받게 되면 편지에 명시된 금액만큼의 현금을 은행에서 지불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은행 관리자는 다른 지점 동료들의 글씨체까지를 알아봐야 한다. 말 그대로 편지를 보낸 사람을 신뢰하기 때문에 신용장으로서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신용장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레오나르도는 증명했고, 가짜 신용장에 남자의 죽음이 얽혀 있음을 찾아낸다. 그 과정에서 레오나르도는 유력한 용의자를 색출해 내고, 색출된 용의자 또한 배후 인물이 아니었음을 진작에 간파해낸다. 더불어 독자들이 원하는 것을 다 얻어냈다고 안도할 무렵, 의외의 인물이 살인자였음을 알게 된 순간 경악한다. 금발의 남성은 살해되기 전날, 루도비코에게 일련의 범행을 자백하고 자신의 목숨을 구하려고 했지만 그 과정에서 도리어 목숨을 잃었다. 솜씨 좋은 위조범이었는지는 몰라도 세상 물정에는 어두웠다. 그를 이용했던 음모자들은 실패했고 처형되었다. 이런 책이 나온 이유인즉, 레오나르도가 사람과 동물의 해부도를 평생 동안 그렸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그는 30구가 넘는 시체를 해부했으며, 방부제도 없던 그 시대에 썩는 냄새를 참아가며 시체 한 구당 일주일 간의 시간을 보내면서 시체 속의 장기를 세밀화로 남겼다고 하니 굉장한 열정이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15세기 이탈리아 밀라노의 갑옷 제조자들이 유럽 전역을 지배했던 독특한 유행을 알게 됐다. 그 시대에도 브랜드라는 게 있었으며, 가장 유명한 것은 미사글리아의 갑옷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부터 갑옷의 최첨단은 밀라노에서 확산됐다. 1493년 밀라노에서 안토니오 미사글리아를 소개하는 건, 오늘날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소개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미사글리아가 수요를 모두 충당할 수 없으니, 전세계 대리점이 대신해 공급을 맞췄다. 그 시절의 무기와 갑옷은 최신 유행 물품이었고 전장에서만 쓰이는 줄 알았더니 퍼레이드 때 도시 한가운데에서 흔히 입는다. 오히려 군사적 용도는 쏙 빠진 부의 정도를 과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치품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실수를 해결한다는 면에서 사람들에게 존경심을 가지십시오. 우리는 작고 무력하게 태어났고 두 살짜리 아이는 같은 나이의 개나 말, 심지어는 코끼리보다도 약하고 훨씬 미완성인 생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라면서 세상의 모든 동물을 추월하고 지배하게 되고 그래서 태생이 아니라 자라고 배우는 것을 우리가 인간의 척도로 삼는 것입니다. ...중략... 그리고 사람의 실수에서 깨달음을 얻는 유일한 방법은 자연 그 자체를 척도로 삼아 자신을 비교하는 것뿐입니다. 사람과 달리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요. p3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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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척도
이 책은
이 책 『인간의 척도』는 소설이다. 추리소설이다. 저자는 마르코 말발디, <이탈리아 피사에서 태어났다. 노르말레대학교에서 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전작으로는 바텐더 마시모와 네 명의 나이 많은 형사들이 등장하는 『바 루메 시리즈』 등이 있다. 그는 범죄 소설로 ‘이솔라델바 상’과 ‘카스티글리온첼로 상’을 받았다.>
<다 빈치 사후 500주년 기념작 전 세계 17개국 출간 화제작>이라는 선전문구를 달고, “르네상스적 인간이라고 불리는 다 빈치야말로 우리가 풀고 싶은 궁극의 미스터리다”라는 말도 덧붙이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여하튼 이 책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등장하는 소설이다. 주인공으로. 이야기는 1493년 가을, 루도비코 일 모로의 궁중에서 시작된다. 밀라노 공국이다.
읽기 전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실제인물인지, 실제인물이면 어떤 사람인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로도비코 일 모로"는 실제 인물. "로도비코 일 모로"는 별명이고, 밀라노 공작인 루도비코 스포르차(Ludovico Sforza)다.
체칠리아 갈레라니(Cecilia Gallerani)도 실제인물, 그녀는 일 모로의 정부로, 다 빈치가 그녀의 초상을 그린다. <흰 족제비를 안은 여인>(1489년에서 1490년 사이)
루크레치아 크리벨리, 역시 일 모로의 정부로, 다빈치는 그녀의 초상도 그린다. <밀라노 귀족 부인의 초상>
밀라노와 다빈치 : 다빈치는 30세에 밀라노에 와서, 17년간을 지냈는데, 이 기간 동안 회화는 단 8점을 그렸다. [서른이 된 레오나르도는 밀라노로 가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밀라노는 피렌체 보다 큰 도시였다. 예술과 과학과 학문이 발달한 곳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스포르차 공작의 전속 화가이자 군사 기술자이자 건축가로 일하며 17년 동안 머물렀다. 이 시절 그는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과 교류하며 식물학, 광학, 수력학, 천문학, 해부학 등 온갖 분야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갔다. 그는 웬만한 학자들보다 책을 더 많이 가지고 있었다. 한편 레오나르도는 자코모라는 열 살짜리 사내 아이를 집으로 들였다. “소년 두 명 몫의 음식을 먹고, 소년 네 명 몫의 말썽을 일으키는” 이 아이에게 레오나르도는 ‘살라이’라는 별명을 지어 주었다. 살라이는 악마라는 뜻을 지닌 말이었다. 하지만 레오나르도에게 그는 제자이자 조수였으며, 아들 같은 동료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이 책에 등장하는 다빈치의 제자 중 지아코모 라는 제자가 살라이다. 따라서 그는 실제인물이다. 물론 이 책에 등장하는 다빈치의 어머니 카테리나 역시 실제인물이다. 어머니 없이는 그 누구도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없으므로.
누군가는 죽어야 이야기가 성립된다.
사건이 일어난다, 그렇다, 소설이 소설의 얼개를 갖추려면, 그것도 독자들의 흥미를 돋구려면 누군가 죽어야 한다. 이 작품도 예외는 아니다. (다 빈치의 옛 제자였던) 람발도 치티가 죽은 시체로 발견된다. 문제는 자연사냐, 변사냐? 병사냐, 타살이냐
일 모로 앞으로 불려온 다 빈치는 시체를 해부한 다음에, 타살임을 밝혀낸다. 이러한 일이 있고도, 줄거리는 제자리를 맴도는 것처럼 보인다. 살인 사건의 진상을 밝히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대신 프랑스에서 온 사절이 다 빈치의 공책을 뺏으려 하는 장면으로 포커스를 돌려 보여 준다. 마치 그것이 이 작품의 주요 줄거리인 것처럼. 다 빈치의 공책에는 다빈치가 연구하는 신무기 설계도가 있을 것이라는 암시! 도 함께.
그래서 독자들은 그쪽으로 한눈을 팔게 되는데, 그래서 다 빈치가 하는 행동과 일 모로의 모습에 별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게 되는데.....바로 이게 저자가 노리는 것. 정작 사건의 진상은 다른 것을 목표로 삼았던 것!
더 이상 줄거리를 말하는 것은 스포일러이니. 이 소설의 제목과 관련된 것만 인용해 둔다.
“우리는 그분이 모든 것의 척도라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그 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뭔가로 그걸 사야만 합니다. 그걸 측정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통화가 필요해요. 그래야 그 가치를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걸 측정할 유일하게 정당한 통화는 신이에요!” (309쪽)
디오다토 신부가 마지막 장면에서 주장하는 내용이다.
"사람은 자연과 다른 사람들을 관찰함으로써만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과 우리가 믿는 것, 무슨 일이 일어날지 우리가 예상하는 것을 비교해보지 않으면 사람의 지성과 판단력이 건전하게 자라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실수에서 깨달음을 얻는 유일한 방법은 자연 그 자체를 척도로 삼아 자신을 비교하는 것뿐입니다. 사람과 달리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요." (346쪽)
이건 다 빈치의 말이다. 척도, 인간의 척도, 그게 무엇일까? 화폐일까, 아니면 자연, 혹은 다른 어떤 것일까
다시, 이 책은
아쉬운 점은 분명 있다. 다 빈치가 마치 탐정처럼, 사건의 해결을 위하여 분주히 나다니는 작품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 일은 다 빈치가 아니라, 그 누구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다 빈치를 다룬 소설이라고 해서, 여지껏 밝혀지지 않은 다 빈치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었다. 해서 다 빈치가 전속 화가이자 군사 기술자이자 건축가로 일하며 무언가 보여주며 다 빈치로서의 역할을 하는 내용을 기대한 것, 그래서 아쉽다는 것이다.
이런 것이다. “ 모든 사람이 같은 날 은행으로 와서 돈을 돌려 달라고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307쪽)
이런 말을 굳이 다 빈치를 시켜 할 필요가 있을까 약은 약사에게, 라는 말이 있듯이 그런 사건 해결은 셜록 홈즈에게....아니면 은행원 출신인 한자와 나오키 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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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자극을 추구하는 다빈치를 만나다 [인간의 척도]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한마디로 천재다. 르네상스 시기를 살았으며 지금의 우리에게 르네상스적 인간이란 어떠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본이기도 하다. 화가, 조각가, 건축가, 궁정 기술자. 이 인물을 현대에 다시 되살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다빈치가 남긴 메모라든지 그 시대에 관한 연구서적 등과 같은 참고사항들과 더불어 작가의 용기 있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 책은 소설이기에 역사서가 가져야 하는, 사실에 기반한 기술이 필수적이지는 않았다.
레오나르도가 프란체스코 스포르차를 기념하는 말 동상을 마치지 못한 것도 사실이고, 레오나르도가 동물의 비율에서 규모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낸 것도 사실이지만 두 가지 일이 연관되었다는 것은 순전히 작가의 상상이라며 작가 스스로 밝히고 있다.
[인간의 척도]에는 스포르차 가의 밀라노 역사와 도시 개발, 15세기 페라라의 관용구, 당시 패션과 갑옷의 역사, 금융 역사에 관한 전문 지식들이 많이 들어 있다. 탁월한 르네상스형 인간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재구성해내는 데 있어 작가는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리하여 다 빈치가 밀라노에서 지내던 시기에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돈이 근본적이고 관념적 가치가 된 최초의 사회 중 한 곳인 피렌체에서의 돈의 중요성도 살펴볼 수 있었다. 르네상스가 예술적, 과학적, 사회적 모든 측면에서 가장 완전하게 발전한 도시인 밀라노와 발전의 중심지인 루도비코 일 모로의 궁정에 관한 이야기도 재미있게 다가온다.
사십 대 정도에 긴 분홍색 로브를 입고 혼자만의 생각에 푹 빠져 특유의 차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기묘한 남자. 그는 자기 작업실 위층에서 어머니와 그가 대단히 예뻐하는 장난기 많은 소년과 함께 산다. 고기를 먹지 않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글을 쓰며, 고용주들에게 돈을 받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가 심장 근처에 숨겨둔 공책에는 어떤 내용이 적혀 있을지, 소문만 무성하다. 거기에는 무엇이 적혀 있었을까? 도시 경계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 가능한 자동 기계의 비밀 무기 도안? 비금속을 금으로 바꾸는 비밀? 빛과 거울이 있어야만 볼 수 있는 편지? 남자는 그저, 자신에게 말고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중요치 않은 것들이 쓰여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이 남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살고 있는 밀라노에서 사건이 일어난다. 피아찰레 델레 아르미에서 남자가 죽었고, 밀라노의 군주이자 마키아벨리적 면모로 가득한 루도비코 일 모로는 다빈치를 불러 사건의 전말을 알아내라고 명한다. 죽은 자는 다빈치의 전 제자였던 람발도 치티였으나 다빈치는 루도비코 앞에서 그를 모르는 척 한다.
다빈치는 사건을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하는지 잘 안다. 그를 따라붙는 여러 개의 감시를 피하면서 자신의 세계에 균열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함도 안다. 나폴리, 밀라노, 페라라, 베네치아, 피렌체 거기다 프랑스 왕과 아라곤가까지. 호시탐탐 서로를 넘보는 나라의 군주들 틈에서 다빈치는 누군가가 짜놓은 거대한 전쟁의 시나리오를 마주했고 그 계획을 꿰뚫어 보았으며 가장 중요한 돈의 흐름을 알아차렸다.
은행이 파산하고, 빌려준 돈을 회수하지 못하고, 돈이 부족해진다. 은행가들은 파산하며 도시를 끝없은 구렁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세금에 지치고 위기로 분노한 사람들이 군주 자리의 경쟁자를 불러들인다.
다빈치는 화폐 위조라는 '실수' 에 빠져 죽음을 맞이한 자신의 제자가 불러일으킬 커다란 나비효과로부터 밀라노를 구해낸다. 위와 같은 시나리오를 짜고 착착 계획을 실현시키려던 누군가는 다빈치를 자신의 곁에 두지 못함을 안타깝게 여긴다.
시대가 낳은 천재 다빈치를 다양한 각도에서 생생하게 묘사한 이 책이 무척 마음에 든다. 처음의 현란한 르네상스적 수사법에 좀 익숙해지기만 한다면 이야기의 구조는 쉽게 따라갈 수 있으리라. 좀 더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다빈치를 따라가다 보면 창의융합적 인재인 다빈치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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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주인공으로 하는 역사 소설이라 하는 게 맞을까 그가 등장하는 미스테리 스릴러라고 하는 것이 맞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책을 읽기 전 광고 문구를 읽으며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컸는지 이야기의 흐름이 조금 달라서 쉽게 몰입되지는 않았다. 거기에다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발명품이나 그의 천재적인 기지를 발휘해 일련의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미스테리라기보다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상상력을 펼쳐낸 소설이란 느낌이 더 강해 기대한 것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된 것도 뭔가 사건만을 기대하며 책을 읽느라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게 했다는 핑계를 끄집어 내본다.
인간의 척도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전성기를 누리며 세력을 떨치던 밀라노 공국의 군주 루도비코 일 모로의 의뢰를 받고 일을 하고 있다. 그가 하는 일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일 모로의 아버지 스포르차를 기념하는 기마상을 만드는 일이다. 그런 와중에 저택에서 한 남자의 시체가 발견되고 아무런 외상이 발견되지 않아 자연사로 해결이 되는 듯 하다가 공작의 의뢰를 바고 시신을 살펴본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그가 지닌 해부학적 지식으로 그 남자가 타살 된 것임을 밝혀낸다. 그리고 죽은 남자가 위조 화폐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의심되는 와중에 그가 레오나르도의 제자임이 밝혀지면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용의자로 의심을 받게 되는데......
사실 내 개인적으로 이 소설은 줄거리를 따라가며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재미로 읽는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살았던 당시 밀라노를 둘러싼 정치와 역사적 사실들을 알고 있다면 조금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거기에 더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대한 전기적인 사실들을 알고 있다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식탁예절에서 청결을 위해 행주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토끼의 털로 손을 닦는다는 것도 소설에 뜬금없이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레오나르도가 행하게 했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을 지적 유희라고 하는데 알고 있는 것이 많을수록 소설의 문장들이 더 재미있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그나마 작년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전기와 그의 노트에 대한 책을 읽은 기억이 있어서 책을 읽는 중간중간 재미있게 읽을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내게는 여전히 이 소설이 지적인 유희를 누릴 수 있는 소설이 되지는 않는다. 그저 "국왕이 감수해야하는 가장 위험한 업무인 질식하지 않고 옷 걸치기"(58) 같은 문장에 웃기만 할 뿐이다.
"사람은 자연과 다른 사람들을 관찰함으로써만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과 우리가 믿는 것 무슨 일이 일어날지 우리가 예상하는 것을 비교해보지 않으면 사람의 지성과 판단력이 건전하게 자라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실수에서 깨달음을 얻는 유일한 방법은 자연 그 자체를 척도로 삼아 자신을 비교하는 것뿐입니다. 사람과 달리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요"(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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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이 불러오는 것, 그리고 다빈치
완벽에 대한 환상과 불안이 있다. 뭐든 무결한 결과물을 내어야 한다는 생각. 실수 투성이인 결과물을 마주하느니 차라리 시도조차 하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 어떤 때는 두려움에 무너져 절망에 휩싸인 채 아무것도 못 한다. 어떤 때는 실수에 가슴 저미면서도 하나씩 하나씩 해 나간다. 사람에도 전자의 반응을 주로 보이는 사람이 있고 후자의 반응을 주로 보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세상은 넓으니 처음부터 모든 것에 완벽한 사람도 있긴 있을 듯하다. 인생을 다회 살아본 것처럼 사는 사람.
위인에 대한 환상도 마찬가지다. 위업으로 역사에 자기 이름을 새긴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타고난 재능이 완벽에 가까운 채로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이는 위인 개인의 삶을 파고들어 알지 못하면 더욱 심화되는 것만 같다. 특히 르네상스 하면 바로 떠오르는 다빈치에게 완벽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웠다. 처음부터 못 하는 게 없지 않았을까, 처음부터 좌절 없이 모든 것을 빠르게 익히지 않았을까. 과연 그럴까?
그런 환상의 실체에 관하여, <인간의 척도>는 이야기한다. 밀라노에 체류하던 시기의 다빈치와 그 주변을 조명하면서. 다빈치라는 인물과 책의 표지, 장르, 의미심장한 제목 등을 접하면 마치 다빈치의 완벽에 가까운 활약으로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할 것만 같은 기대감이 차오른다. 하지만 읽어 내려가다 보면 그런 기대감은 점차 사라지고 그 자리를 흥미와 호기심이 채운다.
책을 펼치면 제일 먼저 장엄하고 복잡한 가계도와 인물 설명이 모습을 드러내 숨을 헉 들이쉬게 한다. 처음부터 두려워지지만 별 게 아니다. 비중 있는 인물은 한정돼 있고 건너뛰어 읽어도 인물상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건너뛰기 찝찝하면 등장인물 소개글이나 눈으로 훑고 넘어가면 된다. 여하튼 프롤로그부터 은밀하게 어딘가로 들어가는 사람이 등장하고, 당시 밀라노의 지배자, 일 모로와 수사들의 다분히 정치적인 대담이 나온다.
선두에 정치적 대담이 배치된 구조답게 이야기에서 정치는 중요한 동력이 된다. 페라라, 밀라노, 프랑스, 수사들의 여러 세력이 얽히고 설키며 장면을 그려내는 까닭이다. 정치라 해서 환상적인 가계도를 접할 때처럼 숨을 헉 들이쉬게 됐지만 이 역시 무겁지 않다. 몇몇 인물의 행동과 대사는 우스운 콩트를 연상시키고, 당대의 복잡한 정황을 간략하고 알기 쉽게 서술한다. 작가가 부드럽게 풀어 먹여준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작중 정치적 면모는 부담이 아닌 재미다. 와중에 밀라노 성 안쪽에서 시체가 발견되고, 이것이 이야기의 최중요 사건…이지만.
활자로 그린 초상에 담아낸, 위로
개인적으로는 소설에서 그려내는 인간 다빈치에 대한 초상이 훨씬 흥미롭고, 가슴 속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이야기 속의 다빈치는 그려준 작품의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기한 내에 일을 해결하지 못해 고용주 일 모로에게 독촉 당하며, 가족과 티격태격한다. 이 모습은 완벽의 환상을 깸과 동시에 캐릭터에 정을 붙이게 하고, 나아가 독자 당신 또한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로 읽힌다. 그 또한 완전무결한 위인이 아니라는 점과 가끔은 웃음 짓게 만드는 그를 둘러싼 소소한 사건들이.
어쩌면 강박에 옭매여 정신적으로 내몰린 상황에서 읽었기에 작품이 더 좋아보이고 마음에 드는지도 모른다. 미스터리 소설로서 기본에는 충실하지만, 독자를 휘어잡는 긴장감을 조성하나 진실에 이르는 과정,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의 카타르시스 등 큰 한 방을 날려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 다빈치, 혹은 다양한 인물이 자아내는 웃음 등, 각자가 선호하는 요소에 집중하여 소설을 읽는다면 <인간의 척도>는 매우 만족스러운 체험을 안겨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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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하우스 / 인간의 척도 / 마르코 말발디 장편소설 역사 속 실존했던 인물과 후세에 남겨진 역사적 사건에 상상의 날개를 달아 살을 붙인 소설을 좋아한다. 얼핏 보면 철학 책인가 싶은 제목과 '다 빈치 사후 500주년 기념작'이란 문장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생애를 쓴 소설인가 싶어 지나치려는 찰나 그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살인사건을 쫓는 이야기라는 설정에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가 연상되면서 무한 궁금증이 고개를 쳐들었다.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댄 브라운의 소설에 대해 쓰레기 같은 상업 소설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보았지만 역사적 바탕에 가공할 상상력을 불어넣어 재탄생한 소설을, 작가의 역량을 사랑하기에 <인간의 척도>도 엄청난 상상력을 자랑할 소설이 아닐까 싶어 더 기대되었던 것 같다. '갈레아초 마리아'가 암살되고 그의 아들인 '지안 갈레아초 마리아 스로프차'는 삼촌인 '루도비코'의 정당한 방법에 밀려나 비제바노 성에 감금당해 있다. 바리 공작이자 조카를 밀어내고 밀라노의 군주가 된 '루도바코 일 모로'는 190센티미터라는 장신에 마키아벨리적인 냉소로 가득 찬 군주의 표본으로 엄청난 세금을 받아들이면서도 성직자들 앞에선 가식과 위선을 떨 줄 알며 한편으론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줄도 아는 인간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군주가 그랬듯 여인네만 보면 사족을 못쓰는 남성으로 등장하는데 다빈치는 그런 그의 부성을 자극하며 아버지를 기리는 의미로 청동 말 동상으로 세우겠다고 장담해 루도바코 일 모로의 곁의 궁정에 머물며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다빈치가 약속한 아버지의 청동 말 동상은 몇 년이 흐르도록 완성되지 못했고 급기야 루도바코 일 모로는 다빈치를 불러 무언의 압박을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젊은 남자가 궁 안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그의 죽음을 밝히는 일을 다빈치가 맡게 된다. 그렇게 다빈치는 젊은 남자의 알 수 없는 죽음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게 되는데 죽은 젊은이는 다빈치도 잘 알고 있는 자였기에 더욱 그의 죽음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의문의 죽음을 당한 사람이 자신의 제자였으며 청동 말 동상을 제작하기 위해 고심하던 방법을 나쁜 수법에 쓴 것이 걸려 내쳐지게 된 것을 마지막으로 보지 못했지만 불미스러운 일이 있기 전까진 탁월한 실력을 갖춘 젊은이였기에 다빈치로서는 어떻게든 풀어야 할 문제임을 자각하게 된다. 그리고 젊은이가 죽기 전 루도바코를 만나려고 했었고 그랬던 그가 뜰에서 시체로 발견됐다는 것에 의구심을 품은 군주의 지시가 있었기에 다빈치는 더욱 고민스럽게 사건에 접근할 수밖에 없다. 건축, 그림, 해부학, 악기 연주, 전쟁 무기를 만드는 일까지 다재다능한 다빈치의 활약은 발견된 단서로 인해 범인에게 점점 가까워지면서 그것을 통해 얽힌 이해득실도 드러나게 된다. 조금은 무겁게 느껴졌던 제목의 영향이었는지 많은 등장인물을 보고 천천히 읽어나가야 할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시대상이 반영된 소설이라 그런지 셰익스피어의 희극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익숙한 대사들이 꽤 친근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뼈 있는 이야기를 익살스럽게 담아낸 대사들은 역시 고전미를 느끼기에 충분해서 댄 브라운의 느낌과는 많이 다르지만 근엄하고 천재적인 이미지가 아닌 다빈치의 이미지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캐릭터를 탄생시키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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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6쪽부터 87쪽 "제가 뭐 그렇게 비난받을 만한 일을 했나요, 어머니?" "맞습니다, 어머니 저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죠. 정확히 말해서 딱 한가지 비정상적인 행동을 합니다. 그게 뭔지 아십니까?" "전 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제가 죽였든 남이 죽였든, 자연계 대부분의 동물들이 그러듯이 저보다 하등한 동물의 자체는 먹지 않습니다. 자신보다 더 약한 동물의 살로 배를 채우는 게 일반적인 행동인데, 저는 그걸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혐오합니다." - 88쪽부터 89쪽 모든 화가들이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다르지만, 인간에게는 눈이 2개 있다. 그래서 우리가 사물의 경계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걸지도 모른다. 아니면 경계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영원한 천재성을 지닌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시대를 뛰어넘은 희대의 천재이자 화려했던 르네상스기에서도 유독 독보적인 인물로 여겨진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본명은 레오나르도 디 세르 피에로 다 빈치로 흔히 레오나르도를 지칭하는 명사인 다 빈치는 그의 성이 아니라 그가 살았던 지역을 의미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여전히 수수께끼를 품은 인물로 그의 사후 5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의 천재성은 놀랍고도 미스터리하다. 그러하기에 반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여전히 흥미로운 비밀을 품은 인물로 여겨진다. 그래서 그의 사후 500년을 기념하여 출간된 마르코 말발디의 [인간의 척도]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둘러싼 사실과 허구가 교묘히 섞인 매혹적인 역사 스릴러 소설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는다. 대표적인 작품인 소설 '다빈치 코드'도 그렇고 희대의 천재이자 미스터리한 수수께끼를 품은 그는 창작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매우 매혹적인 소재이기 때문이다. 레오나르도 사후 500년을 기념하여 출간된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둘러싸인 미스터리를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과 저자 마르코 말발디의 상상력을 교묘히 섞은 매혹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당대의 실존했던 인물들로 당시의 바리공작이자 밀라노공작이었던 루도비코 마리아 일 모로와 프랑스의 국왕 샤를 8세도 등장한다. 이 책은 당대의 밀라노 역사가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연결되어 미스터리한 사건을 전개된다. 이탈리아 피렌체가 르네상스를 불러일으킨 곳이라면 밀라노는 르네상스의 꽃을 피운 곳이기에 밀라노는 르네상스의 전성기를 품은 도시이다. 그러하기에 이 책에서 다뤄지는 당대 밀라노의 모습과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더 우아하고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 92쪽부터 93쪽 시체가 발견된 것은 성벽 뒤로 아직 해가 떠오르지 않은 시간이었다. ... 그것은 강바닥의 돌들을 넣어 방수제를 칠한 자루처럼 기묘한 질감의 덩어리였다. ... 이리 저리 굴린 다음에야 그 자루에 사람이 들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남자는 살아 있다고 보기에는 너무 차갑고 딱딱했다. 이 책은 르네상스기 밀라노를 배경으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궁정의 기술자로서 밀라노 군주 루도비코 일 모로의 기마상을 제작하는 하던 와중에 어느날 새벽 궁정 앞에서 시체가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시체에 딱히 독살 흔적이나 상흔이나 질병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자 군주 루도비코 일 모르는 이 사건을 자살로 결론지려하지만 인체해부에 대해 상당한 학식을 지녔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이 사건이 단순 자살이 아닌 타살임을 주장하며 조사한다. 그리고 사건의 실마리가 밝혀질 수록 그의 기이한 천재성은 더욱 흥미롭게 사건을 풀어나간다. - 305쪽 무언가의 가치를 판단하려면 기준점이 필요하다. 우리가 가치를 측정하는 것에 대고 잴 만한 자가 필요하다. 이 소설은 단순히 미스터리 스릴러 재미뿐만아니라 인간의 한계에 대해 냉철하게 꼬집었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통해 인간의 한계와 척도에 대해 재고하게 한다.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직시하게 하고 이를 다 빈치라는 천재적인 인물을 통해 더욱 극대화시킨다. 미스터리 서스펜스뿐만아니라 이 소설 자체가 품은 주제가 더 흥미롭게 다가왔던 이 책을 레오나르도 다 빈치로 좋아하는 독자 혹은 그의 미스터리하고 기이한 천재성을 엿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작중 인물들이 많고 복잡해 다소 인물과 배경 설명에 공을 들여 초반에는 조금 지루했지만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풀어내는 미스터리는 여느 미스터리 소설들보다 훨씬 강렬하고 흥미로웠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사후 500년을 기념하며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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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 빈치 하면 떠오르는 건 '천재'이다. 화가로서뿐만 아니라 철학, 역사, 철학, 문학, 심지어 의학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천재였다. 다 빈치 사후 500주년 기념작 <인간의 척도>, 마르코 말발디의 소설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다. 겉표지에서의 느낌 또한 미스터리 역사소설이라는 장르와 어울리는 중후함이다. 이런 설렘과 기대와는 달리 알지 못하는 밀라노 공작들 가문의 가계도와 5장으로 이어지는 수많은 등장인물의 나열로 기대가 압박감으로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사람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해서 평소 소설을 읽을 때마다 따로 주요 인물들을 메모하면서 읽어야 하는데 이 소설은 초반에 메모하다가 포기하고 그냥 소설 읽기에 집중하려 했지만 계속 앞 페이지로 돌아가는 바람에 좀처럼 초반에 소설에 빠져 읽기가 힘들었다. 소설이 시작은 이탈리아 밀나노의 도시국가이다. 이곳의 군주인 루도비코 일 모로는 자신이 서자 출신으로 군주를 올랐기에 죽은 아버지가 여전히 그에게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그런 아버지를 기리는 의미로 당시 화자이자 건축가이며 궁정 기술자였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게 청동 말 동상을 세울 것을 명한다. 명령을 내린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좀처럼 동상의 모습을 볼 수 없어 군주도 다 빈치도 힘든 시기이다. 한 편 프랑스에서도 다 빈치데 대한 명성이 대단하다. 화가뿐만 아니라 전쟁 무기 발명가로서 말이다. 다 빈치의 정보를 얻으려고 계획도 세운다. 어느 날, 루도비코의 성 안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처음에는 시체에서 어떤 타살이 흔적이 없었기에 새로운 질병이 아닌가 의심했지만 원인을 밝힐 수 없었다. 힘든 일이 있으면 군주는 항상 다 빈치를 찾는다. 이번에도 다 빈치를 불러 죽은 사람을 해부하여 죽은 원인을 밝힐 것을 명한다. 해부학에도 탁월했던 다 빈치를 해부를 통해 죽은 사람이 질식사였다는 것을 밝힌다. 더 놀라운 사실은 다 빈치는 이 죽은 사람이 자신의 전 제자라는 사실과 그의 정체를 숨긴 것이다. 과연 누구 다 빈치의 전 제자를 죽였을까? 죽은 사람과 다 빈치와의 관계는? 역사 소설이자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말하지만 내가 좋은 하는 장르인 미스터리라고 보기에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쫀쫀한 긴장감과 반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사건을 해결하는 다 빈치의 활약을 예상했는데 책에 대한 기대가 너무 켰던 탓인지... 하지만 다 빈치의 철학적 사고를 느끼는 대화와 그의 실수, 전체적인 소설이 흐름과는 상관없지만 르네상스 시대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새로웠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다만 그 실수의 과정을 이해하고, 어떻게 고쳐나갈지 방법을 알아내는 것, 쓰러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이야말로 바로 '인간의 척도'이다." 본명이 '레오나르도 디 세르 피에로 다 빈치'이다. 우리는 그를 천재로서 기억하고 있다. 물론 소설을 통해 실수를 범하는 인간적인 면을 보게 되지만 그래도 그의 철학적 사고와 깊은 성찰에서 뿜어내는 그의 말들에서 더 깊은 천재적인 면모를 알게 되었다. 힘든 시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게 지금 이 시기에 큰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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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배경 가운데 책이 그려져 있고, 왼쪽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가운데 날개가 있는 표지가 인상적으로 느껴졌고, 책 제목인 '인간의 척도(THE MEASURE OF MAN)와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했다. 무엇보다 레오나르드 다 빈치 사후500주년 기념작이라는점에서 기대감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소설 내용을 살펴 보면, 1493년 밀라노는 경제적인 호황과 정치적으로 안정된 상황이었고, 레오나드도 다 빈치는 피렌체를 떠나 밀라노로 이주하게 된다. 당시 이탈리아는 도시 국가로 나누어져 있었고, 밀라노는 서자 출신의 루드비코 일 모로 공작이 다스리고 있었다. 밀라노로 이주하게 된 다 빈치는 모로 공작의 지원을 받으면서 궁중 파티 준비, 토목 공사, 기계 설계,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일을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다 빈치의 옛 제자인 람발로 치티가 모로 공작의 성 안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다. 람발로 치티가 죽기 전에 공작을 만났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공작은 공국 사람들에게 공포를 심어주지 않겠다는 이유로 비밀로 감추려한다. 공작의 요청을 받아 시체 검사를 하게 된 다 빈치는 갈비뼈가 조이면서 질식사한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조사하게 된다. 기존의 추리 소설에서 보았던 빠른 전개, 사건을 하나씩 해결 해 나갈 때의 쾌감은 쉽게 느끼기 어렵다. 처음부터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가 길게 이어지고, 길고 낯선 이름 때문에 누가 누구였는지 헷갈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책 중간 중간 스토리와 상관없이 작가가 현대적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 역시 조금 아쉬웠다. 다만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주인공인 소설인만큼 당시의 밀라노의 시대적 배경과 환경에 대한 설명히 자세히 되어 있고,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성격, 표정, 사고방식, 배경이 디테일하게 잘 묘사 되어 있어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면서 몰입 할 수 있었다. 소설 속 인물들의 상황들을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머릿 속으로 그려가면서 읽을 수 있었다. 더불어 천재로 여겨지는 다 빈치의 일상적인 모습을 역사적인 팩트와 저자의 상상력을 더해서 표현하기 때문에 흥미로웠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전개들이 이어지면서 다음 장에서는 어떤 스토리가 이어질까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다 빈치가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다만 그 실수의 과정을 이해하고, 어떻게 고쳐나갈지 방법을 알아내는 것, 쓰러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이야말로 바로 '인간의 척도' 다라고 한 것처럼 '인간의 척도' 를 통해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천재 이미지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아닌 좀 더 인간적인 모습의 다 빈치를 볼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