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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를 하러 자주 가던 식당에 들렀다. 가게 사장님이 반갑게 맞아 주신다. 식사 주문을 하고 직원들과 식사를 하던 중에 가게 사장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가게 안에 같이 있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할 전화를 나한테 잘못했겠다는 생각을 하며 전화를 받았다. 그랬더니 그러신다. 앞번에 왔을 때 본인이 음식 값을 잘못 계산했다며 추가 결제를 해달라는 것이다. 그날 일행이 나가고 나서 나한테 전화를 해서 확인했었고, 다음 날 와서 계산하겠다고 내가 약속을 했다는 것이다. 전혀 기억에 없는 내용이었다.
순간, 이 분이 다른 분과 나를 착각한 거라고 생각했다. 식당에 왔다는 날짜도, 같이 왔다는 일행도 나와 상관 없었다. 내가 아니니 다시 확인해보시는 게 좋겠다고 하고 끊었다. 식당을 나갈 때 사장님은 그때 결제 했던 금액을 알려주면서 미안하지만 다시 확인해달라고 부탁을 하셨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난 카드 결제 내역을 찾아보니 앞서 이 가게에 왔을 때 계산한 금액과 비슷한 액수긴 했다. 잘못 계산된 금액이라니 일단 추가 결제를 했다. 하지만 식당 아주머니 전화를 받은 기억도, 다음 날 계산하겠다고 약속한 기억은 없었다.
그날이었다. 다른 업체 직원들과 저녁 식사 약속이 있었던 날. 속에 탈이 나서 화장실을 몇 번 들락날락했던 날이다. 아무 것도 먹으면 안 되는 상태로 저녁 식사 자리에 갔던 것. 안주는 아예 손 못대고 소주만 마셨다. 필름이 끊기진 않았는데, 취해서 그랬는지 어찌 그 부분만 머릿속에서 쏙 빠져나간 것이다. 가게 사장님이 기억에도 없는 사실을 반복하면서 본인의 말이 맞다고 얘기할 땐, 살짝 짜증도 났다. 아무 근거도 없는 얘기를 하면서 돈을 더 내라고 한 것도, 게다가 식당 안에서 전화로 얘기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됐다.
기억만 남아 있었다면,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들었을 일이다. 다음 날 바로 결제를 하겠다고 하고선 한참을 안 갔으니 말이다. 기억이란 증거가 없었던 탓에 미안할 일이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돼 있었다. 진실은 그대로인데 내 마음과 감정만 이리저리 왔다갔다 했다.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하면 이렇게 된다. 그리고 그럴 때도 있다. 잘못된 증거를 믿고 오해하는 경우. 이 책 <오셀로>를 읽고 난 후, 사람 마음이 얼마나 손쉽게 여기로 왔다가 저리로 가고, 때론 잘못된 길로 들어설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오셀로 : 그녀의 정절에 내 목숨을 걸겠소. (46쪽)
이랬던! 그가 사랑했던 여인, 오직 자신만 바라보고 부친과도 등을 돌린 여인의 정절을 의심하고, 분노에 휩싸여 넘지 말아야 할 선을 결국 넘고 만다는 이야기. 실낱 같은 의심이 생기면 아주 작은 단서도 의심을 활활 타오르게 하고, 의심은 바위처럼 단단한 확신으로 굳어진다. 그로 인해 한 인간이 어떻게 이전과는 다른 낯선 존재로 순식간에 바뀔 수 있는지를 오셀로는 보여준다. 거기다 묵직하게 다가왔던 운명 같은 사랑의 감정을 바람에 이리 저리 날리다 사라지는 가을 낙엽과 같은 운명으로 바꾸어 놓고 말이다.
오셀로 : 오오 어리석구나! 어리석어! 어찌 이리도 어리석었을까! (229쪽)
사소한 오해는 언제든 일어난다. 그게 잘못된 확신으로만 넘어가지 않으면 된다. 한 가지만 확실히 하면 그런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자신의 내면을 먼저 돌아보는 것이다. 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포착하면 된다. 왜 그런 게 일어나는지 알아챈다면 내면에서 일어난 오류가 밖으로 표출되지 않도록 원천봉쇄 할 수 있다. 우리 내면에선 항상 오류가 일어난다. 근거 없이 제멋대로 일어나는 반응이다. 그 반응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속으로 잠재우는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덕분에 어리석은 선택은 점차 줄어든다.
이아고 : 살아가게 되는 것은 자기 자신에서 비롯될 뿐. 인간의 몸이 정원이면 그 의지는 정원사라 할 수 있지요. (47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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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으로 보는 느낌은 색다르네요. 비록 완전히 처음 읽는 작품이긴 하지만, 원작 그대로의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책 표지의 질감도 고급스럽구요, 무엇보다 책이 가벼워서 들고 다니기에 부담감이 덜하네요. 최대한 원작의 느낌을 살리는 번역을 찾다가 추천받은 출판사인데, 점점 기대가 되어요. 예스24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했다고 생각합니다! 추천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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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하면 눈이 돌아간다고들 한다. 이 책은 아내에 대한 의심으로 파국에 이르게되는 줄거리로 극이 진행된다. 당시에 쓴 책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극의 흐름을 계속해서 이어나간다. 개인적으로도 비극작들 중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기도 하다. 이 책 역시 초판본 인쇄 디자인이라 읽는 내내 즐거웠다. 이런 컨텐츠의 서적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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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3년전인가 셰익스피어 4대비극을 읽겠다며 <맥베스> <리어 왕> <햄릿>을 한-권 한-권 구입해가며 읽었는데 <오셀로>는 맘에 드는 책이 딱-히 없어서 차일피일하다 생각남김에 검색을 하다 구입하게된 <오셀로>다. 그러고 보니 셰익스피어 4대비극중 기억에 남는것은 <햄릿>과 이번에 읽은 <오셀로> 다. 나의 기억력인지 호모 사피엔스의 망각인지....
한편으론 이 망각으로 인해 나의 삶이 과거에 옭매어지지 않는다는 그 자유함이 있지만말이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중 오셀로역시 400년이란 시간이 진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모르나~ 실제로 읽어보면 대화체에서 오는 그리고 수려한 문체에서 오는 그 비유적 글들과 약간은 퇴폐적일 수 있는-어쩌면 이것은 당세엔 상당히 퇴폐적이였을것 같다는 생각이들긴하다- 말장난과 사건의 전개가 책을 한번 잡으면 한방에 훅-! 읽히게 하는 매력이있다. 일단~ 셰익스피어 오셀로의 간략한 내용은~ 베니스의 장군 입술만 두툼한 흑인 무어인 오셀로의 기수였던 이아고가 부관으로 진급하지 못하고 피렌체에서 온 비앙카라는 창녀를 정부로둔 마이클 캐시오가 부관이된다. 이에 이아고는 오셀로와 데스데모나(오셀로 부인), 캐시오(오셀로의 충직한 부관)에게 충직하며 믿음직한 조력자처럼 행동하지만 속내를 숨기고 호시탐탐 계략을 꾸민다. 이아고는 오셀로에게 데스데모나와 부관 캐시오가 내연의 관계라는 의심을 오셀로의 심중에 심고 캐시오에게는 술을 먹이고 로더리고와 싸움에 휘말리게 한다. 결국 그 사건으로 오셀로는 부관 캐시오를 파직하고 이아고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이아고는 캐시오에게 속내를 감춘채 복직할 수 있는 방안으로 데스데모나를 만나는것을 조언하며 오셀로에게는 데스데모나와 내연의 관계라는 심증을 불러일으킬 보다 확증적이며 치밀한 판을 계속 짠다. 결국, 한 번 싹튼 아내 데스데모나에 대한 오셀로의 의처증은 점점 커지면서 오셀로가 데스데모나에게 정표로 준 첫기념물인 어머니의 손수건을 우연히 잃어버린것을 이아고의 아내 에밀리아가 줍고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을 훔쳐달라고 졸랐던 남편 이아고에게 그것을 준다. 이아고는 그 손수건을 캐시오의 집에 몰래두고 결국 이 물증을 보게된 오셀로는 캐시오와 아내관계에 확신하며 결국 그녀를 목졸라 죽이고 이때 이 현장을 목격한 에밀리아가 자신의 남편이 거짓을 말한것이라며 폭로하며 현장에서 남편인 이아고의 칼에 죽는다. 오셀로가 욕정을 다스리는 약물이나 마법으로 자신의 딸을 빼앗았다던 데스데모의 아버지 브러밴쇼는 딸이 떠난 이후 비탄에 빠져 죽고 이아고는 처벌을 받기위해 총독에게 넘겨진다. 그리고~ 오셀로는 현장에서 자살한다. 끝.
<오셀로>의 비극이 이아고로부터 싹텄다기보다는 오셀로의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의처증의 탄생이 결국은 비극으로 치닿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비극의 결과인 두-아내의 살인이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주변이 아닌 한 인간속에도 이런 무한욕망의 노예가 된 이아고는 늘 우리자신의 삶의 도처에 그리고 국가적차원의 자본욕망속에 항시~ 존재하고 있으니말이다. 맞다~ 때로는 현실에선 정당화되고 합리적이게 감춰지기도하고 버젓이 보여지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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