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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라/향/기 ...
yse24 리뷰어클럽 서평단자격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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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둣빛 물결이 춤춘다. 보이는 건 그런 풍경이지만 매서운 바람이다. 이 봄을 그냥 둘 수 없다는 얄미운 바람의 장난 같다. 그러니 안부를 전하는 연락이 온다. 날이 춥다고, 바람이 세다고, 감기 조심하고, 잘 지내라고. 우리는 서로 마주하지 않아도 이렇게 서로를 생각한다. 당신과 나 사이의 거리가 조금 가까워졌음을 느끼고, 그 거리가 나를 안도하게 만든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과 누군가를 생각하는 시간의 기록이 쌓인 글들을 읽는다. 변종모의 『함부로 사랑하고 수시로 떠나다』는 자신감 넘치는 당당한 제목과는 다르게 아련하고 시린 그리움이 전해진다.
떠나는 삶은 자유로워 보인다. 그러나 그 내면에 감춘 복잡함과 외로움은 볼 수 없다. 오롯이 낯선 곳에서 만난 타국의 풍경과 짧은 글을 통해 짐작할 뿐이다. 내 습관과 기억과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시간들, 물보다 많은 꽃잎이 흐르는 메콩강을 아는 알지 못한다. 스물아홉 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도착한 터미널의 풍경을 아르메니아의 세반 호수에서 본 앙상한 나무도 마찬가지다. 무엇이 그곳으로 이끌었는지, 혼자만의 사색의 끝에서 내린 결정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다만, 그가 긴 밤을 견디며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하며 헤아렸을 순간은 짐작할 수 있다. 떠나지 않아도 그런 밤은 경험하지 마련이니까. 그래서 이런 문장에 새겨놓은 어떤 슬픔을 알 것 같다.
밤을 견디는 것은 나를 견디고, 지나간 누군가를 견디는 것이다. 그러니까 혼자 견디지만 결코 혼자가 아니다. 잠들지 않아도 잠처럼 따라오는 서로의 일들. 그 시간들을 꿰매는 일이다. (136쪽)
우리가 견뎌온 모든 것들은 절대로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이 스스로 찬란하게 드러날 때를 기다려야 한다. 바위가 굳어 또 다른 세상이 되기까지의 시간에 비한다면 잠시가 아니겠는가. 그런 마음으로 기다려야 하는 일. (178쪽)
때때로 글은 좋은 친구가 된다. 처음 만났지만 모든 걸 다 이야기해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을 어쩌지 못하는 순간을 마주한 것처럼. 이상한 일이다.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그곳에서 만난 적 없는 사진 속 누군가에게 자꾸만 말을 건네고 싶다. 어제와 같은 하루를 지냈다고, 그래서 조금은 화가 나기도 하고, 조금은 안도하면서 보냈다고. 당신의 일상은 괜찮냐고, 걱정은 없냐고 묻고 싶다. 이곳이 아닌 그곳에서는 다른 시간이 흐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랬다. 떠나고 싶은 욕망이 아닌 그곳의 일상을 나누고 싶을 정도라고 할까. 어쩌면 어제와 같아도 괜찮다고, 변화와 성장이 아닌 잠시 멈춤이면 어떠냐는 대답을 듣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사실은, 이국의 아름다움이 아닌 평범한 일상이 담긴 사진이라서 더 좋았다.
산다는 것이 점점 나아가는 것 일뿐, 나아지지 않는 이유로 반복하고 고쳐 생각하는 것 아니겠나. 아무래도 지금까지 곁을 비롯한 모든 것들이 나쁘지 않았다면 그것으로도 좋은 저녁을 맞이할 수 있지 않겠나. 그러니까 이곳이어도 그곳이어도 늘 이 정도면 참 좋겠다. (32쪽)
숨을 가다듬고 나면, 삶에 치여 잠시 자신을 잊고 사는 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조차 버릇처럼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것을 안다. 수렁처럼 질척이는 시간에도 너의 가장 온순하고 귀한 마음을 꺼내는 법을 너는 알고 있다. 너는 그런 좋은 것을 많이 가진 사람이다. 너는 그런 사람이다. (62쪽)
목적지를 정해두지 않고 떠날 수 있는 삶을 꿈꾸던 날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누군가 들려주는 그곳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나쁘지 않다. 더 좋은 곳을 꿈꾸는 일은 그만두었다는 게 아니라 지금의 삶에 대한 만족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밀려온다. 나만을 위로하는 나만의 방식일지라도. 그리고 내가 만드는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헤아려본다. 아무 곳이나 펼쳐서 만나는 글과 사진의 다정한 속삭임에 귀를 기울인다. 비 오는 밤, 눈 내리는 고요한 순간에 읽으면 더 좋을 책이다. 나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오래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안겨준다. 72통의 엽서 가운데 내 앞으로 도착한 엽서를 발견할 것이다. 당신이 전하는 안부에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 한 장의 사진으로 답장을 할 수 있다면 어떤 사진을 보낼 수 있을까. 바람이 지나는 자리를 바라본다. 쉬지 않고 움직이는 바람, 그 바람을 당신에게 보내고 싶다. 이곳에는 바람이 분다고.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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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길 위의 말들로 그대에게 보내는 안부, 함부로 사랑하고 수시로 떠나다
변종모 작가 2년만의 신작 <함부로 사랑하고 수시로 떠나다>가 출간되었다. 변종모 작가는 늘 여행 사진과 글로 독자를 만나는 여행자다. 특히 이번 신작은 제목보다 "낯선 길에서 당신에게 부치는 72통의 엽서"라는 부제 때문에 더 읽고 싶었다. 낯선 길에서 보낸 72통의 엽서에는 무슨 내용이 있을까? 어떤 기분일까? 하는 의문부호들이 몽글몽글 생겨났다. 낯선 것들을 바탕으로 익숙한 것들이 보내오는 따뜻한 단상들을 꺼내보고 싶었다.
길 위에서 마주한 아픔이나 슬픔, 기쁨이나 행복의 크고 작은 말들을 내게도 보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나는, 오늘도 그대에게 엽서를 쓴다. _ 프롤로그 중에서
<함부로 사랑하고 수시로 떠나다>는 그 단상들에 충실하다. 작가가 책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고픈, 그리고 바라는 마음이 짧은 문장과 글로 충분히 전해진다. 엽서에 담길 정도의 글들이 더 빛을 발한다. 표지의 제목이 빛에 따라 달라보이듯 이 책에서 와닿는 마음들이 조금씩 다르다. 시간이 흐르고 언젠가 다시 읽는다면, 달라진 시간과 환경에 따라 또 달리 전해질 것 같은, 누군가 또다시 내게 보내온 엽서들일 것이다.
한 페이지 정도의 글과 그 시선을 담고 있는듯한 한 장의 사진... <함부로 사랑하고 수시로 떠나다>는 페이지 순서에 얽매이지 않고 어느 페이지를 봐도 괜찮다. 어느날은 제목에 꽂혀, 어느날은 사진에 꽂혀 글을 읽었다. 그날그날 내 마음에 따라 나에게 온 엽서를 골랐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사소하지만 소중한 것들을 엽서에 끄적여본다. 나의 크고 작은 말들이 전해지기를 바라며...
여행자의 의무는 여행의 즐거움만을 맛보게 하는 게 아니라 여행에서 비켜나 있는 모든 것들까지 전해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어차피 우리가 여행만을 유일한 목적으로 삼고 사는 게 아니라면, 여행에서 배운 것들로 일상을 대처하는 일이 더 유용하다. 거대한 환상을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니라 바람처럼 구름처럼 또는 덜덜거리는 버스 맨 뒷자리처럼 현실에 뛰어드는 일임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으니까._에필로그 중에서
크고 작은 말들
비가 올 거라는 소식을 들었다. 당장은 아니고 새벽이거나 그 이후즘에 비가 올 거라고 했다. ... 온다는 말에 이미 마중 나가 있는 마음은 나약하고 취약한 마음일 수도 있겠지만 그 누구라도, 그 무엇이라도 다가오는 모든 존재에 대한 예의라 여겼다. ... 혼자라는 말로 늘 곁을 닦아두고 있었다. 온다는 말을 기다리라는 뜻으로 배웠기 때문이다. _당신이 온다
사람에게는 각자가가지고 태어난 좋은 것들이 있게 마련이다. 세상이 아무리 거칠게 너를 굴리고다녀도 너의 따뜻한 음성과 친절한 마음은 쉽게 사라지거나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 수렁처럼 질척이는 시간에도 너의 가장 온순하고 귀한 마음을 꺼내는 법을 너는 알고 잇다. 너는 그런 좋은 것을 많이 가진 사람이다. 너는 그런 사람이다. _그런 사람
누구나 가슴속 어딘가에 지워지지 않는, 지울 수 없는 문신이 있을 것이다. _그림 뒤에 숨은 사람
허무의 넓이도 공허의 깊이도 작은 따뜻함을 이길 수는 없다. 그것만 끌어모아도 커다란 행복이다. 굳이 떠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제법 많다. _여행자가 여행자에게 말문을 닫았다. 닫으면 열리기도 해야 하는 것인데, 말문을 닫는 순간 모든 것이 닫혀버렸다. 지난 시간이 끊기고 앞이 보이지 않는다. 말문을 닫는다는 것은 더 이상 너를 보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보이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다. _묻고 싶은 것을 묻어두고 오는 길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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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록이나 정보가 아닌 낯선곳에서의 사유를 담아낸 에세이하면 떠오르는 변종모작가님. 여러 권을 읽으면서 어떤 스타일일지 알기에 주저없이 이번 신간도 펼쳐들었다.
특히나 이번 책은 글을 읽는다기보다 낯선 곳에서 누군가가 나에게 보내준 엽서를 본다라는 느낌이 들어서 더 좋았다. 그래서일까? 어느 곳에서 어느 시간인지 모르지만 그 순간 적어내려간 작가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와 닿았고, 느껴졌다.
때로는 누군가를 그리워했고, 때로는 지난 날의 자신의 모습을 회상했고, 때로는 여행지에서 스치듯 만난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그 글들을 통해서 나도 낯선 곳의 향기를 느꼈고, 어느 시절이 그리워졌고, 누군가가 생각났고,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의 글들은 아니 엽서들은 하나하나가 반가운 소식이였고, 힐링이였다. 출근시간이나 잠자리 들기전에 읽으니 하루의 시작이나 마무리를 기분 좋게 잘 할 수 있는 반가운 소식같았다.
특히나 올봄에는 코로나때문에 여행은 커녕 외출 자체를 잘 못하다보니 더 반가울 수 밖에 없었다. 마음같아서는 하루에 한 꼭지씩, 매일 한 통의 엽서를 받는 기분으로 읽고 싶었지만 내용이 궁금해서 속도를 줄여가며 읽는 것으로 대신했다.
예술같은 사진들은 글의 분위기를 한 껏 더 멋스럽게 해주었고,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참 좋았다. 고즈넉한 자연 풍경도 있었고, 사람의 모습을 유심히 볼 수 있는 오직 사람만을 담은 사진도 있었고, 아이들의 웃음도 있었다. 사진들이 어찌나 멋있던지 두페이지 가득찬 사진을 한참을 쳐다보기도 했다.
어느 날 문득 혼자 여행을 가고 싶다거나, 똑같은 일상에 무뎌져 잃어버린 작은 소중함을 찾고 싶거나 먼 곳의 반가운 소식을 받고 싶어지는 날이면 이 책을 꺼내들면 좋겠다. 작가님이 보내주는 72개의 멋진 엽서들을 발견 할 수 있을테니까. 그리고 그 엽서에서 결국 나를 다시 찾을 수 있을테니까.
"아무리 멀리 돌고 돌아도 끝내, 그대가 원하는 그곳으로 도착할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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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더욱 여행이 그리워지는 지금 변정모작가의 여행에세이를 손에 드니 문득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졌다. 특히나 책 속에 있는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니 내가 그곳에 서 있는 착각마저 들었다. 마음대로 떠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큰 기쁨이 되는지 지금 코로나19사태를 겪어면서 누구나 느낄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그동안 여러번의 여행 경험을 책으로 냈다고 하는데 여행을 많이 다녀본 자유인으로서의 향기가 책에서 진하게 묻어난다. 첫장에 나오는 여행의 다른 말은 경험이라는 것이 와 닿았다, 결국 사람을 성장하게 만드는 것은 교육과 경험이니까 특히나 여행의 경험은 다른 무엇으로 대체되지 않는 것이니까 동의해야 할 거 같다. 작가의 글과 사진을 보니 여행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왜 우리는 떠나야 하는지 알 것같은 느낌이다. 모두가 그러하겠지만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지금 이 책을 통해서 좋은 글과 사진을 보니 조금은 여행을 다녀 온 기분이 든다. 작가가 여행지에서 만난 좋은것들을 독자에게 보내는 책이다. 여행이 그리운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보면 좋을거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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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저자 특강에서 만난 작가는 꼭 여행 작가 같았습니다. 훤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 위트 넘치는 말 솜씨까지 유쾌하고 즐거워 보였지요. 하지만 책의 제목을 접하고는 작가랑 다른 분위기라 사뭇 놀랐습니다. 이렇게 감성적인 글을 쓰는 사람이 저 사람이라고? 약간의 혼란을 뒤로하고 그가 보내는 그리움이 뚝뚝 떨어지는 엽서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오래도록 여행자라는 짧은 소개와 함께 자신의 책이 쭈욱 나열되어 있는 짧은 작가 소개란이 당혹스럽습니다. 하지만 그의 책만큼 그를 잘 나타내주는 것은 없겠지 싶어요. 그러고 보면 아주 잘 된 소개 같습니다. 이 책들 중 하나 이상은 읽을 생각을 할 테니까요. 저자 특강에서 들은 바에 의하면 미술을 전공해서 광고 쪽 일을 하다가 사업도 좀 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저자의 사진이나 책 표지 디자인도 남달라 보이기는 해요. 광고를 통해 다져진 습관 때문인지 단어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고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가 수시로 떠났던 곳에서 일상의 대상에게 보내는 그리움의 엽서를 살짝 들여다볼까요?
함부로 사랑하고 수시로 떠나다. 이 제목만큼 마음을 울린 문장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함부로 와 사랑을 연결하는 감성, 수시로 와 여행을 연결하는 센스가 돋보였지요. 사랑에는 함부로가 딱 맞는 꾸미는 말입니다. 사랑은 제고 따지고, 조심하고 두려워하면서 하는 게 아닙니다. 그냥 함부로 하는 것이죠. 너무 막가파 같은가요? 20대의 사랑은 함부로면 위험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후의 사랑은 제고 따지다가 사랑을 보냅니다. 그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랑만이 아니라 삶의 모든 것들로 확장된 사랑입니다. 그 사랑은 함부로 해야 해요. 어떤 일을, 하고 싶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모두 함부로 겁 없이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야 수시로 떠날 수 있지 않을까요? 함부로 사랑했지만, 수시로 떠나서 그 사랑을 곱씹어 보는 것. 그것이 저자가 사랑과 여행을 대하는 자세 같아요. 많은 생각들을 내려놓고, 현재를 함부로 사랑하기로 합니다. 그래서 수시로 떠날 수 있기를 고대하면서요. 당신의 삶이 자리에서 함부로 사랑해야 할 것들과 수시로 떠나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요?
꽃은 나약함으로 보호받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이유로 사랑받는 것이다.(p14) 책을 얼마 넘기지도 못하고 밑줄을 긋고 누군가를 떠올렸습니다. 이 문장을 무심하게 툭하고 카톡으로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요. 아름다운 이유로 사랑받는 존재를 향한 갈망이 크기 때문일까요? 이 문장 앞에서 오래 서성인 것은. 나 자신을 꽃이라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으면서도 이 문장에 내가 맞는 사람이기를 바라는 욕심이 커져요. 아름다움으로 사랑받아야 할 많은 것들이 나약하다는 이유로 멸시받는 세상입니다. 어리고 약하기 때문에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지요. 어린이들을요. 그러고 보니 그렇습니다. 이제는 나보다 더 크고 힘이 센 딸 들이지만 아름다운 마음으로 늘 보호하듯 사랑하는 것입니다. 딸들의 필요를 열심히 챙기고,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마음이 크게 흔들리는 것은. 오늘 내가 받은 사랑이 아름답게 누군가에게 흘러가기를 책 속 물가에 앉은 소년처럼 고요하게 바라봅니다.
변종모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은 감성적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그이 책 2권을 읽고 논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그 두 권만으로도 그의 감성을 느끼기에는 충분했지요. 감수성을 가장 알맞은 단어로 묘사하고 골라 넣는 탁월함이 느껴져요. 여성들이 왜 많이 좋아하는지도 읽어 보면 알게 됩니다. 그의 엽서 한 장 받아봤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거든요. 낯선 어느 골목길에서 그 골목길을 돌면 전혀 마주칠 일 없는 사람이 나타날 것 같아 오래도록 골목을 돌았다는 이야기. 그래서 낯선 곳에서도 자주 골목길을 걷는다 말하는 사람. 수시로 떠나고 보니 자신의 주위 사람들과 일들이 고맙고 사랑스럽게 보이더라는 사람. 일상을 떠나보지 않은 저는 짐작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작은 시도들을 해 보기로 마음먹어요. 가까운 곳이라도 떠나보자고. 찌지고 볶는 사람들이 그의 말대로 고맙고 사랑스럽게 보일지 기대하면서요. 수시로 떠날 수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 권합니다. 일상에서도 여행을 경험하게 해주는 책이 될 테니까요. 낯선 골목을 그리움으로 걷는 사람과 즐겁게 마주칠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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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사랑하고수시로떠나다 #변종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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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길에서 당신에게 부치는 72통의 엽서라는 소개글에 걸맞게 변종모 작가가 여행지에서 적은 짧은 글들과 함께 멋진 사진들을 함께 실어둔 여행에세이였어요. 왠지 이 책을 읽으면 여행지의 감성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궁금했던 책이었는데 읽으니 참 좋더라구요. 20년간 여행을 하면서 살아온 오래도록 여행자라는 작가가 적은 여행지에서 느낀 감성이 물씬 풍기는 글과 사진들이 저를 책속으로 이끌었어요. 책은 정말 엽서 느낌이 물씬 나게 되어있었어요. 사진과 함께 짧은 글이 적혀 있어서 작가가 여행지에서 제게 엽서한장을 보내준 느낌이 들더라구요. 게다가 글의 내용도 넘 좋았어요. 읽으면서 감동도 하고 공감도 하고 제게 와닿는 글귀들이 많더라구요. 혼자라도 외로울 일이 없으니 어디든 떠날 수 있다. 각자가 살아온 만큼의 경력을 인정받는 여행자이다. 모두가 이미 오래된 여행자이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홀로여행자였다.(p16) 홀로 길을 나선 사람들아. 혼자가 좋아서라는 말은 하지 마라. 당신은 오늘도 누군가 돌아올 자리를 비워놓고 길을 나선다.(p40) 홀로 걷는 길에서 누군가 내게 말을 건 적 없지만 침묵하지도 않았다. 여행자들은 대부분 말 없는 말로 대화하며 걷다가 그 말들을 주워 와서 살아간다. 정말로 중요한 말들은 내가 나에게 일러준 말들이다.(p74) 크게 나아질 일 없는 삶도 크게 행복할 일 없는 일상도 불행하지 않으니 그게 어딘가. 그 어딘가는 어디에 있지 않다. 바로 지금 곁이거나 내 안에 있다.(p112) 삶이란 바깥으로 채우는 일이 아니라 안으로부터 채워나가는 일. 내안의 열정으로 바깥의 냉랭함을 다스리는 일. 스스로 뜨겁지 않으면 세상 그 무엇도 뜨겁지 않을 것이다.(p146) <그대의 마음도 항상 어느 낯선 길 위를 걷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내가 먼저 가 그대에게 엽서를 쓴다. 이를테면 그대의 마음이기도 했으면 좋겠다. ·····중략···· 나는, 오늘도 그대에게 엽서를 쓴다>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을 읽는 내내 작가가 보내는 엽서로 인해 행복했고, 저도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어요. 저도 여행을 떠나고 돌아와서 여행이 내게 했던 말로 팍팍한 일상을 간격을 넓혀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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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이야기 표지가 너무 예뻐 책 속 글처럼 멋진 사진이 너무 예뻐 가직하고 싶은 책 여행을 떠나는 사람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무언가에 지쳐 혹은 답답한 마음에 혹은 외로워서 여행을 떠날 것이고 여행을 계획할 것이다. 책 속 '가장 흔한 것들의 예찬' 에서도 알 수 있듯 사소한 것에 지쳐 떠나는 게 여행일 것이다. "모든 것은 가장 흔한 것들에서 부터 시작되는 것이라 흔한 것을 즐기면 매일 행복 하니겠나, 여행이 그렇다고 한다." 여행은 홀로 할 수 도 있고 단체로 다닐 수 있다. 여행은 말 없는 말로 대화하며 걷다가 내가 나에게 말을 걸어 주는 것이다. 그 물음이 좋아. 우리는 여행을 계획하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 까 한다. 이 책을 읽다가 언제일지 모를 해외여행을 하게 된다면 빨간 우체통을 찾아 우체국을 가 볼 예정이다. 그 곳이라면 복잡한 마음을 해결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곳이라면 울적한 마음이 울어도 괜찮을 곳 같다. "다시 오지 못한 모든 것들이여, 지나간 것들이여, 이렇게 또 나를 태우는 이들이여, 이마저 아무렇지 않게 굳은 마음으로 무심히 창밖을 보며 손 흔드는 여유가 생길 때 까지 우리는 얼마나 많은 버스를 타고 내리기를 반복할까? 하지만 아무리 멀리 돌고 돌아도 끝내 그대가 원하는 그곳에 도착할 것을 안다. 언젠가는." 여행자들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여행을 좋아 하는 사람이다. 그 들은 계획된 여행을 할 때도 있지만 어디로 가는 건지 어디로 향하지도 모르고 여행을 할 때가 있다. 그리고 떠난 여행지에 잠시 그 향기에 취해 멈추기도 하지만 곧 다시 다른 곳으로 떠난다. 그렇게 우린 함부로 사랑하고 수시로 떠난다. 바람이 살랑거리며 꽃가루가 날리는 날씨처럼 우린 봄 바람에 살랑 거리며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우리 꽃가루들이 예쁜 꽃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먼 여행을 떠나듯이 책속 '오래도록술래' 속에 나오는 " 예쁘다. 너는 참 예쁘다."의 말처럼 봄바람에 살랑거리며 여기저기 떠다니며 향기에 취에 멈췄다 떠났다를 반복하는 꽃가루처럼 우린 떠난다. 참 예쁠거라고, 예쁠거라고 말이다. 이 책은 코로나19로 답답한 마음을 조금은 해소 시켜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이라는게 언제 가능할지 모르는 우리들 여행 가고 싶다 라는 생각이 간절한 우리들에게 우리가 여행을 떠나 경험한 모든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는 너무 멋진 사진과 글로 그리고 예쁜 글귀가 마음은 흔들어 놓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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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들은 어느 낯선 길에서, 내가 떠나온 사람이거나 나를 떠나간 사람들에게 부치는 엽서 크기의 말들이다. 어쩌면 그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거나 나와 상관없는 미래의 사람들에게 닿을 수도 있겠다. 주머니를 뒤지거나 일기장을 뒤지면 찾을 수 있는, 언제든지 안부 가능한 크기의 말들. 부치거나 부치지 못한 보잘것없는 말들은 결국 세상 어딘가를 떠돌고 있는, 그대의 마음에도 들어 있는 말들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세상에 안부를 묻다
이 책의 저자 변종모는 오래도록 여행자이다. 지은 책으로는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짝사랑도 병이다>,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같은 시간에 우린 어쩌면> 등이 있다. 그는 오늘도 우리들에게 엽서를 보낸다. 책은 낯선 길에서 그가 우리들에게 보낸 72통의 엽서를 담고 있다.
미얀마
어디를 가든지 자주 스님을 만나게 된다. 한 가정에 한 명은 스님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곳의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바라는 일이기 때문이다. 단정하고 고요한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마음이 되어 잠시 그 뒤를 따르고 싶을 정도다. 더구나 환하게 웃는 동자승을 만날 때면 자세를 낮추고 공손히 인사를 드려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경건함마저 생긴다.
맑다. 맑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 어떤 것도 개입되지 않은 선함이다. 그 미소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아졌다. 좋은 것을 마주하는 일은 항상 그렇다. 작게 웃고 있는 얼굴 하나가 모든 풍경을 빛낸다. 따뜻한 봄의 강가나 화려한 사원에서도 아이의 웃음 한 뼘이 가장 빛나고 좋은 풍경이 되어 자꾸만 발목을 잡는다.
태국
어느날, 무심코 올려다본 밤하늘에 뜬 별 하나. 그 별을 볼때마다 내가 실어 보낸 등불 같은 다짐들을 기억할 것이다.
띄워 보내는 간절한 마음이 어두운 밤을 환한 빛으로 수놓으면 저마다 찬란하게 빛나는 밤하늘을 오래도록 바라보며 가슴에 손을 엊는다. 별이 된 등불을 잊지 앟으려 서성인다. 우리는 이 아름다운 기억으로 또 한 해를 잘 살아낼 수 있을 것이다. 사소한 기쁨도 크게 느낄 줄 알며, 평범이 가장 평온한 날들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라오스
사원 마당에는 거대한 부겐빌레아가 하늘로 끝없이 이어졌고, 아무리 흩날려도 끝나지 않을 것처럼 매순간 꽃잎이 축복처럼 찬란히 쏟아져 내렸다. 꽃은 마지막가지 곁에 있는 모든 것을 빛내고 사라져간다.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도 아름답게 살라는 꽃의 부탁을 받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꽃비를 맞으며 아름다운 꽃씨 하나를 내 맘속에 심는다.
요르단
대지를 관장하는 거인이 지구의 어느 한 부분에 두 손을 넣고 틈을 벌린 것처럼, 균열이 간 대지는 지상 속으로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아침 일찍부터 그 틈을 따라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간다. 비밀의 문을 통과하듯 말없이 걷다가 장밋빛 붉은 바위들의 끝에서는 끝내 탄성을 지르고 만다. 마음을 숨길 길이 없다. 감정을 속일 방법이 없던 것이다.
버려진 사막 위에서 다시 버려진 채로 세월을 견뎠으나 끝내 발견되고 말았다. 한때 찬란햇던 영화가 고스란히 드러난 바위 도시. 있는 그대로를 가꾸어 집을 짓고, 드러난 그대로를 다듬어 성을 만들었다. 해가 저무는 동안 바위는 여린 분홀빛 장미였다가 그림자가 겹겹이 쌓이면 붉은 장미가 되어 밤을 맞이 했다.
요르단 페트라
묻히고 묻힌 일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드러날 일들. 잠시 숨죽여 살아야 하는 것으로 억울해할 일은 아니다.
다시, 떠나는 자에게
나는 오래도록 여행자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미 낯선 길 위에서 보낸 시간들이 많아져버렸으니, 그것이 여행자의 의무라 믿는다. 여행자의 의무는 여행의 즐거움만을 맛보게 하는 게 아니라 여행에서 비켜나 있는 모든 것들까지 전해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어차피 우리가 여행만을 유일한 목적으로 삼고 사는 게 아니라면, 여행에서 배운 것글로 일상을 대처하는 일이 더 유용하다. - '에필로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