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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기엔 너무 뜨거웠던 일들이 그에겐 많다. 함께 머문 소중한 그 시간은 어떤 모양의 얼룩으로 남았고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 되어 그는 소중한 선물처럼, 보석처럼 간직한다.
『책 소개』 중에서.
동년배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생각이 반가웠던 건 작가가 지내온 삶의 환경과 요소들이 나에게도 꽤 익숙한 것이 많다는 것이었다. 흠칫 작가와 내가 어느 정도 비슷한 시대를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애틋했고,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타인의 삶의 이야기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던 건 전작 『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을 통해서였다. 손글씨처럼 꾹꾹 눌러 담은 한 페이지 분량의 마음들을 모아놓은 책이었다. 그 이야기들도 좋았지만, 이번 책에서는 작가의 시절을 좀 더 긴 호흡의 글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전작과는 다른 부분이다. 그렇게 담아놓은 글에서는 작가의 삶에 함께했던 사람들, 학창시절의 사건들, 그 시간을 보내고 사회로 나와 경험했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가방에 문제집을 챙겨 넣어주셨던 선생님, 만화 <<오디션>>에 열광했던 이야기, 학교 마크의 모양을 통해 알 수 있는 메이커 교복의 진위 여부까지. 그리고 그 이야기를 통해 나 역시도 나의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것 같단 한마디를 건네준 선생님, 용돈을 모아 처음으로 음반을 사며 시작했던 보아와 동방신기의 덕질, 입던 메이커 교복이 작아져 동네 교복 집에서 새로 산 셔츠에 작아진 메이커 교복 셔츠의 마크를 오려 수선해놓았던 것까지. 잠시 잊고, 꺼내어 볼 틈이 없던 나의 이야기들이 책을 읽는 내내 갓 지은 흰 쌀밥의 연기처럼 모락모락 다시 피어올랐다.
안대근 작가는, 작가이기 이전에 어린 시절 우리 곁에서 잠시 함께했던 소꿉친구처럼 꼭 그 시절을 함께 했던 사람인 것만 같은 생각을 들게 한다. 나는 가끔 유치원 때, 초등학생 때, 이젠 이름도 생각나지 않고 길에서 마주쳐도 모를 그 친구들을 두고 생각에 잠기곤 한다. 분명 어딘가에서 무탈하게 각자의 삶을 잘 살아가고 있지 않겠냐는 것. 어느새 이름과 얼굴 모두 희미해졌지만, 그들의 기억은 나에게도 가슴 속 깊이 어떤 모양의 얼룩으로 남아있다. 작가의 삶에서 작가가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 작가의 유년시절에 작가에게 따뜻한 세상을 알려주고 품어주었던 사람들. 그 사람들과 함께했던 마음 한쪽을 간직한 덕분에 작가는 독자들에게도 이렇게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